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이 역사를 기억하는 법 2 : 냉전 반세기

베를린이 역사를 기억하는 법 2 : 냉전 반세기

$22.03
Description
역사-문화-메시지의 ‘행복한 만남’
미려하고도 묵직한, 독일 현대사 톺아보기
볼거리ㆍ읽을거리ㆍ생각거리 풍성한 베를린 역사기행
20세기 전반에는 1ㆍ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의 수도였고, 후반에는 동독의 수도로서 냉전과 분단의 치열한 현장이었던,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도시 베를린. 그만큼 베를린은 독일의 과거사가 거듭 다르게 읽히는 의미전환과 기억문화의 이전이 계속되는 곳이다. 동시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기념물만 1만 2천 개 이상인, 기억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독일에 머문 지은이는 이런 베를린의 공공장소를 천천히 걸으며 독일의 불편한 과거사와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현장감 있게 전하고 있다. 과거사를 둘러싼 무거운 논쟁들을 시와 예술, 음악을 곁들여 읽을거리와 생각거리가 풍성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 읽는 재미를 더한 것 또한 이 책의 미덕이기도 하다.
저자

장남주

이화여대와연세대대학원을졸업한뒤독일로건너가베를린을비롯해여러도시에서20년넘게생활했다.독일의역사와문화에관심을갖고,특히역사가시민들에게어떻게문화적으로전승/기억되고있는지등을살펴왔다.현재는베를린에머물며외국인ㆍ일반시민의시선에서독일현대사를오롯이담고있는베를린기억문화의변화추이를계속눈여겨보고있다.아울러한-독관계사의일부로서옛동독과의역사에도눈길을돌려한국전쟁에대한동독내사회문화적반응과전쟁고아ㆍ유학생수용에관한책을준비중이다.

목차

서문

1.누가콰드리가를몰고있나-통일30년의기억
브란덴부르크문의비밀,콰드리가는누가몰고있나|신위병소의50가지그림자|굿바이레닌,웰컴레닌|스러진‘황금빛미래’,떠오르는베를린모더니즘|망각의교차로를지나,일어나걸어라‘신호등우먼’|베를린의세번째궁전,‘의심의궁전’|훔볼트포럼,같기도하고아니같기도한|통합의광장위로‘평화의새’날다|과거사정리는결코끝나지않았다

2.가라앉는장벽,떠오르는방화벽-베를린장벽의기억
가라앉는장벽,떠오르는기억|자유로가는문,장벽으로가는길|전,전,전……장미의전쟁10년|‘수치의장벽’에쪽문이생기기까지|그높던장벽이바닥의줄이된이유|동독의마지막유작,이스트사이드갤러리쿠오바디스|장벽,베를린의현대사폼페이|즉시지체없이,장벽은누가열었나,누가허물었나|멀고먼자유,박물관으로간일상|가라앉은장벽,떠오르는방화벽

3.토마토는얼마나멀리날아갔을까-베를린의68기억
동독에도68이있었다?|산권력과죽은투사의결투,그길을묻다|세알의토마토가쏘아올린여성운동|뺨맞은기성세대,복수가아닌정의입니다|카프카가보낸봄의제비들,동베를린의로미오와줄리엣|파일명〈서정시〉와들어올린지구|그래바로,바로의대안이야|코뮨,금지선넘어푸딩던지기|청년이여,“계속하라!”

4.아우서콘트롤레-89평화혁명의현장들
빵공장의문화마차,그안의비밀|동베를린을뒤흔든중고인쇄기3대|《라딕스블레터》,죽음의푸가와경계허물기|경계를넘고넘어,《경계붕괴》|뛰는슈타지,나는지하‘환경도서관’|슈타지의덫이된‘덫’작전|《샬롬》,그리고블루스축제|선거부정의반전|“시간은충분히무르익었다”|원탁의기사들,선거에울다|사라진자들,남겨진자리들|평화혁명은누구의것인가
[더보기]롤링스톤즈,냉전중의콘서트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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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역사-그루네발트역과브란덴부르크문의콰드리가

1941년10월18일1,000명이넘는유대인을실은첫열차가강제수용소로향했던그루네발트역17번선로현장.당시수용소행의참상을보여주면서그덕분에최대호황을누렸던‘독일철도’가박물관을세우고,배상기금조성에참여하고,‘선로17’에기념조형물을기증하는등기억문화에어떻게기여했는지촘촘히보여준다.
‘평화의문’으로예정됐던브란데부르크문이‘승리의문’으로,그위에세워진사두마차콰드리가의기수가‘평화의여신’에서‘승리의여신’으로바뀌는등의곡절역시마찬가지다.어떤가.지은이는“권력의상징정치를위해이보다더자주오용된기념물은없었다”며준엄하게역사의의미를묻는다.

문화-〈브룬디바〉와‘문화마차’가보여준사미즈다트

체코작곡가가1938년작곡해나치선전용어린이오페라〈브룬디바〉를본이들은많지않을것이다.“순간의자유였던그러나행복의무대였던”이작품이테레지엔트게토에서의공연이나2020년재연되기까지의사연은역설적으로문화의힘을보여준다.
그런가하면옛동베를린에속했던판코우지역의‘빵공장’문화센터또한그렇다.“예술은음식이다”란건물외벽의구호처럼지금은어엿한복합문화예술센터노릇을하는현장을살피면서,여기서운영하는‘문화마차’가2019년동독시절불법지하출판되었던반정부유인물사미즈다트의현실을보여주어통일전동독에서도89평화혁명의맹아가싹텄음을증언한다.

메시지-“자유란다르게생각하는사람들의자유”

지은이를따라가다보면로자룩셈부르크광장에서묵직한메시지를만난다.독일제국은물론사민당지도부에게도눈엣가시같은‘붉은장미’.“정부지지자나당원들만을위한자유는그들의수가아무리많더라도결코자유가아니다”등의어록이새겨진조형물들을찬찬히접하노라면절대권력에맞섰다가우익민병대원들에의해무참하게살해된여성사상가의치열한삶이떠오른다.
1968년프랑크푸르트에서열린학생운동단체SDS의대표자회의에서단상을향해토마토를던진베를린자유대학여학생지그리트뤼거가전한메시지는여전히유효하다.“남자들은세상을바꾸고싶어했지만여성문제는네벽안에그대로가두려했다”고비판한그녀는‘반란자들중의반란자’로꼽히지만말이다.

독일과베를린그리고독일의과거사정리에관한책자는이미많이나왔다.하지만,나치과거사와냉전사두권으로이뤄진이책은역사가잊히지않도록애쓴많은이들의헌신과노력을부각시켰다는점에서남다르다.여기에쉽고유려한서술과지은이가직접찍은귀한사진들,여기에꼼꼼한미주를더해대중성과학술적엄밀성의균형을확보한점도돋보인다.
재미와의미를겸비한이책은,역사전공자와베를린을여행하려는이들뿐만아니라과거를어떻게기억해야할지고민하는모든이들이꼭한번은읽어보길권하고싶다.꼭100년전9월1일벌어졌던관동대지진학살을기억하는일본의자세를보면,일본에서도나왔으면하는바람이절실해지는책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