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랑 놀아 줬잖아

내가 너랑 놀아 줬잖아

$8.00
Description
보이지 않는 서열 속 선명한 대가,
교실에서 벌어진 마녀사냥 이야기.
같은 교실, 같은 모양의 책상이지만 같은 자리란 없다. 창문을 뚫고 들어온 햇볕이 책상들을 어둠과 빛으로 가르는 것처럼. 자리는 우연히 정해지지만, 혹은 약간의 자력으로 움직여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햇볕은 그렇지 않다.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아 있건 동쪽에서 서쪽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선명히도 작용한다. 또렷한 형체도 촉감도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 그것을 서열이라 정의해도 될까. 《내가 너랑 놀아 줬잖아》는 교실 속 시시각각 기울어지는 빛의 경계를 그려 낸 작품이다.

혜남은 늘 햇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앉은 아이다. 혜남을 비추는 건 햇볕이 아니라 햇살이라 느껴질 만큼 빼어난 외모로 언제나 이목을 끌고 있다. 반면, 남영은 혜남을 지난 빛에 절반쯤 자리를 들이고 있다. ‘모두가 친해지고 싶어 하는 아이가 누가 봐도 별 볼 일 없는 애랑 친하다는 게 아니꼬웠던 거야.’ 아이들은 그렇게 다른 온도의 시선으로 혜남 옆 남영을 주시했다. 그리고 대나무 숲 사건이 터지면서 혜남은 빛에도 어둠에도 서지 못한 채 맹렬히 비난받는다.

남영이 혜남에게 바나나 우유를 사다 준 날, 관계의 우위를 확인한 날, 하지만 누리고 있는 우월감을 놓을 수 없어 자괴감을 삼켰던 날. 혜남이 남영에게 요구한 ‘관계의 대가’가 씁쓸함을 남긴다. 알면서도 당한 배신, 그리고 알려 하지 않고 던져진 돌. 칼 없이, 총 없이 교실에서 일어난 일이라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잔인하지 않은가. 이선주 작가는 ‘학교를 다니는 내내 불행했던 건 아니지만 불안했다.’고 말한다. 혜남과 남영이 아니라 해도 우리 또한 그 불안을 알고 있다. 모두 그 교실에 있거나 있었으니까. 그러니 나의 불안을 아는 만큼 타인의 마음도 헤아릴 수 있길, 그러한 용기가 교실의 또 다른 창문이 될 수 있길, 이 작품을 통해 기대해 본다.
저자

이선주

저자:이선주

《창밖의아이들》로제5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는청소년소설《맹탐정고민상담소》전3권시리즈와《열여섯의타이밍》《단지커피일뿐이야》등과동화《태구는이웃들이궁금하다》《아미골강아지오스트랄로피테쿠스실종사건》등이있다.쓰고싶은이야기를찾고있다.



그림:남수현

《외로움반장》《최악의최애》등에삽화를그렸으며,애니메이션《옷장속고양이》를감독,제작했다.《나로만든집》《첫사랑49.5℃》등의표지작업과만화,애니메이션등다양한분야의시각작업을하고있다.지금이어야할수있는이야기를꾸준히그리고싶다.

출판사 서평

보이지않는서열속선명한대가,
교실에서벌어진마녀사냥이야기.

같은교실,같은모양의책상이지만같은자리란없다.창문을뚫고들어온햇볕이책상들을어둠과빛으로가르는것처럼.자리는우연히정해지지만,혹은약간의자력으로움직여볼수있다고생각하지만,햇볕은그렇지않다.누가어느자리에앉아있건동쪽에서서쪽으로,바깥쪽에서안쪽으로선명히도작용한다.또렷한형체도촉감도없지만분명히존재하는것,그것을서열이라정의해도될까.《내가너랑놀아줬잖아》는교실속시시각각기울어지는빛의경계를그려낸작품이다.

혜남은늘햇볕이잘드는창가자리에앉은아이다.혜남을비추는건햇볕이아니라햇살이라느껴질만큼빼어난외모로언제나이목을끌고있다.반면,남영은혜남을지난빛에절반쯤자리를들이고있다.‘모두가친해지고싶어하는아이가누가봐도별볼일없는애랑친하다는게아니꼬웠던거야.’아이들은그렇게다른온도의시선으로혜남옆남영을주시했다.그리고대나무숲사건이터지면서혜남은빛에도어둠에도서지못한채맹렬히비난받는다.

남영이혜남에게바나나우유를사다준날,관계의우위를확인한날,하지만누리고있는우월감을놓을수없어자괴감을삼켰던날.혜남이남영에게요구한‘관계의대가’가씁쓸함을남긴다.알면서도당한배신,그리고알려하지않고던져진돌.칼없이,총없이교실에서일어난일이라치부하기엔너무나도잔인하지않은가.이선주작가는‘학교를다니는내내불행했던건아니지만불안했다.’고말한다.혜남과남영이아니라해도우리또한그불안을알고있다.모두그교실에있거나있었으니까.그러니나의불안을아는만큼타인의마음도헤아릴수있길,그러한용기가교실의또다른창문이될수있길,이작품을통해기대해본다.

책속에서

“누가바나나우유사줬으면좋겠다아!”
이때부터조금기분이이상했어.나한테하는말인가?아니,그럴리가없잖아.우린친구인데.물론용돈이부족할땐서로우유나초콜릿같은걸사주기도했지.근데한명이다른한명의우유를사다준다는건좀이상하잖아.다리를다친것도아닌데.
본문20p중에서

데뷔날짜까지받아놓고뮤직비디오촬영부터다이어트까지할일이산더미였을텐데나를떠올렸다니.이유가뭘까?
“그날우리나눴던카톡대화,지운거맞지?”
헤어지기전에네가여러번입을열었다가다물더니결심한듯물었어.아침부터묻고싶었을텐데잘참았구나싶었어.얼마전모아이돌의과거가폭로되고며칠지나지않아네가나한테연락했었잖아.
본문25-26p중에서

애들은네가그런짓을했다고해도너를왕따시킬마음이없었던거야.애초에누가했는지는중요한게아니야.그냥짓밟고싶은누군가가필요했는데너는안되고나는됐던거지.
“그럼넌내가아니란걸알고있었던거야?”
내가물었더니지혜가고개를갸우뚱했어.
“긴가민가했어.”
왜사실을알려고노력하지않은걸까?나는모든게이해되지않아.
본문43-44p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