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과 무생물 사이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생물과 무생물 사이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18.57
Description
“생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하나의 흐름이다”
《이중나선》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명과학의 고전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대답
세기를 뛰어넘는 생명과학의 숨 가쁜 진화,
그 끝에 밝혀지는 역동적인 생명의 본모습

“생명이란 자기를 복제하는 시스템이다.” 20세기 동안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으로 여겨졌던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20세기 생명과학의 발전을 톺아보며 이 말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생명이란 자기를 ‘복제’하는 것도, ‘하나의 시스템’도 아니라고.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생명과학의 영원한 화두이자 삶의 의미를 묻는 묵직한 질문에 과학, 철학, 문학의 관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답을 내놓는다.
록펠러대학, 하버드대학에서 생명과학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는 생명과학의 숨 가쁜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과학사의 그늘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한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추어내는 한편, 생물을 무엇이 무생물과 구별하게 만드는지를 생명관의 변천과 함께 고찰해나간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과학자의 길로 들어선 한 소년이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100여 년 생명과학의 역사를 관통하며 새로운 생명철학에 이르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문학적으로 수려한”(최재천) 과학책이다. 생명을 하나의 객체가 아닌 ‘파괴와 생성을 반복하는 역동적 흐름’으로 파악하는 저자의 ‘동적평형’ 생명관은 인간의 유전자를 기계의 부품처럼 조작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려는 시대에 생명의 본질과 고유성을 시사한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학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엄밀함과 치밀함, ‘생명’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가능성까지 포착하는 철학적 생명관, 생명의 본질이라는 진실을 향해 숨 가쁘게 나아가는 미스터리적 구성으로 ‘《이중나선》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명과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과학 교양서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 책에서 제시한 과학과 철학을 접목한 ‘동적평형’의 생명관은 동료 과학자들을 비롯해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배우 아오이 유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저자

후쿠오카신이치

저자:후쿠오카신이치
생물학자,작가.1959년도쿄출생으로교토대학교를나와동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하버드대학교연수원,교토대학교조교수등을거쳐아오야마가쿠인대학교교수,미국록펠러대학교객원교수로후학을양성하고있으며산토리학예상을수상한베스트셀러작가이기도하다.
《생물과무생물사이》《동적평형》시리즈등동적평형론을바탕으로‘생명이란무엇인가’를탐구하는저서들을다수발표했다.이밖에도철학자니시다기타로의생명론에관해고찰한《후쿠오카신이치,니시다철학을읽다》,팬데믹이후의생명관에대해논한《포스트코로나의생명철학》(이상공저),다윈의《종의기원》을아이들이이해할수있도록풀이한그림책《다윈의‘종의기원’첫번째진화론》(번역)《생명해류》《페르메이르빛의왕국》,소설《新두리틀선생이야기:두리틀선생이갈라파고스를구한다》등자연과학,철학,예술을비롯한폭넓은장르의책을집필했다.

역자:김소연
일본어전문번역가이다.한국외국어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과동덕여자대학교에서공부했다.옮긴책으로《생명해류》《동적평형》《나누고쪼개도알수없는세상》《고생물도감:고생대편》《종의기원바이러스》《왜,우리가우주에존재하는가》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제1장뉴욕요크애비뉴66번가
제2장칭송받지못한영웅
제3장네개의알파벳
제4장샤가프의퍼즐
제5장노벨상을탄서퍼
제6장DNA의그늘
제7장기회는준비된자에게만찾아온다
제8장원자가질서를창출할때
제9장동적평형이란무엇인가
제10장단백질의가벼운입맞춤
제11장내부의내부는외부다
제12장세포막의다이너미즘
제13장막(膜)에형태를제공하는것
제14장수·타이밍·녹아웃마우스
제15장시간이라는이름의돌이킬수없는종이접기
에필로그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생명과학의시대를연‘생명의설계도’DNA의발견,
위대한발견의역사에기록되지못한‘숨은영웅들’

유전자의본체인DNA가‘자기복제가가능한이중나선구조’라는획기적발견은20세기를생명과학의시대로만들었다.왓슨과크릭은이러한사실을최초로발표함으로써1962년노벨의학생리학상을수상했고,지금까지도생명과학의시대를연영웅으로서칭송받고있다.그러나저자는그들의업적을기리기보다는,그들의‘발표’이전에있었던수많은‘발견’의역사를추적한다.

애초에‘유전자의본체는DNA’라는사실을밝힌것은오즈월드에이버리였다.그는예순을넘긴나이까지직접시험관을흔들고유리피펫을조작하며몸소실험하는열정적인과학자였다.그의성실함과겸손함을존경한록펠러대학사람들은‘에이버리에게노벨상이주어지지않은것은과학역사상가장부당한사건이며,왓슨과크릭은에이버리의무등을탄버릇없는손자에불과하다’고입을모은다.

한편왓슨과크릭이DNA구조를밝히는데결정적인단서를제공한과학자가있었으니,바로X선연구자로절린드프랭클린이다.그녀는어떤논리적비약도허용치않고직감을배제한채관찰결과에만의지해DNA의모습을성실하게그려나갔다.그묵묵한실험으로DNA의실체에가장가까이다가갔으나,왓슨과크릭은부정한방법으로프랭클린의DNA를관찰자료를입수했고여기에자신의연구를접목해‘세기의발견’으로발표해버린다.그녀는자신의발견을도둑맞고과학자로서의영광을잃어버렸으며,안타깝게도이른나이에세상을떠난다.

이처럼저자는‘칭송받지못한’숨은영웅들의이야기에집중하며,최초로논문을발표해‘발견자의영광’을누린이들만이생명과학의발전시킨것이아님을보여준다.나아가에이버리와프랭클린이보여준명예와보상에연연하지않는성실함과겸손함,자신의편견에매몰되지않는과학적엄격함이야말로생명과학의시대를열었음을시사한다.그는과학이자연에관한객관적진실을밝히는도구에그치지않고묵묵히진리를탐구하는인간적노력의산물임을이야기한다.그는‘생명이란무엇인가’의답을추적하며‘과학의성과’는물론그이면에담긴순수한탐구심,숭고한노력,좌절과극복등‘연구의질감’을세밀하게관찰해야만알수있는인간적아름다움을포착해낸다.

“왜‘부품’이망가져도생명은‘고장나지’않는가?”
기계론적생명관의한계에서드러나는생명의본질

DNA이중나선구조의발견으로만들어진생명의정의,”생명이란자기복제를하는시스템이다“는생명과학연구를지배하는명제가된다.생명체는DNA정보에따라만들어진다양한부품으로구성된기계처럼여겨지고,이기계론적생명관에사로잡힌20세기생명과학은DNA의일부를극소의‘외과수술’로자르고붙이는실험들로생명의원리를밝히고자한다.

번데기가나비로부화하는신비에감동하고도마뱀알을채집하며제2의파브르를꿈꾸던저자도생명과학의최전선에서‘생명기계’의‘부품’을조작한다.그는췌장의한‘부품’인GP2유전자의기능을알기위해DNA를조작하여GP2라는부품이결여된‘녹아웃마우스’를탄생시키는데매진한다.텔레비전에서소리를내는부품을제거하면소리가나지않듯,GP2유전자를제거하면그에상응하는‘고장’이발생할것이고,이로써GP2의기능을알수있다고짐작한것이다.마침내GP2유전자가결여된녹아웃마우스를만들어냈을때,그는생명의신비를한꺼풀벗겨냈다는설렘에가득찬다.

그러나GP2유전자가없는녹아웃마우스는건강하게태어나여느쥐처럼2년남짓살다가생을마감한다.GP2유전자가없음에도녹아웃마우스는평생아무런문제를겪지않았다.왜‘부품’을제거했는데도왜생명은‘고장나지’않는가?저자는이쓰디쓴실패에좌절하면서직감한다.바로여기에‘생명의본질’이있음을.즉생명은기능을담당하고있는‘부품’들로이루어진기계와는본질적으로다른무엇인것이다.

“우리는한개의유전자를잃은마우스에게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는사실에낙담할것이아니라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는사실에놀라워해야한다.동적평형이갖는유연한적응력과자연스러운복원력에감탄해야한다.”
_본문에서

“생명은매순간자신을파괴하면서재생하는하나의흐름이다”
치밀하고경이로운생명,그아름답고위태로운‘동적평형’의세계

저자는기계론적생명관을입증한왓슨과크릭에게서벗어나,DNA이중나선의발견보다10년앞선시기의과학자루돌프쇤하이머를조명한다.쇤하이머는생명은‘조립식장난감처럼부품으로이루어진분자기계’가아닌매순간자신의일부분을버리고또재생하는‘다이내믹한흐름’이라는이론을펼친다.우리몸에서세포가사멸하는동시에생성되고있듯,생명은항상새롭게균형을맞추고있는하나의‘흐름’인것이다.

그러니GP2유전자가없더라도,어떤부품이누락되어도생명이라는흐름은그결함을채우는방향으로유연하게변화하고전체의조화를유지해‘고장나지’않는다.부품과기능이일대일로대응하는기계라는고정적실체와달리,생명은다이너미즘을갖는하나의흐름으로서존재한다.우리가장난감과기계를,나아가로봇과인공지능을생물로감각하지않는것은바로생명이지닌다이너미즘을느끼고깨달을수있기때문인것이다.

생명이란동적평형상에있는흐름이다.생명을구성하는단백질은만들어지는순간부터파괴되기시작한다.이는생명이질서를유지하기위한유일한방법이다.그러나생명은끊임없이파괴되면서도어떻게원래의평형을유지할수있는것일까?그답은단백질의형태가몸소보여주는상보성에있다.생명은내부의얽히고설킨형태의상보성에의해지탱되며,상보성으로인해끊임없는흐름속에서동적인평형상태를유지한다.
_본문에서

저자는쇤하이머의이론에‘시간’의개념을더한다.생명은탄생하는그시점부터아슬아슬한균형을유지하며시간축을일방통행하는존재다.기계와달리생명은‘시간이라는이름의돌이킬수없는종이접기’로인해늘변화한다.덕분에부품하나를잃어버린다고하여기계처럼고장나지않는유연한존재이지만,동시에외부의작은개입에의해서도균형이무너져사멸할수있는위태로운존재인것이다.저자는이러한생명관을‘동적평형’이라고명명한다.

동적평형의생명관은기계론적생명관이예정하는한계,즉생명은그설계도에따른다는오류를반박하는것을넘어개체의고유성과개별성을증명한다.모든생명은태어난순간부터각자의‘균형’을유지하는고유한흐름이며,자연은무수한생명의흐름이만들어내는더거대하고유기적인흐름이다.그러니이기나긴탐구끝에저자는,또우리는이렇게고백할수밖에없는것이다.“자연의흐름앞에무릎꿇는것외에,그리고생명을있는그대로기술하는것외에우리가할수있는일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