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_id":"9791197318962","title":"검열과 문학 (1920년대의 공방)","description":"\u003cdiv class=\"flex flex-col gap-4 text-gray-800\"\u003e\u003cdiv class=\"\"\u003e『검열과 문학』을 처음 접한 것은 2017년, 학위 논문 주제를 모색하면서였다. 당시 1920년대 조선에서 발행된 종합잡지 〈개벽〉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럽게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1919년 3 · 1운동 이후 식민지 조선은 무단통치에서 이른바 ‘문화통치’로 전환되었고, 1920년대에는 제한적이나마 출판의 자유가 허용되는 한편, 사회주의 사상이 빠르게 유입되었다. 〈개조〉와 〈개벽〉은 출발점과 논조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기존의 사회 질서를 갱신하고 새로운 세계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실제로 1920년대 동아시아는 러시아혁명 이후 사회주의 · 마르크스주의의 수용 열풍과 더불어, 기존의 문명과 국가, 사회를 재편하려는 ‘개조’, ‘개벽’, ‘신문화’ 담론이 광범위하게 확산된 시기였다.\u003cbr\u003e\u003cbr\u003e『검열과 문학』은 1920년대 일본에서 검열 시스템이 출판계 · 문학계와 어떻게 충돌하고, 협상하며, 공존을 강구했는지를 추적한다. 저자 고노 겐스케는 검열 법규의 입안에 관여한 이들부터 실제단속을 집행한 관료, 그리고 그 단속의 대상이 된 문학 · 출판 · 예술계 종사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물들의 사료를 수집한다. 그리고그것을 시대적 상황, 정치, 검열이라는 국가 권력이 교차하는 하나의 지형도로 엮어낸다. 덕분에 이 책은 폭압의 역사뿐 아니라, 검열이라는 제도가 문학의 형식과 출판 문화의 조건을 어떻게 변형하고 재구성했는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1920년대 〈개조〉를 둘러싼 검열의 작동 방식과 그에 대한 출판계 · 문학계의 대응을 따라가다 보면, 검열이 단순한 억압의 기제로만 작동하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검열을 담당했던 이들과 출판 · 문학계 인물들 사이에는 일\u003cbr\u003e정한 교류가 존재했고, 그 경계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1920년대 후반 일본의 정치 · 사회 · 문화적 격변 속에서 갈등하고 동요했던 지식인들의 행적을 추적한 이 책은, 그렇기 때문에 전문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독자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정계와 학계, 출판계와 문학계를 넘나들며 근대라는 격동의 시대를 헤쳐 나간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는 만큼, 한국 독자에게는 낯선 이름도 적지 않을 것이다. 각주로 처리할 경우 설명이 길어져 본문의 흐름을 방해할 우려가 있어, 인물 이름 옆에 간략한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아울러 고유명사 표기에 관해서는 독자의 읽기 흐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표기 방식을 결정하였으니, 혹여 기존 표기 관례와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역자의 뜻으로 헤아려 주시길 바란다.\u003cbr\u003e\u003cbr\u003e이 책을 번역하면서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검열을 둘러싼 저항과 논쟁 그 자체보다, 〈개조〉 창간을 둘러싼 일화였다. 야마모토 사네히코는 1918년 시베리아 여행 후 일본으로 돌아와 출처를 쉽게 단정할 수 없는 자금으로 〈개조〉를 창간한다.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만든 동인지 성격의 이 잡지는 원래 총선거를 앞둔 야마모토의 선거운동을 위한 것이었다. 불분명한 자금의 출처만큼, 창간\u003cbr\u003e당시의 논조 역시 애초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어느순간부터 〈개조〉는 사회주의 담론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중의 관심을 빠르게 흡수해갔고, 그 결과 국가 권력의 검열 대상이 되는 동시에 대중적 영향력을 넓혀갔다.\u003cbr\u003e\u003cbr\u003e이 지점은 ‘주의’나 ‘이즘ism’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든다. 사회주의라는 사상이 신념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시장과 독자의 요구 속에서 선택되고 소비되는 담론이기도 했다면, 그것은 이념의 진정성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하나의 사상이 자리잡는 과정에는 의도된 기획과 의도하지 않은 계기가 함께 작동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우연과 필연이 선명하게 구분되지 않은 채 겹쳐지는 바로 그 지점에서, 비로소 하나의 시대가 형성된다. 우리 역시 멀지 않은 〈개벽〉이라는 잡지에서 〈개조〉와 비슷한 면면을 찾을 수 있다. 독자 호응을 얻지 못하던 학술 기획이 오히려 “사회주의 담론이 개입하는 계기를 제공”했고, 사회주의 관련 기사들이 기존 “편집진이 잃고 있던 조직성과 실천성을 제시하면서 독자들”에게 기대받았다.* 결국 천\u003cbr\u003e교도 청년회에서 신문화 운동을 위해 만든 애초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잡지의 성격이 바뀌었고, 식민지 체제의 탄압을 피하기 위한 선택이 역설적이게도 『개벽』의 사회주의 사상의 비중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낳았다.\u003cbr\u003e\u003cbr\u003e이 같은 사실은 비단 사회주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사상과 신념을 둘러싼 담론이 형성되고 유통되는 방식은, 어느 시대 어느 자리에서나 우리 삶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작동해왔다. 나아가 근대 이후 다양한 문화적 장 전반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어 온 조건이기도 하다. 『검열과 문학』이 보여주는 것은 그러한 긴장 속에서 형성된 근대 문학장의 구조이며, 검열은 그것을 외부에서 억\u003cbr\u003e압하는 장치인 동시에, 내부로부터 스스로를 재편하게 만드는 조건이기도 했다.\u003cbr\u003e\u003cbr\u003e우한나\u003cbr\u003e\u003cbr\u003e* 송민호, 「1920년대 근대 지식 체계와 『개벽』」, 『한국현대문학연구 제24집』, 한국현대문학회, 2008. 4.\u003c\/div\u003e\u003c\/div\u003e","brand":"초타원형 - 고노 겐스케","offers":[{"title":"Default Title","offer_id":55339222958385,"sku":"9791197318962","price":25.0,"currency_code":"USD","in_stock":true}],"thumbnail_url":"\/\/cdn.shopify.com\/s\/files\/1\/0782\/9730\/1297\/files\/9791197318962_1.jpg?v=1784386749","url":"https:\/\/gimssine.com\/products\/9791197318962","provider":"GIMSSINE","version":"1.0","type":"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