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사람들 (이동과 정주 사이의 한센인)

잊힌 사람들 (이동과 정주 사이의 한센인)

$17.09
Description
일제강점기 한센인들의 인권투쟁
이동권 박탈의 최대 피해자
인권의 측면에서 오늘날 가장 주목받으면서도 취약한 권리인 ‘이동권’ 문제를 일제강점기 한센인에 초점을 맞춰 추적 분석한 책. 한센병 치료에 효과가 항생제 ‘프로민’이 개발된 것은 일제가 태평양전쟁에 돌입한 1941년이었다. 먼 과거부터 철저한 혐오와 격리의 대상이었던 한센병 환자들이 일제강점기에 어떤 고통을 겪었을지는 짐작할 수 있다. 한센인들은 환자이자 피식민자라는 이중적 차별 아래 철저한 이동권 박탈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은 가해자 일본인 대 피해자 한국인(한센인)이라는 이항대립 구조에서 더 나아가, 식민 지배기 훨씬 이전부터 차별받으며 이동권을 빼앗겨 온 한센인들의 고난과 투쟁의 역사를 조명한다.

기본권 획득 투쟁이라는 문화자원
근대 이전 한국에는 어떤 감염병이 있었고 한센병은 어떻게 다뤄졌을까? 일제강점기 수원도립의원장을 지낸 미키 사카에의 한국 의학사 연구에 근거해 감염병의 역사적 전개를 살핀다. 한센병을 둘러싼 식민지의학의 대중관리 전략에서는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발행된 미디어 자료를 통해 일제가 비한센인 대중을 포섭하기 위해 취한 전략적 태도를 살펴 식민지의학의 실체를 파악한다. 특히 한국인의 감정을 다루는 기술의 습득과 한센사업에 대한 활용, 대중 동원 양상, 그리고 ‘일본 최대의 선정善政’이라고 불린 소록도의 관광지화·문화자원화 과정을 탐구한다. 이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한센인과 이들을 대표하는 비환자 한국인의 활동에 주목해 환자로서의 생존권 주장 양상을 드러낸다. 특히 당시 ‘방면위원’ 제도와 환자의 요구를 대변하는 비환자 대표의 활동을 통해 한센정책의 객체이면서 주체로 활동한 한국인의 모습을 고찰한다.
이 책의 특이점은, 일본 한센병요양소와 재일조선 한센인의 삶에 대해 들여다본다는 점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발병하여 일본 한센병요양소에 수용되었던 재일조선 한센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들의 교류와 연대, 이중적 소수자로서 생존권 획득 투쟁, 남북분단 이후 민족 간의 대립 양상이 관심 대상이다. 이처럼 한국 한센인 연구는 일제의 식민 통치라는 사건과 맞물려 있다. 일제강점기의 한센정책은 일본 대 한국, 지배 대 피지배, 악 대 선, 가해자 대 피해자라는 정형화된 이분법적 구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신규 한센병 환자가 발생하지 않게 되었고, 관리 대상자도 급감했다. 전남 고흥군에 있는 소록도는 2009년 3월 육지와 연결된 다리가 개통되었고, 2016년 국립소록도병원이 개원 100주년을 맞아 한센병박물관도 개관했다. 이에 따라 한센 시설의 대안적 사용 방안이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하여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책은 이제 한센병 환자가 기본권을 획득하기 위해 투쟁한 역사를 표상하는 문화자원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한센인의 삶의 역사를 어떻게 의미 있게 다루고 현재 사회에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해졌다는 말이다.
저자

서기재

저자:서기재
일본나고야대학일본문학연구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건국대학교아시아·디아스포라연구소에서조교수로재직중이다.일제강점기형성된자료를바탕으로여행·아동·의학분야의인물과시대상을탐구하고있다.지은책으로《조선여행에떠도는제국》,《시카타신과전쟁아동문학》,《근대관광잡지에부유하는조선》등이있고,옮긴책으로《매매춘과일본문학》,《암야행로》등이있다.

목차


서장_이동과정주의권리가없는그들이야기

1장_한국근대이전감염병과한센병
미키사카에의‘조선전염병사’
한국감염병의역사적흐름:일본과의관계측면에서
한센병에대한역사적기록

2장_한센병을둘러싼식민지의학의대중관리전략
일본의한센병인식과정책
미디어가발신한‘공포선전’과‘행복한이상향’
식민의학의꽃,소록도갱생원으로의초대

3장_감정통치기반의문화자원으로서한센사업
식민지의학과한국인의‘감정’발견
사회적낙인과대중의움직임
한국인의참여에대한일제의포장
문화자원으로서소록도갱생원

4장_한센정책의방법으로서기독교
기독교를통한한센인관리
기독교인미쓰이테루이치와소록도
일본엠티엘과‘스오왕국’

5장_한센정책의주체와객체로서한센인
신문기사로본한센인에대한관심과처지
한센인에대한관심과‘방면위원’
한국어신문기사를통해본한센인의요구

6장_한센인의‘소리’와함께한비환자대표
한센인‘소리’의역사와미디어
환자들의요구와최흥종의활동
해방후한센인과유준

7장_일본한센병요양소와재일조선한센인의삶
요양소라는공간의한센인,이들의생존투쟁
재일조선한센인의삶
우애회를통해본재일조선한센인

종장_진정한문화자원으로

글이처음실린곳
그림출처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일제강점기한센인들의인권투쟁

이동권박탈의최대피해자
인권의측면에서오늘날가장주목받으면서도취약한권리인‘이동권’문제를일제강점기한센인에초점을맞춰추적분석한책.한센병치료에효과가항생제‘프로민’이개발된것은일제가태평양전쟁에돌입한1941년이었다.먼과거부터철저한혐오와격리의대상이었던한센병환자들이일제강점기에어떤고통을겪었을지는짐작할수있다.한센인들은환자이자피식민자라는이중적차별아래철저한이동권박탈의대상이되었다.그러나이책은가해자일본인대피해자한국인(한센인)이라는이항대립구조에서더나아가,식민지배기훨씬이전부터차별받으며이동권을빼앗겨온한센인들의고난과투쟁의역사를조명한다.

기본권획득투쟁이라는문화자원
근대이전한국에는어떤감염병이있었고한센병은어떻게다뤄졌을까?일제강점기수원도립의원장을지낸미키사카에의한국의학사연구에근거해감염병의역사적전개를살핀다.한센병을둘러싼식민지의학의대중관리전략에서는일제강점기한반도에서발행된미디어자료를통해일제가비한센인대중을포섭하기위해취한전략적태도를살펴식민지의학의실체를파악한다.특히한국인의감정을다루는기술의습득과한센사업에대한활용,대중동원양상,그리고‘일본최대의선정善政’이라고불린소록도의관광지화·문화자원화과정을탐구한다.이과정에서일제강점기한센인과이들을대표하는비환자한국인의활동에주목해환자로서의생존권주장양상을드러낸다.특히당시‘방면위원’제도와환자의요구를대변하는비환자대표의활동을통해한센정책의객체이면서주체로활동한한국인의모습을고찰한다.
이책의특이점은,일본한센병요양소와재일조선한센인의삶에대해들여다본다는점이다.일제강점기일본으로건너갔다가발병하여일본한센병요양소에수용되었던재일조선한센인들은어떻게살았을까?이들의교류와연대,이중적소수자로서생존권획득투쟁,남북분단이후민족간의대립양상이관심대상이다.이처럼한국한센인연구는일제의식민통치라는사건과맞물려있다.일제강점기의한센정책은일본대한국,지배대피지배,악대선,가해자대피해자라는정형화된이분법적구조로는설명하기어려운지점이있다.
오늘날한국에서는신규한센병환자가발생하지않게되었고,관리대상자도급감했다.전남고흥군에있는소록도는2009년3월육지와연결된다리가개통되었고,2016년국립소록도병원이개원100주년을맞아한센병박물관도개관했다.이에따라한센시설의대안적사용방안이나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등재와관련하여역사문화적가치를재조명하는사업이추진되고있다.이책은이제한센병환자가기본권을획득하기위해투쟁한역사를표상하는문화자원이되었다고지적한다.한센인의삶의역사를어떻게의미있게다루고현재사회에적용할것인지가중요해졌다는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