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17.00
Description
“이 책은 내가 걸려 넘어진 돌들로 지은 성입니다.”
리베카 솔닛 첫 회고록 출간!
리베카 솔닛의 회고록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원제 Recollections of My Nonexistence)이 출간되었다. ‘맨스플레인’ 현상을 비판하며 단숨에 동시대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존재로 떠오른 솔닛의 첫 회고록으로, 우리 시대 가장 대담하고 독창적인 작가인 솔닛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보여준다. 작가이자 활동가로서 각종 사회운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분투한 기록을 사적인 세계와 정치적 세계를 넘나드는 유려하고 아름다운 글로 담았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에서 솔닛은 집을 떠난 19세부터 지난 40여년을 되돌아본다. 지금은 전세계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존재가 된 그도 젊었을 때는 스스로를 세상에 없는 ‘비존재’(nonexistence, 非存在)라 느꼈음을 고백한다. 어리고 불안정했던 그가 자신의 존재를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서사’를 통해서였다. 그는 글을 씀으로써 사회에서 지워진 이들의 이야기를 찾아주고, 집단과 사회의 지배서사를 조금씩 바꿔나간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솔닛이 자기 뒤에 오는 젊은 여성들에게 보내는 편지와도 같은 이 책은 그를 아껴온 독자뿐만 아니라 존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사는 동시대 모두에게 울림을 줄 것이다.
저자

리베카솔닛

저자:리베카솔닛
예술평론과문화비평을비롯한다양한저술로주목받는작가이자역사가이며,1980년대부터환경·반핵·인권운동에열렬히동참한현장운동가다.특유의재치있는글쓰기로일부남성들의‘맨스플레인’(man+explain)현상을통렬하게비판해전세계적인공감과화제를몰고왔다.국내에소개된책으로『남자들은자꾸나를가르치려든다』『여자들은자꾸같은질문을받는다』『어둠속의희망』『이것은이름들의전쟁이다』『멀고도가까운』『걷기의인문학』『이폐허를응시하라』『길잃기안내서』가있다.구겐하임문학상,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래넌문학상,마크린턴역사상등을받았다.

역자:김명남
KAIST화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환경대학원에서환경정책을공부했다.인터넷서점알라딘에서편집팀장으로일했고현재는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남자들은자꾸나를가르치려든다』『우리는모두페미니스트가되어야합니다』『면역에관하여』『명랑한은둔자』등을옮겼다.『우리본성의선한천사』의번역으로제55회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걸려넘어진돌들로지은성

거울집
무적霧笛과가스펠
전쟁하는삶
사라지는묘기
밤에자유롭게
변두리의쓸모
난파선속으로잠수하기
세상이들어주는,세상이믿어주는,세상에영향을미치는목소리를가진다는것
후기:생명선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세상에서살아남을방법을찾는일,
이것은거의모든젊은여성이마주치는과제다“

1981년,대학진학을앞둔19살의리베카솔닛은가정폭력에서벗어나기위해성인이되자마자집을떠나샌프란시스코후미진동네의작은방을빌린다.지금의그를보면상상하기어렵지만,한때솔닛에게도목소리를내지못하던시절이있었다.

『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원서의표지에는앳된얼굴의솔닛이훤히파인등을돌린채마치어딘가로숨어들려는듯한포즈를취한사진이실려있다.허리20인치의빼빼마르고허약한젊은여성이었던20대의솔닛은자신의몸을실패작이라고확신해수치스러워했다.그에게도어리고,가난하고,걸핏하면길에서성희롱을당하고,남자들에게뮤즈혹은독자로만취급되고,어엿한역사책을쓰고도저자로서의신뢰성을인정받지못하고,미래가전혀약속되지않은시절이있었다.결핍과외로움에시달리던그솔닛은종종자신이존재하지않는다고,세상에없다고,즉‘비존재’라고느꼈다.

하지만그는25년을살게되는작고환한‘자기만의방’에서자신을천천히만들어간다.그변화를보는것은이회고록의백미다.20대의솔닛은펑크록에빠져가죽재킷을걸치고검은아이라이너를칠하고거리를쏘다니는몽상가이자부적응자였다.열성적으로책을읽고저널리즘대학원에다니면서스트레이트보도글쓰기를배웠지만형용사없이는글을쓰고싶지않다는것을깨닫는다.미술관연구원으로일하며현대미술의주변부를익히고후에는미술비평잡지의편집장으로일하며집세를낸다.30대의솔닛은작가로데뷔하고글을쓰면서자신의전문성을인정하지않는보수적인학계및출판계와맞선다.웨이트운동을배워몸을단련하고,모터사이클을타며짜릿함을느끼고,픽업트럭을몰고광활한서부로떠나몇주씩야영을하며반핵운동과환경운동에참여한다.그리고그모든것에대하여쓰고또쓴다.

솔닛은한국독자들을위한서문에서‘이책은회고록이면서회고록이아니기도하다’라고말한다.보통의회고록은개인적으로어떤역경을,가령끔찍했던유년기나중독이나질병을극복한이야기를다루지만이책은그규칙을따르지않기때문이다.그가자신을비존재라느끼게만든것은여성을지우고사라지게하는사회였기때문에,비존재였던과거를돌아보는것은단순히개인사를추억하는것에그치지않는다.솔닛은주특기인개인이아니라구조를보게하는서술로“개인적인것이정치적인것이다”라는오랜페미니즘슬로건을실현해낸다.갓성인이된솔닛이작가이자활동가로서성장한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단독자의삶이란없다는것,개인의삶이때로는공동의역사가되기도한다는것,우리를비존재로만드는힘에대해서함께이야기하는것이우리공동의회고록을쓰는일일수있다는점을깨닫게된다.

리베카솔닛은어떻게
자기만의방에서자신의목소리를찾았나

솔닛은우리가익히알듯이수많은책을썼다.예술사와문화사를중심으로시작한그의글쓰기세계는사적인에세이와페미니즘과정치,환경비평까지분야를망라하며드넓게확장된다.첫회고록이자유일하게솔닛의내밀한고백을담은『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은30여권에달하는그의전작중어느책과도다른동시에그모든책들을다품은책이다.지금껏솔닛을따라읽은독자라면그의인간적인면모를엿보고작품세계를정리하는기회가될것이며그를뒤늦게만나는독자에게는완벽한마중물이될것이다.그가어떻게그많은책들을쓸수있었나,어떻게자신만의목소리를찾았나,하는것이중심주제이기때문이다.

『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은솔닛이젊은여성들에게보내는편지이기도하다.솔닛은자신이젊은시절에겪은그싸움들은견딜수없이사나웠지만그모든것이지금의그를만들었기때문에이제와서겪지않았더라면더좋았을일이라할수는없다고,하지만뒤에오는젊은여성들이그오래된장애물중일부라도겪지않을수있다면좋겠다는마음으로글을쓴다고말한다.『뉴욕타임스북리뷰』의말마따나,솔닛은‘나때는말이야’대신이렇게말한다.

‘나는싸웠다,지금도싸우고있다,당신들과같은싸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