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을 태우다

설탕을 태우다

$15.00
Description
“내가 엄마의 불행에서 기쁨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복잡하고도 유별난 엄마와 딸의 관계를 솔직하고도 가감없이 사실적으로 그려낸 강렬한 작품.
감정을 쓰리게 자극하는 동시에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기억에 각인될 통렬한 소설이다.
2020 부커상 심사위원단
선정 및 수상내역
2020 부커상 최종후보 ★ 2021 여성문학상 후보 ★ 2022 펜/헤밍웨이상 최종후보
2020 가디언·이코노미스트·스펙테이터·NPR 올해의 책
2021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 100
저자

애브니도시

1982년미국에서태어나바너드칼리지에서예술사를공부하고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어린시절어머니의고향인도푸네지방에서조부모와겨울을보낸경험이『설탕을태우다』의배경에모티프를제공했다.큐레이터이자현대미술평론가로일하며이책의초고를썼고2012년미발표원고를대상으로하는티버존스남아시아상에서심사위원단의만장일치로수상작으로선정되었다.어머니와딸의복잡한애증관계를서늘하게그린이작품은7년의집필기간을거쳐2019년‘흰무명옷을입은여자GirlinWhiteCotton’라는제목으로인도에서처음소개되었고,2020년영국에서지금의제목으로출간되어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다.2021년여성문학상후보,2022년펜/헤밍웨이상최종후보에올랐고,2020년<가디언><이코노미스트><스펙테이터>,NPR올해의책,2021년<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100에이름을올렸다.26개언어로번역·출간되었으며,살만루슈디의소설『한밤의아이들』을각색한동명영화감독디파메타가각본과연출을맡아영화로제작될예정이다.연극으로도각색되어런던초연을앞두고있다.

출판사 서평

“그저재능있는작가가아니라선하나,음영하나가어떤차이를낳는지아는예술가”(<뉴욕타임스>)라는찬사와함께주목해야할작가의등장을알린장편소설『설탕을태우다』가출간되었다.인도계미국인애브니도시는어머니의고향인도푸네에서지냈던어린시절과조모의알츠하이머진단경험에서소설의단초를발견했고,어머니와딸의복잡한애증관계를중심으로모성과기억에대한이야기를쓰기시작했다.한달만에완성된초고는2012년미발표원고를대상으로하는티버존스남아시아상에서심사위원단의만장일치로수상작으로선정되었고,7년의집필을거쳐2019년‘흰무명옷을입은여자GirlinWhiteCotton’라는제목으로인도에서처음출간되었다.이듬해영국에서지금의제목으로소개되어독자들에게공개되기3일전“감정을쓰리게자극하는동시에카타르시스를안기는,기억에각인될통렬한소설”이라는평과함께부커상후보에올랐고,『울프홀』『튜더스,앤불린의몰락』에이어세번째부커상수상에도전하는영국의대표작가힐러리맨틀을제치고데뷔작으로최종후보에올라화제를모았으며,최종수상작『셔기베인』에이어가장높은판매고를기록하는등그해의또다른주인공으로스포트라이트를받았다.애증으로얽힌모녀관계를서늘하고도거침없이그려낸이작품에쏟아진관심은계속이어져2021년여성문학상후보,2022년펜/헤밍웨이상최종후보에올랐고,<가디언><이코노미스트><스펙테이터>,NPR선정2020올해의책,<뉴욕타임스>선정2021주목할만한책100에이름을올리며애브니도시라는이름을평단과독자들에게강렬하게각인시켰다.26개언어로번역출간이결정되기도한이작품은살만루슈디의소설『한밤의아이들』을각색한동명영화감독디파메타가각본과연출을맡아영화로제작될예정이고,연극으로도각색되어런던초연을앞두고있다.

이것은사랑과집착,증오와배신의이야기
그리고이야기의주인공은나와나의엄마다

평생엄마의보살핌을받지못한안타라는엄마가고통을겪을때마다일종의쾌감을느꼈다.우주의균형이이루어지고원인과결과의합리적질서가회복되는일이라고.하지만이제수지를맞출수없게되었다.엄마가알츠하이머진단을받고기억을,안타라를방치함으로써학대했던과거까지도모두잃어가게된것이다.불안해진안타라는병의진행을늦추기위해온갖노력을기울이지만그럼에도엄마의머릿속은하루하루흐려져간다.오래전에죽은친구에게전화를걸어달라고부탁하는가하면이십년동안살아온집주소를잊어버리고,가끔씩딸의얼굴도알아보지못할뿐더러화가인딸의작품을찾아불태우는엄마는이제의학적으로믿을수없는사람이다.그러나안타라에게엄마가믿을수있는존재였던적은단한번도없었다.

엄마는자신에게부과되는모든책임을거부하며욕구에충실한삶을살았다.남들의시선이나세간의예의는안중에도없었고전통에따라맺어진혼인관계도,남편과가정이최우선이되어야하는삶도견디지못했다.안타라가태어난뒤에도아이에게줄젖을그대로흘리며날마다밖으로돌아다닌엄마는급기야집을탈출해어느아슈람(영적수행을하는인도의수도원)에서구루의연인이되었다.시부모의요구에마지못해안타라도데려갔지만다른사람손에맡긴채나몰라라했고,안타라는매일같이집단적광기에가까운수행자들의기이한행동을지켜보며엄마를그리워했다.그렇게사년의시간이흐른뒤아슈람을나온두사람은가족으로부터외면당한채길거리에서구걸을하며살아가고,결국엄마의부모님이두사람을거두지만안타라는안정을누릴새도없이쫓기듯기숙학교로보내졌다.안타라가숨막히는생활을마치고그곳에서돌아온뒤에도엄마는떠돌이예술가와사랑에빠져안타라를방치했다.

이제안타라는자신의가정을꾸리고화가로도첫걸음을내디딘성인이지만,엄마와는별개의독립된자아를만들기위해몸부림쳐안착한이삶에서도지독했던과거로부터자유롭지못하다.그런결핍과고통을안긴엄마를죽을때까지원망하겠지만한편으로는평생그리워해왔던엄마를죽을만큼사랑한다.그리고그모든지난날을잊어가는엄마를보며생각한다.한순간도나를돌본적없는엄마를나는어떻게돌볼수있을까.내사랑을돌려주지않은이여자를나는어째서이토록사랑하는것인가.그리고이제막태어난딸에게나는같은실수를저지르지않을수있을까.

“우리두사람사이에는어딘가망가진구석이있다.”
엄마와딸,벗어나기어려운그복잡한애증관계

“내가엄마의불행에서기쁨을느낀적이없다고말한다면거짓말일것이다”라는첫문장에서유추할수있듯애브니도시가그리는어머니와딸의관계는다감한애정이나따뜻함과는거리가멀다.그보다는갈망과원망이뒤섞인양가감정에사로잡혀상처를주고받으면서도상대에게집착하는애증의관계다.평생나를경쟁자이자적으로여겨온엄마에게알츠하이머증상이보이자안타라는복합적인감정에휩싸인다.내게는여전히생생히남아서고통을안기는지난날을잊어가면서도어떤말이나를상처입힐수있는지는정확히기억하는엄마,이제내존재를노골적으로부정하고지워버리려하는그여자를향한분노.그럼에도내가애정을갈구했던엄마가껍데기만남고사라져버릴지모른다는불안과공포.그런안타라의시점으로현재와과거를오가는사이소설은두사람사이를일방적인가해자와피해자의관계만으로는단정할수없음을암시한다.끊임없이엄마를원망하고의심하는안타라의이야기도확고한진실이라기보다그자신의입장에서재구성된기억이며,병의증상으로만여겼던엄마의기이한행동은안타라가은밀히감춰두었던과거에원인이있을지모른다는사실이조금씩드러나는것이다.

자신도아이의부모가된안타라는스스로에게서엄마를,딸아이에게서자신의모습을발견하고인정하고싶지않은감정을마주한다.안타라에게“나는네가내인생을망칠줄알았다”라며독한말을퍼부었던엄마처럼자신의딸이지겹다는생각을하고무의식중에아이를해치는상상에빠진다.여성이스스로를지우고전통적인역할로만기능하기를강요받는굴레속에서외조모와엄마의관계가엄마와안타라에게,그리고안타라와딸에게기묘한유산처럼전해지는것이다.마치안타라의아파트거실사방을장식한거울에사물이끝없이복제되는것처럼,안타라가진행중인프로젝트의일환으로전날그린초상화를그대로묘사한또한장의초상화가매일생겨나는것처럼.그가운데안타라는파괴적인관계의반복을두려워하면서도아이로인해자신의존재가사라지는듯한초조함을느낀다.그리고스스로도잊으려했던오랜비밀을알게된엄마가자신과딸의안전에위협이될지모른다는위기감을마주하자은밀한결단을내린다.

나는엄마와딸의역할이서로맞바뀌는순간,두사람의관계의과거와미래가기묘하게공명하는순간에대해쓰고싶었다.누군가의딸인것과누군가의어머니가되는것사이에는어떤연속성이있을까.
애브니도시

애증으로엮인어머니와딸의관계는이미많은문학작품에서다뤄졌지만,『설탕을태우다』가탁월한점은그관계를표현한방식이다.작가는“이제껏누구도이토록절묘하고대담하게표현한적없던방식”(<워싱턴포스트>)으로모녀관계를써내려가며때로는분노를,때로는카타르시스를안긴다.그리고불편하지만분명히존재하는감정을집요하게목격하게한다.“좋은예술이란그런것이아닐까.불안한이에게위안을주고,편안한이를불안하게만드는것.”(<텔레그래프인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