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혁명

사피엔스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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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사피엔스혁명: 인류라고 정의하는 거의 모든 것의 시작』은 고고학 연구를 바탕으로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생물학적, 문화적 기원이 후기 구석기시대에 있음을 밝히는 학술교양서이다. 인류의 전 지구 확산은 신석기혁명과 농업혁명,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빙하시대 수렵채집민의 성취이며, 이때 이미 오늘날 전 세계 인류 모두가 공유하는 토대가 놓였다.
아프리카를 벗어나 전 세계로 퍼져 나간 후기 구석기 수렵채집민은 동굴벽화와 비너스상으로 대표되는 예술과 상징, 현대 사회 존속의 근간인 공유와 협력, 평등 지향 등 이전 고인류와는 다른, 오늘날 인류라고 정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의 초석을 다졌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인 필자는 이를 ‘사피엔스혁명’이라 정의한다.
저자

성춘택

저자:성춘택
서울대학교와미국워싱턴대학교(UniversityofWashington)에서수학했으며,충남대학교,경희대학교를거쳐현재서울대학교인문대학고고미술사학과에재직하고있다.선사고고학과고고학이론과방법론,수렵채집사회,석기분석,고고학사와관련한글을국내외학술지에발표하며,후학을양성하고있다.2017년『석기고고학』(2019년삼불학술상수상)을저술했으며,『인류학과고고학』(크리스고스든,2001),『다윈진화고고학』(마이클오브라이언·리라이맨,2009),『기원과혁명:휴머니티형성의고고학』(클라이브갬블,2013),『수렵채집사회:고고학과인류학』(로버트켈리,2014),『고고학사(2판)』(브루스트리거,2019),『빙하이후:수렵채집에서농경으로,20,000∼5000BC』(스티븐마이든,2019),『고고학의역사』(브라이언페이건,2019)를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

1부기원과확산
1장80억인류의어린시절
인류사의전환점|농업혁명과“인지혁명”|우리곁에있는먼선사시대|그렇다면현존하는수렵채집사회는?
2장에렉투스가사피엔스를낳았다?―진화이론의원칙과오해
사람은단일한생물종:다원기원설의허구|진화의과학적논증과비유|자연선택(도태)과부동|진화는연쇄우연의과학|에렉투스가사피엔스를낳을수없는까닭
3장첫현생인류를찾아서―사피엔스화석과DNA
제벨이루드옛호모사피엔스화석|오모키비시,헤르토,카프제와스쿨화석|해부학적현생인류와완전한현생인류|호모플로레시엔시스와날레디의문제|DNA가말하는사실|데니소바동굴의손가락뼈|네안데르탈인이현생인류를만났을때
4장생물진화와문화진화의만남―행위적현생성
행위적현생성과상징|혁명,아니면점진진화|고고학증거|수명연장과할머니가설|확산과변화를보는시각
5장아프리카에서유라시아로―확산경로
후기구석기시대연구톺아보기|유럽네안데르탈인의종말|아시아,동아시아로확산|동아시아후기구석기문화의등장|돌날과슴베찌르개:한국의후기구석기문화
6장기후환경결정론비판―토바와아이라화산폭발
역사상최악의토바화산폭발|인구병목현상|아이라화산폭발과전곡리유적지|환경결정론비판
7장현생인류가는곳에예술이있다―동굴벽화
첫동굴벽화를찾아서|알타미라동굴벽화|무엇을그렸나|왜그렸나
8장휴대용예술과상징―비너스조각상
구석기시대예술품연구사|다양한조각품|수렵채집민은어떻게입고꾸몄을까?|바늘과무두질|유럽후기구석기시대집단과문화

2부빙하시대의사냥꾼
9장대형동물을사냥한까닭은?―사냥기술의발달
순록전문사냥꾼?|아렌스부르크순록사냥터|대형동물사냥|후기구석기시대사냥기술|팽스방유적의해석
10장채집은여자,사냥은남자?―채집전략의발달
성에따른분업|최적수렵채집과식단폭모델|무엇을채집했나?|수생자원이용과식량자원의다양화|채집과이동,중심지수렵채집
11장현생인류확산의동력―사회네트워크와흑요석
흑요석과잔석기|수렵채집민캠프와사회네트워크|수렵채집무리의인구구성|수렵채집사회의공간구조|광역교류네트워크|후기구석기-신석기시대초인구변동|반도환경의도래와연어효과

3부적응과순응
12장베린지아를넘어아메리카로―클로비스문화와몬테베르데
구대륙과신대륙의연륙교,베린지아|마지막확산의증거,클로비스|다시뒤집힌마지막확산,몬테베르데|클로비스사냥꾼이들어오기전
13장매머드는왜사라졌을까?―플라이스토세대형동물의멸종
코스텐키와메지리치유적지|나코매머드사냥유적|클로비스사냥꾼의신화|매머드는남획으로멸종했다?|사라진대형동물|클로비스사람들은대형동물전문사냥꾼인가?
14장농경은세상을바꿨을까?―정주농경마을의등장
토기의등장|광범위식량자원확장|나투피안,이동하지않는수렵채집민|식물재배의시작과빙하시대의종말|양과염소사육의시작|공진화모델:재배,인간과식물의새로운관계|괴베클리테페와차탈회위크유적지|농경의뿌리는수렵채집사회
15장수렵채집사회를찾아서―공유와협력그리고평등지향
슬기로운호모사피엔스?|수렵채집사회의공유와협력|복합수렵채집사회|사회불평등의등장|혼합사회구성과평등지향

맺으며―인류의가장빛나는이력
고고학의위기|농업혁명과사피엔스혁명|인류공통의경험과역사의진화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80억인류의공통토대는언제,어떻게만들어졌을까?

이책은고고학이라는창을통해“인류공통의토대(commonground)는후기구석기시대수렵채집민이놓았다”는해답을내놓는다.
아프리카에서기원한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는이르게는65,000년전동남아시아를거쳐오스트레일리아까지,50,000년전서아시아에서유럽까지,다시고위도지방과동아시아를거쳐빙하시대가끝나기전아메리카대륙까지이동했다.구대륙과신대륙전역에단일한생물종으로서사피엔스가성공적으로퍼져나간것이다.
인류의전지구확산은신석기혁명과농업혁명,산업혁명과과학기술의발달에의한것이아니라빙하시대수렵채집민의성취이며,이때이미오늘날전세계인류모두가공유하는토대가놓였다.인간이창의적인의지와노력으로자연의제약에서벗어나신석기혁명과도시혁명을성취했다고얘기되지만,신석기혁명의거의모든요소,곧토기도,간석기도,정주도,식물재배도빙하시대끝자락수렵채집민이만들었다.
인류문화는구석기시대야만의상태에서신석기시대와더불어농업혁명이일어나정주마을을이뤄미개사회에접어들고,이후금속문명을토대로국가가등장해오늘날역사로발전했다는인식이여전히지배적이다.하지만고고학연구들을통해알수있는것은,우리인류를정의하는거의모든특징은후기구석기시대수렵채집민으로부터내려온유산이라는것이다.현존하는수렵채집민이공유하는일반성,집단의크기와이동성,영역성,공유,평등사회,인구구성과관념,행동패턴,사회구조의공통성은후기구석기시대수렵채집민에연원을두고있다할수있다.
후기구석기시대는동굴벽화와비너스상으로대표되는예술과상징,현대사회존속의근간인공유와협력,평등지향등이전고인류와는다른,오늘날인류라고정의할수있는거의모든것의초석이놓인시기였고,이점에서진정한글로벌역사의출발점이다.

사람은단일한생물종이다
한때현재지구상의사람들이단일하지않고서로다른기원을가졌다는생각을가진사람들이있었다.이른바다원기원설과이에기반한인종주의는제2차세계대전에서나치독일이패망한덕에배격되었다.인류는하나의생물종이라는생각,곧단일기원설은찰스다윈이1859년『종의기원』을출간한이래인류를설명하는거스를수없는명제가되었다.이책은지구상의모든인간은피부색,나이와성별,사는곳,외양을막론하고모두현생인류(호모사피엔스)라는전제아래그기원을찾아나선다.

생물진화와문화진화가만났을때
화석등고고학적자료는후기구석기시대(45,000~12,000년전)에아프리카에서전세계로확산한현생인류가이전옛호모사피엔스나네안데르탈인등다른인류와해부학적으로,생물학적으로차이가있음을알려준다.특히최근인류진화연구에새로운바람을일으키고있는DNA분석은이런고고학적연구결과를재증명해주고있다.
하지만현생인류의전지구확산은생물학적진화만으로설명되지않는다.현생인류의성공적확산을이해하려면이전인류와다른생물학적현생성(modernity)과함께후기구석기시대의행위·문화적현생성을고려해야한다.두가지가결합했을때비로소완전한현생인류에이르고,현대인까지이어져온다는것이이책의논지이다.
후기구석기시대의행위·문화적현생성에서가장중요한것은추상적사고능력과상징으로동굴벽화나비너스조각같은장신구등장이고고학증거로꼽힌다.여기에더해뗀석기기술과골각기의발달,생계자원의다양화,인구성장과사회네트워크확립등이후기구석기시대의대표적인행위·문화적특징이다.

수명연장과할머니가설
현생인류의생물학적,문화적현생성이전지구확산이라는또다른‘혁명’을이룩할수있었던배경에는수명연장에따른인구증가가있다.호모사피엔스가아프리카에등장한것은30만~20만년전이지만문화적으로는중기구석기시대에머물렀다.또8만~7만년전에후기구석기시대문화의요소가등장했지만세계적확산에성공한것은45,000년전에아프리카를떠난무리였다.
아프리카의현생인류가진화와확산그리고문화혁신에서주도적위치에있었던것은인구가충분히컸기때문이다.인구증가는수명연장과맞닿아있다.이전인류와달리현생인류때들어서수명이크게늘어났다.노년인구가청년인구의두배를넘어섰다.이는아이를낳지않는할머니가손주를돌보며자손의생존율을높여인구증가를추동했을것이라는‘할머니가설’을낳는다.

현생인류의세계적확산을이끈동력은무엇일까?
지금처럼전지구에인류가퍼져나간것은후기구석기시대였다.농업혁명이나산업혁명을인류의세계적확산동력으로설명하려는시도들이있지만고고자료들은이들시기보다앞선후기구석기시대에확산의완성이이뤄졌음을보여주고있다.이확산의성공을생물학적,문화적진화와수명연장에따른인구증가로만으로설명할수있을까?
이책은‘사회네트워크’를해답으로내놓는다.현존하는수렵채집민들을관찰기록한민족지연구를보면,수렵채집민들은서로아무런관계가없는사람들도무리를구성하고혼인관계를맺는다.이런사회가다른사회보다건강했고,누대를거치며이런행동패턴이자연스럽게일반의양상으로자리잡았다.이것은진화적으로안정된전략(evolutionarilystablestrategy)이었다.이런사회구성의토대는협력을생각하지않고선이해할수없다.협력은인간사회구성의기본특성이다.이를통해공간에따른자원의불균형,계절그리고주기적으로찾아오는어려운시기를극복할수있었을것이다.
현생인류의사회네트워크는소규모근거리네트워크가아니었다.멀리백두산이나일본에서유래했을흑요석석기가한반도최남단에서발견되고,서유럽이나동유럽에서도200~600㎞나이동했을원석이나바닷조개가발굴되고있다.이는직접교류권을넘어서는간접교류의네트워크가그만큼컸다는것을의미하고,확산의동력이었을것이라고이책은설명한다.

매머드는빙하시대사냥꾼때문에멸종했나?
현생인류는이런광역네트워크를통해출발지아프리카에서가장먼아메리카대륙까지확산에성공했다.15,000년전후현생인류는북아메리카와남아메리카에많은유적을남겼다.애초북아메리카(미국뉴멕시코주클로비스)에먼저진출한것으로알려졌지만이보다앞선시기에남아메리카(칠레몬테베르데)에도달한현생인류가있었음을보여주는유적지가발굴되기도했다.
많은이들의시선을끈것은이시기아메리카대륙을비롯해여러곳에서식하던매머드등대형동물들이절멸했다는사실이다.매머드뼈화석과함께발견되는석기를근거로아메리카대륙으로이동해온현생인류가대형동물사냥꾼이었고,이로인해매머드등이멸종했을것이라는가설이등장했다.이런상상은아직생명력을잃지않고있다.하지만이책은매머드를멸종으로몰아넣은것은사냥이아니라기온상승과환경변화로보는것이옳다고말한다.사냥은절멸로가는불길에그저작은부채질정도였다는것이다.

농업혁명이전사피엔스혁명이먼저
지구에살고있는80억인류는모두같은호모사피엔스(현생인류)다.생김새와피부가달라지고언어와문화가분화한것은불과만년전,수천년전의일이다.신석기혁명,농업혁명과산업혁명이인류사회에큰전환을가져온것은사실이지만인간이라고정의할수있는거의모든것은후기구석기시대의수렵채집민에서시작했다.흔히농경은신석기시대에출발한것으로인식되고있지만이른바신석기혁명의요소들,식물재배와동물사육,정주마을,토기,간석기는이미후기구석기수렵채집사회에서등장했다.‘혁명’이라는비유적표현을사용한다면고고학증거는농업혁명보다사피엔스혁명이먼저진행됐음을보여준다.

사피엔스혁명의기저에는공유와협력,평등지향이있었다
호모사피엔스가단일생물종으로가장성공적인진화의역사를가진배경에는불평등보다는공유와협력,평등지향을추구한습속과사회기제가있었다.물적증거를수집하고,그자료로삼아분석하는고고학의시각으로보면후기구석기시대사회에서사회불평등과위계의증거는빈약하다.나아가신석기시대1,000년이넘게지속된차탈회위크정주농경마을에서도위계화의증거는찾기힘들다.오히려평등을지향하고,평화를유지하는사회였기에그렇게오래이어졌을것이라고이책은주장한다.수많은고고학자료에서수렵채집민의공유와협력의증거가위계와불평등의구조화를압도한다.
인류에겐후기구석기시대수만년동안성공적으로,또는여러환경에서그럭저럭충분히성공적으로살아온공통의경험이있다.우리인간의이력서에서가장빛나는경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