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는다는 것의 역사 : 우리는 왜 목욕을 하게 되었을까?

씻는다는 것의 역사 : 우리는 왜 목욕을 하게 되었을까?

$27.00
Description
“어떤 목욕 방식을 좋아하세요?”
목욕에는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목욕탕 풍경을 떠올려보자. 가운데 있는 온탕과 열탕에서 어른들이 몸을 풀고, 건너편에 있는 냉탕에서 아이들이 첨벙거린다. 수도꼭지 앞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이태리타월로 때를 밀고, 샤워기 물을 맞으며 머리를 감고 몸에 비누칠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목욕관리사에게 등을 맡기고, 탈의실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있다. 무척이나 익숙한 목욕탕 풍경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친숙한 이런 공중목욕탕의 모습은 다른 나라, 다른 시대의 사람들에게 매우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목욕은 동물의 본능적인 습성인 동시에 인류의 문화이기도 하다. 인간이 목욕하는 방식은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져 왔다. 증기를 쬘지, 탕에 전신을 담글지, 때를 밀지, 씻는 대신 옷을 갈아입을지는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조선 시대에는 타인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을 무례하다고 생각해서 전신욕을 잘 하지 않았지만, 고대 로마인들에게 공중목욕탕은 매일 들러야 하는 필수적인 사교 활동의 장이었다.
이인혜 저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는 동안 전국 각지의 목욕탕을 돌아다니며 목욕탕 문화를 연구했다. 『씻는다는 것의 역사』는 하루에도 두 번씩 목욕하며 동네 목욕탕을 찾아다닌 저자의 경험과 연구를 고스란히 담았다. 위생 관리 방법, 공공복지, 속죄 행위, 종교 의식, 사교 활동, 계몽 운동…. 오늘날 일상이 된 목욕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인더스 문명의 목욕탕 유적부터 오늘날 한국의 동네 목욕탕까지, 목욕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역사적 이야기들을 살펴보자!

문화가 된 목욕, 변화하는 목욕 풍경
인류는 언제부터 목욕을 해왔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목욕의 흔적은 유적은 인더스 문명의 모헨조다로 유적에 있다. 기원전 3000년 전에 형성된 고대 도시 모헨조다로의 곳곳에는 수로와 우물이 있고, 중앙에 대목욕탕이 자리 잡고 있다. 목욕은 인류 문명과 함께해 왔지만, 사실 인간이라는 종만의 고유한 행동은 아니다. 어류, 조류, 다른 포유류들도 몸을 목욕을 하기 위해 모래나 진흙에서 구르고, 돌에 몸을 문지른다. 신체를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욕구는 동물의 본능이다. 그러나 인류의 목욕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점은, 목욕하는 방식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매번 변화하고 후대에 전승된다는 것이다. 인류에게 목욕은 습성을 넘어선 관습이자 문화이다.
목욕 문화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끼친다. 청결에 대한 관념, 종교적 교리, 목욕 시설의 보급과 도구의 개발, 자연환경까지 목욕에는 수많은 역사적, 문화적 맥락이 얽힌다. 4체액설을 믿었던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목욕은 체액의 균형을 맞추는 의료 처치였지만, 열린 모공을 통해 나쁜 공기가 몸에 들어온다고 믿었던 중세 유럽에서 목욕은 불결하고 두려운 행위였다. 한국의 목욕탕에는 뜨거운 물을 담은 욕조가 필수적이지만, 고여 있는 물을 불결하게 여기는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목욕 시설에 탕을 만들지 않는다.
탕에서 때를 불려 이태리타월로 온몸을 벅벅 미는 현대 한국식 목욕도 다양한 맥락 속에서 탄생했다. 한국의 목욕 문화는 삼국 시대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달라졌는데,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모두 함께 개울에서 몸을 씻었던 고려의 풍습은 성리학이 지배하는 조선에서는 부끄러운 과거가 되었고, 불결함을 미개함으로 간주하는 제국주의적 위생관은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탄압하는 근거가 되었다. 해방 후에는 새마을 운동으로 지역 곳곳에 공중목욕탕이 세워졌고, 비누의 보급과 이태리타월의 발명으로 때밀이가 유행하게 되었다. 찜질방이 등장해서 다른 나라에까지 찜질방 문화가 퍼지는 한편, 수도 시설의 보급으로 공중목욕탕에 가본 적이 없는 세대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목욕의 방식과 거기에 담긴 의미는 언제나 달라져왔다.

인더스 문명부터 현대 한국까지 광범위한 목욕 이야기!
이 책은 목욕을 둘러싼 역사적 이야기들을 광범위하게 다룬다. 고대 그리스부터 일본까지 세계사를 다루는 1부, 삼국 시대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한국사를 다루는 2부, 해방 이후의 한국 공중목욕탕을 다루는 3부로 구성된다. 고대 그리스, 로마 제국, 오스만튀르크 제국, 중세 유럽, 산업혁명 시기 영국, 아메리카 선주민, 미국, 핀란드, 인도, 일본까지. 인더스 문명부터 근현대 한국까지 다루며 목욕이라는 일상적 행위가 인류의 문명의 핵심적인 문화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책에 실린 다양한 도판과 일러스트 또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책에서 살펴보는 세계 각국의, 과거의 목욕 풍경은 현대 한국인에게는 꽤나 낯설다. 내용과 관련된 유적 사진과 유물 이미지를 실어 독자들의 내용 이해도를 높였고, 찜질방 쉼터나 목욕탕 탈의실처럼 사진으로 실을 수 없는 목욕탕 풍경의 경우 일러스트를 활용해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한다.
목욕은 당시 사회상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풍습이다. 목욕은 위생을 관리하기 위한 수단인 동시에, 죄를 씻어내는 속죄 행위이자, 영혼을 정갈히 하는 종교 의식이고, 일상 속의 향락이며, 친교를 위한 사교 행위이고, 계급 유지를 위한 계몽적 행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신도 목욕탕에 가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저자

이인혜

저자:이인혜
국립민속박물관에서학예연구사로근무하며한국의목욕문화를조사했다.서울대학교인류학과를졸업한뒤같은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고박사과정을수료했으며,서해안어촌의여성금기와서해5도민속의료를연구한논문을발표했다.
국립민속박물관연구보고서『목욕탕:목욕으로보는한국의생활문화』를집필하는동안자료조사를위해전국의목욕탕을누볐다.하루에도두어번씩목욕관리사에게세신서비스를받기도했다.『씻는다는것의역사』는그렇게발로뛰어연구한목욕에관한이야기들을정리해목욕이라는일상적인행위를역사적관점에서바라보는책이다.

목차


들어가는글:당신의첫목욕은언제였나요?

1부.세계목욕의역사
1문명의시작점에서함께하다:모헨조다로와고대그리스의목욕문화
2테르마이,뜨거운곳:고대로마의공중목욕탕
3더러운것이성스러운것이다:초기기독교의목욕관
4탕이없어도목욕을할수있을까?:이슬람의공중목욕탕,하맘
5생겼다가또다시사라진목욕탕:십자군전쟁이후의유럽
6목욕,명예를회복하다:유럽신흥계층의등장
7셜록홈스는목욕이라면사족을못썼다:산업혁명과도시화
8깨끗함을새로운정체성으로삼다:북미의목욕문화
9영혼을담은증기를쐬다:핀란드의사우나
10영혼을정화하는축제:인도의쿰브멜라
11비슷하지만다른:일본의센토

2부.한국의목욕문화
1목욕으로죄를대신갚다:삼국시대의목욕
2개울에서몸을씻다:고려의목욕
3알몸을보이는것은예가아니다:조선의목욕
4온천을찾는자에게큰상을내릴것이다:조선의온천
5가장가까이있는치료소:조선의한증
6약물로몸을씻어건강을기원하다:민간의세시풍속
7씻지않음은곧미개함이다:구한말의위생관념
8기차타고온천나들이:일제강점기목욕탕과관광
9차별과감시의공간:일제강점기조선인의목욕탕

3부.공중목욕탕과현대한국사회
1우리에게필요한건테레비보다는목욕탕:공중목욕탕의보급
2너희집에는욕조있어?:주거형태와욕실의변화
3오르기만하고내려오진않아:목욕탕이용요금변천사
4이수건은훔친수건입니다:공중목욕탕이용예절
5유흥과사치의공간이되다:강남개발과고급사우나
6집같지만집아닌장소:한국인과찜질방
7누구나때가있다:때밀이와이태리타월
8서울은네모,경상도는둥글:환경오염과목욕탕굴뚝
9목욕탕은추억으로남아:동네목욕탕과느슨한공동체

나가는글:목욕은지속될수있을까

이미지저작권

출판사 서평

“어떤목욕방식을좋아하세요?”
목욕에는몸을깨끗하게하는것이상의의미가있다!

목욕탕풍경을떠올려보자.가운데있는온탕과열탕에서어른들이몸을풀고,건너편에있는냉탕에서아이들이첨벙거린다.수도꼭지앞플라스틱의자에앉아서이태리타월로때를밀고,샤워기물을맞으며머리를감고몸에비누칠을한다.어떤사람들은목욕관리사에게등을맡기고,탈의실에서는동네사람들이삼삼오오모여떠들고있다.무척이나익숙한목욕탕풍경이다.그런데우리에게친숙한이런공중목욕탕의모습은다른나라,다른시대의사람들에게매우낯설게느껴질것이다.
목욕은동물의본능적인습성인동시에인류의문화이기도하다.인간이목욕하는방식은시대와문화권에따라계속해서달라져왔다.증기를쬘지,탕에전신을담글지,때를밀지,씻는대신옷을갈아입을지는문화에따라달라진다.조선시대에는타인에게알몸을보이는것을무례하다고생각해서전신욕을잘하지않았지만,고대로마인들에게공중목욕탕은매일들러야하는필수적인사교활동의장이었다.
이인혜저자는국립민속박물관에서학예사로근무하는동안전국각지의목욕탕을돌아다니며목욕탕문화를연구했다.『씻는다는것의역사』는하루에도두번씩목욕하며동네목욕탕을찾아다닌저자의경험과연구를고스란히담았다.위생관리방법,공공복지,속죄행위,종교의식,사교활동,계몽운동….오늘날일상이된목욕에는다양한의미가담겨있다.인더스문명의목욕탕유적부터오늘날한국의동네목욕탕까지,목욕을둘러싼흥미진진한역사적이야기들을살펴보자!
문화가된목욕,변화하는목욕풍경
인류는언제부터목욕을해왔을까?인류역사상가장오래된목욕의흔적은유적은인더스문명의모헨조다로유적에있다.기원전3000년전에형성된고대도시모헨조다로의곳곳에는수로와우물이있고,중앙에대목욕탕이자리잡고있다.목욕은인류문명과함께해왔지만,사실인간이라는종만의고유한행동은아니다.어류,조류,다른포유류들도몸을목욕을하기위해모래나진흙에서구르고,돌에몸을문지른다.신체를깨끗하게하고자하는욕구는동물의본능이다.그러나인류의목욕이다른동물들과다른점은,목욕하는방식이시대와지역에따라매번변화하고후대에전승된다는것이다.인류에게목욕은습성을넘어선관습이자문화이다.
목욕문화에는다양한요소들이영향을끼친다.청결에대한관념,종교적교리,목욕시설의보급과도구의개발,자연환경까지목욕에는수많은역사적,문화적맥락이얽힌다.4체액설을믿었던고대그리스와로마에서목욕은체액의균형을맞추는의료처치였지만,열린모공을통해나쁜공기가몸에들어온다고믿었던중세유럽에서목욕은불결하고두려운행위였다.한국의목욕탕에는뜨거운물을담은욕조가필수적이지만,고여있는물을불결하게여기는이슬람문화권에서는목욕시설에탕을만들지않는다.
탕에서때를불려이태리타월로온몸을벅벅미는현대한국식목욕도다양한맥락속에서탄생했다.한국의목욕문화는삼국시대부터지금까지계속해서달라졌는데,성별과나이에상관없이모두함께개울에서몸을씻었던고려의풍습은성리학이지배하는조선에서는부끄러운과거가되었고,불결함을미개함으로간주하는제국주의적위생관은일제가식민지조선을탄압하는근거가되었다.해방후에는새마을운동으로지역곳곳에공중목욕탕이세워졌고,비누의보급과이태리타월의발명으로때밀이가유행하게되었다.찜질방이등장해서다른나라에까지찜질방문화가퍼지는한편,수도시설의보급으로공중목욕탕에가본적이없는세대까지등장했다.이처럼목욕의방식과거기에담긴의미는언제나달라져왔다.

인더스문명부터현대한국까지광범위한목욕이야기!
이책은목욕을둘러싼역사적이야기들을광범위하게다룬다.고대그리스부터일본까지세계사를다루는1부,삼국시대부터일제강점기까지한국사를다루는2부,해방이후의한국공중목욕탕을다루는3부로구성된다.고대그리스,로마제국,오스만튀르크제국,중세유럽,산업혁명시기영국,아메리카선주민,미국,핀란드,인도,일본까지.인더스문명부터근현대한국까지다루며목욕이라는일상적행위가인류의문명의핵심적인문화라는점을확실하게보여준다.
책에실린다양한도판과일러스트또한볼거리를제공한다.책에서살펴보는세계각국의,과거의목욕풍경은현대한국인에게는꽤나낯설다.내용과관련된유적사진과유물이미지를실어독자들의내용이해도를높였고,찜질방쉼터나목욕탕탈의실처럼사진으로실을수없는목욕탕풍경의경우일러스트를활용해현장의분위기를전달한다.
목욕은당시사회상과가치관을반영하는풍습이다.목욕은위생을관리하기위한수단인동시에,죄를씻어내는속죄행위이자,영혼을정갈히하는종교의식이고,일상속의향락이며,친교를위한사교행위이고,계급유지를위한계몽적행위다.이책을읽다보면당신도목욕탕에가고싶어질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