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우드

나이트우드

$13.00
Description
오직 사랑으로, 심장 하나로 삶에 매달려 쓴 시적 서사!
오늘날 퀴어문학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전설적인 모더니스트 주나 반스의 소설 『나이트우드』. 미국인 조각가 셀마 우드와 9년간 격렬한 사랑을 한 저자가 자신의 영혼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친 그녀와의 결별 후 집필한 작품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더욱 흥미로운 선구적 위상을 갖게 된 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Djuna’를 필명으로 써온 작가 듀나의 발문과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윤조원 교수의 해설을 더했다.

이 작품의 출판은 쉽지 않았는데, 1936년 영국 출판사 페이버 앤드 페이버에서 T. S. 엘리엇의 편집으로 출간됐다. 편집자로서 엘리엇은 당대의 검열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고, 출판할 수 있는 레즈비언 소설이 되도록 일부 단어 단위에서부터 세 페이지에 이르는 단락들 단위까지 상당 부분을 잘라냈다. 60년 동안 엘리엇이 당대 기준에 맞추어 편집한 판본으로 읽혔던 이 작품은 1995년에 이르러서야 연구자 셰릴 J. 플럼이 복원한 판본으로 출간 되었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은 복원된 판본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소년의 몸을 지닌 소녀’ 같은 로빈 보트를 중심으로 그와의 관계에서 파탄을 맞는 인물들인 남편 펠릭스 남작과 아들 기도, 로빈을 갈망한 노라 플러드와 제니 페더브리지 그리고 여장을 즐기는 무면허 산부인과의 매슈 오코너의 이야기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중심인물인 로빈은 여성성에 대한 통념을 뒤흔들고, 나아가 특정한 대상을 향한 애착 관계를 이상화하는 사랑의 관념과 감각적·정서적 쾌락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한다.
저자

주나반스

지은이:주나반스(DjunaBarnes)
1892년6월12일미국뉴욕에서태어났다.일부다처가정에서공교육대신실패한예술가아버지와작가이자여성참정권운동가였던조모에게서교육을받았다.1912년프랫인스티튜트에입학하나아버지와결별한어머니와형제들을부양하기위해이듬해학업을중단하고,비전속저널리스트이자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하며<브루클린데일리이글><뉴욕모닝텔레그래프><뉴욕프레스><뉴욕선>등과일했다.그리니치빌리지에거주하며보헤미안성향의예술가들과교류했다.1915년시와그림을담은소책자를출간했고,1919년일막극세편이프로빈스타운극단에서상연된다.1920년파리로이주해제임스조이스,거트루드스타인,케이보일등과교류하며『한권의책』『라이더』『숙녀연감』등을출간했다.1940년미국으로돌아와그리니치빌리지에정착해여생을보냈다.1982년90세를일기로타계했다.  

옮긴이:이예원
문학번역가.앨리스미스의『호텔월드』,제니페이건의『파놉티콘』,조애나월시의『호텔』,이언뱅크스의『다리』외다수의작품을옮겼으며대산문화재단의번역지원을받아황정은장편소설『계속해보겠습니다』를영어로옮겼다(I'llGoOn,TiltedAxisPress).  

목차

고개숙이라
밤짐승
밤지기
‘점거자’
파수꾼이여,밤을일러다오
나무가쓰러진자리에
내려가거라,매슈
홀리다

발문|주나반스와『나이트우드』(듀나)
해설|『나이트우드』:도착倒錯의윤리,비루함의미학(윤조원)

옮긴이의말
주나반스연보

출판사 서평

모더니스트주나반스가낳은퀴어문학의고전
오직사랑으로,심장하나로삶에매달려쓴시적서사

“나는기이한것으로부터사랑을받았고,이제그게나를잊었어요.”


전설적인모더니스트주나반스.1892년뉴욕에서태어나1920~30년대파리에거주하며제임스조이스,거트루드스타인과교류했고,저널리스트이자일러스트레이터,작가로활동한그의대표작『나이트우드』가우리말로처음번역되어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167번으로소개된다.작가의영혼에지대한영향력을끼친연인셀마우드와의결별후집필된『나이트우드』는1936년T.S.엘리엇이편집을맡아영국에서처음출간되었다.엘리엇을비롯해에즈라파운드,그레이엄그린,딜런토머스등동시대작가들로부터찬사와지지를받았으며,오늘날에는퀴어문학의고전으로손꼽히는작품이다.“오늘의시점에서더욱흥미로운선구적위상을갖”게된『나이트우드』에대한이해를높이려‘Djuna’를필명으로써온작가듀나의발문과고려대학교영어영문학과윤조원교수의해설을더했다.

“나는세상에서가장유명한무명이다”
전설적인모더니스트주나반스


주나반스는1892년6월12일미국뉴욕에서태어났다.실패한예술가였던월드반스는자신의둘째아이에게‘주나(Djuna)’라는세상에없던특별한이름을지어주었다.주나는일부다처가정에서공교육대신작가이자여성참정권운동가였던조모자델터너반스와아버지에게서교육을받으며자랐다.1912년프랫인스티튜트에입학하나아버지와결별한어머니와형제들을부양하기위해이듬해학업을중단하고,비전속저널리스트이자일러스트레이터로활동하며<브루클린데일리이글><뉴욕모닝텔레그래프><뉴욕프레스><뉴욕선>등과일했다.그리니치빌리지에거주하며보헤미안성향의예술가들과교류했다.1915년시와그림을담은소책자를출간했고,1919년일막극세편이유진오닐이이끄는프로빈스타운극단에서상연된다.
1920년파리로이주해1940년그리니치빌리지로돌아오기까지파리의센강좌안을무대로제임스조이스,거트루드스타인,케이보일등과교류하고『한권의책』『라이더』『숙녀연감』『나이트우드』등을쓴다.1922년『율리시스』를출간한제임스조이스와의<배니티페어>인터뷰를계기로서로에게문학적영향력을미쳤고,1921년미국인조각가셀마우드를만나9년간영혼에상흔이남게된격렬한사랑을한다.평생의후원자가된페기구겐하임을만났고,옘마골드만의수행원이던작가에밀리콜먼과지교를맺었다.셀마우드와의결별이후주나반스는페기구겐하임이영국에얻은여름별장헤이포드에서1932년과1933년,두번의여름을보내며자신의대표작이될장편소설의집필과개고에몰두했다.하지만원고의출판은쉽지않았다.1934년에밀리콜먼에게보낸편지에서반스는출판사측의거절사유에대해이렇게썼다.“다들이건소설이아니래.삶의연속성은담기지않고주요대목들과시(詩)로만구성됐다고.”에밀리콜먼이에이전트로애쓴덕에1936년『나이트우드』는영국출판사페이버앤드페이버에서T.S.엘리엇의편집으로출간된다.

낭만적사랑의이상을전복하는‘밤’의이야기
퀴어문학의위대한고전『나이트우드』


시인중의시인으로서T.S.엘리엇은『나이트우드』에대해“훌륭하게발휘된스타일,아름다운문구,번뜩이는재치와인물구현에더해엘리자베스여왕시대의비극을연상시키는공포와비운을모두갖춘작품”이자“너무나좋은소설이기때문에시로훈련된감수성만이그것을온전히감상할수있다”라고극찬했다.하지만편집자로서엘리엇은당대의검열을의식할수밖에없었고,출판할수있는레즈비언소설이되도록일부단어단위에서부터세페이지에이르는단락들단위까지상당부분을잘라냈다.60년동안『나이트우드』는엘리엇이당대기준에맞추어편집한판본으로읽혔다.1995년에이르러서야연구자셰릴J.플럼이복원한판본이출간되어주나반스의초고와엘리엇의편집방향에대한논의가이루어지게되었고,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은복원된판본을번역저본으로삼았다.

시대를앞서간반스의대담함은주변화된성적주체들을전경으로끌어내는데그치지않고,‘도착(倒錯)’이라는개념을텍스트를구성하는원리로활용해서밤과낮,아름다움과추함,정상과비정상등으로분류하는이원론의가치체계를적극적으로심문한다는데있다.『나이트우드』가전개하는이도착의서사는급진적인퀴어의정치를선구적으로수행한다고할수있을것이다._작품해설중에서

『나이트우드』는‘소년의몸을지닌소녀’같은로빈보트를중심으로그와의관계에서파탄을맞는인물들인남편펠릭스남작과아들기도,로빈을갈망한노라플러드와제니페더브리지그리고여장을즐기는무면허산부인과의매슈오코너의이야기이다.이는펠릭스의출생장면에서부터시작된다.부친은상업으로돈을모아오스트리아귀족가문을사칭하며,쉰아홉나이에아들을고대하던,임부처럼배가둥근몸집의유대인,모친은남편을압도하는군인같은성정과체구를지닌마흔다섯살의기독교도였다.1880년에태어난그는자신의세대를“붙들것이남아있지않은세대,정확히말하자면붙들방도가전무한세대”라규정하고미래를위해‘구유럽’으로상징되는과거에집착하며이과거를이어받을아들을얻고자로빈보트에게청혼한다.미래를향한그의모든노력은실패가예정되어있다.부모가그러했고,서커스가벌어지는세계에서그가만나는여성은공중곡예사인프라우만(독일어로Frau는여성,Mann은남성을뜻한다)그리고잠과깸사이움직임과정지상태사이에서살아가는‘밤짐승’로빈보트였으니.
『나이트우드』를전기적사실에근거해읽는다면,로빈과노라그리고이들사이에끼어든‘점거자’이자약탈자제니는주나반스와셀마우드의서사를반영한듯도하다.하지만이소설은이러한관계사이에코러스격인인물매슈오코너를배치함으로써자전적경향을뛰어넘어모더니즘의문제작이자퀴어문학으로서의선구적위상을점하게되었다.젠더퀴어인오코너는태생적으로여성의몸을얻지못한자신을애도하며살아가는인물로,‘불멸의한형태’인‘습관’을깨는이에게가해지는세간의책망을인지하고도탈관습적인언어를구사한다.“난개인적으로하느님을‘그녀’라고부르는데,그건신이날이런모습으로빚어낸때문이죠.‘그녀’라호칭하면어쩐지그실수가만회되는것같아요.”이러한그의언어는작가가시도한가치전복을구현한다.그는부인과의사이나권한을얻지못한‘무면허’의사이고,화롯가에서요리하고아이를낳는삶을바라나실상한밤중공중변소를기웃거리며임을찾는통렬한비애를안고도펠릭스와노라가겪는고통과상실감에마음을기울이는,“이세상에남은마지막여자”라할수있다.
이소설의중심인물인로빈은여성성에대한통념을뒤흔들고,나아가특정한대상을향한애착관계를이상화하는사랑의관념과감각적·정서적쾌락의가치에의문을제기한다.로빈은펠릭스가청혼하자‘제인생에거절의지란전무한듯수락’하고는이후육신은교회와거리를헤매고영혼은안나카레니나와캐서린히스클리프또는역사속여인들에게로향하더니결국갓난아이를두고집을떠난다.하지만이후로도노라나제니누구의곁에도정착하지않는다.‘결코사랑의대상이기를그칠수없었’던로빈은여러인물들의욕망을불러일으키는서사의중심이면서도자신의존재를스스로언어화하지않고서사에서사라졌다가마지막에이르러노라앞에모습을드러낸다.흡사개를닮은충격적인자세로.
『나이트우드』는결국그제목에서시사되듯‘밤’의이야기이다.

밤은초현실적인장소처럼보이지만그저환상의공간에불과한것은아니다.밤은규범의억압적장력을뚫고나오는실재의공간으로,낮이주변화하고배제하는음란함과비루함을비롯해온갖탈규범적존재의양태를전면에드러냄으로써도리어‘정상성’이곧보편이라는일상화된관념이환상임을보여준다.그래서이밤의시공간은해방적인동시에위협적이다.길들여지지않는욕망이지배하는이곳은쾌락보다는고통과상실의시공간이며,상처입은인물들은이곳에서영원한멜랑콜리의정서를공유한다._작품해설중에서

잠들어있는순간에조차사람의정체부터바꿔놓는다는밤.그리하여“나는기이한것으로부터사랑을받았고,이제그게나를잊었”기에태어난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