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민트 맛 소녀시대 (20세기 소녀의 레트로 만화영화 에세이)

나의 민트 맛 소녀시대 (20세기 소녀의 레트로 만화영화 에세이)

$16.80
Description
매운 듯 알싸했지만 만화영화와 함께였기에 청량했던,
우리의 민트 맛 어린 시절
텔레비전 앞에 입 벌리고 앉아 보았던 전설적인 만화영화 〈달의 요정 세일러 문〉의 첫 방송 오프닝, 〈카드캡터 체리〉를 보고 깊이 감명받아 롤러블레이드를 신고 등교를 감행했던 어느 날, 불꽃 모양을 손수 그려 넣은 피구공을 있는 힘껏 던지며 외쳤던 함성 “불꽃, 슈우우우우웃-!” 만화영화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입안에 청량하고 시원한 민트 향이 가득 차는 듯하다. 사실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생들이 유년기에 마주해야 했던 현실은 그리 상쾌하고 달콤하지만은 않았음에도. 1997년 IMF 사태로 인한 가계 줄도산의 충격을 직격으로 맞은 세대가 아닌가.
그로써 우리는 모두 조금 일찍 철들어야 했지만, 만화영화를 보는 그 순간만큼은 마음 놓고 아이일 수 있었다. 그 속에는 있었다. 착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이 세상 모든 악당을 눈물 쏙 빠지게 혼쭐내주는 로봇 특공대가. 또 저 멀리 어딘가에서는 빨간 머리를 양갈래로 땋아 묶은 주근깨 빼빼 마른 소녀가 그린 게이블스라는 그림 같은 집에서 살아가고, 무지개 꽃을 찾아다니는 꽃천사 루루는 만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도와주었다. 저자는 회고한다. 어린 마음에 언젠가 나에게도 꽃천사 루루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랐었노라고. 이처럼 그 시절 만화영화는 우리에게 모험과 신비의 세계를 알려주었고, 현실을 넘어서는 꿈을 꾸게 해주었다.
이제 그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쏘옥쏙쏙 방울 빙글빙글-” 하는 〈아기공룡 둘리〉의 주제가를 들으면 괜히 눈물이 난다. 장난감 욕심도 여전하여 〈천사소녀 네티〉 오르골이나 〈명탐정 셜록하운드〉 액션 피규어, 〈요술소녀〉 꽃팔찌 같은 것들을 보면 가지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른다. 어차피 어릴 적처럼 막 가지고 놀지도 못하고 신주단지처럼 고이 모셔둘 거면서. 그래서 저자는 결론 내린다. 아무래도 어릴 적 좋아했던 만화영화가 지금의 나라는 사람을 이룬 것 같다고.
이 책은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만화영화들을 생각하며 어린 시절의 나와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여정이다. 그리고 독자들에게도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그 길에는 나의 모든 취향의 근원과, 어릴 적 추억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지금의 자신을 돌아보고 긍정하는 시간도 따른다. ‘아 맞다, 그 시절에 나도 이 만화영화를 참 좋아했어. 어릴 적에는 이런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의 내 모습도 나름대로 마음에 들어.’ 그리고 그 끝에는 분명히 만족스러운 탄성이 터질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멋진 만화영화들을 보면서 자랄 수 있었다니, 역시 우리는 만화영화의 황금기를 살아온 세대구나, 라는.
저자

백설희

저자:백설희
어느덧10년차출판편집자.‘박복숭아’라는필명으로소설을쓰고있으며웹진《아이즈》《비유》《위버스매거진》등에여러글을기고중이다.홍수민작가와함께우리가알지못했던소녀문화의이면을탐구하는사회과학서『마법소녀는왜세상을구하지못했을까?』를썼다.최근〈란마½〉을뒤늦게보고텐도아카네(주세나)와사랑에빠졌다.죽을때까지만화영화를보며가슴이두근거리는사람이고싶다.
@peach_nebula

목차


1장.소녀의마음을사로잡은만화영화속작은세계
세느강의별,내모든것의원형_〈세느강의별〉
첫번째결혼기념일에첫사랑을재회했다_〈명탐정셜록하운드〉
나도쌍둥이자매가있었으면좋겠어_〈요술소녀〉
황혼보다어두운자여내몸에흐르는피보다붉은자여_〈마법소녀리나〉
당신이세일러문을사랑하는이유는무엇인가요?_〈달의요정세일러문〉
평범한사람에게는평범한사람만의행복이있지_〈빨간머리앤〉
천사소녀네티는10만원을훔쳐갔습니다_〈천사소녀네티〉
코끝에선화입안에선후!당신의첫민트는무엇이었습니까?_〈뾰로롱꼬마마녀〉
다들유체리처럼롤러블레이드신고등교해본적있죠?_〈카드캡터체리〉

2장.남자아이의로망?아니,모든어린이의로망!
로봇을사랑하는마음,로봇과사랑하는마음_〈로봇수사대K캅스〉
그렇게어른이된다_〈절대무적라이징오〉
나는당근이싫어요!_〈번개전사그랑죠〉
피구는아무잘못이없다_〈피구왕통키〉
언젠가나에게도공룡친구가생길지몰라_〈공룡대행진〉과〈사우르스팡팡〉
공을차는공주는어디든지간다_〈쥐라기월드컵〉
어린이는어른이없는사이에자란다_〈공룡시대〉

3장.어린이는만화영화를통해어른이된다
요즘아이들은‘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를어떻게외우나요?_〈꾸러기수비대〉
내침대밑천사의립스틱_〈웨딩피치〉
그리고마침내2020년이도래하고말았습니다_〈2020우주의원더키디〉
욕심쟁이오리아저씨,언제쯤저도금화의바다에서헤엄치게될까요?_〈디즈니만화동산〉
열한명의도플갱어가있다면,무엇을하고싶습니까?_〈시간탐험대〉
기분이‘룬룬’한날,꽃의천사루루가나타나기를_〈꽃천사루루〉
신데렐라는계모와언니들과화해할수있을까?_〈신데렐라이야기〉우리도깨비가좋은것이여_〈꼬비꼬비〉
누가우리의눈물을부정하는가_〈흙꼭두장군〉
나는요아직도둘리가좋은걸_〈아기공룡둘리:얼음별대모험〉

저자의말:와츄고나두(whatyougonnado)

출판사 서평

〈세일러문〉〈슬레이어즈〉〈카드캡터체리〉
〈피구왕통키〉〈아기공룡둘리〉‥·
그시절우리가사랑했던만화영화가
이책속에다들어있어요
저자는말한다.우리세대는만화영화의황금기를살았던것이틀림없다고.실제로도그런듯하다.1980년대후반생인저자가어릴적즐겨보던만화영화들이그로부터한세대를훌쩍넘긴오늘날까지도추억과그리움이라는태그를달고자주회고되는것을보면말이다.
이책은총스물일곱개의만화영화작품들을다룬다.그중에는〈달의요정세일러문〉〈아기공룡둘리〉〈천사소녀네티〉처럼누구나이름이라도한번쯤은들어보았을정도로유명한만화영화들도있고,〈흙꼭두장군〉〈꽃천사루루〉〈공룡대행진〉처럼알만한사람만아는마니아층두터운만화영화들도섞여있다.하지만누구든이책에서자신의어린시절을책임져주었던작품을최소하나이상은재회하게될것이다.
만화영화에얽힌기억들은유쾌하고달콤하기도,고백적이면서쌉싸름하기도하다.〈마법소녀리나(슬레이어즈)〉를좋아하는친구몰래〈달의요정세일러문〉을좋아하다가한참냉전을벌였다는귀여운에피소드를소개하는가하면,학자금대출상환에허덕이던사회초년생시절문득〈디즈니만화동산〉의‘욕심쟁이오리아저씨’를다시떠올렸던일화를이야기한다.하지만이모든이야기에는공통적으로발견할수있는것이있다.오랜세월을지나면서도씻겨나가거나깎여버리지않고우리안에남아있는반짝반짝한무언가가.
각만화영화작품에대한배경지식과제작비화등도알차게담았다.추억의만화영화의또다른얼굴을발견하고새로운관점으로바라볼기회도주는책이다.

내가열렬히사랑했던것들이나에대해말해줄수있을까
한때열렬히사랑했던작품을열심히소개하는작가의모습은만화영화속등장인물들의모습을많이닮았다.그엉뚱함,순수함,재치,다정하고따뜻한마음까지.어쩌면어린시절우리가사랑했던만화영화들은그렇게이미우리의삶에완전히용해되어버렸는지도모른다.(누군가는그런상태를‘오타쿠’라는말로표현하기도한다.)한번쯤생각해보자.내가지금열렬히사랑하는것들에대해서.그리고그러한취향은어디서왔는가에대하여.어른이되어서도안경쓴사람을보면왠지모르게호감이생긴다는누군가는자신의취향을되짚어올라가는과정에서어릴적본만화영화속안경을쓰고다정다감한캐릭터를만나기도한다.우리가사랑하는것들은언제나그렇게우리의일부가되는듯하다.
이제만화영화만으로순전한기쁨을느끼기에는너무커버렸지만,우리가깊이몸담아버린현실은상상그이상이라만화영화속시련과모험은눈에들어오지도않는다지만,그래도이따금힘들고지칠때는떠올려보자.언제까지나나와함께할추억의만화영화속친구들을.마법소녀처럼사무실책상위로날아올라화려하게변신하는것까지는…어렵겠지만,이또한헤쳐나갈수있다는무적의용기가솟아나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