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의 얼굴: 폭군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몰락하는가 (반양장)

반정의 얼굴: 폭군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몰락하는가 (반양장)

$17.00
Description
역사적 사건은 빛과 그림자의 복합체다. 명암을 아울러 봐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폭군을 축출하고 새로운 시대를 연 극적인 순간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1506년 9월 1일부터 3일까지 중종반정을 여러 사람의 시선에서 재구성했다.
저자

권경률

저자:권경률
작가·칼럼니스트.서강대학교에서역사학을공부했다.《가요로읽는한국사》(2025),《사랑은어떻게역사를움직이는가》(2023),《모함의나라》(2022),《시작은모두사랑이었다》(2019),《조선을새롭게하라》(2017),《조선을만든위험한말들》(2015),《드라마읽어주는남자》(2011)를썼다.《월간중앙》에〈사랑으로재해석한한국사〉(2020~2022)에이어현재〈노래하는한국사〉(2022~)를매달연재하고있다.경기도교육청정책자문위원과경기게임문화센터워킹그룹전문가로활동했으며,고용보험적용e-러닝‘불패의전략,명량·한산·노량그리고이순신’등을강의했다.인생의정답이아니라좋은질문을구하기위해역사를읽고생각하고쓰고있으며,페이스북과유튜브에‘역사채널권경률’을열어독자들과소통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_운수좋은날
폭풍은다시몰려오고
누군가에게는지난꿈이지만
하루라도늦출수있다면
새재로가는길
바람은더가까이오고있다
그래도살아야할날들이라면
낡은하늘은무너지고

2_삼대장
거사의순간
누가어떻게나설것인가
뒤집어바로잡아야할
시간은누구의편인가
1506년9월1일

3_집으로가는길
말머리가향하는곳
조강지처를어찌내치는가
아무도찾지않는밤
어린아이를어찌두고
살아내고살아내야할
칼춤은멈추지않고

4_폭정의두얼굴
그가꿈꾸는나라
아버지와아들
뱃놀이는바람에멈추고
어찌하여제어미를죽였습니까
왜여태참고사는가
이처럼무거운국새
교동으로떠나는배

5_의적과선비
광대패두령
임금이임금의도를잃으면
길이끝나는곳에서길은
답할수없는답
나라가나라답지못하면
다시돛을올리고

출판사 서평

폭군은어떻게만들어지고몰락하는가

반정은본래의바른상태로돌아가는것을말한다.1506년9월,폭군연산을왕위에서몰아내고이복동생진성대군을옹립하는의거가성공을거두었다.중종반정의주역은사대부들이었지만,그원동력은미친폭정을청산하고바른정치를해주기를바라는민심의폭발이었다.민심은묘한것이다.폭군이미쳐날뛰자오히려모반의기운이피어올랐다.민심이폭발하자사대부들의공론도들끓었다.폭군에게충성맹세를한조정대신과왕의측근들도흔들리기시작했다.그렇게반정의불길이타올랐다.
1506년9월1일부터3일.그날역사는뒤집어지고바로세워졌다.폭군연산을왕위에서몰아내는거사가이루어졌고,그의이복동생진성대군을새국왕으로옹립했다.반정의주역은사대부들이었지만,그원동력은미친폭정을청산하고바른정치를바라는민심이었다.
반정에직면해그들은무엇을선택하고어떻게행동했을까?이책은역사적사실을바탕으로폭군을축출하고새로운시대를연중종반정을서로다른관점을교차하여입체적으로조명한다.유배길에오른문인에서중종반정의주역들,반정의소용돌이속에서운명이뒤바뀐여인들,아버지가이룩한성리학적통치체제를무너뜨린연산군,그리고백성이바라보았을반정의얼굴을새롭게복원한다.
연산군은아랫사람이간언하는것을극도로혐오했다.신하가바른말이라며임금에게쓴소리하는것을죽여마땅한죄악으로보았다.입을틀어막기위해상상을초월하는사화를일으켰다.특히1504년갑자사화는생모폐비윤씨의죽음을빌미삼아신하들을마구잡이로도륙한참극이었다.어머니를내세워사화를일으켰지만진정한의도는따로있었다.
폭군은위를능멸하는풍속을고쳐없애겠다고선포했다.임금을업신여기는죄를엄히다스리겠다는것이다.과거의기록을샅샅이뒤져왕에게쓴소리한대신과바른말을한언관들을모조리잡아들이게했다.이사화로대소신료와선비240여명이화를입었다.조선에지옥도가펼쳐졌지만,폭군은태평성대를노래했다.

지금,우리는왜중종반정을돌아보는가

연산은12년간재위하면서무오사화와갑자사화등두차례친위쿠데타를일으켰다.직언하는신하들을용납하지않았으며,자기뜻에순종하지않는이들을억누르고봉쇄했다.이를통해왕권을강화하고신권을제압했지만,독단과폭정으로이어진시대는반정으로몰락했다.
노벨문학상수상작가한강은“과거가현재를돌보고죽은사람이산사람을살린다”고했다.우리는과거를통해현재를되짚고미래를내다본다.과거와현재,미래는서로에게빛을비추며빛이된다.비극적인역사는결코반복되어서는안되며,그러기위해지난시대를직시하고잊지말아야한다.서로다른관점으로중종반정을들여다본《반정의얼굴》.이책은지난역사를새롭게복원하면서도바른정치란무엇이며누구를위한것이어야하는지되짚어묻는다.

책속에서

연산군은광기에사로잡혀대소신료와만백성을겁박했다.그가입버릇처럼외던말이‘능상지풍(凌上之風)’,위를능멸하는풍습이었다.그것을‘혁거(革去)’,고쳐없애는것이야말로지상과제라고믿었다.감히신하가임금을업신여기는못된풍습을엄히다스려뿌리뽑겠다는것이다.이는선전포고였다.임금에게무조건복종하라는것이었다.토를달면죽여버리겠다는것이었다.
본보기로신하들이간언한기록을샅샅이뒤져지난날왕에게바른말이나쓴소리한자들을추렸다.날이면날마다처참한국문이이어졌다.주리를틀고,인두로지지고,압슬을가하며능상의경위를추궁했다._p.21

변고를미연에방지하기위해왕은불만세력을선제적으로색출했다.1504년에어머니폐비윤씨사사를빌미로처형한대신들이떠올랐다.죄인과직계가족은다죽였지만친인척들이꺼림칙했다.혈족과처족을마구잡아들여죽을때까지고문했다.바른말을하다가멀리귀양간관리들은감찰관을파견해닦달하고의심스러우면처형했다.
인심은묘한것이다.폭군이잔인무도하게나올수록모반의기운은더욱무르익었다.절대권력을휘두르는무시무시한왕인줄알았는데가만보니정변이일어날까두려워광기에휩싸인나약한군주였다._p.66

집에돌아온박원종은마당에서활을쏘며허전한마음을달랬다.이때청지기가달려와급보를전했다.전라병영종사관으로있는박원종의옛부하가보낸것이다.놀랍게도호남으로귀양갔던이과,유빈,김준손등이현지의수령및장수들과함께거병한다는소식이었다.그들은서울로진격하기에앞서격문을지어팔도에돌렸다.
“주상의죄가하나라걸왕과은나라주왕보다심하니,백성들의죽을고생은말할것도없거니와왕조가바뀌는화가생길까두렵다.이에진성대군을추대하여의병을일으키려하니,뜻을같이하는사람들은9월보름까지서울에모여위태로운종묘사직을구하라.”
사태는급박하게돌아가고있었다.박원종은결단해야할때가왔음을직감했다._p.82

연산군은드디어폐비윤씨라는패를꺼내들었다.
‘따지고보면저들은내어머니를내치고죽인사람들이아닌가.할머니는며느리에게투기와배덕의올가미를씌웠고,대신이라는자들은국모의폐출과사사에동조하지않았는가.’
젊은왕은어머니의이름으로마지막걸림돌들을제거하기로했다.자식이어머니의한을풀겠다는데누가가로막겠는가.갑자년인1504년3월20일,사화의불길이거세게타올랐다._p.153

연산군은국새를들고옥좌에서내려와휘청휘청인정전을나섰다.너른마당에는낙엽이쓸쓸히뒹굴고무거운침묵이깔려있었다.한걸음씩옮길때마다땅이꺼질것만같다.아래를내려다보니피범벅인손들이아우성치고있다.폭군은머리를숙이고눈물을떨구었다.모두자초한일이다.수많은사람을함부로죽이고잔혹하게훼손했다.인제와서뉘우친들무엇하리.업보를치를시간이다._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