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9 : 드뷔시, 소리로 그린 풍경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9 : 드뷔시, 소리로 그린 풍경

$22.00
Description
아름다운 시절 ‘벨 에포크’가 낳은 자유로운 영혼, 드뷔시를 만나다
클래식 음악의 무한한 변신부터 대중음악의 명랑한 탄생까지
『난처한 클래식 수업』 9권이 들려주는 시대와 사람, 그리고 음악 이야기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는 빛과 색채로 물든 도시였다. 기술과 산업, 문화의 폭발적인 성장은 아름다운 시절의 포문을 열었고 이는 벨 에포크라는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 중심엔 혁신을 꿈꾸는 예술가들이 있었다. 멀끔한 신작로와 화려한 극장, 이국적 문물이 가득한 축제의 장까지. 모든 풍경은 그림과 노래, 시가 되었다. 클로드 드뷔시 역시 변화하는 도시의 초상에 영감받은 음악가였다. 그의 음악이 자유로우면서도 유려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는 이유다.
그러나 한낮의 열기도 밤을 몰고 온 달빛에 쉬이 식어가듯, 활기찬 근대 도시엔 언제나 어둠이 함께했다. 시대는 새로움을 좇으면서 전통을 고집했고 이국성을 탐닉하면서 낯섦을 혐오했다. 드뷔시의 음악 역시 환상의 세계를 그려내는 한편 그 이면엔 음악가 개인의 모순적 삶이 존재한다. 부조리와 혼란으로 점철된 시대의 얼굴, 나아가 드뷔시의 삶은 꿈결 같은 음악에 깊이를 더하거나 때론 찬물을 끼얹는다.
2018년 첫선을 보인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클래식 음악 입문서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이하 ‘난처한 클래식 수업’)은 아홉 번째 여정으로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를 택했다. 그리곤 기존의 문법을 거부하며 독창적 소리를 추구한 음악가 드뷔시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드뷔시는 벨 에포크의 에너지를 그대로 흡수하고, 또 반대로 영향을 준 인물이다. 여느 때보다 시대와 개인이 유기적으로 얽힌 이번 강의는 클래식 음악사가 새롭게 맞이한 챕터를 조명한다.
드뷔시 음악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고전의 성지를 허물고 개혁의 깃발을 꽂은 음악가들도 만날 수 있다. 에릭 사티부터 모리스 라벨, 아널드 쇤베르크 그리고 조지 거슈윈까지. 그 여정은 현대음악, 대중음악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이번 9권은 다가가는 것조차 ‘난처했던’ 클래식 음악의 세계를 비로소 가장 친숙하게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

민은기

저자:민은기
서울대학교작곡과교수
서울대학교작곡과에서음악이론을전공하고파리소르본대학에서프랑스음악사로박사학위를받았다.귀국후1995년부터지금까지서울대에서교수로재직하며이론연구와후학양성에집중해왔다.프랑스혁명,바로크오페라등의주제로다수의논문을발표했으며저술과번역에도힘써한국에서클래식음악과관련된책을가장많이낸음악학자중한사람으로꼽힌다.중앙일보와경향신문등여러매체에음악과관련된글을정기적으로연재하고있기도하다.피아니스트였던어머니에게피아노를배우기시작한다섯살부터내내숨쉬듯곁에음악을두고살아왔다.음악을사랑하는한사람이자한국의1세대음악학자로서,음악의아름다움을보다많은사람에게알리는데힘을보태고싶어『난생처음한번들어보는클래식수업』의작업에매진하고있다.
지은책으로는『난생처음한번들어보는클래식수업』1~9권,『음악과페미니즘』,『대중음악강의』,『ClassicsAtoZ:서양음악의이해』,『서양음악사:피타고라스부터재즈까지』,『독재자의노래:그들은어떻게대중의눈과귀를막았는가』,『서양음악사』1~2,『대중음악의이해』외에다수가있다.
외부활동
경향신문‘문화비평’연재(2012~2013년)
중앙일보‘삶의향기’연재(2017~2018년)
㈔음악사연구회와네이버악기백과,다음클래식백과책임집필
JTBC‘차이나는클라스’출연(2019년11월20일,2022년5월15일,2022년5월22일)
네이버지식백과‘서울대음악레슨’시리즈기획(2020년)
tvN‘벌거벗은세계사’출연(2023년4월11일)
중앙SUNDAY‘민은기의클래식비망록’연재중(2022년~)

그림:강한
일러스트레이터
‘너와내가좋아하는그림’을그리는작가.행복한순간에위트있는상상을더해따뜻한그림을그려낸다.지은책으로는『더포스터북by강한』이있으며『난생처음한번들어보는클래식수업』1~9권을비롯해『박막례,이대로죽을순없다』,『들어줄게요,당신이괜찮아질때까지』,『여자는왜완벽하려고애쓸까』,『안녕팝콘』등다양한책의그림을그렸다.에뛰드,버츠비,sk플래닛,빈폴등기업과의컬래버레이션작업도꾸준히이어오고있다.
인스타그램:@_kang_han_

목차

Ⅰ꺼지지않는도시의불빛-파리의벨에포크
01‘인상’적인예술의시대
02위태롭고아름다운벨에포크

Ⅱ자유로운영혼-드뷔시와파리음악원
01가난한집안의유일한희망
02불성실한천재

Ⅲ바람잘날없는나날-보헤미안작곡가
01어긋남과엇갈림
02여백을메운어둠과빛
03예술과현실의간극

Ⅳ그럼에도찬란하게-새출발,그리고마지막
01불편한아름다움
02눈물로일군음악

Ⅴ혁신의최전선-모더니즘의초상
01‘어제’조차식상한‘오늘’
02추상의시대
03새바람이불어오는곳

출판사 서평

★지식의질은높이고배움의문턱은낮춘〈난처한클래식수업〉의아홉번째강의
★가장아름답고풍요로운시절‘벨에포크’로의초대!변화의시대가낳은혁신의음악가,드뷔시를만나다
★빛과색채를머금은음악,그림과함께즐긴다!인상주의,표현주의회화를곁들여더욱풍부하게즐기는음악이야기

세상의모든색을담은음악가

“나는인상주의미술을모방한게아니라자연이안겨준인상을음악으로표현한것일뿐이다.”19세기프랑스음악가드뷔시가남긴말이다.그러나아이러니하게도오늘날드뷔시를대표하는수식어는‘인상주의음악가’다.예민하고괴팍한성격의드뷔시가듣는다면무덤에서벌떡일어날만하다.드뷔시의음악은형식과구성이명확한고전클래식음악과는확실히다르다.선율과리듬이종잡을수없게흘러가지만,이런모호함이신비롭고독특한음향을만들어낸다.무엇보다듣는이의머릿속에어떤이미지나인상을만드는것도참‘인상적’이다.

19세기말프랑스파리는변화로가득한도시였다.새로운문물과사상이쏟아진가운데예술계를뜨겁게달군건단연인상주의미술이었다.화가들이틀에박힌제도권미술을거부하며대상을객관적으로그리기보다개인의감상을화폭에담기시작한것이다.손틈사이로흩어지는빛과공기를평면의캔버스에구현한이‘혁명’은드뷔시의음악을떠올리게한다.기존의표현과질서에서벗어나며,시시각각변하는자연을주소재로삼아감각적으로표현했다는점이그렇다.그럼에도드뷔시는왜자신을인상주의라는단어에가두길원치않았을까?

드뷔시의작품세계는그게다가아니기때문이다.그의음악은단순히아름다운것에그치지않는다.심오하고암시적이며때론한없이화려하다.드뷔시는새롭고낯선모든것들을영감의원천으로삼았다.시대의초상들,이를테면추상적인심상을상징화한상징주의와우아하고환상적인분위기의로코코미술,바다건너소개된동아시아의가믈란음악은드뷔시에게훌륭한자양분이었다.그렇게예술의장르를가로지르고음악의국경을횡단한이는클래식음악에혁신을가져왔다.우리가드뷔시를보다깊이만나볼이유다.

벨에포크의자유로운영혼

오늘날프랑스파리는자유와예술의도시로불린다.시민혁명의교과서라불리는프랑스혁명의진원지이자,일찍이다방면으로최신유행의선두주자였다는점이한몫한다.19세기말파리는벨에포크의중심지였다.근대도시의면모를갖추기시작한파리는매일같이모습이바뀌었고그정점엔만국박람회가있었다.세계각국의발명품과문화적산물이즐비한만국박람회는그야말로별천지였다.그러나빛이있으면그림자도있는법.번영의시대이면엔민족적·인종적우월감이자리했으며사람들은이국의정취를즐기면서도이를멸시하는모순적태도를보였다.‘아름답고도불편한시대’였다.

드뷔시의삶은벨에포크의거울과도같다.드뷔시의음악은꿈결처럼아름답지만,그의인생은다소거칠고부조리했다.자기중심적이고예민하며바람기마저다분했던드뷔시는언제나논란의아이콘이었다.그럼에도드뷔시의재능과음악적행보는그잡음을덮을만큼탁월했다.독창적인작품세계를만들기위해전통적문법과권력에타협하지않았고덕분에혁신의대가로자리매김했다.‘자유로운영혼’드뷔시는너무나자유로운나머지,자신과타인의인생을헤집기일쑤였지만,반면에세상을뒤집을만한대담함을가진것이다.

이로써동경했던시대와음악가는낯설게느껴지기시작한다.『난처한클래식수업』9권은단순히드뷔시의생을다루는걸넘어그가발을딛고선세상에관해이야기한다.역사적배경은물론그시절을풍미한사상을곱씹어보고,드뷔시와영향을주고받은사티,라벨,베를렌등당대예술가들을만나면서보다입체적으로인물에접근한다.그렇다보니책에는이야기에가까이다가서다가도뒷걸음질치고,하지만다시사랑에빠지는‘밀고당기기’의매력이가득하다.

선율로엮은시대의페이지

드뷔시의〈달빛〉은100년이훌쩍지난오늘날에도사랑받는곡이다.여전히세련된이곡은강물위은은히부서지는달빛을듬뿍떠서오선지에걸어둔듯하다.색다른청각적경험을선사한드뷔시는19세기와20세기를잇는예술적가교이자,현대음악의문을연음악가로도불린다.“이론따위는없다.그냥들으면된다”는드뷔시의신념과같이,음악역시새로운세기를맞이했고지평을넓혀갔다.한마디로20세기는전통적인클래식음악과‘결별중’이었다.세계대전의발발과함께아름다운시절이저물자,사람들은충격에휩싸였고가장내밀한상처를가장노골적으로드러내기시작했다.관습을해체하고규칙을전복한현대음악은말을잃은이들에게또다른언어가되었다.

드뷔시가평생꿈꿔온혁신은바다건너에서도뜻밖의방식으로이루어졌다.20세기초폭발적인성장과함께‘술과음악이흐르는땅’이된미국에선여러문화와음악적요소를버무린소리가탄생했다.바로대중음악의시초,재즈다.그렇게음악은장르적으로새로운국면을맞이했고,기술의발전에힘입어음반의모습으로대중의일상에빠르게침투했다.

‘클래식음악가’드뷔시로시작한이책은어느덧‘대중음악탄생’의현장으로독자를데려다놓는다.이번9권은클래식음악에친숙하고쉽게접근하자는취지로시작된『난처한클래식수업』의의미가여느때보다빛나는순간을담고있는셈이다.게다가‘난처한시리즈’만의구성,즉교수가강의하고학생이답하는대화형식과일러스트레이터강한의감각적인일러스트는이번여정에서도훌륭한길동무가된다.다양한예술이결을같이한시기답게인상주의,표현주의회화도판들역시풍부하게들어갔다.이제아름답고도혼란했던시대의정취를느끼며여러얼굴의음악을더욱가깝게만날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