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배수아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배수아 소설집 |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너는 나에게 가까이 오지 마라.
나를 쳐다보지 마라.”
배수아 첫 소설집, 새로운 장르의 시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배수아 작가가 등단 2년 만인 1995년에 출간한 첫 소설집이다. 워드 연습을 하다가 탄생했다는 여담으로 유명하기도 한 등단작 「1988년의 어두운 방」을 포함해, 가족주의의 억압적 질서에 투항하고자 한, 그러면서 자기만의 푸른색으로 텍스트의 곳곳을 물들인 특별한 작품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등 총 일곱 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른 살 배수아가 쓴 이 작품들을 통해, 그의 등장이 당시 한국문학에 어떤 파격이었을지 짐작해볼 수 있으리라.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글은 더욱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그래도 사람들 가득한 거리에서 걷고 있으면 떠오르는 것들, 엑스터시와 이미지.” 이번 개정판에서는 빠졌으나 초판에 덧붙였던 ‘작가의 말’ 일부를 힌트 삼아 적어둔다.

생은 내가 원하는 것처럼은 하나도 돼주지를 않았으니까. 부모의 사랑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학교에서는 성적도 좋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는 늘 그런 식이다. 그리고 자라서는 불안한 마음으로 산부인과를 기웃거리고, 남자가 약속 장소에 나타나기를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기다리면서 연한 커피를 세 잔이나 마신 다음에 밤의 카페를 나오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어느 날의 한적한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에서 눈앞을 지나간 고양이는 검은 고양이가 된다. _「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에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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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수아

저자:배수아
소설가이자번역가.1965년서울에서태어나이화여대화학과를졸업했다.1993년『소설과사상』에「1988년의어두운방」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2003년장편소설『일요일스키야키식당』으로한국일보문학상을,2004년장편소설『독학자』로동서문학상을,2018년소설집『뱀과물』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소설집『푸른사과가있는국도』『훌』『올빼미의없음』,장편소설『부주의한사랑』『나는이제니가지겨워』『에세이스트의책상』『북쪽거실』『알려지지않은밤과하루』『멀리있다우루는늦을것이다』,산문집『처음보는유목민여인』등이있고,옮긴책으로페르난두페소아의『불안의서』,프란츠카프카의『꿈』,W.G.제발트의『현기증.감정들』『자연을따라.기초시』,로베르트발저의『산책자』,클라리시리스펙토르의『달걀과닭』등이있다.

목차

푸른사과가있는국도

1988년의어두운방

엘리제를위하여

여섯번째여자아이의슬픔

아멜리의파스텔그림

인디언레드의지붕

검은늑대의무리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는그때스물다섯번째생일을일주일앞두고있었다.정말싫은나이였다.나는열다섯살처럼생기발랄하지도않았고서른다섯살의오후처럼지쳐있지도않았다.나는내일일어날일이무엇인지전혀알수없어항상불안하였다.

_「푸른사과가있는국도」에서
오빠,네가아무리우리앞에서잘난척하고닭을잡아도다리는네거고생전자기양말한번안빨면서큰소리쳐도너는내가집나가는걸못막는다.

_「푸른사과가있는국도」에서


오랜시간이흐른뒤에도그날저녁의조용하면서도지독한흐느낌같은어둠의그림이종종생각나곤하였다.언제까지나결코변하지않을것만같은그런느낌이다.어머니는영원히거기에앉아땅콩을까고있을것같고이모는절대로떠나지않을것같고무엇보다도내가이장소를벗어날수없으리라는느낌이그토록강렬하였던,나의집이다.

_「엘리제를위하여」에서


그녀는이제알았다.선영의생에서는결국은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던것이다.햇빛이창백한불꽃처럼페이브먼트와선영의검은머리칼에서타올랐다.

택시가왔고선영은미주를데리고집으로돌아왔다.아무런일도일어나지않은듯이그렇게그들의생이흘러갔다.

_「아멜리의파스텔그림」에서


“영원한그무엇이있다고생각해.”

포니테일의여자아이는화면에서눈을돌리지않고말하였다.

“그런게영화에만존재하는걸까.왜영화는사람들이그랬으면하고바라는것을내용으로하는거잖아.모두들그랬으면하고바라는거야.사랑이영원하기를,청춘이계속아름답기를그리고사람들이서로잊지말기를.그렇지않아?”

나는탁자위의인디언레드의지붕을보고있었다.그리고말하였다.

“영원이라는말은너무낯설어.난그게뭔지몰라.나에게는없는것으로느껴진다.”

_「인디언레드의지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