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결말을 바꾼다 (삶의 무의미를 견디는 연습)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 (삶의 무의미를 견디는 연습)

$18.80
Description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그 두 번째 이야기
삶을 일으키는 생각은 어디서 오는가?
돌이킬 수 없는 듯한 결말 앞에 주저앉은
위태로운 삶을 일으키는 반전의 사유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에서 ‘해답을 향한 최단거리’를 찾느라 자신의 질문을 피워내지 못하는 피상적인 삶에 “신선한 날씨를 선물”(이동진의 파이아키아)했던 서동욱 교수가 신작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에서 다시 생각의 힘을 그러모은다. 국내 최고의 들뢰즈 철학 연구자이자 시인, 문학평론가인 저자의 섬세한 시선은 여전히 빛난다. 해답이라는 얇은 막 안에 웅크린 무기력한 삶은 과연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모든 이야기는 다른 결말을 품고 있다. 몸, 여행, 사랑, 가족, 외로움처럼 잘 안다고 여겨온 것들은 낯설게, 부끄러움, 공부, 공포, 종말과 같이 버거운 것들은 가볍게 모습을 바꾼다. 철학과 문학, 미술과 영화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사유가 흔히 만나는 테마부터 평소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 주제까지 아우른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듯 삶을 주시해야 할 때, 천천히 입에 넣는 팝콘처럼” 일상의 길목마다 결말을 움직이도록 용기를 줄 것이다.
저자

서동욱

저자:서동욱
철학자이자시인,문학평론가.벨기에루뱅대학교철학과에서들뢰즈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고,서강대학교철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1995년부터계간《세계의문학》등에시와비평을발표했다.루뱅대학교와어바인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등에서방문교수를,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방문작가를지냈다.한국프랑스철학회장을역임했고,계간《철학과현실》편집위원으로도활동중이다.
지은책으로《차이와타자》《들뢰즈의철학》《일상의모험》《익명의밤》《철학연습》《생활의사상》《타자철학》《차이와반복의사상》《철학은날씨를바꾼다》등이있으며,시집《랭보가시쓰기를그만둔날》《우주전쟁중에첫사랑》《곡면의힘》《유물론》을펴냈다.엮은책으로《싸우는인문학》《미술은철학의눈이다》《철학의욕조를떠도는과학의오리인형》《비평가들뢰즈》《한평생의지식》(공편)《스피노자의귀환》(공편)이있고,시집《거대한뿌리여,괴기한청년들이여》(공편)《별은시를찾아온다》(공편)《온몸으로밀고나가는것이다》(공편)도엮었다.들뢰즈의《칸트의비판철학》《프루스트와기호들》(공역)레비나스의《존재에서존재자로》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프롤로그:삶을움직이는생각의지렛대

1부일상의보석
먹방시대,식사의철학│미세한차이가새로운세계를만든다│자유는어떻게탄생하는가│부끄러움,인간의위대한마음│에피쿠로스의정신│외로움│우리는몸을통해타자와만난다│권태를여행으로극복해볼까│냄새│무의미│말년의음식

2부인생의공부거리
공포,인간을길들이는흑마법│토론해서뭐얻은게있니│학자와정치│재치│파괴자이자창조자로서학문│삶의훈련으로서동양철학│경험이삶의스승이다│사랑과질투│가족은국가의적인가│플라톤과칼세이건의‘올바른’우주│공부는사람을어떻게변화시키는가

3부세계가숨긴법칙
철학적구역질│무위의철학│‘신의법’을어떻게이해할까│인문주의자의비극│보드게임,민주주의연습│라모의조카,비주류는사회의거울│출산의의미와그림자없는여인│부분과전체│공중전│4차산업혁명은판단력의문제이다│신은죽었다그리고인간도죽었다

4부우리가사는방식
유사성,게가된사무라이│모방│웨이터의세계│순수예술,참여예술,추한예술│올림피아의황금빛경기마차를찾아서│음악의철학│예술감상자│철학이전의선생,서사시│지리학으로철학하기│스피노자의이름에관한농담│12월의꽃,크리스마스

에필로그:고통의학습

출판사 서평

《철확은날씨를바꾼다》서동욱교수신작!

일상과사건,무의미와의미사이
외면할수없는삶의한가운데서
한철학자가붙잡은가능성의순간들

한평생반대방향으로나아간고대그리스의두철학자에피쿠로스와소크라테스의생은죽음을앞두고겹쳐진다.영혼불멸을믿지않았던쾌락주의자에피쿠로스는말년의질병앞에서친구들과나눈평정에관한대화를떠올리며고통의결말을바꾼다.사형을선고받은소크라테스는감옥을찾아온친구들에게영혼불멸을증언하며스스로생의결말을바꾼다.“삶을흔들어깨우는각성의책,철학에세이의모범”(이동진평론가)이라는찬사를받았던《철학은날씨를바꾼다》의후속작《철학은결말을바꾼다》가출간되었다.‘날씨를바꾸는철학자’서동욱교수는이책에서결말을움직이는생각의힘을이야기한다.부끄러움,질투,쾌락등감정에관한생각부터출산,가족,민주주의등공동체에관한전망까지지루한것은낯설게,버거운것은가볍게바꾸며소진된일상을들어올린다.

생각의지렛대는가까이에있다.1부에서는매일의생활을이루는것에서숨겨진보석을발견한다.예를들어‘먹기’는단지맛을느끼는것을넘어삶의형식부터더불어사는일까지존재의철학을관통하는행위다.방만한것이라경계하는‘쾌락’에서는쾌락주의자에피쿠로스철학이어떻게마르크스의철학으로이어졌는지보여주며자유와평정의정신을찾아낸다.
2부에서는인생의공부거리가되는경험에대해이야기한다.저자가보기에인간을성장시키는경험의다른말은‘실망’이다.이렇듯쓰디쓰지만경험만이우리가무엇을할수있는지알려주고,자신의유한성을깨닫게해준다.이책에서“철학이결말을바꾼다”는말은비유도낙관도아니다.정해진듯보이는삶의방향을생각으로바꾸겠다는선언이자,철학이삶의기술로자리잡을수있다는선언이다.위태로운엔딩앞에서바위같은삶을움직인두철학자처럼.

삶이의혹을불러일으키고답하기를강요하는날,그강요에대한응답으로우리는철학을시작한다.그러니근본적으로철학은‘사는연습’,사는훈련외에다른것이아닐것이다.철학은얼어붙은듯멈춘채로허공중에서저홀로빛나는영원한지식을위해혼란스러운삶을저버리고‘죽는연습’이아니다._2장(144쪽)

“서로다른세계에는미세한차이가있다”
위태로운삶,그가장자리에피어난사유
일상의결말을바꾸는작은실천에관하여

숲속에는두갈래길이있었다.프로스트의시<가지않은길>의이유명한대목은한번의선택이전혀다른세계로이어지는삶에관한은유다.이책은‘한번의선택’이실은미세한차이에관한것이라고말한다.라이프니츠의가능세계이론에서출발한저자는실제로우연한만남이무수히많은가능세계중하나를현실로만드는게아닌지묻는다.그러니우리가고대하는‘메시아’도결국‘미세한차이’에서오는것일지모른다고.
이책은‘생각’이라는미세한차이로익숙한논리들을뒤집는다.3부에서는껄끄러운것들의이면에서세계의작동원리를찾아낸다.예컨대구역질은괴롭지만“나의존재가나라는주체의지배에서언제든벗어날수있다”는것을알려주는상징이자가르침이다.흔히‘부분’은‘전체’를위한것으로여겨지는데,저자는‘기관들없는신체’라는들뢰즈의개념을바탕으로“부분들곁에나란히놓이는전체”,“부분들의효과로서의전체”라는새로운관계를모색한다.이러한사유는오늘날위기를맞이한민주주의의돌파구가될수있다.
4부는‘먹고사는것’과무관해보이는곳에서우리가사는방식과삶에서추구하는덕목을찾아내는이야기다.저자는사무라이얼굴을새긴일본게의전설을그저허무맹랑한이야기가아니라우리삶을보듬으며“사라진세계의사람들을현세의사람들과이어주는끈”으로읽는다.스포츠와같은운동은책상에서결코체득할수없는정직,인내,절제,용기,협조등을익히는덕의집약체로본다.이처럼미세한차이를발견하는반전의시선으로우리도“이미있는기쁨,거래,세계”속에서가능세계를현실화해보면어떨까.

작은차이가세속적세계를메시아의세계로만든다.(…)철학은냉혹한구조물처럼그냥필연적으로서있을뿐이지만,사람들이거기에서영감을얻어내는일을막지는못한다.생각속에떠도는가능한모든세계로부터단하나의세계를현존하게하는일은미세한차이,작은실천에서가능하다는영감말이다._1장(36쪽)

“우리는혼자일때도함께있다”
모든이야기속알려지지않은엔딩
타자그리고바깥을향한사유

반전의실마리는타자에게서온다.이책은우리가외로움을느끼고‘먹방’과‘혼밥’을때때로휴식처럼느끼는것도타자와더불어있음이전제되었기에가능하다고본다.‘몸’도나만의것이아니다.저자가보기에몸은“우리자신인빈틈”으로,그덕분에우리는세계에받아들여지고세계를인식하며“타자에게몰두할수있는자”가된다.이책은레비나스의말“타인을맞아들이는것은나의자유를의문시하는일”을인용하며개인의전적인선택처럼보이는‘자유’조차타자가만들어낸다고말한다.
우리는삶의결말이영화처럼바뀌기를바란다.이책은반전의생각을‘나아닌존재’에서찾아보자고,그생각의힘으로결말을다시써보자고말한다.철학이결말을바꿀때그것은혼자의사유가아니라타자와의공존속에서완성된다고말이다.이책에는스피노자가자주등장하는데그는철학이늘혼혈잡종이라는점,철학의본질은세계시민을보호하는개방성과자유에있음을시사한다.삶을흔들어깨우는각성은일상이될수있을까?결말의초안은아직쓰이지않았다.

자유는어디있는가?자유는바로주머니에있는것을내줄수도있고내주지않을수도있는가능성으로있다.그이전에는자유가아니라임의성만이있었다.타자의등장과더불어비로소죄지을가능성으로서의자유가탄생하는것이다._1장(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