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 히비스커스

보라색 히비스커스

$16.80
Description
드넓은 세계와 주체적인 자아를 찾아 나서는 한 고등학생 소녀의 정신적 독립기!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엄마는 페미니스트》로 세계적인 페미니스트 작가가 된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의 야심찬 데뷔작 『보라색 히비스커스』. 나이지리아 상류층 가정의 십 대 소녀가 가부장제에 억압당하다 서서히 정신적 독립을 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가부장제의 압력 속에 말없이 침묵해야만 하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통해 아주 사적인 공간인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말없는 폭력과 정신적 착취를 엿볼 수 있는 이 소설은, 무거울 거라 예상되는 주제에 비해 대중적인 플롯과 편안한 문체를 선택해 문학적인 성취와 동시에 세계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 캄빌리는 나이지리아에서 식음료 사업체를 운영하며 진보 성향의 언론사도 소유했으며 사람들에게 항상 베푸는 성품으로 지역사회뿐 아니라 종교계에서까지 널리 추앙받는 아버지를 두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누리는 넉넉한 사회경제적 환경에 감사함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캄빌리의 일상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를 만큼 두려운 상황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가난한 부모님 아래 태어나 무지막지한 고생 끝에 자수성가를 한 동시에, 가톨릭교로 귀의해 원리주의자로서 엄청난 고집을 가진 인물로, 가족 내에서 권위와 폭력을 일삼으며 가족 구성원에게 고분고분한 순종을 요구한다. 캄빌리의 어머니 역시 끊임없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심지어 아이를 유산하기도 하지만 아무에게도 그것을 드러내지 않으며, 아직 학생인 캄빌리 역시 꼼짝없이 아버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라야만 하는 처지다.

어느 날, 캄빌리의 오빠 자자가 아버지의 명령인 주일에 영성체 받기를 거부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캄빌리의 일상은 이 사건 이후로 뒤죽박죽되기 시작하면서, 차차 자신이 처한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기 시작한다. 다른 도시에 사는 고모네 가족을 만나게 된 캄빌리는 그녀의 가족보다 가난한 지역에서 물과 기름도 없이 어렵게 살지만, 자신과는 사뭇 다른 자유롭고 지적이며 자주적인 사촌들의 모습을 보고 겪으면서, 그녀는 자신 역시 엄격한 가족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하는데…….
수상내역
- 영연방 작가상 수상
- 허스턴 라이트 기념상 수상

저자

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

저자: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
1977년나이지리아에서태어났다.이스턴코네티컷주립대학교에서언론정보학과정치학을전공하고존스홉킨스대학교와예일대학교에서각각문예창작과아프리카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나이지리아의엄격한상류가정출신소녀의정신적독립이야기를담은첫장편소설『보라색히비스커스』(2003)로영연방작가상과허스턴라이트기념상을수상하며문단에데뷔했다.나이지리아현대사를조명하면서그곳의삶을감동적으로그려낸두번째장편소설『태양은노랗게타오른다』(2006)로오렌지소설상(現여성작가소설상)과10년간의오렌지소설상수상작중최고의작품에수여하는‘최고중의최고상’을받았고‘천재상’으로불리는맥아서펠로로선정되었으며《뉴욕타임스》선정‘올해의100대도서’목록에올랐다.모든것이미국화되어가는세상에서정체성을찾기위해애쓰며자신만의삶의양식을개척해가는나이지리아인들의지난한여정을그린소설집『숨통』(2009)은《파이낸셜타임스》선정‘올해의책’목록에올랐다.2011년에는《뉴요커》에서뽑은‘미국을대표하는젊은소설가20인’과하버드대학교래드클리프고등연구소펠로로선정되었다.동시대나이지리아출신청년들의아메리칸드림과그명암을사랑과우정을소재로재치있게그려낸작품『아메리카나』(2013)은전미서평가협회상을수상했고,《뉴욕타임스북리뷰》선정‘올해최고의책’,《더타임스》선정‘21세기필독소설100권’에뽑혔다.이후전세계여성들에게페미니즘을알리는에세이『우리는모두페미니스트가되어야합니다』(2014)와『엄마는페미니스트』(2017)로일약페미니스트작가로거듭났다.존스홉킨스대학교,해버퍼드대학교와에든버러대학교,애머스트대학교에서명예박사학위를받았으며,2018년에는PEN핀터상을수상했다.

역자:황가한
서울대학교에서불어불문학과언론정보학을복수전공한후출판사에서편집자로근무하였으며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에서한영번역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엄마는페미니스트』,『보라색히비스커스』,『아메리카나』,『숨통』,『제로K』,『사랑항목을참조하라』,『순수한인생』,『울지마,아이야』등이있다.

목차

신들부수기

성지주일―9

마음으로이야기하기

성지주일전―29

신들의파편

성지주일후―307

다른침묵

현재―349

감사의말―367

옮긴이의말―369

출판사 서평

■억압적가정속사춘기소녀의일상,그리고변화를향한일기장

고등학생인주인공캄빌리는나이지리아에서식음료사업체를운영하며진보성향의언론사도소유했으며사람들에게항상베푸는성품으로지역사회뿐아니라종교계에서까지널리추앙받는아버지를두었다.그렇기때문에그녀의주위사람들은그녀가누리는넉넉한사회경제적환경에감사함을느껴야한다고말한다.하지만사실캄빌리의일상은다른사람들은아무도모를만큼두려운상황으로가득차있다.그녀의아버지는가난한부모님아래태어나무지막지한고생끝에자수성가를한동시에,가톨릭교로귀의해원리주의자로서엄청난고집을가진인물로,가족내에서권위와폭력을일삼으며가족구성원에게고분고분한순종을요구한다.캄빌리의어머니역시끊임없는가정폭력으로인해심지어아이를유산하기도하지만아무에게도그것을드러내지않으며,아직학생인캄빌리역시꼼짝없이아버지의말이라면무엇이든따라야만하는처지다.그런데어느날,캄빌리의오빠자자가아버지의명령인주일에영성체받기를거부하면서사건은시작된다.

“주님의몸을어느날부터갑자기받지않을순없다.그건곧죽음이야,너도알잖니.”

“그럼죽을게요.”오빠는두려움때문에눈동자가콜타르색으로변했으면서도이제아버지의얼굴을똑바로쳐다봤다.“그럼죽겠습니다,아버지.”

아버지는높은천장에서뭔가가떨어졌다는증거,절대로떨어지리라생각지않았던뭔가가떨어졌다는증거를찾듯식당안을휙둘러봤다.그러고는미사경본을집어그것이식당을가로지르게끔오빠를향해던졌다.(본문16쪽)

캄빌리의일상은이사건이후로뒤죽박죽되기시작하면서,차차자신이처한현실을똑바로직시하기시작한다.아버지의불합리한명령들,원칙을지키지않으면보복당하는가족내규율들은,그러나아버지의‘사회적이미지’때문에그녀에게심리적갈등을일으킨다.아버지는가족내에서는무소불위의권력을휘두르는동시에,사회적으로는가난한이들을위한봉사와헌신,그리고언론자유를위해투쟁하는투사이기도했기때문이다.그렇게고민을반복하던캄빌리는다른도시에사는고모네가족을만나게된다.그녀의가족보다가난한지역에서물과기름도없이어렵게살지만,자신과는사뭇다른자유롭고지적이며자주적인사촌들의모습을보고겪으면서,그녀는자신역시엄격한가족을벗어나새로운삶을꿈꾸기시작하는데…….

■나이지리아식「스카이캐슬」

이시대가필요로하는새로운가족과교육의가치를묻는작품

이작품은나이지리아의상류층가정을배경으로하고있다.나이지리아는아프리카라는머나먼대륙에있지만한국과굉장히비슷한문화적배경을가진나라이다.과거영국의지배를받았고,현재는미국문화에영향을받고있으며,종교적으로도토속종교와가톨릭교,개신교가뒤섞여있다.사회제도적으로도역사적인가부장적뿌리와현대민주주의적가치가혼재되어과거와현재사이,세대간갈등이소설속에서우리사회와매우비슷하게전개된다.아디치에가그리는캄빌리의일상은마치소설로보는나이지리아식「스카이캐슬」을방불케할정도로,교육에집착하는아버지와기대에부응하지못해괴로워하는자녀들의모습이생생하게그려진다.자수성가한아버지는자신의성공이당연하기때문에자녀가이러한넉넉한투자속에서제대로해내지못하는것에대해이해를하지못하며,자녀는아버지의후광에가려자신의주체적인생각조차하지못할정도로겁에질려있다.그러나다른도시에사는다른가족,즉고모네가족을통해새로운삶의가능성을맛본캄빌리가같은듯다른사촌들과의생활을통해점차주체성을획득해나가는모습은이소설에서가장경쾌하게느껴지는부분이다.과연가부장적모습말고새로운가족의모습도가능할까?청소년은언제어떤과정을통해진정한성인이되는것일까?모두가가지고있던자신만의십대시절을돌아보게되는이소설은,한국독자에게는아디치에특유의,피부로와닿는솔직한일기같은느낌으로마음속깊이남는소설작품이될것이다.

■다양한인종이섞인미국이라는국가속

제3세계이민자예술가작품의콜라보레이션

이작품의표지는젊은포토그래퍼김강희와콜라보레이션했다.한국출신으로오랜시간미국에거주하며작품활동을해온김강희의작품은,더없이미국적인풍경을비현실적인풍광으로잡아낸사진작품으로국내에디뮤지엄전시등을통해널리알려져있다.비자문제로미국이외의국가로출국이금지된적있는아시아인으로서,그녀가그리는풍경은뉴욕밖을벗어나고싶은욕망과여행중만났던이국적풍경이뒤섞여전혀새로운시각적경험을제공한다.그녀의사진속야자수는플로리다주어딘가에있을듯한동시에나이지리아길거리에있을법도하며,그녀가찍은건물은다양한인종의집합체로서미국의전형적이지않은이민자골목의풍경을떠올리게도한다.아디치에의작품과굉장히닮아있는작가로서,민음사는앞으로도아디치에의후속작을김강희의사진으로표지를구성해출간할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