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떡볶이 - 창비 청소년시선 35

너와 떡볶이 - 창비 청소년시선 35

$8.70
Description
“온 우주를 헤매다 잠든 너에게 보내는 하이 파이브”
교실에서 길어 올린 희망과 위로의 시
이삼남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너와 떡볶이?가 출간되었다. 1999년에 ?창조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삼남 시인은 광주 고려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현직 교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시집에 “희로애락으로 가득한” 교실 풍경과 생생한 청소년의 삶을 담았다. 언제나 공부가 우선인 우리 청소년들의 불안정한 일상과 팬데믹 시대의 우울한 학교 현실을 진솔한 언어와 섬세한 필치로 그려 냈다. 진로, 성적표, 짝사랑 같은 청소년의 현실 고민이 깊이 녹아든 시편들은 공감을 자아내며 가슴 깊이 와닿는다. 우리 아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닿은 소재를 잘 찾아낸 시인의 “눈 맑은 지혜”가 돋보인다. “어느 때보다 희망의 언어가 필요한” 지금, 기꺼이 “한 줌의 따뜻한 말”을 건네는 시인의 다정한 목소리는 특히 입시 경쟁에 시달리는 고3 수험생들에게 큰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너와 떡볶이?는 ‘창비청소년시선’의 서른다섯 번째 권이며, 2021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에 뽑혔다.

저자

이삼남

저자:이삼남
해남에서태어났으며초등학교때부터부모님과떨어져청소년기의대부분을목포에서보냈다.한달에두어번집에가면습관처럼거닐곤했던바닷가솔숲의흔들림과찰랑이는파도소리,마당한귀퉁이에놓인아버지의낡은자전거와흙묻은채널브러진장화한켤레,정류장까지따라와뿌연흙먼지속에오래서계시던어머니.이런것들이서툰시감성의씨앗이아니었나싶다.
하루의대부분을학교에서아이들과함께보낸다.학교는아이들의여물지않은꿈이자라는,꽃망울속에담긴꽃의시간이라고믿고있다.진심이통하는교실,행복을나누는교실에서내꿈도함께자라기를소망하며스스로를다독이고있다.
1999년『창조문학』에시를발표하며등단했고,『빗물머금은잎사귀를위하여』,『침묵의말』등두권의시집을냈다.

목차

제1부학교생활보고서
급훈
이미지세탁
운동화
계단
고3체육시간
나-학교생활보고서1
시간표-학교생활보고서2
학교생활기록부-학교생활보고서3
쉬는시간-학교생활보고서4
오답정리-학교생활보고서5
대청소-학교생활보고서6
모의고사-학교생활보고서7
구술면접연습-학교생활보고서8
전설
5교시문학시간1
5교시문학시간2
교실

제2부이해할수없어
짝사랑
처음
서랍정리
사춘기
쓸쓸한일
상처받은일
이해할수없어
왼팔
말하지않아도
엄지척이이렇게힘든줄은
아빠의편지
뼈속의방-왼팔
아빠의등뼈를보다
비둘기-일요일아침
너와떡볶이
말이된다
그어려운걸
그만할래
어른들은모른다

제3부하이파이브
온라인클래스1
온라인클래스2
온라인클래스3
온라인클래스4
온라인클래스5
온라인클래스6-이렇게말하면쓸쓸하긴하지만
온라인클래스7
온라인학급게시판
침묵은똥이다
수행평가-인생곡선그리기
스터디카페에가다
착각은민폐다
성적표후유증
동아리활동
시험보는날
하이파이브
동행

제4부어디까지왔을까
꿈을찾아헤매다
울컥,다가오는풍경
진로계획발표하기
진로희망찾기

개학-코로나191
점심시간-코로나192
온라인합창제-코로나193
등교준비-코로나194
원서쓰기
선배방문특강
부끄러운일
하늘이무너지는
기싸움
책을읽다가
라면을끌이며
건의하는글쓰기
택배상자
어디까지왔을까-죽순

발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현실과이상사이,온우주를헤매는아이들에게
현직교사인이삼남시인은23년의교직생활중10년을고3담임으로살아왔다.교실에서복도에서운동장에서언뜻언뜻스쳐가는아이들얼굴에서보이지않는표정과속마음까지읽어낼만큼다정다감한선생님이다.시인은‘학교생활보고서’라는부제가달린1부의연작시편에서아이들이자라는교실의풍경과청소년들의다양한감정을섬세하게그려낸다.
“수능시간표에길들(?시간표?)”여질만큼입시지옥에서살아가는청소년들에게미래의꿈은아득하고현실의삶은버겁기만하다.책한권읽는일도‘생기부’를염두에두어야하고,스스로하는자율활동도“늘타인을의식하는자율”이어야하는생활속에서사춘기청소년으로서의“평범한나”(?학교생활기록부?)는없다.늘“선택과갈등의기로”(?나?)에서서헤매는가운데“입시라는괴물이가리키는/손끝을향해”내달리는“길은여전히오리무중”(?온라인클래스6?)이다.시인은이렇듯불안정한마음으로“현실과이상”사이를오가며“온우주를헤매다잠든”(?울컥,다가오는풍경?)아이들을보면서안쓰러운마음에울컥한다.

수시와정시사이
내신과수능사이
도전과적정사이
표준점수와백분위사이

선택과갈등의기로에서
나는우선순위가아니다

늘엄마아빠가
꿈꾸는미래에만있는

나는내가아니다
―?나?전문

코로나19,팬데믹세상에서도우리는자란다
3부에실린연작시?온라인클래스?와‘코로나19’라는부제가달린4부의시편들은“코로나가만든/최악의풍경”(?점심시간?)에서우리아이들이어떻게삶을헤쳐나가는지세밀하게묘사했다.코로나19로세상은엉망이되었다.학교도다를바없다.“운동화끈보다/더단단히”서로서로“경계의끈”(?등교준비?)을동여매며‘거리두기’를하고,“아크릴칸막이속”에서“혼밥아닌혼밥”(?점심시간?)을해야하는팍팍한현실속에서생기를잃은교실과복도에는정적만감돈다.아이들의천진난만한떠드는소리로어수선하던‘소란’이오히려그리울지경이다.
하지만생기발랄하던이전의생활로돌아갈수없을지도모르는불확실한상황아래서도아이들은“너의우주와/나의우주사이에서”(?꿈을찾아헤매다?)꿈을찾는희망을잃지않는다.절망속에서도꽃은피듯이아이들은답답한현실에서도파릇한봄날같은희망을북돋우며살아간다.컴퓨터모니터속,“매직아이처럼드러나는”‘온라인클래스’라는“또하나의세상”(?온라인클래스1?)에서길을찾다가문득,학교는“공부만하는곳이아니라는걸”(?온라인클래스5?)새삼깨닫기도한다.

세상은변할것이다
코로나가아니라도
학교는달라져야한다
주장은깃발처럼나부끼지만

세상은변할것이다
위기이자기회이니
교실은변화해야한다
구호는꽃잎처럼흩날리지만

우리는확신이없다
쌍방향으로출석체크를한다고해서
온라인으로동영상을되돌려보고
스마트폰으로태블릿피시로
첨단의마음가짐으로
책상에앉는다해도
길은여전히오리무중이다
―?온라인클래스6?부분

우리도뭔가쨍쨍하게북돋우고싶어
이시집의주요주인공으로등장하는고3아이들은공부에대한스트레스와미래에대한불안속에서꿈꿀시간마저빼앗긴채외롭게살아간다.시험보는날이면“아무리좋은위로의말도/가시처럼걸리적거”리고너나없이“시험보는날아침엔입맛을잃는다”(?시험보는날?).그렇지만아이들은“실타래같은/삶을받아들이려면/온전히끓어올라야”(?라면을끓이며?)한다는깨달음에이르러새싹같은풋풋한마음으로희망을키워나간다.
“새싹움트는봄날/우리도뭔가/쨍쨍하게북돋우고싶어/교실에서든/복도에서든/서로에게/하이파이브를하기로”(?하이파이브?)하고,무엇에도기죽지말자며서로“응원의눈빛”(?모의고사?)을보내는우정을나눈다.그리고주변을돌아보며“누군가의뒤처진시간을위해/함께기다려주고/함께고통을나누”(?동행?)는따뜻한마음을다져가면서서로에게힘이되어준다.

우리들은
무엇에맞서기위해
시옷자처럼
날지는못하고
피라미드같은나날들을
기어오르나

기러기처럼
누군가의앞에서서
아픔에맞서지는못한채
뒤에서서
고통을나눌다음차례를
기다리지도않은채
무작정기어오르기만하나

가끔은내삶을벗어나
누군가의뒤처진시간을위해
함께기다려주고
함께고통을나누다
다시삶으로돌아올수는없는걸까
―?동행?부분

그만할래,‘나’를위해살고싶어
청소년은“피어나는꽃망울,계속자라는성장판”이자“거대한폭발이일어나기바로직전에숨죽이는우주같은존재”(박종호,발문)이다.그런만큼인생에서가장빛나는순간을살아가는청소년들에게“지금있는자리만중요한”(?계단?)것은아닐것이다.“고무줄처럼늘어난/상상의끝자락”이‘톡’끊어지고“풍선처럼부푼/망상의꼭짓점”이‘펑’터지고나면“성적표에찍힌숫자만큼이나/또렷한오늘이기다리고있”(?성적표후유증?)지만성적이나대학보다중요한것은바로‘나’를찾는일이다.무한한가능성과잠재력이있는존재인청소년들은“늘엄마아빠가/꿈꾸는미래에만있는/나”(?나?)가아니라“다른누군가가아닌”온전한“나를위해살고싶어”(?그만할래?)한다.“닳고닮은”(?진로계획발표하기?)뻔한진로희망중에서오롯이‘나’만의길,“신기루속오아시스가아닌/인간의길에도달”(?진로희망찾기?)할때아이들은비로소어른들이세워놓은세상의잣대에서자유로워질것이다.

도전
시간장소불문
내가원하는곳

적정
독립할수있는
최적거리

안정
자유가있는곳이라면
어디든
―?원서쓰기?전문

청춘의꽃망울속에피어나는희망의언어
시인은이시집에서“30년도더지난고등학교시절”의‘나’로돌아가“그때의나와같은시절을살아가는”청소년들의삶을온화한눈길로찬찬히들여다보면서“아침부터저녁까지무슨일이벌어지는지,친구들과선생님그리고가족에대해서는어떤생각을하는지그들의가슴으로느껴보고싶었”다고말한다.“어느때보다도희망의언어가필요한때”에“여기담긴우리들의이야기가공감을넘어작은위로가될수있다면더할나위없겠”(시인의말)다는시인의소망처럼이시집은하루하루가치열한입시경쟁에더해팬데믹상황까지겹친“코로나전쟁터”에서숨막히게살아가는청소년들에게“속타고답답할때/가슴을적실위생병”(?등교준비?)과같은청량제가되어줄것이다.더불어“네가바라보는/별빛의길을/잃지만않으면돼//어디서든/일어서기만하면/그곳이시작이야”(?아빠의편지?)라고속삭이는시인의격려는청소년뿐아니라삶이고달픈모든사람에게따뜻한위로와용기로다가갈것이라고믿는다.

발문
시인이삼남은몇단계를거쳐드디어목적지에닿은택배상자처럼덤덤하고묵묵하게걸어가고있는지도모른다.“여기에왔으니다되었다는표정으로”스스로대견하게여기며,때로는아이들과벗들을위해맞바람을맞으며앞서기도하고지칠때는잠시물러나기도하면서.혹시나뒤처진아이들을위해서는기꺼이자신의시간을내주기도하면서그렇게따뜻한눈으로주변을바라보면서말이다.그는좋은선생님,미더운벗이고,딸바보아빠이며,마음따뜻한시인이다.그가너무악착같이살지말고,여린마음에상처를더받지않기를바란다.나아가세상의다양한풍경속에스스로또하나의풍경이되어따뜻한세상을그려내는시인의시간을더풍성하게누리기를간절히소망한다.
-박종호(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