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도연명: 농사꾼 아나키스트 시인

내 친구 도연명: 농사꾼 아나키스트 시인

$18.00
Description
불안과 혐오의 시대, 지배받지 않고 사는 법을 ‘도연명’에게 묻다!
성과와 속도로 사람의 가치를 나누고 서로서로 경쟁자가 되는 이 시대에 권력과 거리를 두고도 삶의 품위를 잃지 않았던 누군가를 소환하는 일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굳이 찾아낸다고 해도 행여 그 이면에 실망하여 또다시 등을 돌리게 되지는 않을까? 아니, 무엇보다 그런 사람이 정말 있기는 한가? 오늘 우리가 만나려는 사람, 도연명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그는 출세 대신 밭을, 부와 명예 대신 자발적 가난과 자유를 택했다. 「내 친구 도연명」은 1,600년 전 중국의 ‘시인’이라고 알려진 그를 오늘의 한국 상황에서 우리 곁에 두고 싶은 친구, 추앙하고 싶은 삶의 모델로 다시 불러내는 책이다. 저자인 법학자이자 아나키즘 연구자 박홍규 교수는 도연명을 “농사꾼 아나키스트”로 읽어낸다. 성장과 효율, 위계의 논리로 가득한 한국 사회와는 정반대로 그는 벼슬과 권력을 거부하고서 모두가 스스로 땅을 갈고 나누어 먹는 공동체를 꿈꿨다. 도연명의 시와 산문, 제문과 만가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권력을 잡지 않고도 정치적으로 사는 삶이 가능하다”는 이제껏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이 책은 학자들만 이해할 수 있는 고전 해설서가 아니다. 도시 생활에 지치고, 정치와 사회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등을 돌리지 못하는 청년과 시민들을 위한 책이다. 귀촌과 농사, 생태와 공동체, 탈성장과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도연명은 “지금 여기”에서 다시 삶의 좌표를 그려볼 수 있는 실마리를 건넨다. 그런데 이 책 「내 친구 도연명」의 가장 특별한 점은 우리의 노(老)학자가 평생 마음속에서 대화를 나눠온 시인을 통해 자신의 시대를 비판하고 위로받아 온 과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데 있다. 고전 시문 읽기와 사상사, 그리고 자전적 에세이가 단단히 엮인 이 책은 “당신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당신은 누구를 친구라 부르며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독자 앞에 내려놓는다. 그리고 조용히 제안한다. 이 불안한 시대를 건너가는 동안 1,600년 전 농사꾼 아나키스트 도연명을 우리 시대의 동지이자 길동무로 한번 불러내보지 않겠느냐고. 도시에서의 삶과 다양한 경쟁에 지친 청년과 시민들, 귀촌·생태·공동체·탈성장에 관심 있는 인문사회 독자들, 그리고 고전을 오늘의 삶의 언어로 다시 읽고 싶은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저자

박홍규

세계에대한폭넓은이해를바탕으로글을쓰는저술가이자노동법을전공한진보적인법학자이다.걷거나자전거를타고시골에서아내와함께작은농사를지으며자유·자연·자치의삶을실천하고있다.오사카시립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받았고오사카대학등에서강의하고하버드로스쿨,노팅엄대학,프랑크푸르트대학등에서연구했다.1997년『법은무죄인가』로백상출판문화상을수상했고,2015년『독서독인』으로한국출판평론상을수상했다.『노년이란무엇인가』『우정이란무엇인가』『간디평전』『유일자와그의소유』『오월의영원한청년미하일바쿠닌』(2023경기도우수출판물제작지원선정)『밀레니얼을위한사회적아나키스트이야기』(2022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카뮈와함께프란츠파농읽기』(2022세종도서교양부문)『표트르크로포트킨평전』(2021중소출판사출판콘텐츠창작지원사업선정)『비주류의이의신청』(2021우수출판콘텐츠선정)『내친구톨스토이』『불편한인권』(2018세종도서교양부문)『인문학의거짓말』『놈촘스키』『아나키즘이야기』외다수의책을집필했으며,『오리엔탈리즘』『간디자서전』『유한계급론』『자유론』『존스튜어트밀자서전』『법과권리를위한투쟁』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머리말/일러두기
1장오류선생(五柳先生)도연명
도연명은누구인가?/도연명은농사꾼아나키스트다/자신의제문을쓰다/나는죽는다/내인생은가난했기에즐거웠다/농사는즐거웠다/독서와거문고덕에즐거웠다/나는세상과다르다/내인생에후회는없다/죽은나를잊으라/「만가」/「형영신」
2장도연명의시대,디스토피아
나의도연명/매우간단하게보는중국의역사/『삼국지연의』영웅들과반대되는도연명/위진의정신과생활/도연명의상상속선조/도연명의3대조상/아들에게부탁함/도연명의외가
3장주경야독으로보낸성장기(0~27세)
가난한집안/책읽기로즐거웠고거문고로화답하다/사랑/「한정부」서문과1수/사랑의갈망,「한정부」2수/사랑의절망,3~4수/「오류선생전」/「구일한거」/「영삼량」/「영형가」
4장벼슬과농사사이에서방황하다(28~40세)
‘내힘찬젊은날’/28세에서40세까지의생애/「감사불우부」/「권농」/「경자년오월,도읍에서돌아오다규림에서험한바람을만나다」/「정운」/「시운」/「영목」/「신축년1월,휴가를마치고강릉으로돌아가는밤길에」/「처음으로진군의참군이되어」/최초의농시/행려시
5장농사꾼아나키스트출발(41~43세)
농사와농시의변화/「귀거래사」/자연으로돌아가농촌에서살다/「독산해경」
6장남촌의농사꾼아나키스트시인(43세이후)
「무신년7월,화재를당하고」/「환구거」/「이거」/「경술년시월,서전에서올벼를수확하고」/모든사람은형제/「잡시」/「음주」/술과도/참된귀은/“무리잃은새한마리”/현실비판/전원으로돌아가기
7장아나키스트도연명,권력을거부하다(56세이후)
「의고」/동물사랑,친구사랑/「걸식」/「깨닫는바가있어짓다」/「영빈사」
8장도화원,농사꾼아나키스트의유토피아
완적의「대인선생전」/도화원/「도화원기」/「도화원시」/도화원과『노자』소국과민과『예기』대동/도화원에대한후대의평가/도화원의아나키즘/정약용의「미원은사가」
맺음말/도연명연보/더읽어보기

출판사 서평

경쟁과권력이지배하는시대,위진남북조에서오늘의한국으로
소유와자본이삶의기준이된오늘,‘권력을갖지않고도존엄하게사는법’을몸으로보여준시인이있다.왕조가갈라지고정권이몇해만에뒤집히던위진남북조,전쟁과역병,귀족들의권력다툼이일상이었던시대에살았던도연명이다.당시지배층문인들은허무와체념의청담(淸談)에빠져있었고,백성들의삶은끝없는유랑과빈곤으로무너지고있었다.그런디스토피아의가장자리에서서도연명은벼슬과부귀가아니라농사와자발적가난,그리고자유를자신의몫으로선택했다.「내친구도연명」은저자가평생가슴속에품어온시인을오늘의언어로다시불러낸책이다.군사독재와자본주의고도성장을거쳐다시금불평등과혐오,정치적무력감이판치는오늘날의한국사회에서우리는과연어떤이를내삶의모델로삼을수있을까?저자는학질과가난,전쟁과혼란속에서도벼슬보다밭을,출세보다자유를택했던도연명의생을따라가며“지금우리의친구로삼을만한옛사람이있는가”라는질문을던진다.그러면서“권력을쥐지않고도정치적으로사는삶이가능하다”는낯선상상을우리앞에펼쳐보인다.

벼슬과농사사이에서,한인간이찾아낸‘나의자리’
「내친구도연명」은가난한농가에서태어난한소년의생애를어린시절부터죽음에이르기까지따라가며,그가어떻게‘농사꾼아나키스트’가되었는지를밝힌다.낮에는밭을갈고밤에는책을읽고거문고를켜며성장한도연명은사랑과결핍을노래한초기연작시와학질에시달리면서도시와술을놓지않던청년기의작품들속에일찍부터“노동의존엄”과“사람답게사는일”을무엇보다중시했음을드러낸다.성인이된뒤그는관직에올랐다가도스스로사직서를내는방황기를거친다.반복되는사직의이면에는사실가족의생계를책임져야한다는현실적인부담과권력에기대지않고살고싶다는신념사이에서의고통스러운줄다리기가놓여있었다.하나마지막벼슬이었던팽택령자리에서도연명은마침내“벼슬이아니라오곡을돌보는일이더중요하다”고선언하고는농사꾼의길을선택한다.저자박홍규교수는시와산문,제문과만가에이르기까지도연명이남긴글들을집요하게추적하며그의이러한결단이단순한성정이나기분이아니라‘자유와평등,자율적인공동체에대한감각’에서비롯된선택이었음을전생애를통해입체적으로복원해낸다.

도화원과아나키유토피아,오늘의한국사회를비추다
「내친구도연명」의중심에는독자들이한번쯤들어보았을「도화원기」가놓여있다.저자는도연명이그려낸도화원을단순한이상향이나동양적목가풍경이아니라전쟁과과세,징병에서도망쳐온사람들이스스로땅을일구며살아가는‘무국가공동체’로읽어낸다.왕도귀족도관료도,세금과징집도없는곳.법과형벌대신오랜관습과서로에대한배려로유지되는작은농촌사회.도연명의농시들과함께읽히는도화원은이렇듯구성원들이스스로땅을갈고나누어먹는‘권력없는공동체’의상상도이자농사꾼아나키스트가꿈꾼유토피아의지도와도같다.또한저자는이도화원을서양의유토피아전통과나란히놓고비교한다.토머스모어의「유토피아」가여전히국가와법,치밀한계획과규율을전제로한“이상국가”라면,도연명의도화원은국가자체를벗어난자리에서성립하는비지배·비착취의공간에더가깝다.나아가제임스C.스콧이「지배받지않는사람들」에서말한국가의조세와통제를피해산지로숨어든공동체와도화원사람들을겹쳐읽는다.도화원주민들역시역사의중심이아닌변방에서‘지배로부터도망쳐얻어낸자유’를살아가는존재들이기때문이다.이렇게읽어낸도화원은단순한전원동경이나인생후반의로망을제시하는것이아니라“우리는어떤공동체에서어떻게살아야하는가”라는정치적·윤리적질문의새로운지평을열어준다.

“내친구도연명”이라부를수있을때,당신의삶은조금가벼워진다
「내친구도연명」은고전해설서가아니다.노학자가평생곁에두고읽어온시인에대한사랑과존경의고백이자그를오늘우리의친구로소개하는초대장이다.저자는도연명의시속에서가난과병에도꺾이지않는자존,권력을멀리하면서도세상에완전히등을돌리지않는태도,자연과벗과술을사랑하는소박한기쁨을차근차근길어올린다.그리고독자에게조용히묻는다.“당신은어떤친구를진정한친구라부를수있는가.”도시의피로와정치적무력감속에서다른삶의가능성을찾는청년과시민들에게,이책은1,600년을건너온한시인을‘내친구’로불러보자고제안한다.마지막장에서서술의초점은자연스럽게도연명에서저자자신으로옮겨온다.군사독재시기를통과한저자는도시의편리함과학계의안정된지위를뒤로하고시골로내려가작은밭을일구며살아간다.넉넉하지않은수입,최소한의소비,직접재배한곡식과채소로꾸려가는생활은도연명이말한‘가난하지만후회없는삶’을오늘의언어로옮긴실천이다.그는도연명의시를읽으며“권력과거리를두되세상과도등을돌리지않는법”,“스스로를지키면서도남들과더불어사는법”을터득한지난시간을담담하게들려준다.「내친구도연명」은흠모하는시인과닮은길을선택한저자의삶을풀어낸에세이이자“당신도이런친구와함께살아보지않겠느냐”는다정한권유가함께담긴깊고아름다운저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