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불가마

꿈의 불가마

$15.80
Description
삶에 지친 당신에게 보내는 한 장의 목욕권
지옥처럼 뜨거운 가마 속에서 땀을 흘리고 나면
나만의 작은 낙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경 신춘문예 스토리 부문 1등 당선 정소정 첫 장편소설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곳
미선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상처 입어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순간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넘어진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확실히 치료하고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꿈의 불가마』는 현실에 좌절하여 넘어진 이들이 숨을 돌리고 쉬어 갈 수 있는 꿈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오래된 예언을 품은 불가마에서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울고 웃다 보면 어느새 당신의 근심도 가마에서 흘리는 땀처럼 씻겨나가 조금은 그 무게가 가벼워질지 모른다. 당신에게 ‘모든 슬픔이 사라지는 곳’ 미선관에 지금 바로 입장할 수 있는 한 장의 목욕권을 동봉한다.

“막 문 엽니다!”
묵은 때처럼 나쁜 기억들을 깨끗이 씻어드립니다

주인공이 되라는 의미의 이름을 가진 ‘주연’은 현재 그와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다.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여 하루아침에 다시 취준생이 되어버린 스물아홉의 그녀는 근방에서 가장 월세가 싼 원룸으로 이사한다. 설상가상으로 집의 수도관마저 터져버리고, 급히 나가야 할 일이 생긴 주연은 전 주인이 남기고 간 목욕권 한 장을 우연히 발견한다. 그녀는 목욕권에 그려진 약도를 따라 ‘여성전용불가마 미선관’에 도착한다. 천 년은 묵은 듯한 낡은 벽돌 건물과 푸른 동판으로 된 간판 등 특이한 외관에 머뭇거리는 찰나, 카운터에 앉은 늙은 여자가 주연에게 운명적인 한마디를 던진다. “막 하러 오셨어요?”
환상적인 생애 첫 막을 마치고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려는데, 뜻밖에도 주연에게 목욕권 백 장이 주어지는 행운이 찾아온다. 그건 미선관의 주인 ‘대장 언니’가 그곳을 물려준 노파에게 전해들은 예언의 주인공이 바로 주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꾸민 일이었는데…….
주연은 미선관에서 때로는 온몸으로 아픔에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언니들과 함께 막을 하며 받는 위로에 좌절되었던 꿈의 불씨를 되살려보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서른의 새 봄, 주연의 눈앞에 펼쳐질 나날은 과연 어떤 온도와 습도를 머금고 있을까?

지옥 같은 열기의 한가운데에서 땀 빼고 광내는 언니들
꺼졌던 꿈의 불씨를 되살려주는 살뜰한 위로와 연대

미선관에서는 서로의 나이도 직업도, 심지어 이름도 묻지 않는다. 그곳의 작명법은 간단하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특징 뒤에 ‘언니’를 붙이는 것이다. 이러한 친근한 호칭 때문인지, 아니면 평소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벌거벗은 몸과 보여주며 함께 땀을 흘리기 때문인지, 불가마 안의 여자들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며 서로 마음을 나눈다.
최고의 막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발 벗고 나서는 ‘대장 언니’는 미선관의 터줏대감이자 정신적 지주이다. 그녀는 주연에게 어마어마한 양의 목욕권을 공짜로 제공했을 뿐 아니라, 주연이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끔 미선관에 그녀의 자리도 직접 마련해준다. 플라스틱 얼음 컵을 가지고 다니며 늘 각 얼음을 입에 물고 있는 ‘얼음 언니’는 화끈하고 솔직한 성격이지지만, 넷플릭스에서 로맨스 작품만 챙겨 보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절절매는 ‘사랑꾼’이기도 하다. 그녀는 주연이 남자친구와 후회 없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준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보이는 ‘이쁜 언니’는 주연에게 필요한 목욕 용품을 언제나 살뜰히 챙긴다.
이 밖에도 늘 최상의 막을 구현하고 유지하는 ‘카운터 언니’, 좋은 옷과 좋은 장식품으로써 주연을 ‘좋은 곳’으로 인도해주는 ‘액세서리 언니’, 주연의 기운을 읽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언해주는 ‘강남 언니’ 등, 미선관의 모든 여자들이 알게 모르게 주연이 앞으로 나아갈 힘을 불어넣어준다. 어느새 ‘뿔 언니’가 된 주연은 불가마 언니들의 보살핌과 도움 아래에서 성장통을 겪으며 조금씩 꿈을 향한 걸음을 내딛는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듯, 불가마의 여자들은 한 마음으로 연대하여 주연의 도약을 간절히 바라고 돕는다.

푸른 배경 위로 다섯 명의 여자가 둥글게 서로의 손을 잡고 춤을 추고 있었다. 그녀들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지만, 조금도 외설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서로의 작은 손에 의지해 어딘가로 날아오르려는 것만 같았다. 그 발돋움이 향하는 곳이 어딘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마도 지금 발 디딘 곳보다는 더 자유롭고 자신다울 수 있는 곳이리라. (31쪽)

인생을 닮은 불가마에서의
일상적이고도 기적 같은 하루, 그리고 사계절

바닥에서 치고 올라오는 열기가 주연의 몸을 힘껏 두드리고 매만지는 듯했다. 가마에서 흙을 구우면 단단하고 매끄러운 도자기가 되듯 주연의 몸도 완전히 다른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다. (54쪽)

불가마는 놀랍도록 사람의 인생과도 닮아 있다. 정소정 작가는 인생에 대한 은유로서의 불가마를 탁월한 솜씨로 구현해낸다. 『꿈의 불가마』에서는 일 년, 즉 사계절이라는 시간을 다루고 있는데, 각각의 챕터를 읽을 때면 피부로 직접 감각이 전해질 정도로 계절감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막을 한 뒤 살갗 위에 피어나는 열꽃을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 산에 비유하였으며, 여름에 막을 하면 ‘땀 총량의 법칙’이 있기 때문에 밖에서 땀이 덜 난다는, 작가의 재치 있는 표현을 찾아볼 수도 있다. 맑고 푸른 하늘의 가을은 새로운 운이 오는 계절로 묘사하였고, 유난히 추운 겨울의 불가마는 간절한 온기를 채워주는 따스한 공간이다.
사계절의 막이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듯,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변하는 막을 살펴보는 것도 이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다. ‘꽃탕’이라고 일컬어지는 아침의 첫 막은 너무도 뜨거워서 제아무리 불가마 고수라 한들 절대로 익숙해지지 못한다고 한다. 작가는 이를 두고 ‘사랑을 닮았다’고 표현한다. 오후 1시와 저녁 7시가 되면 막은 한 시간동안 문을 닫고 물을 주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러한 시간은 막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살아 있는 것들은 물기를 잃으면 죽’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막에 물을 주는 시간은 또한 희곡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정소정 작가의 이력과 관련지었을 때, 연극에서 한 막이 끝나고 다음 막이 시작될 때까지의 시간을 가리키는 용어 ‘막간’에의 은유로도 읽혀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뜨거움이 사라져 편안하게 숨 쉬면서 즐기는 새벽 막은 마치 ‘오래된 사랑’ 같다.
이렇듯 불가마에서의 시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흐름은 마치 인생의 축소판과 같다. 소설 속 인물들은 불가마에서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이치를 이미 육화하여 알고 있다. 그들은 하루하루를 ‘기적을 믿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이러한 기대와 희망은 『꿈의 불가마』를 읽는 독자에게도 전염되어, 실현 가능한 기적을 믿으며 하루하루를 용기 있게 살아낼 긍정의 힘을 기필코 부여해줄 것이다.

진흙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단단하고 빛이 나는 도자기가 되듯, 그렇게 사람도 가마 속에서 이전의 자신과는 다른 무언가로 변하게 되는 건 아닐까요? 많은 돈을 내야만 입장이 가능한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들어갈 수 있는 일상의 공간에 우리를 치유하고 변화시키는 힘이 숨겨져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입니다.
(중략) 그리고 불가마에서 만났던 모든 언니들, 고맙습니다. 당신들과 함께 작고 어두운 가마 속에서 땀을 흘린 시간이 없었다면 이 소설은 결코 쓰이지 못했을 테니까요.
_‘작가의 말’에서

저자

정소정

저자:정소정
서울시립대경제학과와한국예술종합학교극작과전문사를졸업했다.<지하철1호선>4000회기념공연에감동받아고민끝에다니던직장을그만두고희곡을쓰기시작했다.2012년부산일보신춘문예로등단한뒤극작과연출을겸하며<모래섬>,<뿔>,<가을비>,<드림타임>등십여편의연극을크고작은무대에올렸다.영화,웹드라마등다양한매체의각본을쓰며스토리텔러로활동하였다.2022년한국경제신문신춘문예스토리부문1등을수상,독자들과책으로만나고싶다는꿈으로첫장편소설『꿈의불가마』를썼다.

목차

모든슬픔이사라지는곳
꽃탕,사랑을닮은아침첫막
하루에두번마음에물을주는시간
한여름의불가마
막이좋은날
운명을사는불가마쇼핑
메리크리스마스,미스불가마
온도와습도를맞추는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삶에지친당신에게보내는한장의목욕권

지옥처럼뜨거운가마속에서땀을흘리고나면
나만의작은낙원이눈앞에펼쳐진다

한경신춘문예스토리부문1등당선정소정첫장편소설

모든슬픔이사라지는곳
미선관에오신것을환영합니다

상처입어다시일어날수없을것만같은순간이누구에게나찾아온다.그럴때우리가할수있는일에는무엇이있을까?앞으로나아가기위해스스로를다그치기보다,넘어진상처가덧나지않도록확실히치료하고회복하는일이급선무일것이다.
『꿈의불가마』는현실에좌절하여넘어진이들이숨을돌리고쉬어갈수있는꿈의안식처가되어준다.오래된예언을품은불가마에서소설속인물들과함께울고웃다보면어느새당신의근심도가마에서흘리는땀처럼씻겨나가조금은그무게가가벼워질지모른다.당신에게‘모든슬픔이사라지는곳’미선관에지금바로입장할수있는한장의목욕권을동봉한다.

“막문엽니다!”
묵은때처럼나쁜기억들을깨끗이씻어드립니다

주인공이되라는의미의이름을가진‘주연’은현재그와는정반대의삶을살고있다.정규직전환에실패하여하루아침에다시취준생이되어버린스물아홉의그녀는근방에서가장월세가싼원룸으로이사한다.설상가상으로집의수도관마저터져버리고,급히나가야할일이생긴주연은전주인이남기고간목욕권한장을우연히발견한다.그녀는목욕권에그려진약도를따라‘여성전용불가마미선관’에도착한다.천년은묵은듯한낡은벽돌건물과푸른동판으로된간판등특이한외관에머뭇거리는찰나,카운터에앉은늙은여자가주연에게운명적인한마디를던진다.“막하러오셨어요?”
환상적인생애첫막을마치고아쉬운마음을뒤로하려는데,뜻밖에도주연에게목욕권백장이주어지는행운이찾아온다.그건미선관의주인‘대장언니’가그곳을물려준노파에게전해들은예언의주인공이바로주연일지도모른다고생각하여꾸민일이었는데…….
주연은미선관에서때로는온몸으로아픔에부딪히기도하고,때로는언니들과함께막을하며받는위로에좌절되었던꿈의불씨를되살려보기도한다.그리고다시돌아온서른의새봄,주연의눈앞에펼쳐질나날은과연어떤온도와습도를머금고있을까?

지옥같은열기의한가운데에서땀빼고광내는언니들
꺼졌던꿈의불씨를되살려주는살뜰한위로와연대

미선관에서는서로의나이도직업도,심지어이름도묻지않는다.그곳의작명법은간단하다.한눈에알아볼수있는특징뒤에‘언니’를붙이는것이다.이러한친근한호칭때문인지,아니면평소아무에게도보여주지않는벌거벗은몸과보여주며함께땀을흘리기때문인지,불가마안의여자들은빠른속도로가까워지며서로마음을나눈다.
최고의막을위해하루도쉬지않고매일발벗고나서는‘대장언니’는미선관의터줏대감이자정신적지주이다.그녀는주연에게어마어마한양의목욕권을공짜로제공했을뿐아니라,주연이미래를위해준비하는시간을가질수있게끔미선관에그녀의자리도직접마련해준다.플라스틱얼음컵을가지고다니며늘각얼음을입에물고있는‘얼음언니’는화끈하고솔직한성격이지지만,넷플릭스에서로맨스작품만챙겨보고좋아하는사람에게절절매는‘사랑꾼’이기도하다.그녀는주연이남자친구와후회없이마침표를찍을수있도록가장먼저발벗고나서서도와준다.겉으로는무심한듯보이는‘이쁜언니’는주연에게필요한목욕용품을언제나살뜰히챙긴다.
이밖에도늘최상의막을구현하고유지하는‘카운터언니’,좋은옷과좋은장식품으로써주연을‘좋은곳’으로인도해주는‘액세서리언니’,주연의기운을읽어나아가야할방향을조언해주는‘강남언니’등,미선관의모든여자들이알게모르게주연이앞으로나아갈힘을불어넣어준다.어느새‘뿔언니’가된주연은불가마언니들의보살핌과도움아래에서성장통을겪으며조금씩꿈을향한걸음을내딛는다.‘아이하나키우는데온마을이필요하’듯,불가마의여자들은한마음으로연대하여주연의도약을간절히바라고돕는다.

푸른배경위로다섯명의여자가둥글게서로의손을잡고춤을추고있었다.그녀들은실오라기하나걸치지않았지만,조금도외설적으로보이지않았다.서로의작은손에의지해어딘가로날아오르려는것만같았다.그발돋움이향하는곳이어딘지는알수없었지만,아마도지금발디딘곳보다는더자유롭고자신다울수있는곳이리라.(31쪽)

인생을닮은불가마에서의
일상적이고도기적같은하루,그리고사계절

바닥에서치고올라오는열기가주연의몸을힘껏두드리고매만지는듯했다.가마에서흙을구우면단단하고매끄러운도자기가되듯주연의몸도완전히다른무언가가되어가고있는것만같았다.(54쪽)

불가마는놀랍도록사람의인생과도닮아있다.정소정작가는인생에대한은유로서의불가마를탁월한솜씨로구현해낸다.『꿈의불가마』에서는일년,즉사계절이라는시간을다루고있는데,각각의챕터를읽을때면피부로직접감각이전해질정도로계절감이생생하게표현되어있다.막을한뒤살갗위에피어나는열꽃을꽃이흐드러지게핀봄산에비유하였으며,여름에막을하면‘땀총량의법칙’이있기때문에밖에서땀이덜난다는,작가의재치있는표현을찾아볼수도있다.맑고푸른하늘의가을은새로운운이오는계절로묘사하였고,유난히추운겨울의불가마는간절한온기를채워주는따스한공간이다.
사계절의막이서로다른매력을지니고있듯,하루라는시간속에서변하는막을살펴보는것도이소설에서발견할수있는또다른재미다.‘꽃탕’이라고일컬어지는아침의첫막은너무도뜨거워서제아무리불가마고수라한들절대로익숙해지지못한다고한다.작가는이를두고‘사랑을닮았다’고표현한다.오후1시와저녁7시가되면막은한시간동안문을닫고물을주는시간을가지는데,이러한시간은막뿐아니라사람에게도마찬가지로필요하다.‘살아있는것들은물기를잃으면죽’게되기때문이다.이렇게막에물을주는시간은또한희곡작가로활발한활동을펼쳐온정소정작가의이력과관련지었을때,연극에서한막이끝나고다음막이시작될때까지의시간을가리키는용어‘막간’에의은유로도읽혀흥미롭다.마지막으로뜨거움이사라져편안하게숨쉬면서즐기는새벽막은마치‘오래된사랑’같다.
이렇듯불가마에서의시간을자세히들여다보면,흐름은마치인생의축소판과같다.소설속인물들은불가마에서의경험을통해이러한이치를이미육화하여알고있다.그들은하루하루를‘기적을믿는마음’으로살아간다.이러한기대와희망은『꿈의불가마』를읽는독자에게도전염되어,실현가능한기적을믿으며하루하루를용기있게살아낼긍정의힘을기필코부여해줄것이다.

진흙이뜨거운열기속에서단단하고빛이나는도자기가되듯,그렇게사람도가마속에서이전의자신과는다른무언가로변하게되는건아닐까요?많은돈을내야만입장이가능한공간이아니라,누구나쉽게들어갈수있는일상의공간에우리를치유하고변화시키는힘이숨겨져있다는건정말멋진일입니다.
(중략)그리고불가마에서만났던모든언니들,고맙습니다.당신들과함께작고어두운가마속에서땀을흘린시간이없었다면이소설은결코쓰이지못했을테니까요.
_‘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