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첫눈

여름, 첫눈

$12.50
Description
제16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우수상 수상작 

5학년이 된 열매는 같은 반 부회장 최한빛과 연애를 시작했다. 물론 비밀 연애! 최한빛은 여느 남자아이들과는 다르다. ‘금일’이라든가 ‘해명’ 같은 어른스러운 단어를 점잖게 쑬 줄 아는 아이라고 할까?
4월 열매의 다이어리 맨 위에는 최한빛과 사귀기로 한 그날의 마음이 수줍게 적혀 있다.
‘꽃사과 나무 아래서 최한빛과 사귀기 시작하다. 나의 첫 연……’
하지만 사건은 여름 방학 전날, 2반 김재니의 생일 파티를 계기로 터지고 만다. 최한빛이 김재니와 입술 뽀뽀를 했다는 것!
충격적인 스캔들과 함께 맞이한 여름 방학 첫날, 열매는 최한빛과의 여름 방학 첫 데이트 대신 아빠를 만나러 어린 시절을 보냈던 동네로 떠난다. 그렇게 도착한 온돌 기차역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람을 만나는데…… 푹 눌러 쓴 모자를 벗고 멋쩍게 인사를 건네는 또래 남자아이, 배연우다. 열매보다 키도 작고 고장 난 세탁기처럼 시끄러웠던 그 배연우? 간질간질한 열매의 5학년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선정 및 수상내역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
저자

오늘

저자:오늘
친구가필요할때동화를만났다.친구같은동화를쓰려고노력중이다.작품으로계속이야기해나가는작가가되고싶다.

그림:토티
일상속에서스쳐지나가는순간들과감정을그린다.광고,아트상품제작,출판등다양한분야에서활동하고있다

목차


1.내여름은거기에있다6
2.열매가빛을삭제하는달20
3.눈부신여름인사36
4.봉선화꽃물들이는시간47
5.꿈속에서꺼낸마음70
6.이뜨겁고차가운계절87
7.여름,마음이닿는곳105
작가의말118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p.20
메신저대화창에부회장의메시지가도착했다.모든글자가허둥대고있는듯하다.그와중에도해명,금일이런단어를쓸줄아는애가바로우리반부회장이자내남자친구최한빛이다.다른남자애들처럼게임아이템얘기하고줄임말이나인터넷유행어를쓰는아이였다면나는4월에최한빛과사귀지않았을것이다.

p.22
예상대로2층이용자는우리둘만있었다.나는전날미리검색해서대출가능여부까지확인한책을책장에서가져왔다.자가대출반납기에서대출처리를할때제목『사랑의요정』이최한빛에게보이게책을똑바로눕히는것도잊지않았다.사랑,요정이상큼한단어들이최한빛의마음에스며들기를바라며.
“나,세면대에서손씻을건데책잠깐만부탁해.”
4월의도서관에서나는최한빛에게책만맡긴게아니다.책제목에적힌‘사랑’이라는단어를최한빛품에안겨준것이다.최한빛이책제목을확인할때내마음속에서벚나무가반짝피어났다.그러다내가세면대에서손을씻을때연분홍작은벚꽃잎들이비를맞은듯하늘하늘떨어져내렸다.나는그떨림을느끼는것만으로도좋았다.

p.44
“아,맞다.연우가있었지.연우야,네가말이없어서아저씨가깜빡했어.너라도먼저열매한테인사하지그랬어.모자쓰고있어서우리열매가너를못알아봤네.열매야,연우기억나지?우리옆집살았잖아.지금도아빠하고이웃사촌이야.”
연우?앞니빠지고나보다키작고고장난세탁기처럼시끄럽던그배연우?그렇다는듯이배연우가모자를벗는다.여름이빚은것같은눈부신얼굴이드러났다.아니,눈부신여름인사라고해야할까.눈앞에서있는배연우가말하는순간내마음이구석까지환해졌다.그런데정말별거아닌말이었다.
“안녕,오랜만이다.”

p.55
배연우는별말없이부추를뜯었다.긴녹색부추가배연우의손에톡톡끊어졌다.아빠의텃밭은잎줄기채소들의교실처럼다양한채소들이자리잡고있다.농약을뿌리지않아서잡초도섞여있다.아,뭐야.내가걸음을옮기려는데배연우가갑자기나를옆으로밀었다.가볍게툭치기는했지만나는밀리고말았다.
“미안.얘,방아깨비때문에.”
배연우가손가락으로풀을가리켰다.
“아,얘가방아깨비구나.나도알지.방아깨비.”

p.61
“언니,첫사랑있어?”
나는아무말도하지못했다.
“우리엄마가그러는데첫눈올때까지봉선화꽃물이손톱에있으면첫사랑이이루어진대.”
연아가반달눈웃음을지으며말했다.

p.78
반딧불이빛으로반짝거리는산골의여름밤.시끄럽기만했던매미들의울음소리가여기에서는다르게들린다.밤하늘의별빛을만져보려는듯간절하게운다.
이번에도배연우와나는말없이걸었다.문득궁금해졌다.배연우는나중에이여름밤을어떤장면으로기억할까.나는잘가라는흔한인사말도없이내방으로들어왔다.배연우도아무말안했다.하지만나는느낄수있었다.내가방에불을켠뒤에야배연우는자기집쪽으로발길을돌렸다는것을.내방같지않은방에서내심장이낯설게뛰었다.이낯섦을붙잡아두려는듯나는다이어리에적는다.
손톱에첫봉선화꽃물들인날.

p.104
마음으로쓴편지는삭제할수없어.하지만최한빛,너는이편지를받지못할거야.너는아직아이의계절에머물러있으니까.나는어쩌다일찍어른의계절을맛보게됐어.이뜨겁고차가운계절로너를초대하지않을거야.

p.111
동생을위해첫눈오기전까지난센스님이되고싶다는아이,생각할틈없이바로방아깨
비의목숨을구하는아이,쓰러진꽃들을일으켜세워품는아이,보채지않고말없이기다릴줄아는아이,사자를추모하는난센스퀴즈를짓는아이…….그아이의속눈썹은길고
콧대는높고입술은빨갛고눈은빛난다.가까이에서마주본배연우얼굴은마치여름이빚은조각같았다.온돌기차역에서본첫인상이틀리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