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짊어진 당나귀 히말라야를 걷다 (여행은 연애처럼 인생은 축제처럼)

책을 짊어진 당나귀 히말라야를 걷다 (여행은 연애처럼 인생은 축제처럼)

$15.84
Description
히말라야를 걸으며 생각하고 기록하다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히말라야는 매우 상징적인 곳이다. 누군가에게는 버킷 리스트의 하나이기도 하고, 누군가에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또 어떤 이에게는 꿈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조금 황당하면서도 친근한 이유 때문에 히말라야로 떠난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바로 친구 따라 강남 갔다는 얘기다.
작가는 33일 동안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와 네팔 최고의 휴양 도시 포카라에 머물렀으며, 천상의 화원이라고 불리는 랑탕 계곡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트레킹했다. 누군가는 평생 꿈꿨던 일인지 모르나, 산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둘레길 걷는 걸 더 좋아하는 작가에게는 그리 설레는 일이 아니었다. 히말라야는 이름만으로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왕 떠났으니 친구와 함께 웃고 함께 걸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기로 했다. 학교나 연구소 같은 곳에서 조용히 일하는 게 적성에 맞았지만 뜻하지 않게 PD가 되어 30여 년을 한 직장에서 일한 것처럼, 가고 싶었던 나라는 아니지만 이왕 갔으니 나름의 의의를 찾기로 했다.
이 책은 은퇴를 앞둔 한 남자의 어설픈 여행기이자 진솔하게 살아온 한 사람의 스스럼없는 삶의 기록물이다. 여행가로서의 작가는 엉성하고 서툴다. 하지만 히말라야 곳곳을 걸으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얘기를 풀어놓는 이야기꾼으로서는 제법 훌륭하다.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는 일이 몰랐던 사람을 알아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느긋하게 한 사람을 알아 가는 즐거움을 충분히 누릴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저자

임대배

저자:임대배
도시행정학을전공하고대학원에서행정학을공부했다.교수가되는게꿈이었지만,녹록지않은현실에취업을고민하다가방송국PD가되었다.한국방송공사(KBS)에서32년간프로듀서로일하며<도전지구탐험대><아침마당><인간극장>등을담당했다.
은퇴후새로운삶을고민하며친구따라히말라야에갔다가얼결에글을쓰게되었다.책을좋아하고철학적인사색을즐기지만내글을써야겠다고생각해본적은없다.하지만아주평범한사람의이야기라도그것이진실하기만하다면,그나름의가치가있는게아닐까하는마음에용기를냈다.비록거칠더라도자신만의소리를낼수있는당나귀로변신하고싶은마음을담아이책을썼다.

목차

프롤로그여행은연애처럼

1장나마스테네팔

오래묵을수록좋은것
두발로걸을수만있다면
안식의의미,‘편히쉼’
버킷리스트
모시고르다베고른다
나마스테네팔
낚싯바늘에걸려있던물고기

2장천상의화원,랑탕계곡

믿지말자,사진발
히말라야체질
화장실이편해야
모든시작은어렵다
책을짊어진당나귀
랑탕마을가는길
일생에한번쯤은
체념혹은‘받아들임’
나이를세어무엇하리
히말라야의출렁다리
먹는즐거움
어머니의100만원

3장풍요의여신,안나푸르나

그가사랑한도시,포카라
욕망도줄일수있을까
등산화를벗을수있는여유
삶을축제로
석순옥클래스룸
비스타리비스타리
후회는없어도회한은남아
하늘끝어디엔들
히말라야의선물
청소보다중요한일

4장무위의즐거움

네영혼을자유롭게하라
인생레시피7대3
아메리카노드릴까요?
인생보너스
무재칠시
저녁이오기전에

5장카트만두를떠나며

삶과죽음이공존하는곳
아모르파티


에필로그몸이꺾이기전에

출판사 서평

책을내려놓은당나귀의이야기

책을짊어진당나귀는『탈무드』에나오는이야기이다.어려서부터판단력이나창의성을키우지않으면결국책을짊어진당나귀에불과한존재가될것이라는뜻이다.작가는자신이바로그‘책을짊어진당나귀’라고말한다.
당나귀는히말라야트레킹을하면서가장많이만나게되는동물중하나이다.몸집은작은데비해힘이세기때문에히말라야에서는매우유용한운송수단이기도하다.방울소리를딸랑이며이동하는당나귀의모습은주변의풍광과어우러져멋진장면을연출하기도하지만,실상네팔의당나귀는한평생무거운짐을등에지고다녀야하는가련한존재이다.작가역시일평생책을읽고철학적인사색을즐겼지만,내것이아닌이야기만을짊어지고살아온당나귀와다를바없었다고한다.
그러나작가가등에짊어지고있던책이꼭불필요한짐은아니었던것같다.책에서는이야기중간중간에“소위기억할만한간결한말”을인용한다.그건대체로작가가등에짊어지고온어느철학가의책에서발췌한문장인경우가많으며,때로는어느영화의대사이기도하고또때로는어느가수의노래한구절이기도하다.적절한자리에위치한인용구들은고개를끄덕이게만들고,예상치못한곳에서튀어나온인용구들은종종웃음을짓게하면서책읽는재미를톡톡하게한다.
스스로책을짊어진당나귀라말하는작가는네팔로떠나면서책을한권도가져가지않았다.늘책을곁에두고있는사람은알것이다.먼길을떠나면서가방속에단한권의책도품어두지못했을때의불안한심정을.“비록거칠더라도자신만의소리를낼수있는당나귀로변신하고싶었다”는작가는이책을통해비로소무거운짐을내려놓고홀가분하게한걸음나아가며도전을부추긴다.

의외로운순간을즐기는마음가짐

어떤이야기가재밌어지기시작할때는그것이예측할수없는방향으로흘러가면서부터이다.작가는기자시험을준비하다가PD가되고,실연의아픔에괴로워하다가아내를만나고,전세사기를당해고통스러울때일생의자산이되는기회를얻고,승진소식에넥타이를고르다가문턱에서좌절당한다.심지어고대현자들의고향을찾아터키와그리스를여행하고싶었지만얼결에네팔을여행하기까지한다.이책의가장큰미덕은바로이런의외로운순간을즐기는작가의마음가짐에있다.
작가는말한다.“매사에중요한건언제나현재”라고.예측할수없는변수로가득한인생에서오늘의즐거움을누리고내일이기다려지는삶을산다면그보다더할나위는없을것이라고한다.그러기위해서는작은것으로행복해지는기술을익혀야한다고.60년을살아도인생은여전히알수없고삶은종종노력과재능보다는운과우연으로빚어진결과를가져다주지만,순간을즐길수있는여유만있다면충분히행복할것이라고말이다.
작가이기이전에그누구보다도열렬한독서가였던저자는어찌보면무거울수있는인생의여러굴곡을가볍고편안한화법으로이야기한다.그리하여우리는책장을덮는순간,자연스럽게일상을돌아보고앞으로도지속될작가의소박한행복을응원하는자신을발견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