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17.00
Description
2003년 한국 문단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며 등단한 이후, 늘 새로운 상상력과 실험정신으로 주목받아온 소설가 박민규의 신작 장편소설. 2008년 12월부터 2009년 5월까지 6개월 동안 온라인서점 예스24 블로그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연재 초기부터 ‘박민규의 색다른 연애소설’로 회자되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나 최근 몇 년간 실험적이고 장르적인 소재에 천착해온 작가에게 내심 현실의 중력에 발을 디딘 박민규식 서사를 기대하고 있던 독자들이라면 더욱 반가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소설은 박민규 비블리오그래피 중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계보를 잇는다는 관점에서 더욱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박민규

저자:박민규
1968년울산에서태어나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03년『지구영웅전설』로문학동네작가상을,『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으로한겨레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5년신동엽창작상,2007년이효석문학상,2009년황순원문학상,2010년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소설집으로『카스테라』(2005),『더블』(2010)이있으며,장편소설『핑퐁』(2006)등이있다.

목차


1.라스메니나스(LasMeninas)
2.무비스타
3.내가처음당신의얼굴을보았을때
4.켄터키치킨
5.루씨,인더스카이위드다이아몬드
6.겨울,나무에걸린오렌지해
7.딸기밭이여,영원하리
8.달의편지
9.바람만이아는대답
10.어떤해후(邂逅)
11.해피엔딩

Writer’scut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럴듯한것은결코그런,것이될수없다

그럴듯한인생이되려고욕망할수록,
결코그런,인생은될수없다

대한민국마이너리티들의영원한히어로박민규가돌아왔다.
더욱섬세하고예리해진무규칙이종소설가의리얼로맨틱귀환!

2003년한국문단에신선한돌풍을일으키며등단한이후,늘새로운상상력과실험정신으로주목받아온소설가박민규의신작장편소설이위즈덤하우스에서출간되었다.소설『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는2008년12월부터2009년5월까지6개월동안온라인서점예스24블로그에연재되었던작품으로,연재초기부터‘박민규의색다른연애소설’로회자되며독자들의뜨거운관심을받았다.특히나최근몇년간실험적이고장르적인소재에천착해온작가에게내심현실의중력에발을디딘박민규식서사를기대하고있던독자들이라면더욱반가운작품이아닐수없다.이번소설은박민규비블리오그래피중『삼미슈퍼스타즈의마지막팬클럽』의계보를잇는다는관점에서더욱특별한감동을선사할것이다.

못생긴여자와못생긴여자를사랑했던한남자의이야기를20대성장소설의형식으로그려낸이작품은작가스스로‘80년대빈티지신파’라일컬을만큼내용이나스타일에있어서큰변화를보인다.낯설고기이했던우주적게임계는본격자본주의시스템이가동되기시작한80년대중반의서울로무대를옮겼고,백수,왕따,꼴찌같은한국산남성루저들의자리엔정상적인인간관계를거부받을정도로못생긴아가씨와잘생기고번듯하지만부모에게버림받은트라우마를공유하고있는두명의청년이등장한다.백화점아르바이트현장에서만난이들세명의청춘들이만들어가는우정과사랑의이야기에는기존의전복적세계관이나키치적유머대신에상처받은인간의내면깊은곳까지함께침잠해들어가는작가의세심한배려가녹아있다.부조리와편견가득한사회의장벽앞에서절망할수밖에없었던,그래서무참히사회의바깥으로추방당한첫사랑의기억을찾아서박민규는80년대의변두리골목으로나섰다.

가혹한세상옆에들러리서있던우리의자화상!
그래도끝내사랑의주인공으로아로새겨진청춘의환(幻)을찾아서...

온세상이브리트니스피어스의데뷔곡「BabyOneMoreTime」으로가득하던1999년의겨울,34세의성공한작가인나는언제나처럼모리스라벨의「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를듣고있다.그리고잊지못할단한명의여인을추억한다.오래전,우리는눈오는크리스마스를함께보냈고,그녀는나에게크리스마스선물로모리스라벨의「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를선물했다.우연찮게도우리가그날함께했던카페엔벨라스케스의그림「라스메니나스」가걸려있었는데,모리스라벨은그그림에서영감을얻었다고한다.그그림속의아주못생긴여인,하지만자꾸나의시선을잡아끄는여인은그녀와동일시되어,늘나의마음한켠에자리잡고있다.

나의아버지는뒤늦게인기배우가된잘생긴남자였고,어머니는그런남자를위해헌신하는못생긴여자였다.성공을거머쥐자,아버진결국우리가족을떠났고,어머니는슬픔과절망속에삶을이어갔다.그때1986년내나이스무살.온나라가경제성장의가속도를타고부를향해미친듯이노력하던그시절,나는자본주의의최전선백화점에서아르바이트를하다가내인생의중요한두사람을만나게된다.민감했던나의청춘에정신적스승이돼주던요한이라는인물과그누구도쳐다보기싫어하던못생긴그녀.우리는서로사랑했고,즐거웠으며늘함께이고싶었지만,결국그녀는외모로인한사회적소수자의상처를입고내곁을떠났다.그리고요한도가족에대한심리적상처를극복하지못한채,머나먼요양소로떠나버렸다.세월이흐르고소설가로성공한나는수소문끝에그녀가독일에있다는정보를입수하고프랑크푸르트행비행기에몸을싣는데...

외모이데올로기에대한야심찬반격!
우리는모두죽은‘왕녀’곁에들러리선시녀와마찬가지였다.

표제이기도한『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에서죽은‘왕녀’곁에선‘시녀’가상징하는것은비단주인공의못생긴연인만이아니다.그것은80년대에대한추억그자체다.그것은록음악이기도했고,소설이기도했으며,늘성공을꿈꾸던우리네서민들의삶자체이기도하다.마돈나,마이클잭슨,할리우드의온갖삼류영화들틈바구니에서문득자신들의비루한삶에눈물을삼키곤했던,그래서예뻐지고싶고,부유해지고싶고,세련되고싶었던지나간우리의모습들이다.KFC가등장하기도전에시장골목어귀마다서있던켄터키치킨집과「Hope」라씌어있었으므로희망을안주삼던변두리호프집에서백화점의죠다쉬와나이키와자가용을욕망하던촌스럽고시시했던시절들모두가죽은‘왕녀’곁에선‘시녀’를떠올리게한다.마치모리스라벨이벨라스케스의그림에서모티브를얻어「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를작곡했듯,박민규는죽은왕녀곁에들러리선시녀의모습에서부와권력의시스템안에농락당한애처로운절대다수의그림자를발견해낸셈이다.

따라서죽은‘왕녀’는절대다수가신봉해온자본주의의꽃인부와아름다움이된다.사실그꽃은소수의권력자가자신들의지위와부를유지하기위해설정해놓은허울좋은이데올로기임에도불구하고절대다수인우리는아무런의심도없이그꽃을찬탄하며부러워하고있다는얘기가된다.그래서주인공인‘나’는이미달콤한성공의꽃을찾아가족의삶을유기해버린아버지에게서상처를받은바,실체를알수없는꽃들의향기에염증을느끼고오히려못생긴‘그녀’에게서진정한사랑의토대를발견하게되는것이다.언제나그의소설에서발견되는자본주의시스템과주류ㆍ비주류의역학관계에대한비판의식이이번에는‘외모이데올로기’에희생당하고있는여성의입장을새롭게부각시키고있다.

부끄러워하고부러워하는이시대모든여성들을위한연서
소설읽기의색다른즐거움을선사하게될BGM음반과라이터스컷도입

“저는늘스펙만을강요하는사회에서경쟁력없이살수밖에없는대다수사람들을위로하고싶었습니다.삼미슈퍼스타즈가남자들을위한소설이었다면,이번소설은여자들에게위로를줄수있었으면합니다.”

사석에서듣게된작가의말처럼『죽은왕녀를위한파반느』는외모경쟁에서뒤떨어진여성들,나아가늘외모콤플렉스에시달리고스스로를부끄러워하는이시대모든여성들을위한일종의연서이다.또한이소설은인간을이끌고구속하는그‘힘’에대한문제제기다.부를거머쥔극소수의인간이그렇지못한절대다수에군림해왔듯이,미모를지닌극소수의인간들이그렇지못한절대다수를사로잡아온역사,결국극소수가절대다수를지배하는시스템오류에대한지적이다.하지만,역시나이모든오류를바로잡을수있는것은‘사랑의힘’이다.아름다운어느한사람의화려한빛이아니라,불완전한우리각자의인생들이자신감있게전원스위치를켜고내면의빛을밝혀야사랑도세상도완전해질수있다는것이작가가전하고자하는메시지다.

이번소설에서특기할점은책의말미에라이터스컷(Writer'scut)을도입한것이다.영화로치자면일종의디렉터스컷과같은장치로독자들이본내용의결말을다양하게해석할수있는가능성을남겨두려는작가의특별한기획이다.또한이소설만을위한BMG음반이제작되었다.아련한추억을환기시키는머쉬룸밴드의음악이소설읽기의색다른경험을제공할것이다.

우리의손에들려진유일한열쇠는「사랑」입니다.어떤독재자보다도,권력을쥔그누구보다도...어떤이데올로기보다도강한것을서로를사랑하는두사람이라고저는믿고있습니다.그들은실로대책없이강한존재입니다.세상은끊임없이우리가부끄러워하길부러워하길바라왔고,또여전히부끄러워하고부러워하는인간이되기를강요할것입니다.부끄러워하고부러워하는절대다수야말로,이미친스펙의사회를유지하는동력이었기때문입니다.
와와하지마시고예예하지마시기바랍니다.이제서로의빛을,서로를위해쓰시기바랍니다.지금곁에있는당신의누군가를위해,당신의손길이닿을수있고...그손길을기다리고있을누군가를위해,말입니다.그리고서로의빛을밝혀가시기바랍니다.결국이세계는당신과나의「상상력」에불과한것이고,우리의상상에따라우리를불편하게해온모든진리는언젠가곧시시한것으로전락할거라저는믿습니다.
-「작가의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