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

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

$22.00
Description
● 우리는 에곤 실레에게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안현배 미술사학자와 박신양 화가가 함께 쓴 『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오스트리아 모더니즘 예술가 에곤 실레(1890년~1918년)는 20세기 표현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다. 특히 이 책에는 에곤 실레의 그림 100점을 수록하고 소장처를 밝혔기 때문에 평소 보지 못했던 그림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고전음악의 성지 빈에서 미술은 상대적으로 두각을 보이지 못했지만 에곤 실레의 등장은 오스트리아 회화에서뿐 아니라 20세기 서양 미술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안현배 미술사학자는 그 역사적 의미를 설명해 주고, 그래서 특히 에곤 실레의 작품에서 시대의 간격과 경계선을 뛰어넘는 지점을 설명해 준다.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에서 표현주의 화가로 주목받는 박신양 작가는 창작자로서 에곤 실레의 고민이 현대인에게 갖는 의미를 짚어 준다.

“역사 발전에서 개인의 존재가 중요해진 것은 시민 혁명 이후 유럽이 겪은 과정이다. 그 속에서 예술 역시 학습이 아니라 표현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개인의 시각 차이, 내면의 감정이 더 중요한 표현의 주제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안현배, 『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에서

“자신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작가, 그런 화가가 바라본 대상을 표현한 결과 속에서 우리는 그의 감정과 생각을 읽어낼 수 있게 된다. 진실한 감정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정작 가장 중요한 인간다움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인간적이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모두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
-박신양, 『에곤 실레, 예술가의 표현과 떨림』에서

저자

박신양,안현배

저자:박신양
배우이자화가.십대때한편의영화에서받은감동에이끌려배우가되었다.동국대학교연극영화학과를졸업한후에모스크바유학을택했다.소련붕괴로세계관의혼란을겪는사회에서예술가들은어떻게극복하는지목격하고자러시아로향했으며,전통깊은쉐프킨국립연극대학교와현대적인슈킨국립연극대학교에서연기를공부했다.
한국에돌아와서영화「편지」(1997년),「약속」(1998년),「달마야놀자」(2001년),「범죄의재구성」(2004년)등으로데뷔하자마자상을휩쓸었고,드라마「파리의연인」(2004년),「쩐의전쟁」(2007년),「바람의화원」(2008년),「싸인」(2011년),「동네변호사조들호」(2016년)등을흥행시킨주역으로서,철저한캐릭터분석과치밀한배경연구로유명해서‘믿고보는연기장인’으로통하게되었다.
그러나러시아유학때오직순수하게예술에만집중했던시절이그리워그림을그리기시작했다.“처음부터끝까지누군가의진심에가닿았으면하는바람으로연기에몰두했듯이,그렇게같은바람으로그림을그린다.”그동안200여점을그렸고,「평화의섬제주,아트의섬이되다」(2017년),서울아트쇼(2021년),스타트아트페어(2022년)등에서작품을전시했다.
첫번째개인전인mM아트센터초대전「제4의벽」(2023년)에는2만여명의관람객이방문했으며,오사카한국문화원‘K-ART와만나다’의초대작가로특별전(2025년)이개최됐다.저서로상상과현실의경계에대한예술철학을피력한『제4의벽:경계를넘나드는예술가박신양과철학자김동훈의그림이야기』를출간했다.“생명력의본질은움직임에있다.형태든선이든색이든면이든모두움직이고생명에가득찬춤을춰야한다.나에게정확성이란오히려눈의현혹으로부터벗어났을때더뚜렷해진다.”
(박신양화가의블로그:blog.naver.com/parkcode2025)

저자:안현배
미술사학자로서예술을사회와역사의관계속에서살피는수업을통해예술을보다넓은콘텍스트안에서인문학적으로접근하는시야를열고자노력하고있다.파리1대학교에서역사학과정치사를공부했고,사회주의와아나키즘을주제로석사학위를받았다.프랑스국립사회과학고등연구소에서‘예술과정치의사회학’을연구했고,예술사학과순수예술사분야에서박사과정을수료한다음에프랑스국립예술사연구소에서‘19세기후반프랑스미술의다양성과발전과정’을연구했다.성공회대학교,서울대학교,한국과학기술대학교,고려대학교,서강대학교등에서강의하고있다.
《스포츠경향》에「미술로보는인류학」을연재했고,『미술관에간인문학자:그림의침묵을깨우는인문학자의미술독법』을출간했다.『안현배의예술수업:오르세미술관과프랑스모더니즘』은단순히예술가개인의역량에만집중하지않고개성과혁신이열매를맺을수있었던사회문화적인배경에대해놓치지않는다.그러한성찰은예술가처럼혁신을꿈꾸는우리에게지금어떤도전을해야하는지고찰하게해준다.현재유튜브「아트프렌즈」에서미술사강의를하고있으며,메가박스「씨네도슨트」에서‘아트토크’를진행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
감정수업(박신양)
표현은가장솔직한자기의거울에서출발한다(안현배)

1부제국의황혼(안현배)
1오스트리아와빈
2거울속에비친화가
3자기를괴롭히는감정들과싸우는과정
4감정전달이중요한표현주의풍경화
5예술을위한예술?
6에곤실레가재발견되기까지

2부예술가의역할(박신양)
1예술가의상상력은새로운미래를열어젖힌다!
2모든위선과가식으로부터자기존재를분리하라!
3예술가의고유성은진부해진보편성을깨부순다!
4작가적나르시시즘과노스탤지어의관계
5에곤실레의선에는어떤의미가담겨있을까?

에필로그
표현의순간에진동하는감정의끌림(박신양)
그림이뿜어내는강렬한에너지(안현배)

출판사 서평

예술에서‘감정’의표현이왜중요한가?

모더니즘예술가로서에곤실레가우리에게중요한이유는‘솔직한자기표현’에있다.“인간이느끼는복잡한감정과심리적인혼란을실레처럼이토록대담하게파고들었던사례가이전에있었을까?”에곤실레는“다양한감정상태를실험적으로표현했으며,이를통해인체의왜곡과심리적긴장감을극대화하려고”시도했다.특히“그의자화상들은그의내면에서감정들을끌어내폭발시킨다.”

“실레는자기를괴롭히는감정들과싸우는과정을예술로만들어내려했다.본인에게절실한것을가장솔직하고가장파괴적인방법으로묘사한다는실레의세계관이만들어낸인물들은왜곡된신체와강렬한표정으로인간의고통,불안,욕망등을드러낸다.”
-안현배,『에곤실레,예술가의표현과떨림』에서

미술사에서에곤실레의풍경화가각별히중요한이유도여기에있다.에곤실레의풍경화도고흐나뭉크처럼“감정의전달이중요한표현주의작품”이기때문이다.그렇다면감정을표현한작품이왜중요한것일까?우리는사회가요구하는역할에충실하기위해,우리가속한조직에자신의필요성을어필하기위해,때로는가면을쓰고때로는개성을감춰야한다.경쟁이심화되는사회에서우리는자신도모르게사회적역할과쓸모에만집착하다가정작나자신은사라지고인생의중요한좌표도잃어버리고만다.이때자신을탐구한예술가의작품은우리로하여금그들과마찬가지로스스로를들여다보게만든다.그래서“감정을언어로,그리고다른방식으로표현하는것은소중한행위다.”

“자신의감정이어떤지를표현하는건배우고연습해야하는일이다.감정을표현하는연습을하지못하면어른이되어서도문제가생긴다.(…)내가누구인지를알아가는참좋은근거를자신안에두고있는데도왜다른데서찾는다는말인가?우리는단한순간도감정이없는채로존재할수없다.그리고그수많은다양한감정들은계속해서우리에게무엇인가중요한것을알려주고있다.”
-박신양,『에곤실레,예술가의표현과떨림』에서

우리는왜예술작품을감상하는가?

눈앞에보이는이익만좇는사회,목표달성이지나치게강조되는사회에서는감정은무시되고지식과정보만추구하는경향이생긴다.하지만감정은세상을이해하고타인과연결되고,공감력과창의력을발전시키는데매우중요한요소다.

상상과감각을총동원한다는건과거를추적하는것만으로는부족하다.미래를현재로소환해내는것도가능해야한다.그렇다,행동으로연결되는상상이있고,그러지못한채버려져흐물거리며물러나는상상이있다.그리고우리는작가와작품,그림과그림속의진동을통해작가의상상력이어떻게움직이고있는가를머리가아니라감정과감각으로보는것이다.
-박신양,『에곤실레,예술가의표현과떨림』에서

박신양화가에의하면,창작자에의해표현된예술은거기서끝나는게아니라그것을보는감상자의내면이움직이고변화될때완성된다.우리가화가의그림앞에서감동하는이유가운데하나는,그동안내가얼마나자신의감정을얼마나억누르고살아왔던가를떠올리게되기때문이기도할것이다.그렇게나를돌아보게만드는것이예술이다.

“에곤실레를바라보는감정의갈래들을밀도높은언어로써내려간박신양작가를따라가다보면그안에서오히려‘나’와마주할지모른다.”
-우정아미술사학자(포스텍인문사회학부교수)

예술가의고유한‘표현’은어떤의미를갖는가?

문화사학자피터게이는“모더니즘은정의를내리기보다는예를들기가훨씬쉽다.”고말한다.그만큼모더니즘은개별예술가들의독창성이두드러지기때문에한마디로공통점을요약해내기가어렵기때문이다.이모더니즘회화에서표현주의는중요한위치를차지하는데,에곤실레는특히후기인상주의자이면서표현주의선구자이기도한고흐에게끌렸다.고흐는“자신만의풍경화를그리기위해형태와색채를왜곡하는것을두려워하지않았”기때문이다.하지만예술가는본질을찾는전사와도같아서통념과관습이만들어내는억압에저항하는성향이강할수밖에없기때문에시대를앞선그들의작품은비난과외면을당하곤했다.

화가-작가는보편성과는어울리지않는성향을가진사람들이기때문에개별성과고유성이발휘되는순간보편성과의대립이라는어쩔수없는상황이만들어진다.(…)우리가잘알고있다시피인상주의이후의‘표현’들은개인의인상으로부터촉발된개별성과고유성의대폭발을가져왔다.그것은보편성을앞세워인간의기본적인권리에해당하는단어들의의미를규정하고이익의전유를옹호하려는줄기차고경이로운시도에대한반기였으며,그억압적시도로부터자유를획득하기위한절규였다.
-박신양,『에곤실레,예술가의표현과떨림』에서

에곤실레에대하여안현배미술사학자와박신양화가가함께저술한이유는,박작가의그림이“커다란캔버스에뿌려지고새겨진색들이강한힘을뿜어내고”있는표현주의계열의작품들이기때문이며,에곤실레역시다른화가들과공통점을찾기힘들만큼개성넘치는모더니스트이니만큼서로다른입장과스타일로소개하는것또한좋은접근방법이기때문이다.

“박신양작가의회화적기질은상대적으로디오니소스가,카오스가,그리고파토스가강한편이다.그선례로치자면표현주의가있고,작가의그림역시그바탕에는표현주의에서이식된영향관계가확인된다.표현주의와신표현주의,그리고통독이후라이프치히화파로대변되는독일표현주의의회화적성과를공유하고있다.그리고여기에형식적으로드로잉과프리페인팅,그리고해체주의가부수된다.”-고충환미술평론가

예술가의자기탐구는어떤메시지를던지는가?

창작자의고유한개성은결국인간의근원적인본성을드러낸다.그래서화가의자기탐구는세상과타인을이해하는방식이기도하다.이런화가들을‘나르시시스트’라고규정한다면,진정한예술가에게나르시시즘은끈질긴자기탐구라고재정의해야할것이다.에곤실레의뒤틀리고몸부림치는자화상들은자기도취를드러낸게아니라죽음과억압이라는벗어날수없는인간의실존적인조건의한계를직시하면서도그것을뛰어넘으려는생명력을드러낸다.창작자로서박신양화가는에곤실레의이런끈질긴자기몰두의의미와그이유를짚어준다.

이런감정들을들여다보기위해감각이일관되게동원되도록다른것들을포기하는것이나르시시스트가감당해야하는희생이다.(…)우리가아무리고급스럽고그럴듯한문명의혜택속에둘러싸여있더라도우리의실존은외로움과고독함의옷을입고우리감각의가장앞자리를차지하고버티고있다.그어떤것도삶과죽음이라는실존적엄숙함을향한우리의강렬한끌림을대신할수없다.영혼의저밑바닥어딘가에웅크리고있는인류의원시성과생명력에우리가관심이없다고말할수있는가?그럴수없다.사실우리는모두그것을갈구하고있다.우리안에생경한느낌으로노스탤지어가꿈틀대고있다는것을자각하면서도그것을인정하면안될것같은강박에시달린다.
-박신양,『에곤실레,예술가의표현과떨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