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

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

$17.80
Description
편견과 차별 앞에서 주저해 온 청춘들의
유쾌, 상쾌, 통쾌 짜릿한 반란!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존엄은 스스로 되찾아야 해!”
참는 대신, 웃으며 되갚아 주는 여자들의 이야기

‘아무튼 가차 없다! 페이지를 펼쳤다면 마지막에 누구도 방관자가 될 수 없다.’
- 마키메 마나부, 소설 《로맨틱 교토 판타스틱 호모루》의 작가
살다 보면 억울한 순간이 있다. 다 알고도 넘어가야 했던 말, 애써 무시한 시선, 괜찮은 척했던 밤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이젠 참지 말까?”

올요미모노 신인상과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연달아 수상하고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서점 대상과 나오키상 후보에 오르며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성 작가로 자리 잡은 유즈키 아사코. 그녀는 특히 여성들이 처한 사회 상황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주특기다. 유즈키 아사코의 신작 《미안한데, 널 위한 게 아니야》에서도 그녀의 장점은 빛을 발하며 많은 독자에게 공감과 지지를 끌어냈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소통의 단절 속에서 ‘나답게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여섯 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진상’ 라멘 평론가를 상대로 한 SNS 복수극, 시골 소녀가 꿈꾸는 베이커리,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혼자 버텨야 했던 임산부, 공동 주택에서 아이를 키우는 여섯 여자의 반격 작전까지, 모두가 가슴속에 꾹꾹 눌러 참았던 말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복수는 통쾌하기보단 따뜻하고, 격렬하기보단 담담하며, 무겁기보단 감동적이고, 묘하게도 경쾌하다.
작가는 ‘복수’를 이야기하면서도 그것을 ‘스스로 존엄을 되찾는 과정’으로 그려낸다. 이런 이야기를 그녀가 누구보다 섬세하게 포착할 수 있었던 건, 사회 초년생 때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계약직 생활로 버티며 현장에서 부딪히고 흔들리는 보통 사람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 시간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 사회적 편견을 주제로 꾸준히 글을 써온 경험이 단단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만들어낸 덕분이다.
이 책에는 히어로가 등장하지 않는다. 거창한 동기도, 드라마틱한 구출도 없다. 그저 나를 나답게 지키기 위해 애쓰는 평범한 사람들의 작고 단단한 선택이 이어진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조용히 마음을 흔든다.
제171회 나오키상 후보작에 오른 이 책은 우리 모두에게 다시 한번 묻는다.
“내가 진짜 지키고 싶은 건 무엇일까?”
저자

유즈키아사코

저자:유즈키아사코
1981년도쿄에서태어나릿쿄대학프랑스문학과를졸업했다.드라마작가로일하다가2008년단편소설〈포겟미,낫블루〉로제88회올요미모노신인상을수상하며데뷔했다.《이토군ATOE》로150회나오키상후보에,《서점의다이아나》로151회나오키상후보에,《버터》로157회나오키상후보에오르며데뷔와동시에많은주목을받았다.2015년《나일퍼치의여자들》로야마모토슈고로상을수상하고,《달콤쌉싸름사중주》,《짝사랑은시계태엽처럼》,《나는매일직장상사의도시락을싼다》,《버터》,《종점의그아이》등다양한작품이국내에소개되어있다.출간2개월만에10만부를돌파한《나는매일직장상사의도시락을싼다》는NHK드라마<런치의아코짱>으로,《나에게어울리는호텔》은2024년동명의영화로제작되어뜨거운반응을얻었다.
특히여성캐릭터창조에탁월한능력이있으며여성의삶과연대,사회의편견을섬세하게그려내어일본현대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자국내에인기있는작가로자리매김했다.차분하면서도유쾌하고,따뜻하지만절대순진하지만은않은시선으로우리가쉽게입밖으로꺼내지못하는감정들을대변해주는이야기꾼이다.

역자:김진환
단국대학교일본어학과를졸업하였으며,현재번역에이전시엔터스코리아에서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주요역서로는《A하라죽이기》,《이브의대관람차》,《모성》,《가장아름다운기억을너에게보낼게》외다수가있다.

목차

라멘평론가사절
BAKESHOPMIREY’S
트리아지2020
파티오8
상점가마담숍은왜망하지않을까
스타탄생

출판사 서평

디지털이가져온새로운단절속에서
누군가가대신규정해놓은‘나’를벗어나
내손으로다시쓰는이야기

자기의행동이나의도와는상관없이누군가의말한마디,시선하나가나를정의해버리는순간이있다.그말은종종무심코,아무악의없이던져진것이지만,그가벼움은어떤이에게는오래도록지워지지않는무게가된다.말보다오래남는상처는,때때로그말이틀렸다는사실보다,그것을반박할틈조차주어지지않았다는데서비롯된다.우리는그렇게,묵묵히견디는법을배워왔다.
유즈키아사코의단편집《미안한데,널위한게아니야》는바로그침묵의순간에말을건넨다.단단히마음먹은복수도,들끓는분노도아니다.이책에담긴여섯편의이야기는다만“이제는참지않아도된다”는사실을,조용하지만확실한목소리로전한다.시골우동집에서베이커리창업을꿈꾸는프리터족,임신과팬데믹속에서고립된싱글맘,아이키우는엄마여섯명이벌이는반격작전,이상하게도오랫동안살아남은잡화점,댓글하나로관계가뒤바뀐유튜버와래퍼의이야기까지.각기다른인물들이각기다른방식으로흔들리지만,결국은자기자신으로살아가기위해나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다.

우리를위한,우리에의한
여섯개의작고단단한반격,
유쾌통쾌한복수!

첫번째로수록된단편〈라멘평론가사절〉은,바로그런순간들에복수를넘어‘존엄을회복하는일’에관해말하는작품이다.‘라멘무사’라는닉네임으로활동하는평론가는,보이지않는권력을방패삼아자신의잣대를함부로들이대는동시에사람들의존재마저가볍게재단한다.X젠더의직원에게는“남자인지여자인지모르겠군”이라는말을서슴없이하고,아기를데리고온엄마에게모유수유를희화화하며,게이커플을몰래촬영해SNS에올린다.그의리뷰는사실상타인의존엄을침범해서완성한기록인셈이다.
하지만이야기는그가해를폭로하는데서멈추지않는다.상처입은피해자들은뿔뿔이흩어져숨는대신서로를찾아낸다.그리고함께,조용하고정밀한방식으로움직이기시작한다.감정을쏟아내는대신,상대에게잘못을정확히인식시키는길을택한다.그복수는응징이라기보다회복이고,선언이라기보다존엄을되찾는하나의과정이다.읽는이에게남는감정은분노가아니라해방이다.자신을속이지않아도되는세상에서잠시숨을쉬는것같은,조용하고단단한해방감이다.
이작품은독자에게이렇게묻는다.
“그건진짜네가원하는이름이야?”
누군가가무심코던진말에스스로를맞추려한적이있다면,이질문앞에서고개를들수밖에없을것이다.그리고결국어떤말로정의되든내가나를지킬수있다는가능성,그조심스럽고도단단한가능성이이책전체를관통한다.
《미안한데,널위한게아니야》의인물들은모두가조금씩다르게흔들린다.그러나그들은끝내멈추지않고,자기자신으로살아가기위한작고단단한걸음을내디딘다.그리고독자에게도조용히다가와말을건넨다.지금의나를,조금더나답게지켜도괜찮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