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의 위대한 스캔들 (세상을 뒤흔든 발칙한 그림들 50, 마사초에서 딕스까지)

미술의 위대한 스캔들 (세상을 뒤흔든 발칙한 그림들 50, 마사초에서 딕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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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앵그르의 〈터키탕〉, 쿠르베의 〈잠〉,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당대에 외면당하거나 멸시받은 작품들이 오늘날 명작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명화 탄생의 배경에는 언제나 스캔들이 있었다.

서양 미술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미술 스캔들을 살펴보다.

“스캔들을 일으키는 대상은 본질적으로 어느 정도 홍보를 필요로 한다. 비밀스럽거나 조용한 스캔들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모순이다. 설령 그런 스캔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반향이 없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나탈리 하이니히)

회화적, 정치적, 윤리적 대담성과 새로움으로 당대 화단과 대중의 뭇매를 맞은 화가들의 문제작들. 서양 미술의 역사는 어김없이 등장하는 스캔들과 함께 펼쳐졌다. 종교, 아카데미즘, 도덕, 전통이 요구하는 양식과 규범 앞에서 고유의 정체성과 신념으로 무장하여 맞선 화가들.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에서 렘브란트의 〈야간 순찰〉, 쿠르베의 사실주의 걸작들과 드랭, 브라크의 혁신적인 작품들까지… 스캔들을 야기한 그림 50점을 통해 회화에 혁명을 일으키고 새로운 자유를 갈구한 화가들의 여정을 살펴본다.
저자

제라르드니조

저자:제라르드니조
프랑스의파리고등예술교육원PSPBB교수이자다양한책의저자로여러화가들및음악가들의전기를출간했다.예술장르의상호작용에관심을두고라루스출판사에서『예술의대화LeDialoguedesarts』,『이해하기,인식하기ComprendreetReconnaitre』를출간하는등왕성한집필활동을이어가고있으며그의저서들은17개언어로번역되었다.현재『엔사이클로피디아유니베르살리스EncyclopediaUniversalis』의고정집필자이자라디오프랑스의문화방송프로듀서다.최근저서로는라루스출판사에서출간한『미술의위대한수수께끼LesGrandsMysteresdelapeinture』가있다.

역자:유예진
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취득하였으며미국보스턴칼리지에서마르셀프루스트의회화론을연구하여박사학위를받았다.저서로는『프루스트의화가들』,『프루스트가사랑한작가들』등이있으며,역서로는『반고흐,마지막70일』,『인상파그림은왜비쌀까?』등이있다.프랑스현대문학및회화에관심을두고집필과번역을병행하고있다.

목차

서문|그림,스캔들의거울

<낙원으로부터의추방>마사초|스캔들의열매
<무덤속그리스도의시신>소한스홀바인|평범한것의스캔들
<옮겨지는그리스도>폰토르모|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우르비노의비너스>티치아노|쾌락에바치는찬가?
<최후의심판>미켈란젤로|알몸들좀가리시오
<성마르코의기적>틴토레토|새로운길
<레비가의향연>베로네세|스캔들을일으킨‘무대’
<성모의죽음>카라바조|교리의위반,회화의혁명
<수산나와노인들>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상처입은여인의이야기
<야간순찰>렘브란트판레인|제복아래감춰진조롱?
<거울을보는비너스>디에고벨라스케스|누드
<오달리스크>프랑수아부셰|규방의화가
<깨진항아리>장바티스트그뢰즈|거짓된순진함
<빗장>장오노레프라고나르|에로틱한현기증
<악몽>요한하인리히퓌슬리|아름다운어둠,달콤한공포
<마라의죽음>자크루이다비드|영웅의죽음
<다나에로분한랑주양>안루이지로데|어느화가의복수
<옷을벗은마하>프란시스코고야|여자라는것
<테첸제단화>혹은<산속의십자가>카스파르다비드프리드리히
|낭만주의의첫번째스캔들
<아일라우전투의나폴레옹>앙투안장그로|슬픈승리
<메두사호의뗏목>테오도르제리코|스캔들의연대기
<키오스섬의학살:죽음이나노예로서의삶을기다리는그리스인가족들>외젠들라크루아|전쟁의저주
<오르낭의매장>귀스타브쿠르베|오직사실만을
<이삭줍는여인들>장프랑수아밀레|소박한사람들에대한경의
<터키탕>장오귀스트도미니크앵그르|감각의천국
<흰색의교향곡1번,하얀소녀>제임스맥닐휘슬러|(비)순수한회화
<풀밭위의점심식사>에두아르마네|젊음의원천
<올랭피아>에두아르마네|벌거벗은회화
<잠>귀스타브쿠르베|여성의절대권력
<노예시장>장레옹제롬|평범한범죄
<인상,해돋이>클로드모네|아무것도보이지않는
<카페에서>혹은<압생트한잔>에드가드가|불행의기록
<습작,토르소,빛의효과>오귀스트르누아르|예술적피부
제임스티소|여성의몸
<롤라>앙리제르벡스|새로운낭만주의
<창부정치>펠리시앙롭스|순수와돼지
<소파위의누드>귀스타브카유보트|벌거벗은진실
<그랑드자트섬의일요일오후>조르주쇠라|선언으로서의회화
<백인노예>장쥘앙투안르콩트뒤누이|지나치게아름다운
<그리스도의브뤼셀입성>제임스앙소르|광인들의카니발
<망자의혼이지켜본다(마나오투파파우)>폴고갱|밤의공포
<침대에서,키스>앙리드툴루즈로트레크|비참함을잊기위해
<바닷가마을,콜리우르풍경>앙드레드랭|색채의향연
<거대한나부>조르주브라크|입체주의의탄생
<갤러리에서의폭동>움베르토보초니|예술적폭동
<검은화병이있는자화상>에곤실레|불안의얼굴
<계단을내려오는누드no.2>마르셀뒤샹|분해된사람
<백인여자와흑인여자>펠릭스발로통|가치의전복
<검은사각형>,<검은원>,<검은십자가>카지미르말레비치|회화의혁명
<전쟁>오토딕스|전쟁에반대하여

맺음말|스캔들:불확실한미래
도판크레딧
색인

출판사 서평

과거에는치욕의상징,오늘날은명예의상징?

경직된사회분위기속에서새로운바람을일으키는대상에거부감을갖는것은당연하다.이처럼변화를반기지않는시대에서탄생한화가들의독특하고매력넘치는작품들은평단의비난을받거나대중에게외면당하곤했다.오랜시간이흐른후에이작품들은미술관의가장중요한자리를선점하며많은사람들에게칭송받는명작의반열에오르게된다.마네의<올랭피아>가그러했고,모네의<인상,해돋이>,고야의<옷을벗는마하>,뒤샹의<계단을내려오는누드no.2>도마찬가지다.

그러나20세기이후스캔들의개념은완전히달라진다.과거스캔들이작품을공격한이들에의해발생하였다면오늘날의예술가들은의도적으로스캔들을준비하고언론은그것에대중성을부여하는임무를충실히수행한다.남성소변기를출품한뒤샹의<샘>과교황이운석에깔린모습을나타낸카텔란의<아홉번째계시>까지…오늘날의예술가들은모든상상력을동원해스캔들을일으킬수있는소재를발명하기시작했고,미술에서연출은연극무대의그것만큼이나중요하게인식되었다.

물론16세기에성경을자유롭게해석한그림이일으킨스캔들과오늘날전통적가치가있는건물에‘현대적제스처’를표현하여벌어진스캔들을비교하는것은불가능하다.18세기살롱에서점잖게표출한분개와21세기소셜네트워크에서무차별적으로쏟아지는비난을동일선상에놓고비교하는것역시무의미하다.그럼에도과거의예술스캔들을면밀히살펴보아야할이유는기준의정의라던가도덕적으로위배의대상이되는모든것에수많은답을제시한다는점이다.예술스캔들을사회적현상으로바라보는것…이것이바로저자가강조하는이책의야심이다.

“새로운생각을하는사람들은누구나스캔들을일으킨다.”(오노레드발자크)

과거사례들을종합해보면,새로운작품은혼란과동요를일으킨다.사람들은질서를파괴하고익숙함을뒤엎는작품들을마주한순간비난과야유로답한다.이러한혹평과조롱에도흔들리지않고자신의신념을밀어붙인화가들의야심은무엇이었을까?상식을뒤집고세상을뒤흔든화가들의명작,그매력적인작품속‘스캔들’을살펴보자.

미술스캔들이일어나는방식은너무나도다양하다.종교적금기를깨트리거나여성의나체를적나라하게드러내는것,폭력적인행위를직접적으로표현하거나비도덕적인내용을고발하는것…일례로베로네세는그리스도의경건하고소박한최후의만찬을호화로운연회로표현했다는이유로작품제목을변경할것을강요받는다.그렇게<최후의만찬>은<레비가의향연>이라는새로운이름을얻게된다.현대회화의문을열었다고평가받는마네의<풀밭위의점심식사>는황후의분노를사면서스캔들이되었다.작품속평범한여인들의도도한나체에황후와평단은큰충격에휩싸였다.브라크의<거대한나부>는“도무지이해할수없는끔찍한작품”이라는언론의혹평을들었다.전통적인표현대상인나체에입체주의원칙을적용했다는이유에서였다.이처럼많은작품들은여러이유들로평단과대중의비난을받게된다.

이책에서스캔들을일으킨작품들은아카데미즘에서추상화,그리고현실주의로이동한다.책의구성으로는한작품당네페이지가할애되는데,앞의두페이지는작품전체를설명하고,뒤의두페이지는우리가미처파악하지못했던세부사항들을지적한다.그림이탄생한역사적,관계적맥락에대한지식을파악할수있는소중한자료가한데모여있는것이다.당대의문제작이희대의걸작이되기까지각기다른이유로스캔들을일으킨작품들은우리에게단순한흥미나충격을주는것을넘어미술스캔들의본질에대한생각거리를제공하고스캔들을사회적현상으로바라보는시각을제공할것이다.

책속으로

가장충격적인요소는두인물의나체다.성경에수치스러운것이라표현된나체야말로미술스캔들에서빈번하게등장하는요소다.마사초의경우두인물이옷을입고있지않다는사실보다불완전한육체,즉종교적알리바이가성립하지않는신체를날것그대로묘사한방식이문제가되었다.이러한이유로17세기말혹은18세기초,아담과이브의성기부분이무화과나뭇잎으로가려진다._18쪽

“티치아노,라파엘로,다빈치가그린가장아름다운초상화들은모두화가들이흥분을주체하지못한상태에서제작되었다는공통점을가지고있다.이러한상태는사실모든걸작들의탄생조건이다.”_33쪽

1601년로마의트라스테베레에있는산타마리아델라스칼라성당을위해제작된카라바조의거대한그림은처음에는주문한이들에게,이어서대중에게분개를불러일으켰다.이것은이탈리아회화의‘마지막거장’으로불리는카라바조의명예가복원된20세기가되어서야어느정도사라진다._46쪽

이그림은인류의가장오래된스캔들중하나인성폭력에대한시각적성명으로,그림이갖는강렬함을이해하기위해서는화가의삶을들여다볼필요가있다.아르테미시아의아버지인오라치오는딸이매우어렸을때부터화가로서의재능을알아보고그것을키워준다.하지만아르테미시아는자신의그림스승이었던타시로부터성폭력을당하고이후재판소에서이를증언한다.그자체로그녀가얼마나강한사람인지알수있다.[…]이러한사건들에비추어볼때〈수산나와노인들〉이비극성을띠는것은당연하다._50쪽

회화에서스캔들이일어날때가장재미난경우는그것을발생시킨이유를전혀예측하지못할때다.〈다나에로분한랑주양〉이바로여기에해당한다.모든것은그림을그린화가안루이지로데의복수심에서시작되는데,그결과는화가자신도예상하지못한방향으로흘러간다._82쪽

작품이제작된지2세기가지났지만,전쟁의끔찍함을이보다사실적으로묘사한적은없었다.그로는켜켜이쌓인시체더미가주는시각적충격을두려워하지않음으로써비방드농이고심하여작성한지침을완벽하게따르지않았다.그리하여관람객은거대한화폭앞에서공포와매서운추위,비극적죽음이휩쓸고간사람들의형상을마주하게된다.추위에얼어붙어위로말려올라간입술,총검의날에말라붙은핏자국등은차마눈뜨고볼수없을만큼끔찍한모습이었다._94쪽

사실이번스캔들의근본적인이유는적개심을나타낸사람들이믿고싶어한것과는전혀다른데서찾아볼수있다.즉이삭줍는여인들의평온한위대함이그들을불편하게한것이다.밀레의여인들은동정을구걸하지도,연민을원하지도않는다.그렇기에이그림은더욱전복적이면서강렬하다.만약밀레가여인들에게구멍뚫린낡은옷을입혔더라면처음에그림을공격했던사람들은기꺼이그것을옹호했을것이다._111쪽

“보여주는것,이것은화가에게가장본질적인문제다.처음에우리를놀라게했던것,혹은충격을주었던것도반복되면우리는어느새그것에익숙해진다.우리는그것을점차적으로이해하고받아들인다.시간또한그림에연마기처럼작용하여그것을무디게만들고처음의거?s을없앤다.보여주는것,이것은투쟁을위해친구들과동지를얻는것이다.”_129쪽

르누아르는그림속모델을그리면서여인의나체라는가장오래된장르에대한전통적인규칙을위반하는것을주저하지않았다.그는이장르에대한애착이남달랐고이를숨기지않았다.“가장단순한소재가영원한법이다.벌거벗은여인은당당히모습을드러내고,비너스나니니라고불리며,이보다더훌륭한소재는앞으로도없을것이다.”_146쪽

사실주의화가들,특히쿠르베와함께여성누드는독보적인변화를겪었다.하지만이그림에서는한발더나아가자연주의가더해진모습이다.겨드랑이와음부의털,가슴에올려놓은손의애매한위치등은미화되지않은삶의한단면을그대로제시한다.모델의신체적실제가일으키는시각적충격을너무나도잘이해하고있던화가는평단이나대중에게그림을공개하지않았다.완전한진실만을추구한그림에정반대되는의도를발견할것이뻔한그들에게그림을공개할필요성을느끼지못했던것이다._162쪽

툴루즈로트레크의작품들이화려한이면에가린인간의비참함에대한진정한증언이라는평가를받기까지는그로부터수십년이지나야했다.그의이름은물랭루주와무희들,매춘업소와매춘부들,몽마르트르언덕과탕아들을떠올리고이와같은사실자체만으로당대평론가들은고정관념을가지고그의작품을바라보았다._182쪽

“나는아무도시도하지못했던것들에도전할것이기에사람들은‘살아있는’나의그림들앞에서공포를느낄것이다.”_199쪽

말레비치의야심찬계획에담긴특성중에서가장독특한점은이와같이구상미술에서멀어지길바라는작품속에인간의손의흔적이여전히남아있다는점이다.〈검은사각형〉과마찬가지로〈검은원〉과〈검은십자가〉에서도이러한의도는명백하다.특히캔버스에유채로표현한그림일경우이는더욱두드러진다.붓자국은분명하게드러나고,각도형의윤곽선은미세하게떨리는느낌으로표현되었으며,덧칠한물감의두께는균일하지않다.즉,구상미술의거부가반드시전통기법의거부로이어지지는않았다._2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