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철학사

중국철학사

$39.77
Description
인류 역사에서 모든 철학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진리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로 인해 자신이 얻었다고 생각하는 진리가 보편성을 지니는 것으로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의 수많은 철학자들이 각자가 스스로 생각하는 진리가 다른 이들의 그것과 차별성을 가지면서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표현되어 왔다. 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흘러 온 것이 곧 철학사이다. 즉 철학사는 역사 속에서 수많은 철학자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리로서의 각 철학사상의 흐름이다.
우리는 어떤 개별적 철학사상에 주목해서 그 철학을 이해할 수가 있고, 이에 거기서 말하는 진리관에 동의도 하며 때로는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일 한 걸음 물러서서 그 철학사상을 관조한다면, 그 사상은 그저 어떤 시점에 갑자기 생겨나듯이 나타난 것이 아닌, 지난 세월의 많은 철학사상들이 흘러온 흐름의 연장선에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따라서 어떤 철학사상을 이해하려면, 그 사상에만 주목해서는 그 사상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 어떤 사상은 그 사상과 연계된 다른 사상들과의 영향 관계의 맥락 속에 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철학사상을 독립적으로 이해하려 하면, 비유컨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여, 그 사상이 어떤 연유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는지 그 맥락도 모른 채 내용만 피상적으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이해할 수도 있다.
철학사는 불교의 연기설緣起說처럼 이것과 저것이 서로 인연因緣에 따라 연결되어 있는 총체이다. 철학은 무엇이 진리인가를 탐구하는 반성적 사고이며, 철학사는 그렇게 진리라고 여겨진 사상들의 역사적 흐름의 총체이다. 따라서, 철학사는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철학체계가 되므로, 우리는 철학사를 관조하며 그 중의 어떤 철학적 요소들은 철학사 속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역사는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는가에 따라 그 해석의 결과가 다를 수 있다. 즉, 사관史觀에 따라 역사 해석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철학사 역시 어떤 철학사관哲學史觀으로 해석할 것인가에 따라 그 내용전개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서, 철학사 저작마다 그 철학사가의 해석관점이 철학사 내용구성에 영향을 미침을 기존의 여러 철학사 저작에서 알 수 있고, 기존의 ‘중국철학사’들도 그러하다. 필자 역시 나름대로의 ‘중국철학사’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
본 ‘중국철학사’에서는 최초의 중국철학자를 ‘공자孔子’로 간주한다. ‘서양철학사’의 시작이 ‘탈레스’로부터이듯이 중국철학사의 시작은 ‘공자’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이는 물론 기록에 의거한 것으로서, 기록 외에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면 이와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알려진 자료상으로서는 그렇게 해석된다. 그런데, 중국철학사의 경우 공자가 ‘노자老子’에게 ‘예禮’를 물었다는 ??사기史記??의 기록이 있다. 그렇다면 노자가 비록 조금의 차이지만 중국 최초의 철학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관점으로는, ‘노자’의 실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을 정도로 불확실함이 있어서 이에 동의하지 않으며, 관련 문제는 본문 속 ‘노자’ 부분에서 상세히 언급해 두었다.
필자는 중국철학사를, 많은 이들이 그러듯이, 고대철학시대, 중세철학시대, 근대철학시대로 나눈다. 그런데, 기존의 ‘중국철학사’ 저작에서는 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있어서, 그 구체적 내용에 있어서 각 철학 유형들을 어느 시대에 편입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같지 않다. 본 ‘중국철학사’에서는 공자로부터 시작된 선진先秦의 제자백가諸子百家 시대를 ‘고대철학시대’로 본다. 탈레스로부터 시작된 서양철학사의 중세 이전 시대에 상응한다.
그리고 진秦에 의한 통일 이후 한漢으로 이어진 시대, 즉 진한秦漢시대의 철학시대를 ‘중세철학시대’로 잡는다. 그것도 그 중의 ‘전기前期’로 간주하여, ‘전기중세철학시대’로 본다. 이는 서양철학사 중 신앙 우위의 ‘교부철학시대’와 상응한다고 본다. 중국도 이 시대에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천인감응天人感應’적 종교 또는 정치신학적 성향의 사상이 있었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마침 양 권역은 제국帝國의 시대여서, 마치 정치적이든 사상적이든 어떤 유사성이 있는 것처럼 생각된다. 그리고 서양철학사에서는 이후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추구한 ‘후기중세철학시대’인 ‘스콜라철학시대’가 있었듯 중국철학사도 유사하게 전개되는데, 그것은 위진魏晉 ‘현학玄學’ 시대 및 수당隋唐 ‘불교佛敎’ 시대에서 다음 송대宋代의 ‘성리학性理學’ 시대까지가 서양철학사와 그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상形相’과 ‘질료質料’의 사상이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중세철학자(또는 신학자)에 의해 수용되었듯이, 성리학에서도 유사하게 ‘리理’와 ‘기氣’로 세계를 설명한 것이다. 즉 위진 현학에서 성리학까지가 중국철학사 중 ‘후기중세철학시대’라는 것이다. 양 권역의 이러한 사상들은 서양이든 중국이든 그 시대의 정치사회체제 및 통치이데올로기와도 관련된다.
필자는, 중국철학사의 근대정신은 ‘심학心學’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그래서 서양철학사의 근대적 자아를 상징적으로 말한 데카르트의 위치에 해당되는 중국의 철학자를 육구연陸九淵으로 본다. 중국철학사에서 중세의 정점에 선, 중국의 토마스 아퀴나스의 역할을 한 주희朱熹(주자朱子)는 당시 ‘아호鵝湖’라는 곳에서 근대정신의 시작을 알리는 육구연과 논쟁을 했다. 육구연 철학의 의의는 ‘본심本心’이라는 근대적 주체의 자각이다. 육구연의 사상적 취지를 이어받아 ‘심학’을 종합집대성한 이가 명대明代의 왕수인王守仁, 즉 왕양명王陽明으로서, 그는 중국철학사에 있어서 근대적 도덕정신을 발양한 대표자이며, 그가 주장하는 근대적 주체가 곧 ‘양지良知’이다.
필자는 처음 철학을 공부할 때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이, 우선 호감이 가는 철학사상에서 시작하였다. 그러나 곧 어떤 사상은 그 사상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고구마줄기처럼 철학사 속에서 계속적으로 연계되어 이어짐을 느꼈고, 공부 범위도 그에 따라 확장되었다. 더구나 대학에서의 강의도 필자 혼자서 중국철학사 전체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 그 환경이 되기도 했다. 그러다 언젠가는 필자 관점의 ‘중국철학사’를 써 보리라 생각했고, 그동안의 논문주제도 중국철학사 전반에 걸치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마침 ‘박영사’에서 ‘중국철학사’ 집필을 제안해 왔고, 그 제안을 수락하여 이제 그 결실을 맺게 되었다.
필자의 본 ‘중국철학사’는 이러한 집필 배경 속에서, 그동안 여러 주제에 걸쳐 집필해 온 필자의 기존 저술과 더불어, 연구결과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강의안으로 존재하던 중국철학사 속의 여러 내용을 기본 토대로 하여, 그 빈틈을 메우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본서의 내용은 필자의 기존 저작물의 내용과 새로운 원고 내용이 모두 포함됨을 밝혀 둔다. 이제 집필을 끝내고 보니, 올 봄이 가면서 여름을 준비하는 금정산의 푸른빛도 더욱 짙어지게 되었다. 끝으로 이번 ‘중국철학사’ 집필을 제안하고, 출판의 기회를 주신 ㈜박영사 측에 감사드리며, 필자의 집필 소식에 그동안 성원해 주신 주위의 여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2023년 늦봄과 초여름 사이 어느 날
금정산 기슭에서


지은이 정해왕 삼가 씀
저자

정해왕

부산대학교인문대학철학과를졸업했다.부산대학교대학원철학과문학석사및철학박사다.중국동방국제역학연구원방문학자(단기)이다.중국절강대학방문교수(장기)이자,중국북경이공대학법학원방문학자(단기)이다.중국북경대학방문학자(장기)다.1992년~현재부산대학교인문대학철학과교수이다.「완역정몽正蒙」(장재張載저)(명문당),「주역周易과한국역학韓國易學」(공저,범양사출판부)」,「한국지성과의만남」(공저,부산대학교출판부),「「대학」읽기」(세창미디어),「「중용」읽기」(세창미디어),「「周易속世上,세상속주역」(교학도서),「북송대北宋代성리학性理學」-북송대다섯철학자들의삶과철학-(박영사),“정해왕의「주역周易」으로보는세상”(〈국제신문〉연재),그외다수의연구논문을썼다.

목차

중국철학사中國哲學史서설序說
1.인류정신의진화와철학의발생2
2.철학사의구조3
3.중국철학의발생6
4.여러학파의출현과그분류12
제1장공자孔子
1.철학자공자의합리주의18
2.전통문화의종합자20
3.예禮와정명正名,그리고춘추春秋의의리義理22
4.인仁과그실천방법으로서의충忠과서恕25
5.의義와중용中庸28
6.인간의유형29
7.공자의정신경지진보과정32
제2장묵자墨子
1.겸애兼愛와비공非攻38
2.상현尙賢과상동尙同42
3.절용節用과절장節葬45
4.비악非樂과비명非命47
5.천지天志와명귀明鬼50
제3장은자隱者와양주楊朱
1.은자隱者들의처세태도55
2.양주楊朱와위아爲我사상58
3.양주楊朱의경물중생輕物重生61
4.양주사상의이타적측면과이기적측면64
5.양주사상의본질과철학사적계승66
제4장맹자孟子
1.맹자孟子의인간중심주의73
2.맹자의성선설性善說75
3.맹자와고자告子의인성논쟁79
4.맹자왕도정치王道政治의논리구조83
5.왕도정치의개략적내용85
제5장명가名家
1.명가名家의철학사적배경과명名·실實의문제90
2.혜시惠施94
3.공손룡公孫龍100
4.명가의의의104
제6장[노자老子]
1.인물노자老子와문헌[노자老子]108
2.[노자老子]의처세관속양주楊朱사상의요소111
3.[노자]의‘유약柔弱’의처세관116
4.[노자]의‘절욕節欲’119
5.[노자]의형이상학-도道와명名그리고무위無爲122
제7장장자莊子
1.문헌[장자莊子]130
2.인생현실의고통과그원인132
3.상대적차이의인정134
4.존재의차원의차이137
5.진정한자유와행복142
6.변화하는세계의존재에대한초월145
제8장[주역周易]
1.변화의패턴과원리로서의‘역易’151
2.[주역周易]이라는문헌152
3.[주역]의기본적세계관과인생관156
4.[주역]이해를위한기본지식161
제9장음양가陰陽家
1.술수術數169
2.[서경書經]홍범洪範의오행五行172
3.월령月令과오행五行사상의적용174
4.추연騶衍,음양가陰陽家의대표인물176
5.추연騶衍의역사철학179
제10장순자荀子
1.순자荀子의무신론無神論적합리주의187
2.순자荀子의인식론193
3.순자荀子의정명론正名論195
4.순자荀子의사회사상198
5.순자荀子의성악설性惡說과교육및예禮의문제200
제11장법가法家와한비자韓非子
1.한비자韓非子이전의법가法家사상가207
2.한비자韓非子와그의변법變法역사관215
3.한비자韓非子의세勢,술術,법法217
4.법가法家와도가道家,그리고한비자韓非子와노자老子220
제12장[예기禮記]예운禮運
1.[예기禮記]예운禮運의대동大同사회유가의이상적목표225
2.유가의차선의목표,소강小康사회229
3.소강사회의본질적모순-세습世襲231
4.소강사회세습모순의급진적해결방법혁명革命232
5.대동大同,소강小康,난세亂世233
6.공자가꿈꾸었던세상235
제13장[예기禮記]대학大學
1.‘대학大學’의의미와‘대학지도大學之道’241
2.삼강령三綱領의의의244
3.‘팔조목八條目’의분류246
4.격물格物과치지致知247
5.성의誠意와정심正心249
6.수신修身과제가齊家251
7.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252
8.혈구지도矩之道253
제14장[예기禮記]중용中庸
1.‘중용中庸’이란무엇인가259
2.때의중용中庸-시중時中261
3.‘중용中庸’의근원적의미263
4.‘중화中和’-‘중용’의정수精髓265
5.‘중용’의어려움268
6.‘성誠’과‘성지誠之’그리고성인聖人되는방법270
제15장[예기禮記]악기樂記
1.문헌악기樂記에관한문제들276
2.악기樂記의음악이론과그정치성279
3.악기樂記와‘예禮’‘악樂’의상관성285
제16장한조漢朝의통치이념과동중서董仲舒
1.한조漢朝통치이념형성의기본토대295
2.한漢무제武帝의과제와통치이념건립298
3.한漢무제武帝의통치이념건립제기와동중서董仲舒의등장300
4.춘추공양학春秋公羊學과동중서董仲舒사상의종교성302
5.동중서董仲舒의종교적천인天人관계론305
6.동중서董仲舒의음양론陰陽論307
7.동중서董仲舒의오행론五行論310
제17장왕충王充
1.왕충王充의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적천인天人관계비판317
2.왕충王充의‘명命’과‘성性’32
3.왕충王充의공자孔子에대한비판324
4.왕충王充의맹자孟子에대한비판329
제18장위진현학魏晉玄學(1)
1.위진魏晉현학玄學의기본적문제의식337
2.하안何晏과왕필王弼및‘귀무론貴無論’340
3.죽림명사竹林名士혜강康과완적阮籍346
제19장위진현학魏晉玄學(2)
1.배위裴와[숭유론崇有論]355
2.‘언의지변言意之辯’358
3.곽상郭象의‘무무론無無論’362
제20장중국불교철학中國佛敎哲學(1)
1.격의格義의문제371
2.승조僧肇의사상372
3.혜원慧遠의[신불멸론神不滅論]376
4.삼론종三論宗과길장吉藏380
5.현장玄의[성유식론成唯識論]384
제21장중국불교철학中國佛敎哲學(2)
1.천태종天台宗391
2.화엄종華嚴宗395
3.선종禪宗401
제22장주돈이周惇
1.[태극도설太極圖說]속자연철학과도덕철학413
2.[통서通書]의도덕이상道德理想:성誠과성聖418
3.이상理想에서현실現實로420
4.현실의차별상과악惡의문제423
5.현실現實에서다시이상理想으로:선善의회복과악惡의제거424
6.이상理想의실현방법:성인聖人되는방법427
제23장소옹邵雍
1.소옹邵雍선천역학先天易學의일반범주431
2.소옹邵雍의선천범주先天範疇의적용433
3.관물편觀物篇과관물외편觀物外篇의차이438
4.관물외편觀物外篇의괘卦440
5.관물외편觀物外篇의역易철학적주제들441
제24장장재張載
1.세계구성의원질로서의기氣와태허太虛및만물萬物과의관계448
2.기氣의현상화現象化와건곤乾坤453
3.세계운동의근본원동력-대대관계對待關係의상호융화작용456
4.기氣작용상의신화神化458
5.장재張載철학의‘성性’문제460
제25장정호程顥
1.정호程顥의‘성性’467
2.성선性善의근거로서의‘리理’472
3.성즉리性卽理또는도즉성道卽性476
4.정호程顥의수양론修養論479
5.정성定性481
제26장정이程
1.정이程의‘성性’484
2.정이程의‘리理’487
3.리理와성性의선악善惡문제와선善의회복492
4.정이程의리理,도道,기氣의관계497
제27장주희朱熹
1.주희朱熹의‘태극즉리太極卽理’와‘리’理·‘기氣’의선후先後503
2.‘리理’와‘기氣’의동정動靜506
3.리일분수理一分殊보편(일반)과개별(특수)507
4.격물궁리格物窮理509
5.주희朱熹의[대학大學]해석510
6.선지후행先知後行514
7.미발未發과이발已發515
8.도심道心과인심人心517
9.심통성정心統性情518
10.천명지성天命之性과기질지성氣質之性519
11.주경함양主敬涵養520
제28장진량陳亮
1.중국철학사중의‘의義’와‘리利’의문제527
2.진량陳亮의‘의리쌍행義理雙行’530
3.진량陳亮과주희朱熹의‘도道’에관한논쟁535
4.진량陳亮의‘왕패병용王用’542
제29장육구연陸九淵
1.육구연陸九淵의도덕주체로서의‘심心’·‘본심本心’548
2.‘본심本心’의상실553
3.육구연陸九淵에있어서도덕원리로서의‘리理’555
4.‘심즉리心卽理’의의의558
5.‘본심本心’의회복561
6.아호鵝湖의만남(鵝湖之會)563
7.‘무극無極’과‘태극太極’에대한논쟁564
제30장왕수인王守仁
1.격물格物의문제570
2.지행합일知行合一574
3.‘치지致知’와‘치양지致良知’577
4.사구교四句敎580

출판사 서평

인류역사에서모든철학자들은자신이생각하는진리를찾기위해최선을다하고,그로인해자신이얻었다고생각하는진리가보편성을지니는것으로생각하였을것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역사속의수많은철학자들이각자가스스로생각하는진리가다른이들의그것과차별성을가지면서다양한내용과형식으로표현되어왔다.그렇게다양한모습으로흘러온것이곧철학사이다.즉철학사는역사속에서수많은철학자들이자신들이생각하는진리로서의각철학사상의흐름이다.

우리는어떤개별적철학사상에주목해서그철학을이해할수가있고,이에거기서말하는진리관에동의도하며때로는전폭적으로지지할수도있다.그러나만일한걸음물러서서그철학사상을관조한다면,그사상은그저어떤시점에갑자기생겨나듯이나타난것이아닌,지난세월의많은철학사상들이흘러온흐름의연장선에있음을알수가있다.따라서어떤철학사상을이해하려면,그사상에만주목해서는그사상의의미를온전히이해할수없을가능성도있다.어떤사상은그사상과연계된다른사상들과의영향관계의맥락속에있기때문이다.만일어떤철학사상을독립적으로이해하려하면,비유컨대나무만보고숲은보지못하여,그사상이어떤연유로세상에그모습을드러내었는지그맥락도모른채내용만피상적으로우물안개구리처럼이해할수도있다.

철학사는불교의연기설緣起說처럼이것과저것이서로인연因緣에따라연결되어있는총체이다.철학은무엇이진리인가를탐구하는반성적사고이며,철학사는그렇게진리라고여겨진사상들의역사적흐름의총체이다.따라서,철학사는그자체가하나의거대한철학체계가되므로,우리는철학사를관조하며그중의어떤철학적요소들은철학사속에서해석할필요가있는것이다.

일반적으로역사는어떤방식으로바라보는가에따라그해석의결과가다를수있다.즉,사관史觀에따라역사해석은달라질수있는것이다.철학사역시어떤철학사관哲學史觀으로해석할것인가에따라그내용전개방식이달라질수있어서,철학사저작마다그철학사가의해석관점이철학사내용구성에영향을미침을기존의여러철학사저작에서알수있고,기존의‘중국철학사’들도그러하다.필자역시나름대로의‘중국철학사’에대한관점을가지고있다.

본‘중국철학사’에서는최초의중국철학자를‘공자孔子’로간주한다.‘서양철학사’의시작이‘탈레스’로부터이듯이중국철학사의시작은‘공자’로부터비롯된다고본다.이는물론기록에의거한것으로서,기록외에알려지지않은사실이있다면이와다를수있지만,적어도알려진자료상으로서는그렇게해석된다.그런데,중국철학사의경우공자가‘노자老子’에게‘예禮’를물었다는「사기史記」의기록이있다.그렇다면노자가비록조금의차이지만중국최초의철학자일수도있다.그러나필자의관점으로는,‘노자’의실체에대해서도의문이있을정도로불확실함이있어서이에동의하지않으며,관련문제는본문속‘노자’부분에서상세히언급해두었다.

필자는중국철학사를,많은이들이그러듯이,고대철학시대,중세철학시대,근대철학시대로나눈다.그런데,기존의‘중국철학사’저작에서는이에대한다양한관점이있어서,그구체적내용에있어서각철학유형들을어느시대에편입할것인지에대해서는같지않다.본‘중국철학사’에서는공자로부터시작된선진先秦의제자백가諸子百家시대를‘고대철학시대’로본다.탈레스로부터시작된서양철학사의중세이전시대에상응한다.

그리고진秦에의한통일이후한漢으로이어진시대,즉진한秦漢시대의철학시대를‘중세철학시대’로잡는다.그것도그중의‘전기前期’로간주하여,‘전기중세철학시대’로본다.이는서양철학사중신앙우위의‘교부철학시대’와상응한다고본다.중국도이시대에는우연인지필연인지‘천인감응天人感應’적종교또는정치신학적성향의사상이있었다.또한정치적으로도마침양권역은제국帝國의시대여서,마치정치적이든사상적이든어떤유사성이있는것처럼생각된다.그리고서양철학사에서는이후신앙과이성의조화를추구한‘후기중세철학시대’인‘스콜라철학시대’가있었듯중국철학사도유사하게전개되는데,그것은위진魏晉‘현학玄學’시대및수당隋唐‘불교佛敎’시대에서다음송대宋代의‘성리학性理學’시대까지가서양철학사와그유사성을보이고있다는점이다.심지어아리스토텔레스의‘형상形相’과‘질료質料’의사상이토마스아퀴나스와같은중세철학자(또는신학자)에의해수용되었듯이,성리학에서도유사하게‘리理’와‘기氣’로세계를설명한것이다.즉위진현학에서성리학까지가중국철학사중‘후기중세철학시대’라는것이다.양권역의이러한사상들은서양이든중국이든그시대의정치사회체제및통치이데올로기와도관련된다.

필자는,중국철학사의근대정신은‘심학心學’에서시작된다고본다.그래서서양철학사의근대적자아를상징적으로말한데카르트의위치에해당되는중국의철학자를육구연陸九淵으로본다.중국철학사에서중세의정점에선,중국의토마스아퀴나스의역할을한주희朱熹(주자朱子)는당시‘아호鵝湖’라는곳에서근대정신의시작을알리는육구연과논쟁을했다.육구연철학의의의는‘본심本心’이라는근대적주체의자각이다.육구연의사상적취지를이어받아‘심학’을종합집대성한이가명대明代의왕수인王守仁,즉왕양명王陽明으로서,그는중국철학사에있어서근대적도덕정신을발양한대표자이며,그가주장하는근대적주체가곧‘양지良知’이다.

필자는처음철학을공부할때많은이들이그러하듯이,우선호감이가는철학사상에서시작하였다.그러나곧어떤사상은그사상에서만그치는것이아니라마치고구마줄기처럼철학사속에서계속적으로연계되어이어짐을느꼈고,공부범위도그에따라확장되었다.더구나대학에서의강의도필자혼자서중국철학사전체를감당해야하는현실이그환경이되기도했다.그러다언젠가는필자관점의‘중국철학사’를써보리라생각했고,그동안의논문주제도중국철학사전반에걸치게되었다.그러던차에마침‘박영사’에서‘중국철학사’집필을제안해왔고,그제안을수락하여이제그결실을맺게되었다.

필자의본‘중국철학사’는이러한집필배경속에서,그동안여러주제에걸쳐집필해온필자의기존저술과더불어,연구결과물로이어지지는않았지만강의안으로존재하던중국철학사속의여러내용을기본토대로하여,그빈틈을메우는방식으로이루어졌다.따라서본서의내용은필자의기존저작물의내용과새로운원고내용이모두포함됨을밝혀둔다.이제집필을끝내고보니,올봄이가면서여름을준비하는금정산의푸른빛도더욱짙어지게되었다.끝으로이번‘중국철학사’집필을제안하고,출판의기회를주신㈜박영사측에감사드리며,필자의집필소식에그동안성원해주신주위의여러분들께도감사드린다.

2023년늦봄과초여름사이어느날
금정산기슭에서
지은이정해왕삼가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