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 (한명회부터 이완용까지그들이 허락된 이유)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 (한명회부터 이완용까지그들이 허락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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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왕이 허락해야 등장하는 만들어진 내부의 적, 간신
정치의 계절이라는 말은 새삼스럽다. 지금 여기에서는 언제나 정치가 격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적 이슈마다 불려나오는 단어가 있다. 바로 간신이다. 간신의 사전적 정의는 군주의 눈을 흐려 국정을 뒤에서 농단하는 간사한 신하다. 언제나 격동 중인 정치의 역사는 이러한 간신들의 연대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서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간신을 경계하고자 하는 이른바 ‘변간법’이 일찍부터 체계화되어왔고 정교하게 다듬어져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시작된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간신은 매 순간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면 간신을 솎아낼 수 있을까?”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책들이 나름의 해답을 제시해왔다.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도 이와 같이 간신에 대해 다룬 흐름의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 역사에서 낯이 익은 간신들의 이름을 열거하며 그들이 군신을 장악하고 국가를 농락하는 과정을 추적하거나 또는 이러한 간신들에게 휘둘리지 않는 지혜를 전달하지는 않는다. 대신 저자인 이성주 작가는 “왜 간신은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익숙하고 오래된 질문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무수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신을 솎아낼 수 없었다면 전제부터 바꿔볼 필요가 있다. 바로 ‘간신들은 조직에서 어떤 쓸모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역사에서 사라질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의 전환이다. 《모든 권력은 간신을 원한다》에서는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조선 건국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대표 간신 9인의 역사를 통해 권력과 조직의 속성을 파헤친 결과다.
저자

이성주

저자:이성주
시나리오,전시기획,역사교양,밀리터리등어느한분야로한정할수없는다양한영역을넘나들며문화콘텐츠창작자로활동하고있다.《딴지일보》에서군사분야논객으로활동중이며포스코의‘포레카창의놀이방’,SERICEO등다양한공간에서역사와철학을강의하고있다.
‘역사는현실과괴리되어있지않고언제나우리일상과함께호흡한다’는신조를바탕으로역사서를다수집필했다.그가운데우리역사속의숨은이야기들을재치있게다룬《엽기조선왕조실록》(개정판제목《학교에서가르쳐주지않는조선왕조실록》)은서점가에서하나의현상으로불릴정도로큰인기를끌면서역사서의새로운가능성을제시했다.그밖에지은책으로《아이러니세계사》,《학교에서가르쳐주지않는조선사진풍경》,《역사의치명적배후,성》,《아리스토텔레스,이게행복이다》(1318청소년시리즈),《파국으로향하는일본》(전쟁으로보는국제정치시리즈),《완벽하게자살하는방법》,《왕들의부부싸움》등이있다.

목차

소개
시작하는글간신이사라지지않은이유는권력이그들을원했기때문이다

*왜간신은끊이지않는가?
간신은없다
보통의존재,간신

간신은만들어진다
리더에게는간신과같은내부의적이필요하다??절대권력은절대로부패한다??조직은간신이라는희생양을필요로한다

간신은선악으로평가할수없다
간신을권하는사회??간신은태어나는것이아니라만들어지는것이다

*간신은이렇게태어났다

홍국영권신이간신으로변하기전에제어하라
홍국영이없었다면정조도없었다??짧았던권력의절정??동지에대한추락속의배려??권력의속성.그리고왕의결단??간신의탄생은군주의책임이다

김자점왕에게는적당히쓸모없는이쑤시개가필요하다
권력은운이다??김자점은어떻게살아남았을까???‘왕’이란이름의태생적불안함??인조의사정,권위의부재??간신의조건,왕에게필요한쓸모없는신하??성공의비결,사람에게충성하라??간신배의예정된몰락??김자점최후의승부수,매국노로의변신??그러나김자점의잘못일까?

윤원형성공하기위해미쳐야했던보통사람
문정왕후,그리고수렴청정??왕자가있는데왕자가또태어났다??문정왕후의수렴청정은과연최악이었을까???조선건국정신의역린을건드린숭불정책??그리고차근차근권력을장악한윤원형??을사사화또는골육상잔??윤원로를제거하라??언론을지배하는자가권력을장악한다??윤원형은왜신분차별폐지를주장했는가???간신에게는모시는주인이전부다

*간신은이렇게모든것을장악했다

한명회욕망을관리받지못한처세의달인
칠삭둥이궁지기의인생역전??난세를기회로만든비상한정치적역량??욕망과야망을구분할줄알았던냉철함??혼인으로맺은가장끈끈한인맥??믿지못하기에믿었고,믿었지만믿지못했다??권력의중심에서천수를누리다??한명회는간신이었을까?

김질역사를배신하고자신을선택한그날의결정
문종이아끼던충족한신하,김질??세조가아꼈던그의장인,정창손??그날하루의선택??기회주의자인가?엘리트관료의변신인가?

이완용부조리한나라를팔아먹은부조리한매국노
괴물의탄생??“아버지의이름으로살았을뿐이다”??독립문현판을쓴매국노??이완용‘만’의잘못인가?
*간신은이렇게만들어졌다
임사홍간신의길을걸을수밖에없었던간신
강직하고소신있었던,사림의적??연산군은과연폭군일까???임사홍이갑자사화를일으킨것인가???임사홍은연산군의채홍사로활약했는가???연산군은폭군이고,임사홍은간신이다

원균군주에게는죄를뒤집어써줄내부의적이필요하다
개운치않았던성장과정??이순신이키우고원균이말아먹은수군??누가자격없는지휘관을전장에세웠는가???“사냥이끝난사냥개는주인을사냥하지않을까?”??결속을다져줄적이없다면내부에서적을만들어라??군주에게이용당한무능한신하

유자광인간답게살려니역사의짐승이되었다
세조시절,그의신분적한계와벼락출세??예종시절,그의첫번째위기와결단??성종시절,차별과폄훼를감내한시간??연산군시절,결국간신의탄생??김일손의사초는믿을만한가???연산군의적은선비다??선비의적은연산군이다??모두가간신의몰락을바랐다

마치는글누구나간신이될수있다

출판사 서평

간신은태어나는것이아니라만들어지는것이다!
“나라를망치는데에는한사람이면충분하다!”

《송사》에서유래된유명한격언이다.실제로역사를살펴보면암군뒤에서국가를쇠망으로이끌었던이들을쉽게찾아볼수있다.그러나여기서우리가오해하는것이한가지있다.암군뿐만아니라오랫동안후계자수업을받았던왕또는격렬한투쟁끝에권력을쟁취한강력한군주들밑에서도간신은들끓었다는것이다.누군가는이를어쩔수없는권력의속성이나조직의한계로파악하기도하지만,이책에서는그까닭에대해조금다르게이야기한다.대다수의간신은군주의필요에의해‘발명된존재’였다는것이다.
역사를살펴보면리더는내부를단속하고권력의주도권을장악하는수단으로외부의적을자주활용했다.만약외부에서적을찾지못한다면내부에서적을새로이만들어냄으로써조직에적당한긴장감을조성했다.그렇게권력의필요에의해‘만들어진내부의적’간신은적당히사용되다가그쓸모가다하면조직의오류를모두떠안고버려졌다.이때군주는간신을처단해질서를회복하고정의를바로세웠다는명분까지얻는다.
그리고유일악인간신의숙청이후재편된힘의구도에서군주는다시궂은일을대신하며오물을뒤집어써줄새로운간신을은밀히구했다.간신이끊이지않았던까닭은바로여기에있다.간신은조직을빠르게장악하고자하는리더에의해발명된쓸모있는존재이기때문이다.그래서‘간신은왜사라지지않을까’라는질문은어느정도새삼스럽다.모든리더들은언제나간신을원하기때문이다.그것이야말로권력의속성이라고,이책은주장한다.

간신의등장은피할수없으니
군주라면그들을잘활용할줄알아야한다.

따라서어떤조직이부패로멸망했다면간신의농단때문이아니라,이용하기위해발명한간신을관리하는데군주가실패했기때문이다.그래서이책에서는“나라를망치는데에는한사람이면충분하다”는《송사》의구절에동의하지않는다.군주와간신은떼어놓을수없기때문이며,다른무엇보다조직에서간신은절대다수를차지하기때문이다.
한말기학자유향은《설원說苑》에서여섯유형의해로운신하,육사신六邪臣에대해이야기했다.그여섯유형이란자리만보전하는데급급한구신具臣,아첨으로연명하는유신諛臣,사리사욕을채우는데혈안이된간신奸臣,타인을끌어내리기위해거짓을말하는참신讒臣,반역하고불충하는적신賊臣,나라를망하게하는망국신亡國臣이다.
망국신과같은극단적인경우를제외하면육사신에서어떤기시감이들것이다.납작엎드린채그저출퇴근만성실히하고,상사의비위를맞추기위해열심히아첨하며동료를뒤에서헐뜯는것은주변에서흔히볼수있는풍경이기때문이다.어쩌면우리자신일수도있다.
링컨은이렇게말했다.“누군가의인격을시험하고싶다면,그에게권력을맡겨라Ifyou
wanttotestaman’scharacter,givehimpower.”간신은간신의얼굴을하고있지않으며유황불에서걸어나온특별한존재도아니다.욕망에잠시라도흔들렸을때누구라도간신으로변할수있기때문이다.
오히려공익과대의를위해스스로를기꺼이희생했던충신이야말로역사적으로는희귀한별종이었다.익숙한충신들의이름을나열하며반문할지도모르겠지만,그들이인류가배출한충신의전부라해도과언이아니다.타인을위해자신을버리는것이야말로인간의본성에반하는것이기때문이다.조직은99.9%의보통사람인잠재적인간신과0.1%의충신후보들로이뤄져있다.인류가역사와함께고민해온변간법이현실에서성공하기힘들었던까닭은여기에있다.
그래서《모든권력은간신을원한다》에서는《송사》의저유명한구절보다《고려사》에서언급하는다음과같은역사적성찰에더주목한다.“국가를운영하는데있어간신의등장은결코막을수없으니군주라면간신을잘활용할줄알아야한다.”
때때로정의로우며적당히비겁한보통사람들로이뤄진조직에서인간이라면누구나가지고있는한계를찾기보다,그들각각이지닌다양한장점에주목해그역량을최대한북돋아주며동시에욕심을견제받지못하고타락하지않도록잘관리하자는것이다.그것이희귀종인충신을선별하는것보다훨씬효율적인조직관리라는것이간신들의역사를살핀끝에내린이책의결론이다.

한국사의대표간신9인을통해본권력의맨얼굴

구체적으로이책에서는계유정난을통해역사에모습을드러낸한명회부터1910년8월29일경술국치의핵심인물인이완용까지간신들의역사를9가지에피소드로정리했다.그럼으로써그들이어떻게등장했으며,어떻게물러나게되었는지를후일담까지자세히추적해조직에서간신이가지는의미와역사가숨긴맥락까지밝히고자했다.

1.홍국영“명군은충신이간신으로변하기전에제어한다”
세종치하에서간신이나타나지않았던까닭은세종의능력이출중했기때문이지만,전대의태종이기반을잘다져놨기때문이기도하다.그에반해기반이불안정했던정조는특정인물에의지할수밖에없었다.이러한정조가어떻게간신을이용해조정을장악했고,동시에효과적으로제어했는지를홍국영의흥망을통해조망한다.
2.김자점“이쑤시개는적당히쓸모있고,적당히쓸모없어야한다”
급작스럽게조직을맡게된리더가주변을장악하는가장쉬운방법은자신이통제할수있을정도로만유능한이의욕망을자극해휘두르는것이다.생각이없고,인망도없고,능력도없고욕심만많았던김자점이어떻게왕에게전략적으로총애를받다가매국노로까지타락했던과정을추적해권력의비정한속성을파헤친다.
3.윤원형“보통사람이비범해지려면미칠수밖에없었다”
수렴청정은외척의전횡을각오해야하는태생부터어긋난통치방식이다.다만이러한구조적한계속에서조선사상무수한부패가일어났음에도왜윤원형에게유독비난이집중되었는지에대해서는생각해볼만하다.여기에서는언론을틀어쥐고권력을장악한윤원형이무엇을주장하다어떻게간신으로기록되었는지그과정을자세히정리했다.
4.한명회“사냥이끝난사냥개는이빨을숨겨야살아남는다”
권력을차지하는것은어렵지만지키는것은더욱어렵다.그렇다면세조에서성종에이르기까지삼대에걸친군주아래에서2인자로서오랫동안권세를누린한명회에게는어떤비결이있었을까?그가열과성을다해부패했기에정치적격동기에서도무사히살아남을수있었다는역설에주목해처세란무엇인지를고민했다.
5.김질“욕망에충실하고싶다면역사의죄인이되는것까지각오해야한다”
인간은한번쯤은사익과공익사이에서하나를선택해야하는순간을경험하게된다.젊은학자김질또한그러했다.그는단하루,단한번의선택으로천수를누리며국정에자신의구상을입힐수있었지만,동시에세간의손가락질을감내하며역사의죄인으로살아야했다.여기에서는욕망을좇았던선택으로역사를바꾼김질의삶을통해인간의본성과간신의정체를다시들여다보고자했다.
6.이완용“망국의역사에매국노는없다.매국노들이있을뿐이다”
지금도매국노의대명사로불리는이완용을보면서한번쯤이런가정을해봤을것이다.“만약이완용만없었다면한국사는어떻게바뀌었을까?”하지만이완용을비롯한을사오적이없었어도대한제국은일제로부터권리를지킬수있었을까?나라를팔아먹었다고하지만이완용은당대에는천수를누렸고,죽어서도그에게나라를빼앗긴이들로부터섭섭하지않은대우를받았다.여기에서는이러한아이러니한역사를통해간신이어떤조건에서생겨나는지,그리고간신의의의는무엇인지를살핀다.
7.임사홍“어떤간신은간신의길을강요받을수밖에없었다”
강직했던신료가어떻게아들이죽었음에도기꺼이잔치를열었던간신중의간신이되었을까?여기에서는견제를받지않게된권력자가어떤최후를맞았으며,동시에사림과정면충돌했던강직한신료가어떻게간신이되었는지를더듬으며오늘날권력과언론의관계,그리고‘역사전쟁’을돌아본다.
8.원균“지도자에게는자신의손에묻은피를닦아줄휴지가필요하다”
원균은조선수군을파멸로이끌었으면서도선무공신일등에책봉되었다.선조는노회한군주였음에도원균을이순신과비교하며높이평가하고수시로그를감싸주는등납득하기어려운행동을보이기도했다.전후권력의공백이불가피했던어수선한시기에무능한원균이군주에게중용될수밖에없었던배경을들여다보면하나가자연스럽게떠오른다.바로권력이다.
9.유자광“누군가는인간답게살기위해역사의짐승이될수밖에없었다”
서얼출신의유자광은갖은무리를감내하며기어코권력의정점에섰지만,훗날무리한만큼의후폭풍을그대로되돌려받아야했다.군주에게이용당했고,군주를이용했으며그럼에도군주만을바라보며살수밖에없었던그의삶을보면이렇게말할수도있을법하다.“어떤간신은간신이될수밖에없었다.”

간신으로이용당하지도,
간인으로이용하지도말라!

법가의경전인《한비자》는이렇게말한다.“군주와신하의이해는양립할수없다.신하의이익이늘어나면반드시군주의이익을줄어든다.”
조선은다른중국왕조들처럼외유내법外儒內法,즉유가를표방하지만법가로통치되는조직이었다.조선의역대군주들또한법가의가르침을좇아인간의본성에대해결코낙관하지않았다.그럼에도간신이끊이지않았던까닭은간신의존재가군주에게이익이되었기때문이다.
그래서이책에서는군주를‘요술방망이’에비유한다.간신들의상당수는스스로자신의욕망을들어주는방망이를휘둘렀다고생각하지만실상은그것에혼을빼앗겨죽을때까지휘둘려졌을뿐이었다.이러한요술방망이는먼역사의이야기가아니라오늘날우리주변에서도쉽게찾아볼수있다.그들은직장상사일수도있고,학교선배일수도있다.이들은조직을쉽게장악하기위해어렵고,더럽고,위험한일을대신해줄수있는존재를지금도간절히찾고있다.
그래서한국의대표간신들의역사를빌려《모든권력은간신을원한다》가전하는메시지는이렇게정리할수있다.조직에서권력을쟁취하는데에는지름길이없다.그러니빠르게가기위해간신으로이용당하지도,또간신을이용하지도말라.사회인으로서크든작든조직생활을경험할수밖에없는우리가간신에대해더많이알아야하는까닭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