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9791174900968","title":"첫사랑 관찰자 시점 (최현숙 시집)","description":"\u003cdiv class=\"flex flex-col gap-4 text-gray-800\"\u003e\u003cdiv class=\"\"\u003e최현숙 시인의 시집 『첫사랑 관찰자 시점』에는 오래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 들어있다. 시인은 대상을 쉽게 판단하거나 자기감정 속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다. 한 걸음 떨어진 자리에서 사람의 표정과 사물의 움직임, 식물의 생장과 동물의 눈빛을 찬찬히 살핀다. 그 객관적인 시선의 밑바닥에는 살아 있는 것들을 향한 연민이 따뜻하게 배어 있다. 이 시집에서 관찰은 거리를 두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한 존재의 아픔을 가까이 그리고 천천히 바라보는 것이다.\u003cbr\u003e이 시선의 성격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은 「안스리움」이다. 시인은 초록 잎 사이에서 피어난 붉은 꽃을 바라보며 그 붉음이 어디에 배어 있다가 나온 것인지 묻는다. 꽃말이 ‘번뇌’라는 사실을 발견한 뒤에는 “눈물에 부딪히던 바람”과 “내버릴 수 없는 생에 대한 긁힘”을 꽃에서 떼어낸다. 그리고 ‘안스리움’을 ‘안스러움’으로 바꾸어 읽는다. \u003cbr\u003e사람의 삶을 바라볼 때에도 시인은 감정을 앞세우지 않는다. 「짧은 휴가」는 위암 수술을 앞둔 사람의 말을 밝은 독백처럼 들려준다. “내 소화력은 최고였지”라는 익살과 병실을 여행지로 바꾸어 부르는 유머 뒤에는 생을 소화하느라 지친 몸의 시간이 놓여 있다. 「점묘화」의 아버지는 죽음을 앞두고 부고를 전할 사람들의 이름을 적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카세트에 남기지 못한다. 시인은 병과 가난, 가족의 상처를 과장하지 않는다. 사소한 몸짓과 물건을 정확히 배치하여 독자가 한 존재의 생의 무게를 스스로 느끼게 한다.\u003cbr\u003e시인의 연민은 인간에게만 머물지 않는다. 「소」에서 평생 밭을 갈고 사람의 살림을 떠받친 암소는 막내 오빠의 서울살이를 위해 우시장으로 끌려간다. 쇠죽도 입에 대지 않은 채 빗속을 따라가는 소의 “끔뻑끔뻑”한 눈망울 앞에서 화자는 말을 잇지 못한다.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같은 마음이 흐른다. 「냉이꽃」은 “아무렇게 주저앉아도\/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자리에서 한 줌 흙을 붙들고 피어난다. 그 조그만 생의 뿌리에 “봄이라는 낙관”이 찍혀 있고 삶이 가득하다는 사실 앞에서 시인은 문득 자신이 왜소해진다고 말한다. 「분갈이」에서는 화분을 옮기는 일이 사람이 사람의 자리를 바꾸어 놓을 때 생기는 통증과 겹쳐진다. 뿌리를 털어내는 꽃삽의 동작은 단호하고 일방적이다. 그래서 새 흙을 채우고 물을 주는 손길에는 미안함과 돌봄이 함께 실린다. 이 시집의 작은 생명들은 저마다의 고통과 생존 방식을 지닌 존재로 인간과 나란히 놓인다.\u003cbr\u003e이 시집 속 언어의 객관성은 슬픔을 함부로 소비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나온다. 「주말극장」은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뛰노는 아이들과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를 함께 바라본다. 파괴의 현실 한가운데서도 계절은 피고 생명은 자기 몫의 하루를 이어 간다. 「미술품 관람하기」에서는 세상을 향해 손을 뻗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아이들이 추상화와 달항아리와 조형물에 포개진다. ‘눈으로만 보라’는 금지 앞에서도 생명은 만지고 묻고 관계를 이루려 한다. 시인의 연민은 살아 있다는 사실이 품고 있는 위태로움과 눈부심을 동시에 알아보는 마음이다.\u003cbr\u003e이 시집 『첫사랑 관찰자 시점』의 존재들은 병들고 나이 들며, 버려지고 떠나고, 제자리에서 뿌리째 옮겨지기도 한다. 시인은 그 불완전한 삶 속에서 생명의 존엄을 발견한다. 꽃은 꺾인 뒤에도 연명하고, 냉이는 보잘것없는 흙에서 봄을 피우며, 사람은 상실한 자리에서 다시 안부를 묻는다. 이 시집을 읽는 일은 살아 있는 것들의 안쓰러움을 하나씩 알아보는 일이다. 객관적인 관찰과 따뜻한 연민이 한 시선 안에서 만날 때 세계는 이전보다 조금 더 자세히 보인다. 최현숙 시인의 시는 잘 보이지 않던 삶의 상처를 가만히 드러내고, 그 상처 가까이 오래 머무는 마음이 시가 줄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위로임을 말해 준다.\u003c\/div\u003e\u003c\/div\u003e","brand":"도서출판 상상인 - 최현숙","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56763831025969,"sku":"9791174900968","price":12.0,"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82\/9730\/1297\/files\/9791174900968_1.jpg?v=1791944565","url":"https:\/\/gimssine.com\/products\/9791174900968","provider":"GIMSSINE","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