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하) (한양의 다섯 궁궐. 그 겉을 보다, 속을 읽다 | Paperback)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하) (한양의 다섯 궁궐. 그 겉을 보다, 속을 읽다 | Paper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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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궁궐을 되살려 읽어내다!
1999년 《우리 궁궐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궁궐 보는 눈을 한 단계 높였던 홍순민 교수가 그동안 더 깊어진 이야기로 돌아왔다. 궁궐은 여전히 조선왕조를, 더 나아가 우리 역사를 문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문화유산이지만, 지금 남아 있는 궁궐을 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임금이 살면서 나라를 다스리던 때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어야 진짜 궁궐을 보았다고, 궁궐의 더 깊은 매력을 마주했다고 할 수 있다.

『홍순민의 한양읽기: 궁궐』에서 저자는 그저 궁궐에 가서 보이는 것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궁궐의 옛 모습을 그려내어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자 했다. 빈터도 흔적이기에 그곳에 있던 건조물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가져볼 수 있도록, 현재 모습을 뛰어넘어 옛 모습을 더듬어볼 수 있도록 도면과 그림, 사진 등 시각 자료를 최대한 활용했다.

하권은 서울의 다섯 궁궐을 돌아보는 답사를 위한 안내로 구성되었다. 저자의 시선이 임금과 신하들이 머물렀을 위엄 있고 화려한 전각들뿐만 아니라 궁궐에 살던 사람들의 삶이 배어 있는 우물과 담장에도 미치고, 이미 건물이 사라진 빈터에서도 궁궐이 본래 기능을 하던 때의 모습을 그려낸다. 왜곡과 파괴의 상처에는 날카로운 비평을, 옛 모습을 잘 지키고 있는 곳들에는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각 궁궐의 현황 지도, 《동궐도형》과 《북궐도형》을 바탕으로 경술국치 이전 궁궐들의 전각 배치와 현재의 현황을 비교할 수 있게 해주는 지도를 실었다.
저자

홍순민

저자:홍순민
서울대학교국사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하였다.조선후기정치사에대한관심에서출발하여조선후기국가경영의실상을밝혀보려공부하고있다.정치의배경이되는공간에대한관심에서공간에서살던사람들과그들의삶의꼴,곧문화로탐구의대상을넓혀가고있다.도성과궁궐에대한책을쓴데이어종묘,그리고조선시대서울을쓸궁리를하고있다.
저서로는,《홍순민의한양읽기:도성》,《한양도성,서울육백년을담다》,《조선시대사1》(공저),《서울풍광》,《우리궁궐이야기》등이있다.현재명지대학교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에서문화자원을가르치고있다.

목차

제1장경복궁
1경복궁예궐
광화문앞길
광화문
2외전
조정
근정전
3내전
편전사정전
대전강녕전
중궁전교태전
경회루
4동궁
자선당,비현각,계조당
5궐내각사
수정전
궐내각사
6생활기거공간
자경전
그외의영역들
7후원
향원정,건청궁,집옥재
신무문과후원
제2장창덕궁
1창덕궁예궐
돈화문로
돈화문
2외전
금천교
인정전
3궐내각사
관청궁궐
인정전서편
인정전동편
4내전
편전선정전
대전희정당
중궁전대조전
성정각
5동궁과그너머
중희당
낙선재일곽

6후원
주합루일원
의두합과애련정
연경당
존덕정
옥류천
제3장창경궁
1돌아온창경궁
창경궁약사
창경궁바로보기
2창경궁답사
외전
내전
생활기거공간
후원
궐내각사
동궁
제4장경희궁
1경희궁을위한애도
서궐경희궁
경희궁의최후
2경희궁을찾아서
답사는시간여행
‘복원’된곳들
자취추적
제5장경운궁
1대한제국의궁궐
‘경운궁’의소생
근대사의일번지,정동
원구단,황궁우
2경운궁돌아보기
사라진문,옮겨진문
외전
내전
서양식건물들

맺음말
참고문헌/주석
도판출처/고서화,고지도

출판사 서평

하권-한양의다섯궁궐.그겉을보다,속을읽다

하권에서는서울의다섯궁궐을둘러본다.다섯궁궐을다돌아보려면바쁘겠다싶지만,저자의발걸음은성급하지않다.궁궐로드는길먼곳에서,궁궐을둘러싼산수그리고옛사람들의궁궐에드는마음가짐을챙기는데서부터시작한다.경복궁에들어서려면광화문네거리에서저멀리보이는백악과보현봉을눈에담고광화문앞길의의미를되새기는것이먼저이고,창덕궁에입궐하기전에는정문돈화문의월대아래서서옷깃을여며야한다.
궁궐에들어서도지금남은겉모습만보는데그치지않는다.실제로궁궐이나라의중심으로우뚝서서정치와의식의현장이었던때,궁궐이살아있던때를가능한한되살려보고,임금을포함한수많은사람들의생활공간이었던때의자취를찾아본다.그런시선으로궁궐을보노라면궁궐의더깊은속을들여다볼수있다.궁궐곳곳에남아있는작은석물,담장등의디테일을챙겨서보는애정어린시선,디테일의맛은덤이다.

경복궁,조선왕조의영원한법궁
조선왕조의첫궁궐인경복궁은궁궐들가운데서도가장격식을갖춘궁궐이다.저자의발걸음도역시광화문,영제교,흥례문,근정문근정전으로이어지는일직선의축을따른다.근정전에이르면그좌우에있는정에새겨진팔괘에따라남쪽을바라보고,근정전안용상에앉은임금이가져야했을마음가짐을떠올린다.근정전의북쪽으로는지금까지걸어온길을따라사정전,강녕전,교태전이이어진다.각건물의이름에담긴무거운뜻을생각하고,교태전뒤에서는아름다운화계와굴뚝은물론구석진곳에숨어있는석물과우물에도눈을돌린다.경회루에서는임금과신하의만남을뜻하는이름의높은뜻을읽는것은물론,그건축에도천지만물에대한깊은이해가반영되어있음을상기한다.완전히파괴되었다가일부만복원된동궁,터만남아있는궐내각사,일제강점기에조선총독의관저가들어섰고그것이지금의청와대로이어지고있는후원.이곳들은지금도일제에의한궁궐의왜곡에대해서생각하게하는공간들이다.

임금이가장오래머문궁궐,창덕궁
창덕궁은조선전기의이궁이자,조선후기의법궁으로서가장오랜시간동안임금이임어했던궁궐이다.그런만큼이야깃거리도많다.600년째본래모습과자리를지키고있는금천교를건너창덕궁의법전인인정전까지둘러보았다면,이제는그동서에있는(혹은있었던)궐내각사들을만날차례다.인정전의서쪽으로는불완전하나마궐내각사들이복원되어있지만,동쪽에있었던대청,승정원등은지금도빈터로만남아있다.하지만새로지은건물에서라도,빈터에서라도궁궐이최고의관청이었던시절을떠올릴수있다면의미가있다.후원에들어서도저자의매서운시선은이어진다.주합루.일견아름다운건축과경치에눈을빼앗기기쉬운곳이다.하지만임금자리에오르자마자화려한건물을지어그2층에자신의어진을두고신하들에게이를모시게한정조의속내는무엇이었을까.영화당앞을가로막은담은언제나없어져춘당대본래의모습을회복하게될까.후원의멋진경치를마음편하게만즐길수는없는이유들이다.

창덕궁과함께동궐을이룬창경궁
1980년대초까지만해도유원지‘창경원’이었던창경궁은지금도많은부분이회복되지못한채남아있다.창경궁의법전명정전은광해군대에지어져본래모습을유지하고있으며,그서쪽의내전일대의건물들은주변의부속건물들을잃긴하였으나기품이있다.하지만이를제외한창경궁대부분의영역은이제는숲과잔디밭이되어있어도저히본래모습을떠올리기힘든지경이되었다.하지만책에서보여주는〈동궐도〉를비롯한자료들의도움을받으면왕실가족들은물론궁녀들을비롯한수많은이들의생활공간이었던창경궁북쪽권역,주자소와같은인쇄출판을맡은관서를비롯하여적지않은궐내각사들이위치해있던창경궁남쪽권역의모습이손에잡힐듯보인다.

서궐경희궁,그흔적을찾아서
경희궁은조선후기동궐에대비되는서궐,양궐체제의한축이었다.하지만조선말기경복궁이중건된후궁궐로서의기능을잃었고,일제강점기에는그터가학교의부지가되어한때거의사라져버렸었다.저자는오늘날불완전하게나마복원된외전영역을돌아보는데그치지않는다.동국대학교에정각원이란이름으로남아있는경희궁의법전숭정전은물론,같은대학교박물관에남아있는용상닫집의칠조룡까지돌아보는등곳곳에남아있는그흔적과자료들을통해당당한궁궐이었던경희궁의모습을되살린다.

대한제국의궁궐,황제의궁궐.경운궁
경운궁은대한제국의궁궐이었다.하지만지금은이름조차도고종이황제자리를강제로내놓고머물던시절의이름인‘덕수궁’이그대로이어지고있다.본래궁궐영역은여기저기가잘려나가고건물도극히일부만남았다.따라서답사의범위또한지금의영역만이아닌,주변의정동까지포함하게된다.정동을돌며근대사의현장과잘려나간궁역들을돌아보면대한문을지나게된다.하지만안에들어서도남아있는것은1904년화재이후중층지붕에서단층지붕이되어버린중화전,사방에둘렀던행랑을모두잃은조정,엉뚱한자리에가있는광명문등사라지다남은궁궐의자취뿐이다.석조전을비롯한서양식건물들은위화감을더한다.하지만여기서도노력한다면대한제국이라는시대를더듬어볼수있다.

상권-왕조국가의중심,임금이사는곳

궁궐을온전히이해하려면바로궁궐로들어가서는안된다.한양,즉옛서울을알아야궁궐도더입체적으로이해할수있다.먼곳에서부터점차한양으로향하는저자의발걸음을따라가자.백두산에서부터뻗어내려온산줄기,한반도의복부를흐르는한강물줄기가만나는곳에한양이있다.그한양을감싼도성을한바퀴휘돌아본뒤도성문을들어서운종가,남대문로큰길을따라걸어보자.종루(혹은종각)와기념비전과같은중요한랜드마크들을지나치면,비로소궁궐을만나게된다.멀리돌아온듯하지만,자연스럽게한양이라는도시의구조를,궁궐이앉은자리를머릿속에새기는지름길이다.

궁궐은?‘임금이사는곳’이다
그렇게도착한궁궐,그곳은어떤곳인가?저자의정의에따르면궁궐은‘임금이사는곳’이다.‘임금이산다’는말은물론임금이일상생활을하는공간이라는의미를담고있다.하지만임금이공적인통치행위를하는곳이라는의미가더크다.궁궐은그저임금이호사스러운생활을누리기위한집이아니었다.왕조국가의정점인임금이정책을결정하고법령을발하는등국정을운영하는곳이었다.궁궐은왕권의발원지인만큼위엄있는모양새와격식을갖추지않을수없었다.조선왕조가처음한양을도읍으로삼고,그러려면꼭필요한세건조물종묘,궁궐,도성에대해말할때궁궐은“정령(政令)을내고존엄을보이는곳”이라표현되었다.여기에궁궐의본질이있다.

죽은궁궐고궁.그곳을되살려읽어내려면
그런뜻에서,궁궐은죽었다.더이상임금이살지않으며,국정을운영하는곳도아니기때문이다.고궁(古宮)이란말이이를대변한다.궁궐은여전히조선왕조를,더나아가우리역사를문화를이해하는데중요한문화유산이지만,지금남아있는궁궐을보는데그쳐서는안된다.궁궐에임금이살던때,실제로궁궐이본래의기능을하던때를읽어낼수있어야한다.
궁궐의짜임새역시같은눈으로살펴야한다.오문삼조와같은중국의옛고사를기계적으로대입하는것은의미가없다.실제궁궐의기능이무엇이었으며,어떤식으로짜여있었는지를주목해야한다.그렇게보았을때궁궐은크게여섯공간으로나뉜다.공식적인행사와의례를위한외전,임금의일상생활공간이자실질적인업무공간인내전,차기왕위계승자인왕세자가활동하는곳인동궁,궁궐안에들어와있는관서들을가리키는궐내각사,왕실가족과궁궐을유지하는이들의공간인생활기거공간,휴식공간이면서동시에과거시험이나군사훈련등다양한용도로쓰였던후원이바로그것이다.
궁궐의전반적인짜임새만큼이나,궁궐을구성하는각건물들을읽어내는눈도중요하다.건물의각구성요소를살펴보면이건물을지은사람들이무엇을중요하게여겼는지,어떤용도로건물을지었는지를알수있다.각건물에매달려있는편액의마지막자를모은여덟글자,“전당합각재헌루정”에담긴위계질서를파악한다면건물의이름만들어도이건물이궁궐에서어떤역할을했는지를알수있다.

궁궐의역사를보면조선의역사가보인다
공간다음에는시간을읽을차례,이번에는궁궐의역사를알아본다.경복궁이처음지어지고,대한제국이멸망하기까지500여년간궁궐은지어지고,없어지고,다시지어지기를반복하였다.그결과지금서울에는다섯개의궁궐이남아있다.하지만한시기에이궁궐들이모두쓰였던것은아니다.조선시대에는으뜸이되는궁궐을법궁이라하고,필요에따라이용할수있는궁궐을이궁이라하여동시에활용하였다.그러한궁궐활용방식을가리켜양궐체제라하며,이는궁궐의역사를이해하는데핵심적인요소이다.또한궁궐의역사는그자체로조선의역사를이해하는하나의창이기도하다.숙종은왜환국시기에맞춰본래머물던궁궐을떠나이어하였을까.영조와사도세자가각각다른궁궐(경희궁과동궐)을쓴것이사도세자의죽음의한원인이된것은아닐까.아관파천이전까지의격변기에고종이잦은이어를한것은당시의혼란한정국과어떤연관이있을까.이러한논점들을두루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