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 :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 클래식 클라우드 11

마키아벨리 :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 - 클래식 클라우드 11

$22.00
Description
500년 넘게 오해와 논란의 중심에 선 사상가 마키아벨리
그가 던진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피렌체로 떠나다
나폴레옹과 히틀러가 탐독했다고 하며, 니체가 이것보다 더 악한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한, 유럽 혹은 세계 역사상 가장 많은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고전 『군주론』. 그러나 이 책은 흔히 말하듯 성공을 위한 지침서도, 권모술수를 가르치는 전략서도 아니다. 제대로 된 나라, 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할 일을 탁월한 고전 지식과 탄탄한 현실 정치 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책이다. 도덕이 아닌 정치, 정권이 아닌 국가를 중심에 둔 마키아벨리의 진심을 읽어내려면 르네상스 피렌체와 그 안에서 고군분투한 그의 삶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마키아벨리에 대한 오해를 풀고 그의 참모습을 만나기 위해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열한 번째 책 『마키아벨리: 르네상스 피렌체가 낳은 이단아』는 마키아벨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도시 피렌체로 갔다. 그가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았던 피렌체의 구석구석과 시에나, 산지미냐노 등 토스카나의 여러 도시들을 돌아보며 저자 김경희 교수는 독자들이 마키아벨리처럼 솔직한 맨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가 남긴 삶의 지혜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영혼보다 조국을 더 사랑한다’고 말했던 마키아벨리의 진심을 들어보자.

저자

김경희

저자:김경희
서울대학교정치학과를졸업하고,독일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마키아벨리의정치적역량개념’연구로정치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이화여자대학교정치외교학과교수로재직중이며,서양정치사상·정치이론·국가론등에관심을갖고연구하고있다.역서로비롤리의『공화주의』,마키아벨리의『군주론』(공역),저서로『근대국가개념의탄생』『공존의정치』『공화주의』등이있다.

목차

PROLOGUE마키아벨리의수수께끼

01사람을꽃피운도시피렌체―르네상스와시민의식
02군주국과공화국사이에서―현실정치의교훈
03무엇이강한나라를만드는가―『로마사논고』읽기
04절박함이빚은명작―『군주론』바로알기
05정치란무엇이며권력은어디에서오는가―시대를앞선지혜
06영혼보다조국을더사랑하다―마키아벨리의유산

EPILOGUE한공화주의자의짝사랑

마키아벨리생각의키워드
마키아벨리생애의결정적장면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근대정치학의초석을놓은『군주론』의저자
권모술수의대가,기회주의자,군주론자라는오해를걷어내고
마키아벨리의진심을읽다

단테,다빈치,미켈란젤로그리고마키아벨리의고향
르네상스를꽃피운도시피렌체에서
『군주론』에담긴시대를앞선지혜를읽다

『군주국에관하여』라는제목의책이세상에처음알려진것은1513년이다.정식출간도되기전에사람들사이에입소문을타고필사본으로회람되었다고한다.그러나정작책이헌정된메디치가는관심을두지않았고,저자가죽고난1532년에야정식인쇄본이출간되었다.당대에는뜻한바를이루지못하고묻혔다가후대에빛을발하게되었다는점에서책과지은이는비슷한운명을겪었다.마키아벨리는우리에게근대정치학의문을연정치사상가로,그의고향피렌체에서는역사가나작가로기억되지만,그를말할때빼놓지말아야할것은그가피렌체공화국의공무원이자정치인이었다는사실이다.자신의영혼보다조국을더사랑한다고말한마키아벨리.그러나정권변동으로인해1512년에14년간몸담았던공직에서쫓겨난뒤로,그는다시국가를위해일할기회를얻지못했다.퇴직하고바로이듬해에완성된『군주론』이그의생생한현실정치경험에뿌리를두고있음은두말할나위없다.
처음마키아벨리가붙인제목에서알수있듯이,『군주론』의주인공은‘군주’가아니라‘군주국’이다.그간많은사람들이『군주론』을군주‘개인’이권력을얻고유지하는방법을담은책으로이해했다면,마키아벨리전문가김경희교수는‘국가’와그구성원인‘인민’에초점을맞출때『군주론』에담긴마키아벨리의진심에한발더다가갈수있다고말한다.

군주론자인가공화론자인가:마키아벨리의수수께끼

세계의중심이신에서인간으로옮겨지고,상공업의발전으로부가넘쳐나며,문화와예술이부흥했던르네상스시대피렌체.그러나이탈리아반도내도시국가들간의영토경쟁과알프스이북강대국들의침략,내부의파벌다툼이끊이지않던피렌체의정치상황은한치앞도내다볼수없을만큼불안정했다.이런번영과혼란의중심에선메디치가는막대한부를바탕으로예술가들을후원하는한편,온갖방법을동원해정적을제거하고권력을쥐었다.마키아벨리의『군주론』은바로이메디치가에바쳐진책이다.
마키아벨리는피렌체공화정이메디치가의군주정으로전환되는시기에살았다.메디치가가군주가문으로자리잡는과정은순탄하지않았는데,이는피렌체시민들의공화정복귀운동때문이다.마키아벨리는메디치가를대체한공화국정부에서외교와국방을맡아일했고,메디치가가복귀한뒤에는자리에서쫓겨난데다반메디치가음모혐의로고문까지당했다.현실주의자마키아벨리는메디치가의군주적권력을인정하지않을수없었다.그래서메디치가의권력이피렌체를더강한나라로만드는데쓰일수있도록설득하는방법으로비판적지지를택하고『군주론』을썼다.
『군주론』이정치의중심에군주를두고부강한나라를만드는방법에대해설파한다면,『로마사논고』는고대의로마공화정을모범으로삼아공화주의를지지한다.비슷한시기에쓰인두책이이렇게상반된주장을담고있는탓에,그가군주론자인지공화론자인지를두고논쟁이벌어져‘마키아벨리의수수께끼’라는말이생겼다.그러나정치체제가아닌국가에초점을맞춰읽을때,두책의주장은모순되지않는하나의분명한목표를갖는다.마키아벨리는무엇보다국가가처한위기상항을타개하기위한방법을고민했다.모든경우에적용되는한가지답만있는것은아니기에,끊임없이변화하는현실에따라그는군주론을펴는가하면공화주의자가되어야했다.

우리가몰랐던마키아벨리:르네상스의근대인

마키아벨리가메디치가에게공직과재산을빼앗기고머무른피렌체근교의산탄드레아인페르쿠시나는유배지와다름없었다.그러나그는한탄하며시간을허비하지않고자신의지식과경험을바탕으로다양한분야의글을쓰면서적극적으로세상과소통했다.정치서인『군주론』『로마사논고』와역사서인『피렌체사』뿐만아니라희곡인「만드라골라」「클리치아」도모두이시기에나온저술이다.특히「만드라골라」는이탈리아의각도시에서공연되어인기를모았고,그덕분에마키아벨리는살아있을때정치가나역사가보다도희곡작가로서이름을알렸다.
흘러넘치는자유와자본만큼인간의욕망이꿈틀대며다툼을벌이던도시에서태어난마키아벨리는그의모든저술에서인간본성에대한깊이있는성찰을보여준다.즉인간이도덕이나종교의당위보다욕망에따라움직이는존재라는것을인정했다.‘때로는악해지는법을배워야한다’는주장은이런인간론을바탕으로정치또는통치의방법을이야기하는과정에서나온것이다.그는정치에관한주장을펼칠때당시에지배적이던종교나도덕의논리를사용하지않고인간의이성과욕망에기초해합리적으로설명하려고한다.마키아벨리의근대성은이렇듯도덕주의정치를부정하는데서출발한다.

문제는인민의지지다:살아있는지혜

마키아벨리는국가를구성하는귀족과인민의관계를정치의핵심으로보았다.어느한계층의독점적지배가아닌다양한계층의참여와균형을중시한점에서아리스토텔레스,폴리비오스,키케로를거치며전해내려온서양공화주의의전통을수용하고발전시켰다고할수있다.하지만그는한발더나아가귀족과인민의갈등을적극적으로해석하며인민의역할에무게를싣는다.
『군주론』은흔히군주개인의권력장악,즉성공을위한전략서로읽혀왔다.그러나두종류의권력,즉개인이소유하는강제적인힘과주변사람들의지지에서나오는관계적이고집합적인힘중에서마키아벨리는후자를더중시했다.그의눈에피렌체가나약하고부실해진원인은인민이무력해진데있었고,이는소수귀족이권력을독점하며국가의공적시스템을사사화했기때문이다.‘모두의나라’가아닌‘그들만의나라’에서권력으로부터배제된사람들은좌절과박탈감을느끼고,국가는분열과반목속에활력을잃는다.따라서한나라가강해지려면그안에서다수를이루며자유롭게살기를바라는인민에기반을두어야한다.공동체구성원들이자유로운상황속에서저마다능력을키우고공동체의주인으로참여할때,국가의활력이살아날수있다.
500년전마키아벨리가가졌던이같은문제의식은오늘날우리의현실에적용해도전혀어색하지않다.“대한민국은민주공화국이다.”우리나라헌법은이렇게시작한다.우리는한때군주처럼굴었던대통령에분노했고,광장에모여정치제도와민주공화국의가치에대한생각을나눴다.500년전피렌체시민들처럼,우리도국가의평화로운존립을걱정하며실질적인자유와평등을고민한다.혼란과위기속에서‘정권’이아닌‘국가’를중심에두고사고했던마키아벨리의지혜를다시배우고싶은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