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을 까는 여자들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판을 까는 여자들 (환멸나는 세상을 뒤집을 ‘이대녀’들의 목소리)

$15.00
Description
최악과 차악만을 던져주는 사회에서 ‘이대녀’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세상이 부여한 이름 따위 거부하는
20대 여자들의 정치적 말하기
정치의 영역에서 이름만 남아버린 ‘이대녀(20대 여자)’는 정치를, 사회를, 그리고 스스로를 어떻게 이해할까? 이대녀는 ‘이대남(20대 남자)’과 함께 2021년 4월에 실시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탄생했다. 이대남의 정치적 요구에 정치계가 민감하게 반응하던 것과 반대로, 이대녀의 표심은 분석의 대상으로도 여겨지지 못했다. 물론 정치의 영역에서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주목받지 못한 것은 비단 2021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이대녀는 중년 남성 중심의 정치판에서도, 청년 담론에서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여성의 문제를 축소하고 파편화하는 페미니즘 백래시는 이대녀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주변부로 밀어냈다. 그러나 젊은 여성은 정말 정치에 무감하고 무능한가?
《판을 까는 여자들》은 90년대생 이대녀인 신민주, 노서영, 로라가 껍데기만 남아버린 이대녀에게 스스로 ‘이름 너머의 입체성’을 불어넣는 책이다. 급증하는 20대 여성의 우울·자살, 20대 여성이 가장 안전하게 느끼는 정치적 공론장으로서의 트위터, 탈코르셋과 같은 생활 밀착형 정치부터 알페스 금지법, 군대 내 폭력, N번방 사건 등의 사회 이슈 그리고 제20대 대선까지. 세 명의 이대녀들은 다양한 사회 현안을 비판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대녀가 차별과 혐오에 맞서 많은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정치적 주체임을 선언한다.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지금까지 소외됐던 젊은 여성들의 정치적 요구와 목소리를 한데 모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청년 여성이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우리는 전체 이대녀를 분석하고 도식화하여 하나의 집단으로 뭉뚱그리기보다 다양한 이대녀들이 스스로 나서서 말할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을 요구하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이대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치인의 탄생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 자신을 대변하기 위해 판을 까는 것이 더 쉬웠기 때문이다.”_8~9쪽
저자

신민주

‘삼대녀’를코앞에둔이대녀이자정치덕후트위터리안.정당에서활동하고의원실보좌직원으로일하다우울증으로퇴사했다.정치의영역에서소리소문없이젊은여자들이사라지는걸보며‘그많던여자들은어디로갔을까’의문을품게됐다.언젠가모든여자들이스스로판을깔수있는사회를바라며이책을썼다.《집이아니라방에삽니다》,《당만드는여자들》을썼다.

목차

프롤로그:구절판을걷어찰때이야기는시작된다

1부-이대녀로산다는것
국회보좌관은왜다중년남성일까_신민주
이대녀는정말정치에관심없을까_노서영
이대녀가트위터로향한이유_로라
내이름은민지가아닌데_신민주
남초사이트에서‘공정한여론’찾기_로라
여성혐오로빚은‘신남성’들의정치_노서영
코로나시대의자발적실업자_로라

2부-백래시에맞서다
유세차를탈수없다면트럭을!_신민주
N번방은아직끝나지않았다_신민주
누구를위한알페스처벌법인가_로라
총여학생회를폐지시킨권력_노서영
국가가차별을차별이라말할때_노서영
이대녀를위한언론은없다_로라
‘감히여자가’군대에대해말한다면_노서영
에미야,국이짜다_신민주

3부-우리가가진이름으로
가족바깥에가족을짓자_노서영
원피스와탈코르셋_신민주
가난한사람들의밸런스게임_로라
우리자연사하자_신민주
가해자의죽음을추모한사람들_로라
정치판에도송은이가필요하다_신민주

에필로그인터뷰:또악플이달리겠지만

출판사 서평

“그러나우리는계속우리의정치를“
외로워도슬퍼도나아가기를포기하지않았던이대녀들

“우리는슬픔속에서우리가해야할몫과말들을찾았다.”(p.101)정치인들이남초사이트에서이대남의입장을대변할때도,국회가혐오의목소리에응답할때도,이대녀의표심이‘사표’이상으로해석되지못했을때도젊은여자들은말하기를멈추지않았다.외로워도슬퍼도기꺼이변화를만들고자신을대변하는정치를실현했다.이책은낡아빠진판은걷어차고새로운판을깔고자하는“오만하고건방지고되바라진”이대녀들이스스로엮어낸투쟁사(史)다.청년이슈는기성세대에의해분석되어왔다는점,여성의목소리는흩어져왔다는점에서‘이대녀의,이대녀에의한책’은소중하다.
현재기본소득당에서피디로,여성주의의제기구위원장으로활동하는노서영은‘민주주의’라는이름으로밀어붙여진대학가총여학생회폐지의흐름속에서총여학생회재건을위해학내투쟁을했다.‘삼대녀’를코앞에둔우울증환자이자정치덕후트위터리안인신민주는과거의원실보좌직원으로일하며충격적일만큼여성비율이낮은국회에서여성의목소리를정책화하기위해부단히노력했다.직장인대열에합류했으나이내“모두가그렇게버텨내야만유지되는세계”(p.78)를떠나버린로라는365일온갖분야의‘덕질’을수행하는페미니스트로서성폭력과성차별,열악한노동환경의문제를짚어내며“일하면서고통받지않아도되는세계”(p.78)가도래하기를희망한다.
이뿐만아니라,SNS해시태그운동,N번방강력처벌촉구시위등페미니즘리부트이후이대녀들이분투한흔적을엮어내고해석한다.뿌리깊은여성혐오의시선들을꼬집고대학·국회·일터·언론·군대에만연한소수자배제의문제를지적함으로써,마침내“페미니스트들이섬처럼서서여성혐오와성차별의파도를마주하고있는”(p.23)사회너머로뻗어나가는목소리를기록한다.

“그러나죽음의목격자들은디지털성폭력(그리고성폭력)에대한다양한언어를만들어나가고있다.누군가의죽음으로부터시작됐던말들이터져나오며더많은것들을지적한다.2016년강남역여성혐오살인사건시위에서나왔던“나는운좋게살아남았다”라는말은,2018년혜화역불법촬영편파수사규탄시위에서“단한명의여성도잃을수없다”라는말로변모했다.그리고2019년과2020년N번방사건을경유하며“그방에입장한너흰모두살인자다”라는말로변화했다.이말들이겨냥하는뜻은모두동일하지만우리는‘살아남았다’는구호에서‘아무도죽지않는사회를만들겠다’는이야기로나아갈수있게되었다.”_101쪽

“그것은어리석은몇명의문제가아니라전반적으로흐르는감성이었다“
여성을동료로받아들이지못하는
정치권에바치는통렬한사회비판서

제20대대선을앞둔거대양당정치인들의언사속에서이대녀는,‘청년의경쟁상대’로언급되거나‘민지’라는이름으로정치인들이MZ세대를호명할때만가끔등장하는존재가되었다.국회를포함한사회곳곳의남성중심카르텔은차별과혐오의논리로견고하게유지되어왔다.국회에서여성은치마를입어도바지를입어도‘논란’이되었고,여성의문제가주목받고입법화되는일은번번이좌절되었다.그러는동안,페미니즘리부트이후더욱거세진백래시의물결속에서정치인들은문제를해결하기위해사회적합의를이끌어내기는커녕,남초커뮤니티의말들을무분별하게공론장으로끌고오기를선택했다.이는“동시에그반대편에있는존재들,이대녀의여론을무시하기로선택하기도한것이다.”(p.59)
이대녀는기성정치인들“머릿속의표계산에서‘1’로표기되기위해”(p.8)존재하는것만같다.여성을없는존재처럼무시하거나여성은유난하다고부풀려트집잡기.둘중무엇이든,더쉬운방식으로권력을유지하기를택한남성정치인들의게으른전략을이대녀들은기민하게알아차린다.“유권자에게정치적효능감을주더라도유권자를유권자의위치에만묶어두려한다면좋은정치라고할수없다”(p.68)는것을이대녀들은알고있다.이책은여성을동료정치인으로신뢰하거나받아들일준비가되지않은정치권에바치는통쾌한비판서로,군내성폭력문제,다양한가족의법제화문제와같은풍부한사례를들어고루한정치판에비판의목소리를높이고모두가평등하고안전한사회에서살수있도록고민할것을요구한다.

“누군가지금나에게정치가뭐냐고다시묻는다면,나는그것을설명하기위해애쓰지는않을것이다.우리는선택지가거의없는상황에서도항상우리의정치를하기위해노력했다.정말심문받아야하는정치는성폭력가해자의죽음을추모한사람들의것이다.자신이했던정치가무엇인지직시해야하는건그들이다.거기에성차별이있고,안티페미니즘이있고,형편없는성인지감수성이있고,정치가무엇이냐에대한비루한상상력이있다.”_202쪽

“우리가이시기에만쓸수있는책”
물론또악플이달리겠지만

《판을까는여자들》의저자들이앞으로의이대녀를위해새로운판을까는역할을자처했듯,이책역시이대녀의모든것을담으려하기보다이대녀들이얼마나다양한정치적욕망을품고있는지드러내는책이다.균질한집단으로말하기에는그욕망들이서로너무다르기때문에저자들은자신이“모든이대녀를대변할수있다는거짓말”(p.6)은하지않는다.그토록단일하지않은목소리들을하나의궤도로이어올리는작업은쉽지않다.세저자들의솔직한고민은이책의마지막구성인‘에필로그인터뷰’에녹아있다.“이대녀들이지금과완전히다른것을원하고있”(p.211)다는공통적인감각에기대어,“이런생각을하는사람도있다는걸누가알아줬으면”(p.222)좋을것같아서책을쓰기시작한세이대녀들은또악플이달리겠지만고민의글쓰기를멈추지않았다.각자의서투른경험들도,괴로웠던이야기도모두담긴이책은이시기에만쓸수있는책이므로.이책을통해정치하는이대녀들이더많은동료를만날수있기를바라는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