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아직 다 읽지 못했다 (민선숙 시집)

너를 아직 다 읽지 못했다 (민선숙 시집)

$11.00
Description
시작시인선 528권. 그리움으로 채워진 편지함이다. 켜켜이 쌓인 편지들에는 누군가에 대한 애정과 애틋함이 담겨 있다. 특히 가족을 주제로 한 시편들은 형언하기 어려운 애정과 그리움, 사랑이 잘 드러나 있다. 그의 시가 가진 미덕은 바로 개인적인 경험을 깊이 있는 통찰력과 보편적 감수성으로 형상화하는 데 있다.

시의 어법과 구성에 대한 언급도 흥미롭다. 서술형 어미를 활용하여 독자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의미의 적층과 어휘의 열거를 통해 시의 음악성을 높이는 방식은 시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키는 요소이다. 이러한 기법들은 독자가 시를 읽으며 느끼는 감정의 깊이를 더하고, 시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저자

민선숙

저자:민선숙
전북특별자치도정읍에서태어났으며,유년시절이후대부분을경기도에서살았다.유아교육을전공하여유치원교사로재직했다.이후국문학과사회복지학석사학위를취득하여사회활동을하고있다.
1999년『지구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군포시민신문기자,군포문인협회,한국가곡작사가협회,수리시낭송회,팔색조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
공저『네장의삽화』『사막을걷는다』등이있다.
sulha9777@hanmail.net

목차

시인의말

제1부
혼수AS13
곰바우칼국수14
일요일아침16
카페트빠는날18
삶의온도를맞추다20
체인지업22
칠월그날23
어머니의엷은미소24
너무늦어못부르는노래26
아버지를꺼내다28
햇살에기댄어깨가들썩거리는오후30
큰어머니의뒤란32
마당재골34
그추억어디갔을까36
안녕을묻다38

제2부
햇살닮은당신41
따스한입김으로42
부산행기차를타다43
둥지를찾아서44
한평46
같은길48
늙지않는여인50
늘푸른행복요양원52
새들의식사시간54
물굽이산책로56
한탄강주상절리길58
바다에길을내다60
아야진해변에서62
소록도64
그림자만다녀가다66

제3부
들꽃69
상처를어루만지다70
가끔은72
너에게머문다74
위도76
생존형스쿠터78
열병일기80
수술실앞에서82
삼일내내비가내렸다84
사선위의날들86
붉은매화88
그래도사는거야89
내일을찾는그녀90
너를아직다읽지못했다91
생맥주92

제4부
맑음에스테틱95
74번길96
카페라방드98
너를챙기는오후99
기억회로장치100
샘들길102
찌개공예104
조문빌라101호106
조명없는집108
피우지못한꽃110
다비움산장112
달빛의속울음114
시린듯아픈듯116
해조음을듣다118

해설
공광규긍정의일상과가족제재,그리고어법과구성의특징120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끊어졌다가
이어졌다가
길이기대어내게올때

쉼없는시간들
스스로멈추고
말을잊지않은사람처럼
답을찾아가는혼잣말

꿈틀거리는내안의말
애썼던시간들
하나씩하나씩
품에서꺼내어본다

추천사

보고싶은사람이있을때비로소삶이다.누군가나를보고싶어한다면그건멋진삶이다.서로보고싶어한다면그건사랑이다.삶과멋진삶,그에더해사랑이있다면그게바로행복이다.
민선숙의시를읽는시간은내작고보잘것없는삶속에도멋진삶과사랑이깃들기를염원하는시간이다.표제시「너를아직다읽지못했다」는사람에대한그리움과핍진한삶을살고자하는간절한바람이담겨있다.“너를아직다읽지못해/내안에붙들어놓은너/앉아있는그자리가/너와나의도서관이되었다”
이보다절절한그리움이있을까,이토록애틋한설렘이있을까.그리움과설렘은시집전체를관류하는주제어다.그러한주제어는다양한시에서변주되고교직한다.“나에겐작은떨림/그리움이풍랑처럼오네요”(「따스한입김으로」)라든가,“머물던곳에서기억될리없어/굳어진습관처럼/끝없는경계를넘어선다”(「아야진해변에서」)처럼혹은부끄럽게,“붉은밤비내리던날/벼린상처알수없는날/살굿빛곱디고운/너의흔적을기억한다//걱정으로기울어진빈자리가/너에게머문다”(「너에게머문다」)처럼혹은살며시다가온다.
다시,삶이란누군가를그리워하는일이다.멋진삶이란누군가나를그리워하고있음을감지하는일이다.시란그저누군가를그리워하고,때론그리움의대상이되고있다는걸담담하게풀어놓는일이다.오롯이풀어놓기만해도이리도애틋함뚝뚝묻어나는시집이되는것이다.
―최준영(인문공동체책고집대표)

책속에서

<어머니의엷은미소>

잊고있었어요
커피잔속에비친얼굴

비포장길을걸어간유월의산사
어머니영정사진이보였어요

수건머리에싸매고서두르던어머니
신발벗고맨발로들어간논에서
모내기호루라기소리들렸어요

여이야,부르는소리에
허리세웠다다시허리숙이며
모를심던어머니
고단한시간더디게만가던반나절
휘어진허리로
줄맞춰나란히모를심는날
내려쬐는햇살이사나웠어요

뎅그렁풍경소리들리는산사
법당안에서손을모으고
바닥에엎드렸어요
고개들어보니부처님얼굴에
어머니엷은미소가보였어요

얘야,
깊은주름의노곤한어머니가
잔잔하게바라보며
슬며시머리위에손을얹으셨지요

생전
어깨쓰다듬어주시던그손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