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빵집 (김혜연 장편소설)

우연한 빵집 (김혜연 장편소설)

$12.00
Description
단단하고 부드럽고, 담백한 빵에게서 받는 위로!
안데르센 그림자상, 황금도깨비상 수상 작가 김혜연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 『우연한 빵집』. 한적한 주택가 뒷골목에 위치한,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는 빵집을 중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잊을 수 없는 2014년 4월 16일, 그날의 참사. 그 후 마음에 켜켜이 쌓인 작가로서의 무겁고 간절한 감정들을 담아낸 작품 속 등장인물과 사건은 재창조된 것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이들의 일상, 그리고 이끌리듯 골목에 자리한 빵집의 문을 열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슬픔이 조금은 덜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한때 소설가를 꿈꾸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의 빵집을 물려받아 제빵사가 된 가게 주인인 이기호. 그의 빵집을 드나들던 사람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꿈 많은 소녀 윤지와 그 학교 선생님이자 이기호와는 오랜 친구인 영훈. 두 사람은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남쪽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윤지의 남자친구 태환, 윤지의 단짝 진아, 윤지의 엄마, 그리고 빵집 주인 이기호와 알바생 윤지까지 다섯 명의 인물이 각 장마다 중심이 되어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의 일상을 서술한다. 보이지 않는 인연의 고리로 연결되었던 사람들이 점차 서로를 발견하고 우연처럼 빵집으로 모이게 되는 과정을 아리고 아프지만 담담하고 따듯한 문장 속에 담아냈다.
저자

김혜연

1963년서울에서태어났다.한양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했다.2004년「작별선물」로안데르센그림자상특별상을받았고,2008년『나는뻐꾸기다』로제15회황금도깨비상을받았다.쓴책으로『말하는까만돌』,『코끼리아줌마의햇살도서관』,『나의수호천사나무』,『꽃밥』,『도망자들의비밀』,『우연한빵집』,『가족입니까』(공저)등이있다.

목차

1.이상한면접
2.바게트가잘구워진날
3.기도의힘
4.친구와나누어먹는빵,캉파뉴
5.푸른얼룩
6.기억을불러일으키는맛,마들렌
7.밀가루반죽테라피
8.발효
9.소녀의기도
10.로스카빵에서나온인형
11.우연한빵집
12.명왕성처럼
13.캉파뉴의집
14.아버지의공책과단팥빵
15.늦어서미안해
16.크루아상먹는법
17.오토리즈
18.초대장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그빵집을발견한건정말우연이었다.

나의딸,나의형제,나의친구,나의애인,나의이웃
사랑하는사람을한순간에잃어버린이들이이끌리듯여기모였다

◆안데르센그림자상,황금도깨비상수상작가김혜연의첫청소년장편소설
상실의고통을함께나누는베이커리‘빵’의이야기


이건그저슬픈사람들에대한이야기다.사랑하는사람을하루아침에잃어버린사람들의일상에대한이야기.그들에게갓구운향긋한빵을먹이고싶었다.그들모두함께라면슬픔이조금은덜어질수도,힘을좀낼수있을지도모른다고생각했다.
-「작가의말」에서

어느날사고로가족과친구를한순간에잃은사람들의이야기를담은『우연한빵집』이비룡소에서출간되었다.담백하고따듯한시선으로다정한이웃처럼곁에머무르는이야기를써내는작가,김혜연의첫청소년장편소설이다.
잊을수없는2014년4월16일,그날의참사.그후마음에켜켜이쌓인작가로서의무겁고간절한감정들이이야기가되어나왔다.등장인물과사건은재창조된것이지만,독자들은모두그날의일을자연스레떠올릴것이다.사랑하는사람을하루아침에잃어버린이들의일상,그리고이끌리듯골목에자리한빵집의문을열게되는사람들.그들모두함께라면슬픔이조금은덜어지지않을까,하고작가는생각했다.
소설은한적한주택가뒷골목에위치한,제대로된간판하나없는빵집을중심으로이야기가펼쳐진다.가게주인인‘이기호’는한때소설가를꿈꾸었지만,돌아가신아버지의빵집을물려받아제빵사가되었다.그리고그빵집을드나들던사람들이있었다.고등학교2학년인꿈많은소녀윤지와그학교선생님이자이기호와는오랜친구인영훈.두사람은수학여행을떠났다가남쪽바다에서돌아오지못했다.『우연한빵집』은그렇게사랑하는사람을잃은채살아가야하는사람들의이야기다.윤지의남자친구태환,윤지의단짝진아,윤지의엄마,그리고빵집주인이기호와알바생윤지까지다섯명의인물이각장마다중심이되어과거를회상하고현재의일상을서술한다.보이지않는인연의고리로연결되었던사람들이점차서로를발견하고우연처럼빵집으로모이게되는과정이아리고아프지만담담하고따듯한문장속에담겼다.

◆기억속에서영원히‘유예된’사람을품은우리들

-윤지의남자친구태환
꿈에대해이야기할때면윤지얼굴에서빛이났다.하지만윤지의그꿈은이제영원히‘유예’되었다.윤지가좋다던노래가사에서처럼.윤지는마지막여행길에서그노래를들었을까?-본문에서

-윤지의친구진아
무서웠다.처음사고소식을들었을때는믿기지않았고,그사실을받아들여야했을때는슬픔보다두려움이먼저찾아왔다.누군가이유를물으면내가겪은최초의죽음이었다고,두려웠다고변명할생각은없다.그냥,갈수가없었다.윤지에관해선,슬픔이아닌엉뚱한것들이진아를괴롭혔다.오늘처럼카레냄새라든지,태환이라든지.-본문에서

-윤지의엄마
뭐,아님말고.딸이자주쓰던말이다.윤지가그렇게말할때마다질색하곤했는데.매사에진지하지못하다고,허튼소리나하는애같다고잔소리를했다.그런데해보니재미있다.아님말고.아님말고.입속에서자꾸말해보았다.그러자윤지목소리가들리는것같았다.‘엄마,나많이보고싶지?뭐,아님말고.’-본문에서

‘그날’이후빵집의문을처음연사람은하경이다.지하철을타고내린낯선동네에서정처없는발길이닿은곳.하경은빵집유리문에붙은아르바이트구인문구를보고덜컥그곳에서일하기로한다.경영과는어울리지않는가게주인이기호와말수없는알바생하경은그렇게함께빵집에서일하게되었다.그리고태환과진아,그리고윤지의엄마가차례로빵집의문을열고들어온다.이들은이기호가청소년센터에서빵만들기를가르쳤던‘윤지’의친구이자가족이다.그들이이가게를찾은것은정말우연일까?
사고가일어나고일년이지나기까지,『우연한빵집』은현재에도미래에도없이과거의기억속에영원히유예된,사랑하는사람을잃은사람들의일상을좇아간다.그애가가장좋아했던빵,언젠가함께먹었던빵,한번은같이만들어보았던빵만이여전히온기를품은향을내뿜고있다.단단하고부드럽고,담백한빵들은이야기속에서말로는쉽게전하기힘든위로의매개체가되어상처입은인물들을따듯하게감싸안는다.

◆하얗고말랑한반죽을매만지며,아픔을나누는베이킹

캉파뉴는‘동료’라는뜻을가진빵이다.함께빵을나누어먹는동료.이제그에겐함께빵을나누어먹을동료가없다.영훈은그의유일한친구였으니까.조금전그남학생도함께빵을나누어먹던친구를잃은것이다.-본문에서

사람은저마다의우주를지니고있고,사람이사라진다는것은유일무이한우주가사라져버리는일이라고했다.윤지와영훈은그들의친구,연인,가족에게그만큼소중하고하나뿐인우주였다.타인의상실감을,아픔의깊이를헤아릴수도쉽게헤아려서도안될일이지만,이들은어쩌면같은일을겪었기에어떤특별한말없이도서로의상처를알아볼수있다.
타지에서빵집을찾아오게된알바생하경은군에입대했던오빠를잃었다.사진작가가되고자하는꿈이남달랐던,삶에열정적이었던오빠.그랬던오빠가군에서스스로목숨을끊자하경의가족은한번에허물어지고만다.오빠를군대에밀어넣었던아빠의죄책감과가족의해체를바라보던하경또한삶의중심을잃고발길이닿는대로이곳까지오게된것이었다.그리고정말우연일까,하경은빵집에서생전에오빠가만들어두었던인연들과조우하게된다.
어쩌면우리는보이지않는실들로촘촘히연결되어있는것은아닐까?타인의상처에그러니함께분노하고울고공감할수있는게아닐까?함께반죽을매만지며이야기하고,따듯한빵을구우며나누는어떤위로.이우연한‘빵집’은잃어버린사람들을함께기억할수있는곳이다.상처로해체된마음을다시그러모을수있도록,조금더힘을낼수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