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미록 (또 하나의 임진왜란 기록, 오희문의 난중일기)

쇄미록 (또 하나의 임진왜란 기록, 오희문의 난중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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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임진왜란 3대 기록물 중 하나인 『쇄미록(?尾錄)』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보잘것없이 떠도는 자의 기록’이란 뜻을 지닌 『쇄미록』은 16세기 조선 양반 오희문이 임진왜란 시기를 전후해 9년 3개월 동안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로 피란을 다니며 쓴 일기책으로, 조선 중기의 일상사, 생활사, 사회경제사 연구에서는 빠질 수 없는 오래된 고전이다. 전쟁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평범한 양반이 전란의 시기를 어떻게 살아남아 가문을 일으켰는지를 하루도 빠짐없이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는 『쇄미록』에는 오희문이란 점잖고 소심한 양반과 그의 수족 같은 사내종 막정과 송노, 여동생과 매부들, 아들딸과 사위 등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져 역사 소설을 능가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전쟁의 시간을 버텨 내며 삶을 이어온 파란만장한 오희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삶의 일상성, 지속성이 얼마나 위대한지 깨닫게 된다.
저자

오희문

저자:오희문
조선중기의지식인으로,토목일을담당했던선공감(繕工監)에서종9품의감역(監役)을지냈다.외가가있는황간에서출생하여유년시절을보냈으며,연안이씨이정수의딸과혼인해임진왜란이일어나기몇년전까지한양관북에있는처가에서거주하였다.4남3녀를두었는데,맏아들오윤겸이영의정을지내는등영달하면서사후영의정에추증되었으며,오윤겸의호를딴해주오씨추탄공파(楸灘公派)가성립되었다.둘째오윤해의아들인오달제는병자호란때청에항복하는것을반대하다끌려간삼학사중한명이다.1591년11월27일지방에살고있는외거노비들에게공물을받을목적으로여행을떠났는데,이듬해(1592)4월전라도장수에서임진왜란이발발했다는소식을접한다.이후1601년다시한양으로돌아가기전까지9년3개월동안전라도,충청도,강원도지역을옮겨다니며일기를썼다.그가직접이름붙인『쇄미록(?尾錄)』은『시경』의구절에서따온것으로,‘보잘것없이떠도는자의기록’이란뜻을지닌다

해설:신병주
건국대학교사학과교수.서울대학교국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학위와박사학위를받았다

목차

추천의글_이제는임진왜란3대기록물『쇄미록』을읽어야할때
오희문의가계도
『쇄미록』에나오는주요지역
일러두기

1임진왜란이일어나다_임진남행록1592
한양을출발하다|외가를방문하다|나의서투른일처리|임진왜란발발소식을듣다|가족의생사를알지못한채|떠도는말들과직접보고들은전쟁소식|의병이일어나다|왜적을피해산속으로들어가다|어머니와처자식을그리워하다|가짜의병,진짜의병|아내편지를다시보게될줄이야|슬픔속의기쁜소식|꿈에그리던어머니를다시만나다
[함께읽는쇄미록1]오희문이기록한임진왜란의참상
[함께읽는쇄미록2]오희문의가문,그리고가족관계

2흉적은아직도섬멸하지못하고_계사일록1593
온가족이한집에모여설을쇠다|석달동안전염병을앓다|명나라,강화협상을벌이다|왜놈들이휩쓸고간한양소식|홍천에서임천으로거처를옮기다|전쟁통에만연한학질과이질|산사람입에거미줄치랴|깨진벼루와단아의눈물|무료한시간을보내는법|어머니를뵈러영암으로
[함께읽는쇄미록3]외가,처가와도깊은관계를맺다
[함께읽는쇄미록4]전란의또다른공포,전염병

3그저하늘의뜻을따를뿐_갑오일록1594
무명을팔아양식을준비하다|어머니를태인으로모시다135|함열현감의큰은혜|꿈에서주상을뵙다|역병으로막내누이를잃다|노비들의농사일을감시하다|구걸하는아이들|큰딸의혼사를의논하다|조민의집을빌려이사하다|무릇혼인이란하늘이정해주는법|어머니를모셔오다|계집종둘을사다|앓는소리가끊이지않다
[함께읽는쇄미록5]노비의나라조선
[함께읽는쇄미록6]양반들의호칭법

4이루말할수없는농사의기쁨_을미일록1595
괘씸하고얄미운노비들|일기책을엮다|종이를구해편지를쓰다|계집종향비가머리가깨져들어오다|마의를불러침을놓다|학질을없애는세가지방법|윤겸이평강현감에임명되다|송노와분개,마침내도망가다|게으른노비에게매를들다|환곡에얽힌소동|사내종막정의죽음|길흉을점치다
[함께읽는쇄미록7]전란중에더욱빛을발한양반들의네트워크

5떠돌다가임천에와서산지벌써4년_병신일록1596
함열딸의득남소식|시제를지내다|공이있는노비에게도제사를지내주다|막내아들인아의혼사를의논하다|술과안주를권하며크게취하다|난리중에무사히치른혼례|초가지붕밑으로몰려든독사|이몽학의난에연루된사람들|토당산소를거쳐한양에다녀오다|함열현감이벼슬을그만두다|막내딸단아가병을앓다|단아의증세가여전하다|임천생활을정리하다
[함께읽는쇄미록8]전란시기에도치러진혼인과제사

6지극한기쁨뒤에비통한마음이_정유일록1597
시름을없애는데는술만한것이없다|단아의죽음|평강에서새로운삶을시작하다|큰아들윤겸의과거급제|삼일유가,잔치를베풀다|꿈에서단아를만나다|정유재란,왜적이다시쳐들어오다|흉적들의소식|사부인의장례식|충직한사내종들
[함께읽는쇄미록9]막내딸에대한특별한애정
[함께읽는쇄미록10]가문의영광,과거급제

7흉악한왜적은여전히변경을차지하고_무술일록1598
이기고지는것은으레있는일|단아의소상을치르며옛일을추억하다|올해농사는느슨히해서는안되고|장손을얻다|누에와벌,병아리를키우다|호랑이를무서워하지않는계집종들|공정하지못한일에관여하다|끊이지않는전쟁|통제사이순신의죽음
[함께읽는쇄미록11]오희문의생계수단:선물,농사,그리고부업
[함께읽는쇄미록12]한잔술의즐거움과무료함을달래는놀이문화

8예순나이에도늘배고픔속에사니_기해일력1599
환갑의해|사내종과말이없어가지못하고|둘째누이임매의부음|우계성혼의집을방문하다|말값이너무비싸병든말을사다|어리석은계집종의무심한꿈|여우와살쾡이의만행|관찰사가윤겸의파면을청하는장계
[함께읽는쇄미록13]전염병처럼무서웠던호환

9쇠한가문을창성하게떨치기를_경자일록1600
계집종향비의질투를엄히다스리다|둘째딸의혼례식|네며느리의임신과출산|족도를베끼다|호환을물리치는굿|손으로길들인매를팔다|소고기를먹지못한지오래|윤겸이세자시강원문학에제수되다
[함께읽는쇄미록14]꿈과점에나타난개인의욕망또는희망사항

10한양에도착해그만쓰기로하다_신축일록1601
호환과역병이찾아오다|평강을떠나한양으로
[함께읽는쇄미록15]오희문의난중일기,『쇄미록』의여정

『쇄미록』의주요등장인물
오희문의주요이동경로
임진왜란연표

출판사 서평

‘오희문의난중일기’를한권으로만나다
―9년3개월,51만9,973자로이루어진『쇄미록』을한권의책으로엮다

『쇄미록』은9년3개월의일기기록인만큼그분량또한방대하다.현존하는『쇄미록』필사본은총7책,1,670쪽,51만9,973자로이루어져있으며,2019년국립진주박물관에서발간한한글번역서는6권으로이루어져있다.아무리중요하고흥미로운역사기록물이라하더라도분량때문에일반인들이쉽게접하기어려웠는데,이번에『한권으로읽는쇄미록』을통해누구라도쉽게접할수있게되었다.
『한권으로읽는쇄미록』은원문의흐름을따르되반복하는이야기를줄이고중요한내용중심으로딱한권분량으로만들어져부담없이읽을수있다.가능한원문의맛을살려있는그대로의오희문의모습과그의시대를읽을수있게했다.또한각장을연도별로구성하고이야기흐름에맞추어소제목을임의로추가하여독자로하여금한편의역사소설을읽는느낌을받을수있게하였다.
특히『한권으로읽는쇄미록』은각장마다역사학자신병주교수의‘함께읽는쇄미록’코너를마련해일기에서눈여겨볼만한내용에대해독자들의이해를돕기위한설명을덧붙였다.임진왜란시기의참혹한실상과전염병인학질에대해,그리고오희문의일기에서빠지지않고등장하는노비이야기와양반에게중요했던봉제사와접빈객,혼인과과거급제,전란기간의생계수단과먹을거리,술과놀이문화,꿈과점복,호환등독자들이관심을가지고살펴보면좋을주제를선정해해설을덧붙였다.마지막장에는『쇄미록』이어떻게살아남아지금의우리가접할수있게되었는지에관한‘책의역사’를들려준다.

총3,368일동안의일기에는어떤내용이들어있나?
―16세기조선의일상사,생활사,사회경제사연구의보물창고

오희문은9년3개월,총3,368일동안빠짐없이일기를썼다.종이를구하기어려운전쟁통에쓰인것이기에더욱대단한기록이아닐수없다.그래서인지오희문은평소라면기록하지않았을소소한이야기를모두기록했다.여느역사소설보다재미있고,여느역사교과서보다생생한서술은읽는이로하여금감탄을자아내게하는데,여기에는교과서에서배운역사사실을구체적으로확인시켜주는대목도있고,반대로고정관념의틀에갇혀있는우리의상식을깨뜨리는내용도있다.
오희문은일본군이지나간곳에서살지않았기때문에직접적으로전쟁을경험하지는않는다.그러나그의일기곳곳에임진왜란이벌어지고있는상황과조정에서벌어지는일과명나라군대에대한이야기가등장한다.이는조선의조정에서발행한조보(朝報)를접할수있었기때문인데,원칙적으로는전현직고급관리들만볼수있었지만,오희문의사례를통해알수있듯이일부사대부들도비공식적으로접할수있었다.덕분에우리는오희문의기록을통해신립,원균,이순신뿐아니라의병곽재우,고경명,김천일등임진왜란의영웅들이야기를접할수있으며,이들에대한당대인의생각을읽을수있다.
전란의시기였으므로가장중요한것은먹고사는일이었는데,오희문의일기에는그날그날무엇을먹었는지,누가어떤먹을거리를선물로보내왔는지를세밀하게기록한음식이야기가끊임없이나온다.당시사람들이무엇을어떻게먹고살았는지를이처럼솔직하게기록한일기는지금까지없었다.특히충청도임천과강원도평강에서오래머물며농사를지을때는마치촌부의농사일기처럼어떤작물을키우고수확했는지를상세히적어놓았다.이들기록을자세히들여다보면우리에게익숙한고추,호박,감자,고구마,옥수수등에관한기록을찾을수없다.이는모두아메리카대륙이원산지인작물들로조선후기에들여온것이어서16세기오희문의일기에서는이식재료에대한기록을만날수없기때문이다.그렇다면당시사람들은무엇을주로먹었을까?『한권으로읽는쇄미록』에서그일면을확인할수있다.
『쇄미록』의가치는먹을거리에대한기록만으로한정되지않는다.조선은양반의나라이자노비의나라였다.양반보다많은인구비율을차지한노비는고조선시대부터존재했는데,조선시대의노비는가사노동에서편지전달까지양반의수족같은역할을하였다.『쇄미록』에는덕수,인수,끗손,강춘,광이(광노),춘이,세만,금손,눌은개덕룡,덕개,동을비,막정,분개,송이(송노),명노,안손,춘옥,춘금이,향비,서대,향춘,옥금,흔비,어둔,삼작질개등다수의노(사내종)와비(계집종)이름이나온다.일기에는말과노비가없어길을떠나지못하거나문상을가지못하는오희문,노비를끊임없이게으름을피우고거짓말을일삼는자들로묘사하며괘씸해하는오희문,충직한사내종이었던막정이죽자불쌍하여제사를지내주는인간적인오희문이등장한다.이러한이야기는인간오희문에대한이해를넘어조선시대양반과노비제도의일면을확인할수있게한다.
이외에도『쇄미록』에는양반에게가장중요한제사를지내는일,손님을맞이하는일등일상이기록되어있다.처가의제사까지챙기는모습과외가사촌들과의끈끈한관계를통해16세기에는처가살이가당연하게이루어졌던당시상황을자연스럽게이해하게한다.『쇄미록』에는오희문의가족이야기가한편의소설처럼펼쳐진다.약10년의세월동안큰딸과막내아들,둘째딸의혼인이있었으며,막내딸단아의죽음과손주들의탄생,그리고큰아들윤겸의과거급제까지다양한이야기가펼쳐진다.그중에서도학질로목숨을잃은막내딸의죽음앞에서는자식잃은아비의절절한심정이고스란히느껴져,함께애통한마음을나누게된다.
일기형식의생활글이어서어렵지않고,또흥미로운이야기가많아읽다보면특별한설명을덧붙이지않아도어느순간16세기조선의일상풍경이눈앞에펼쳐진다.오희문과함께하루를보내고계절을지내고해를넘기다보면,전쟁의고통과삶의고단함을잊고10년세월을함께훌쩍지나게되며,어려운상황에서도‘그래도삶은계속된다’는것을다시금깨닫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