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스물다섯 선박 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

바다 위에도 길은 있으니까 : 스물다섯 선박 기관사의 단짠단짠 승선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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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에 발 딛고 선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바다와 저마다의 항해가 있는 거니까
전교 1등에서 전교 꼴찌로, 그 막막함에서 벗어나게 해준 것들

중학생 시절 자기 이름보다 ‘전교 1등’으로 불린 소현. ‘수재 집합소’라는 상산고에 들어가 이제 내 인생도 찬란하게 빛날 것이라고, 의사가 되어 보란 듯이 살겠다고 꿈꿨다. 하지만 결과는 첫 시험부터 전교 꼴찌에 가까운 성적. 3년 동안 약까지 먹어가며 공부했지만, 의대는커녕 수능에서도 처절히 실패했다. 그때 아빠가 내민 카드가 ‘한국해양대학교’였다.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 나와서 뭘 할 수 있는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버텨야 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하지만 떠밀리듯 시작한 일이라고 해서 계속 좌절하고 싶지는 않았다. 남이 인정해주는 길, 의사 같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좋은 삶도 있다”라는 걸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 선택이, 그 결심이 인생을 갈랐다. 지금은 태평양을 오가며 LNG를 실어나르는 배 위에서 3등 선박 기관사로 일하고 있다.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바람에 흔들거리는 탑브릿지에 올라가 기계를 정비해야 하고, 때로는 막힌 변기 파이프를 뜯어내다가 오물을 뒤집어쓰기도 하지만 하루하루의 삶으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이 책을 기획하고 집필한 선우도 우등생이었다. 자연스럽게 명문대를 졸업하고, 취직하고, 남들 다 하는 결혼도 했는데 어느새 정신 차려보니 그냥 아줌마가 되어 있었다. 이게 뭐지? 원래 인생이 이렇게 시시하게 끝나는 건가? 그때 소현을 만났다. 인생이 고꾸라지는 절망의 터널을 지나 바다 위에서 제 길을 찾아가는 소현을 보며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됐다. 이 글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좌절과 아픔 속에서도 자기를 믿고 자기만의 답을 찾아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인생의 막다른 길에 있는 독자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으로 다가갈 것이다.

저자

전소현,이선우

저자:전소현
여객선승무원도아니고어부도해녀도아니지만천생뱃사람인건확실하다.1년내내인터넷도잘터지지않는바다에서기계가뿜어내는먼지와소음에둘러싸여전기와수도를만드는것부터오수처리까지해내야하는3등선박기관사로일하고있다.공부잘하는학생들이으레그렇듯의대진학을꿈꾸었지만,세상에,이땅에이렇게공부잘하는애들이많았던가?결국,시원하게수능을말아먹고이름도생소한한국해양대학교에입학했다.그길로선박기관사라는항로를발견했고,바다에와서야비로소내길을조금씩찾아가고있다.이책이당신만의바다와당신만의항로도찾아주기를.그럼,AllStationStandBy!BonVoyage!

저자:이선우
특별한목표는없었지만공부는열심히해서학창시절내내우등생이었다.덕분에명문대에입학했지만첫수강신청부터충격을받았다.수많은과목중듣고싶은게없었다.졸업하고나서도마찬가지였다.하고싶은일이없었다.그렇다고가만있을수는없어서남들처럼취직하고결혼도했다.일상을반복하다보니어느새그냥아줌마가되어있었다.항상열심히는살아왔는데행복하지않았다.
그러던어느날,우연히바다위에서차곡차곡꿈을이루어가는소현을보았다.그순간신기하게도갑자기글이쓰고싶어졌다.이책을기획하고,소현과의인터뷰를진행하고,한자한자써내려가면서그간품었던의문들이서서히풀렸다.글은잊고있었던꿈,진짜나를찾아주었다.

목차

프롤로그

1바다가나를살렸다


뼛속까지섬집아기
K-장녀의방은없었다
의대사관학교상산고에서뜬금없이해양대로?
대가리박아!
수능망쳤다고인생이끝나는건아니었다
지옥같았던여름방학해양훈련
가슴이터질것같았던첫항해
토하면서수업하기
외국에서연예인되기
바이킹의후예와장보고의후예
무너졌던자존감을세워준바다
남들다하는건재미없지!

2바다의심장을만지다

슬기로운의사같은선박기관사생활
선박기관사가대체뭐하는직업이야?
화장이뭔가요?
기관실소음ASMR
바다위에선타이타닉보지맙시다
30명중29명이남자인세상
돈을모을수밖에없는직업
선박기관사의일주일은월화수목금금금?
고소공포증에는금융치료가답이지
싱그러운바닷바람은개뿔!
상사옆집으로퇴근합니다
해기사버전《기생충》

3바다위에서살아가는법

입영열차타고떠난그녀
바다위에서연애하는법
유재석안부러운부캐부자
태평양시계는선장님마음대로
파도를넘나드는주식열풍
생리,그참을수없는불편함
인생책『라틴어수업』
부모님이배에오신날
태풍이불때는말입니다
러닝머신으로서핑해봤니?
강제로아날로그
당연한것의소중함
무늬만선박기관사,사실은잡부
해적이나타났다!
망망대해에서도아이돌은끊을수없어

4바다,그심연속으로

스트레스받지않는비결
바다에서도코로나는피할수없다
진정한뱃사람이되려면
적도를지나며
미치도록그리운스타벅스커피
인종차별도막지못한기쁨
태평양의밤하늘
죽은영혼과의조우
위대한롤모델,여성최초기관장
나의선택을후회한적있었나
더넓은세상을향하여

부록Tip:선박기관사되는법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전교1등에서전교꼴찌로,
그막막함에서벗어나게해준것들

중학생시절자기이름보다‘전교1등’으로불린소현.‘수재집합소’라는상산고에들어가이제내인생도찬란하게빛날것이라고,의사가되어보란듯이살겠다고꿈꿨다.하지만결과는첫시험부터전교꼴찌에가까운성적.3년동안열심히공부했지만,의대는커녕수능에서도처절히실패했다.그때아빠가내민카드가‘한국해양대학교’였다.
여기가뭐하는곳인지,나와서뭘할수있는지도몰랐다.그럼에도다른선택지가없었다.버텨야했고,앞으로나아가야했다.하지만떠밀리듯시작한일이라고해서계속좌절하고싶지는않았다.남이인정해주는길,의사같은직업이아니더라도,“이렇게좋은삶도있다”라는걸다른누구도아닌자신에게보여주고싶었다.
그선택이,그결심이인생을갈랐다.지금은태평양을오가며LNG를실어나르는배위에서3등선박기관사로일하고있다.고소공포증이있음에도바람에흔들거리는탑브릿지에올라가기계를정비해야하고,때로는막힌변기파이프를뜯어내다가오물을뒤집어쓰기도하지만하루하루의삶으로자신의선택이틀리지않았음을증명해내고있다.
이책을기획하고집필한선우도우등생이었다.자연스럽게명문대를졸업하고,취직하고,남들다하는결혼도했는데어느새정신차려보니그냥아줌마가되어있었다.이게뭐지?원래인생이이렇게시시하게끝나는건가?그때소현을만났다.인생이고꾸라지는절망의터널을지나바다위에서제길을찾아가는소현을보며글을써야겠다고생각했다.그리고이글을쓰면서알게됐다.이글은자신의이야기가아니지만자신의이야기이기도하다는것을.좌절과아픔속에서도자기를믿고자기만의답을찾아가는두사람의이야기가인생의막다른길에있는독자들에게큰위로와희망으로다가갈것이다.

시원한바닷바람은개뿔!
‘맵단짠’의향연,선박기관사의승선라이프

선박기관사는항해사에비해잘알려지지않은직업이다.누군가에게자신을소개할때가장난감한건선박기관사가뭐냐고물어볼때였다.‘배를탄다’라고하면주변에서는대부분고기잡이배를떠올린다.배타는전문직이라고하면항해사만떠올리는일도부지기수다(3년차가되면대기업부장정도의월급을받는고연봉전문직이지만이를아는사람들은많지않다).
선박기관사는선박의심장과도같은엔진과각종기계를고동치게하는막중한책임을맡고있다.40도가넘는찜통같은기계실에서먼지를뒤집어쓰며기계를청소하고관리한다.기계가고장이나면배가바다한가운데에멈춰서게되고그럼승선한사람들의목숨도위태롭기때문에유지보수와관리도매우중요한업무중하나이다.
바다위에서일하다보면육지에서상상도못할에피소드도넘쳐난다.한번은심한태풍에방에있던온갖물건들이쏟아져내린적도있었다.평소에는흔들림에대비해모든물건이벨트로묶여있는데그날따라태풍이심했는지새벽에눈을뜨니냉장고가이리저리걸어다니고있었다!결국냉장고와사투를벌이다아침이밝아올때까지뜬눈으로밤을새우기도했다.
수많은에피소드중에서가장할말이많은건단연30명밖에없는배에서혼자여자로살면서겪는고충이다.당직날엔출근복을갖춰입고잠들거나쓰레기검사에서생리대를숨기기위해온갖화려한포장을하기도한다.한명밖에안뽑는여성사관자리인데,자신이잘못했다가내년부터여성사관채용이끊길까봐남들보다두배세배로노력하면서혼자화장실에서눈물훔친날들도많았다.그럴때마다소현은능력으로인정받기위해이를악물었다.

발딛고선그곳이어디든
인생은언제나오늘부터,여기서부터

인생이항상장밋빛이아니라는것은조금만살아보아도알수있다.스물다섯소현도상산고시절부터이사실을뼈저리게깨달았다.하지만불평한다고변하는건없다는사실도일찍깨달았다.세상은견디고버티는자에게그만큼의선물을되돌려주기마련이다.누구보다성실하고치열하게살아낸날들이새로운기회로돌아옴을소현은경험했다.파도에몸을내맡기고물길을몸소통과하다보면어느새생각지도못했던새로운바다가펼쳐지기도한다.남들이정해준길이아닌,오롯이자신의힘으로열어온바다가.
바다야말로삶과가장닮아있는곳이다.어디에선파도가세차게불고어떤곳은바람이전혀불지않는다.그렇게각기다른작은바다가모여큰바다를이룬다.때로는아프고,때로는찬란한인생의맛을소현은모두바다에서배웠다.잠시큰파도를만났다고,무풍지대여서배가더이상움직이지않는다고섣불리좌절할필요는없다.그구간을견디어내면또다시새로운길이펼쳐질테니까.그렇기에소현의인생도이제부터시작일지도모른다.앞으로펼쳐질그무한한가능성을탐색하며오늘도배위에서구슬땀을흘리며기계들과사투를벌인다.

“바다는더넓은세상으로가기위한디딤돌이다.”-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