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탄생 (조선시대 책의 형태와 구성, 제작의 모든 것)

책의 탄생 (조선시대 책의 형태와 구성, 제작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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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시대 책의 서사를 풀어
당대의 숨은 진실을 드러내다

·책의 형태와 제작 과정을 통해 본 조선의 ‘책 문화사’
·현전하는 기록물을 통해 밝히는 시간과 공간의 역사
·왕실 의례와 기록 문화의 결합으로서의 왕실 서책
·조선 후기 출판 기술직의 역할과 장인들의 세계
17세기 종법宗法의 확산으로 인해 조선 왕실 또한 문중 중심의 사회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 이에 대종가大宗家로서의 위상과 왕권 확립을 위해 왕실 의례를 정비하게 되는데, 그 일환으로 제도를 갖추어 왕실 서책의 편찬이 이루어졌다. 1631년 『열성어제』의 편찬을 시작으로 『열성어필』 『선원계보기략』 『궁원의』 『국조보감』이 종친의 활약을 기반 삼아 편찬되었다. 조선 서책은 중국 서책의 영향을 받아 형태가 변하기도 했지만 점차 독자적인 체제를 갖추어 나중에는 거꾸로 중국 서책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조선을 대표하는 기록물로 현전하는 왕실 서책을 통해 조선 후기 사회를 들여다보는 『책의 탄생』은 서책이 간행된 배경과 형태 및 제작 과정, 왕실 의례, 출판 기술직의 세계를 총망라하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리나라 서지학 지식과 함께 당대의 책 문화사를 조명한다.
저자

조계영

저자:조계영
덕성여대에서국어국문학을전공해석사학위를받았고한국학중앙연구원고문헌관리학과에서「조선왕실봉안서책의장황과보존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규장각한국학연구원HK연구교수·책임연구원을역임하고,현재문화재청문화재전문위원이다.의궤에대한심층적이해를바탕으로,물질문화와의례를접목한책의문화사를규명하고있다.주요연구로「건릉봉안서책과규장각의역할」,『적상산사고의운영과봉안자료연구』(공저),「영조연간의『改修日記』와일기청운영의실상」등이있다.

목차

책을내며

1장왕실의례와서책편찬
연구의목적과내용|왕실서책의편찬배경|청의설치와절목마련|활자와책판의선택

2장책의옷에담긴정보
장제목과횡제목|책차와총책수|소장처와책질문자|편제의역할과아름다움

3장책에옷입히기:장황
종이옷의겉과속|사대부의옷과능화문|금문사목과비단옷의변화|책사와변철로묶은책

4장책지의공급과활용
책지의종류와품질|책지의도침|책지의개장과세보|굽지의발생과활용

5장책을만든장인들의세계
출판기술직의분류와직제|출판기술직의근무여건과처우|책판을새기는각수|활자를만드는소로장과관리하는수장제원|균자판을짜는균자장|서초와책지를담당하는창준|글자를찍어내는인출장|책에옷을입히는장책장

6장책의진상과봉안
서책진상의례|서책봉안의례|선원각의기록물관리|외규장각의기록물관리

7장책의완성을축하하기
차일암의세초와휴지의활용|국왕의선온과신료의전문|수고한이들에게내리는시상

8장책의내력을기억하기
왕위계승을표상하는서책|국왕과신하의화답,갱재축|왕릉까지따라간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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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조선시대책의서사를풀어
당대의숨은진실을드러내다

·책의형태와제작과정을통해본조선의‘책문화사’
·현전하는기록물을통해밝히는시간과공간의역사
·왕실의례와기록문화의결합으로서의왕실서책
·조선후기출판기술직의역할과장인들의세계

17세기종법宗法의확산으로인해조선왕실또한문중중심의사회분위기에영향을받았다.이에대종가大宗家로서의위상과왕권확립을위해왕실의례를정비하게되는데,그일환으로제도를갖추어왕실서책의편찬이이루어졌다.1631년『열성어제』의편찬을시작으로『열성어필』『선원계보기략』『궁원의』『국조보감』이종친의활약을기반삼아편찬되었다.조선서책은중국서책의영향을받아형태가변하기도했지만점차독자적인체제를갖추어나중에는거꾸로중국서책에영향을주기도했다.조선을대표하는기록물로현전하는왕실서책을통해조선후기사회를들여다보는『책의탄생』은서책이간행된배경과형태및제작과정,왕실의례,출판기술직의세계를총망라하여그동안잘알려지지않았던우리나라서지학지식과함께당대의책문화사를조명한다.

왕권의정통성을확립하는기록과보존의역사

인간의문화활동에서빼놓을수없는것은바로‘책’이다.책의가치는내용에따라달라지기도하지만형태를이루는물질적인요소에의해변하기도한다.특히정보전달의목적이아니라영구히보존하는것을목적으로제작된책이라면그형태가더욱특별할수밖에없다.조선시대의서책가운데국왕을비롯해왕비와왕세자,왕세자빈등을포함한왕실구성원을대상으로간행된책을왕실서책이라칭한다.왕실서책은정보를널리전달하려는목적보다국왕의정통성을확립하고위상을드러내는동시에영구히보존하기위해간행되었다.따라서일반서책과는다른형태로제작되었고,크고작은왕실의례와늘밀접하게연관되었으며편찬과정에서조선의행정체계를두루살펴볼수있다.
엄격한절차를거쳐완성된서책은어디에어떻게보관되었을까.왕실기록물의보존을위한국가의노력은조선후기까지계속됐는데,정조연간에이르러규장각을비롯한봉모당과외규장각이건립되어왕실기록물봉안처로서의위상을바로잡는계기가되었다.정조는자신의어제와어필을규장각에봉안하고,봉모당에는선왕들의기록물을봉안했다.마침내왕실기록물의성격에따라별도로봉안할수있는건물이세워져,왕실서책의편찬을촉진하고영구히보존할기반이형성된것이다.또한정조는종묘에직접가서선왕들의각신실에『국조보감』을올리는의례를거행했는데이를통해자신이선왕들의뜻과사업을계승해성취했다는‘계지술사繼志述事’를표방하며국왕으로서의정통성을더욱확고히했다.

기록물의위계에따라달라지는책의옷

조선시대에는책을널리전파하고영구히보존하기위한방법으로필사나활자보다는책판을선택했다.책판제작은비용과시간이상대적으로많이소요되고완성된책판을잘관리하기어렵다는단점이있지만,일단한번나무에새기면언제어디서나원하는수량만큼다시찍어낼수있다는점이무엇보다큰장점이기때문이다.책판을후대에전해언제든다시찍어낼수있다면그것이곧서책을영구히보존하는방법이라인식한것이다.그렇다고무조건책판만고집한것이아니라경우에따라활자와책판을모두사용하기도했는데『궁원의』가좋은예다.『궁원의』의구성요소를보면어떤부분을활자로인출하는것이좋고,어떤부분을책판으로인출하는것이좋은지알수있다.활자와책판의장점을모두취하려는고민은정조가『국조보감』을인출할때의논의를통해서도드러나는데당대의경제적상황과물자의흐름을고려해가장최적의방도를찾아내고자고심했음을알수있다.
인체를보호하기위해옷을입듯책의몸체를보호하기위해입히는옷을책의冊衣라고한다.오늘날엔표지라고부르는데일제강점기에바뀐명칭을지금까지사용하게된것이다.책의에는장제목과횡제목을포함한여러정보가담겨있다.왕실의례하나를거행하면다양한위계의기록물이생산되는데용도에따라책의에기록하는정보도달라졌다.뿐만아니라책의를종이가아닌비단으로할지,서책본문에사용되는책지를어떤품질의종이로할지는모두기록물의위계에의해결정되었다.보통책의를넘기면오른쪽에있는면지가백지로비어있기때문에,국왕이서책을하사한반사頒賜기록이나소장자가남긴다양한사연의장서기藏書記가있어서책의숨은내력을알수있다.

출판장인들의세계와서책의완성

조선시대에책의형태를만들어낸사람들은교서관에소속된원역員役과공장工匠이라는직제에있던이들이다.조선사회에서장인과상인,천인과노예에해당되는공상천예工商賤隸는관직에임명될수없었지만,특별한기술과부역을담당할인력을동원하기위해이들을국가체제의일정한편제속에서함께운용했다.조선시대출판기술직은어떤근무여건에서작업했으며어떤처우를받았을까.
서책간행을담당한청廳은기술직의작업일수와업무를호조와병조에보고하고한달단위로지급하는요포를요청했다.장인은각색공장各色工匠또는각색장인各色匠人으로통칭되며어떠한기술직이라도동일한임금지급표준이적용되었다.장인들의작업공간을살펴보면,『현종실록』의경우활자를만드는소로장과줄장,각자장,당상들이근무하는공간이서로달랐음을알수있다.장인의근무공간은기술직으로서의작업공간이기때문에관원과는구별되는가건물이었다.한번특별한기술직으로차출된공장은의궤에수록되어이후동일한사안으로다시차출해작업에참여시키기도했다.간행과정에서오자가나오거나지체되는일이생기면그벌을엄히다스렸고,서책이완성되면수고한이들에게담당한업무와근무일수에따라말이나짐승가죽,활등으로시상했다.
실록을완성한후거행하는세초나선온은실록청의총재관이하모든관원이참여하는잔치로의례의집단성을보여준다.『선원계보기략』『열성어제』『국조보감』과같은왕실서책이나실록에는어휘御諱나묘호廟號가있어기록물의위상이일반서책과다르므로기록물자체의존귀함으로인해책이완성되는과정에서버려진종이를함부로쓸수없도록세초洗草했다.어떤일이마무리되어손을뗀다는의미의‘세洗’자를넣어지칭한것처럼,실록의세초는선왕의시대를마무리하는것을상징한다.따라서총재관이하의실록청관원이참여하는세초와국왕이노고를치하하는선온宣?을내려주는의례는‘사초의상례喪禮’로,한시대의마감과새로운시대의출발을공감하는예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