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사람의 아들

$16.35
Description
우리 시대의 작가 이문열의 역작 중의 역작
인간세계에서 찾는 구원의 길
이문열 최고의 역작! 한국 문학계 초 베스트셀러 1위! 300만 부 독보적 판매!
화려한 수식어를 지닌『사람의 아들』은 1979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책으로 출간되었다. 1970년대 작가가 군대에 입대하기 전 써놓았던 원고를 이후 장편으로 개작하여 출간된 것으로 당시 이문열의 등장은 한국 문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엄숙주의가 강하던 문학계에 그의 소설은 새로운 문법의 등장과도 같았다.
이문열은 이 책의 출간 의의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오랫동안 사람들이 신의 얘기를 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혹 하더라도 그들은 쑥스러운 듯 수근거려 말했고, 더러는 자기들의 은어로만 얘기했다. 그래서 감히 내가 말했다. 목소리는 떨리고 얼굴은 달아오른다. 그러나 신은 우리의 영원한 주제 중의 하나다.”
출간 당시부터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책은 초판(1979), 2판(1987), 3판(1993), 출간 25주년 은경축판(2004), 5판(2020)에 이르기까지 40년이 넘은 지금도 독자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으며 우리 시대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간 존재의 근원과 그 초월에 관계되는 심각한 주제를 진지하게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 누구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신’ 그리고 예수, 인간에 대하여 고뇌하고 성찰한 구도소설『사람의 아들』은, 자평 타평하듯이 이문열의 문학적 근원이자 회귀점이다.
이문열은 작가의 말을 통해 이 책에 대한 감상을 토로했다. “지금까지『사람의 아들』초판이 내게 주어온 느낌은 고마움이면서도 또한 부끄러움이요 두려움이었다. 고마움은 이 책이 나의 모든 책 중에서 문학 안에서건 문학 바깥에서건 사실상 가장 많은 것을 내게 주었다는 데서 온 것이며, 부끄러움과 두려움은 그런데도 그 책이 내게 주관적으로는 가장 불만스러운 것이었다는 데 온 것이었다.”
이문열은 이번 개정 신판 머리말을 통해『사람의 아들』의 집필 구상이, 열아홉 살 때 억지스레 읽은 날림번역 니체의 책『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였다고 한다. 그 책의 첫장 어딘가 ‘영원한 방랑자’란 말의 각주에 아하스 페르츠란 이름과 딱 두 줄로 그 행적이 나와 있는 것을 보고서『사람의 아들』의 집필은 시작되었다. 이번 개정 신판은 전체적인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고 표현이 어색한 것들을 수정하였다. 또한 액자소설이라는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바깥 소설과 안쪽 소설의 서체를 달리하였다.
저자

이문열

저자:이문열
1948년서울에서태어나고향인경북영양,밀양,부산등지에서자랐다.서울대학교사범대학에서수학했으며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새하곡」이당선되어등단했다.이후「그해겨울」,「황제를위하여」,「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등여러작품을잇따라발표하면서다양한소재와주제를독보적인문체로풀어내어폭넓은대중적호응을얻었다.특히장편소설『사람의아들』은문단의주목을이끈초기대표작이다.
작품으로장편소설『젊은날의초상』,『영웅시대』,『금시조』,『시인』,『오디세이아서울』,『선택』,『호모엑세쿠탄스』등다수가있고,『이문열중단편전집』(전6권),산문집『사색』,『시대와의불화』,『신들메를고쳐매며』,대하소설『변경』(전12권),『대륙의한』(전5권)등이있으며,평역소설로『삼국지』,『수호지』,『초한지』가있다.
오늘의작가상,동인문학상,이상문학상,현대문학상,호암예술상등을수상하였으며,2015년은관문화훈장을수상했다.
그의작품은현재미국,프랑스,독일등전세계20여개국15개언어로번역,출간되고있다.

출판사 서평

신과인간에대한고뇌는영원한숙제다!

지방소도시형사계의남경호형사.그는고시준비를한답시고절간에틀어박힌적도있고,한때는글에미쳐이나라의신춘문예제도가있는신문이란신문에는모조리투고도했으나,가난은그를그가원하는대로내버려두지않았다.손쉬운대로경찰에들어왔다가눌러앉아버린,하루하루가특별할것없는생활을보내던중살인사건하나를맡는다.영생기도원에얼마전들어와숙식하던민요섭이뒷산에서주검으로발견된것이다.살해동기를알수없는이사건의단초를찾기위해남경사는민요섭이다녔던신학대학을찾아간다.그곳에서민요섭은촉망받던우수한학생이었지만어느순간실천신학에깊이빠져들면서급진과이단으로교의(敎義)의근간을흔들어대며교수들과싸우고학교를뛰쳐나가버린다.
남경사는어렸을적전쟁고아였던민요섭이선교사인알렌목사에게입양된후알렌댁의가정부로반평생을보낸육순의할머니를만난다.민요섭을돌봐준할머니의말에따르면,민요섭은알렌목사가남겨준사택도팔아어려운사람들을위해쓰고,스스로를위해서는양말한켤레속옷한장여분으로지니는법이없었고,방학이면고아원에서무료봉사를하거나나환자촌에서지낼정도로착한아이라는얘기를듣는다.
신학대학을뛰쳐나간민요섭은공사판과교회를전전한다.교회에나가서는돈을쫓는부조리한목사와신앙을욕하고싸웠으며,공사판에서는일하며번돈을어려운사람들을위해도왔다.어느하숙집에기거한민요섭은그집의고등학생아들인조동팔을만난다.조동팔은민요섭을존경과믿음으로쫓아다니며민요섭이찾고자하는‘진정한신과새로운신앙’에대해서뜻을같이하게된다.민요섭과조동팔은가난없는세상,거짓없는하나님의세상,말씀에구속받지않는신앙을만들고자했다.
남경사는민요섭의발자취를쫓기위해대전,인천등을돌아다니며그가남겨둔노트몇권을가져와읽었다.남경사는노트에쓰인소설을통해민요섭이세우고자했던새로운신,그리고신앙에대해서알아간다.『사람의아들』은신의아들‘예수’와사람의아들‘아하스페르츠’가등장하는액자소설로,남경사는민요섭이마치아하스페르츠와닮아있음을느낀다.


신은왜인간에게고통을주는가?
자비롭고사랑넘치는그신이맞는가?

야훼가예언한바에따라동방박사세명이예수의탄생을축하하며돌아오는길에검붉은별하나를보게된다.그들은원인모를공포와전율에사로잡혔다.불길하면서도음험한유혹의빛이었다.그시각샴마이학파율법사집에서진정한사람의아들아하스페르츠가태어난다.
아하츠페르츠는열살밖에안됐음에도토라를거의암송할정도였고,그의아버지는아들을유대에서제일가는랍비로기르고자했다.열두살되던해,아하스페르츠는동네꼬마들이놀려대는데도아랑곳하지않는중년사내테도스를만난다.굶주려보이는그에게빵과고기를건네주며아하스페르츠는테도스가자신을메시아라고떠벌리며다녀서아이들이놀리는것이라고말하는것을듣는다.테도스는아하스페르츠에게“네가한줄도빼놓지않고외우고있는토라의말씀들이우리에게무엇을줄수있는것같니?”라고묻는다.그러면서테도스는아하스페르츠를빈민가와지하감옥,처형장을데리고다니며배고픔에굶주린사람들,고통에힘겨워하는사람들,신을애타게찾지만도와주지않아죽어가는사람들을보여주며,지금이순간도수천수만의많은사람들이말씀의미신에젖은채고통속에헛되이죽어가고있다,라고말한다.열두살의나이로는온전히이해하기어려운말들이었다.
열여덟살의아하스페르츠는육신도,지식도완전히성숙해있었다.그는욕망에눈떠아삽이라는동네부호의젊은아내를유혹하고스스로성년의여러죄악들에앞질러빠져들기도했다.어느날은아내를팔아산아브라함의부귀와형의축복을훔친야곱의간사한지혜를비방하다돌팔매에쫓기는가하면,다른날은이집트의모든장자들을몰살시키고,수많은성읍에서숨쉬는것은모두없애도록조상들을부추긴야훼의잔혹을비꼬다고발당하기도했다.아하스페르츠앞에서늙은제관들과은수사들은머리를흔들고탄식하며물러났고,뼈대있는율법사나서기관들은분통을터트렸다.
그렇게도열렬히믿고자했던신을끝내잃어버리게된자의공허감때문이었을까?그는뒷골목의여인들과거리낌없이어울렸고거리의건달들과피투성이싸움을벌이기도했다.그러다가홀연히아하스페르츠는고향땅에서사라져버렸다.
그뒤십년의세월동안아하스페르츠는‘신들의고향’으로불리는이집트를시작으로중근동,바벨로니아,페르샤,인도,다시서쪽으로로마를돌아다니며‘참된신’을찾고자세계를더듬는다.그러다가평생해를알려고뚫어져라해만봐서,두눈의동자가타버렸다는장님의“정녕해가있다면그것은당신들이지금알고있는것이아니라그이름이가진어떤추상일뿐이오.”라는말에아하스페르츠는크게느끼는바가있었다.본인역시자기가골몰하여걸어온지난십년이그대로탄식할만한헛됨의세월이었다면,신을논리와지식으로붙잡으려는현재의노력또한어리석기짝이없는몸과마음의낭비로만보였다.마침내아하스페르츠는고향으로돌아갈결심을한다.

그뒤아하스페르츠는고향의광야,쿠아란타리아에서단식과묵상에잠겨참된신의부름을,십년동안애타게찾아헤맸으나끝내만나지못한‘위대한신성(神聖)’과의대면을기다렸다.마침내한외침이우레처럼그를흔들어깨우며그가그토록애타게기다려온‘위대한신성’을만난다.위대한신성은하루낮하루밤을그와함께하며기나긴얘기를들려주었다.
이후광야를벗어난아하스페르츠는예수를다섯번에걸쳐만난다.첫번째만남은바위산기슭에서였다.아하스페르츠는예수에게서어딘지모르게천상의기품이서려있음을느꼈다.이세상을구원하러왔다는예수에게아하스페르츠는배고픈자들에게빵을줄수있는지묻는다.예수는“사람은빵으로만살것이아니라하나님의말씀으로살것이”라고말한다.아하스페르츠는인간은영원히결핍과갈구하는것이숙명인가,라며한탄한다.아하스페르츠는허약한육체와영혼으로고통받고방황하는인간을위해빵과기적과권세를요청하였으나예수는자신의권능을자랑하기위해서빵다섯개와물고기두마리로오천명을먹인것은아니라며,하나님의말씀을따르는것이무엇보다중요하다고,그의요청을거부한다.예수는아하스페르츠를사탄으로규정하고,아하스페르츠역시예수가약속한구원의허구성을보고그를거부하기로결심한다.
아하스페르츠는예수를제거할음모를진행한다.그리고예수가인간적인구원을기어이거부하자로마의힘을빌려그를처형하고만다.아하스페르츠는기약없는예수의재림을기다리며끝없이이세상을떠돌고있다고전해진다.


책속으로

“하나님께벌받을소리마시우.그착한애를……그애는철들고부터양말도신지않고겨울을나는아이라우.헐벗은이웃을생각해서말이우.언젠가눈이몹시오던날은길가에엎드린거지에게윗도리를벗어주고속옷바람으로덜덜거리며돌아온적이있었지.어지간한목사님도꾸중을하셨을정도였으니까.이건참말이우.그런데그착한애를…….”_p.51

‘어찌하여선악을불문하고인류에게재난은닥쳐오는가’,‘부유한자,힘센자,권세있는자는예수님의말씀에서는무(無)다.그런데어찌하여이세상에는전부인가.가난한자,병든자,버림받은자는예수님의말씀에서는전부였다.그런데이세상에서는어찌하여무(無)인가’,‘세상은믿기위한미신으로가득하다.어쩌면종교야말로그같은미신의가장기교로운형태가아닐는지’_p.71

“어리석은믿음입니다.만약우리의신이그토록자비롭고사랑에넘친분이었다면애초에그런애매한자유를우리에게주지않아야했습니다.그랬으면아담은감히선악과를따지않았을것이고,우리는원죄의굴레를쓰지않을수있었습니다.또그자유가꼭주어져야했다면,금지규범을만들지않아야했지요.그랬다면아담이선악과를땄더라도죄가되지않았을것입니다._p.110

“그렇습니다.저는다만사람의아들일뿐입니다.여인의몸에서나고성을물려준아버지가있는.저는제종족의신에절망하고고향과나라를떠나의롭고온당한새로운신과그가르침을찾고있었습니다.”_p.166

‘아아,저장님이두눈을잃은것처럼나도내마음의눈을잃어버렸음에분명하다.내가지난십년동안세계의끝까지떠돌며그렇게도많은신들을만난것은해를너무자주,그리고너무오래쳐다본저장님의노력과너무도비슷하지않은가.그리하여그뜨거운햇볕이그의눈동자를태워버린것처럼내가본그수많은신들의교의와신화는내마음의눈을막아버렸다.이제는나또한신의존재를인간의관념이빚어낸어떤추상이상의것으로의심하게되고말았다……._p.267

“그러나나는그를따를수가없었소.그는스스로만든것이니스스로허물수있었으나,나는그에게서전해받은것이라내힘으로는허물수없었소.또실천에있어서도그는언제나망설임과회의로초입에서머뭇거렸으니돌아나가기쉬웠으나나는이미너무깊숙한곳까지빠져들어다시돌아갈길이없었소.나는가망없는논리로그와맞서기보다는그와함께걸은긴세월에기대어그를붙들어보았소….”_p.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