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딱이야 (최은숙 시집)

지금이 딱이야 (최은숙 시집)

$10.00
Description
“느릿느릿 사귀는
고양이랑 민들레처럼”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이들이 빚어낸 다정한 풍경
최은숙 시인의 첫 청소년시집 ?지금이 딱이야?가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29년간 중학교 교사로 생활한 시인이 시골의 작은 학교와 마을에서 천진한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고 부대끼면서 어우렁더우렁 살아가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추천사를 쓴 도종환 시인은 이 시집에 담긴 시들이 ‘손끝으로, 머리로 쓴 시’가 아니라 ‘삶으로 부대끼며 쓴 시’라고 말한다. 이는 시인의 “생활에 들어와 시가 되어 준 착한 아이들과 이웃들”(시인의 말)의 살갑고 정겨운 이야기에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공동체 의식이 살아 숨쉬기 때문일 것이다. 내 것부터 챙겨야 살아남을 수 있는 오늘날, ‘함께’와 ‘우리’의 가치를 곱씹게 하는 이 시집은 “우리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시인의 바람처럼 청소년은 물론 시집을 읽는 모든 이에게 따뜻한 선물이 될 것이다. 나눔과 베풂을 실현하며 더 욕심 내지 않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채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지금이 딱’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시집은 ‘창비청소년시선’의 서른네 번째 권이다.
저자

최은숙

저자:최은숙
1990년『한길문학』에시「하남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서산중학교와목천중학교,청양중학교를거쳐공주여자중학교에서국어를가르치고있습니다.학생들이쓴시로수업을꾸리곤합니다.그때마다교실에피어나는환한웃음과학생들의얼굴에가득차는생기를사랑합니다.시를써본학생들은시를읽으며살아갈것이라고믿으며서점에서시집을사는청소년들이사는마을,청소년들이드나드는서점이있는마을을꿈꿉니다.
시집『집비운사이』,산문집『세상에서네가제일멋있다고말해주자』,『미안,네가천사인줄몰랐어』,『성깔있는나무들』등을썼고,청소년시선집『착한사람에게만보이는시』,『와,드디어밥먹는다』,『내일부터빡공』,『반짝일거야』,『닮았네,닮았어』,10대청소년의공주아카이브『다같이돌자동네한바퀴』를엮었습니다.

목차

제1부시계도책도재워놓고
선생님은우리한테딱이다
비밀
깜빡하기
안보이던게보인다
이해하자
매우나쁨
애로사항
재난대비훈련
눈물젖은치킨
21세기화전놀이
무서운상민이
우리를상징하는것
이맛에산다
잘하지않아서잘했다
금강

제2부시시한그것
냉이튀김
비올때
나물의이동
난브로콜리를좋아하진않지만
할머니의사랑
이모네집
경칩
손없는날
대를잇는간장
그렇게도시시하고행복한
2,190일
짝사랑
삼겹살은사랑을이긴다
나뭇잎딸기
층간소음

제3부마을은깊어갑니다
선생님께하는부탁

‘관’대처법
우리모두파이팅!
야생
마흔여섯살엄마
핵인싸각
첫마을,아침
하느님의작은마을
알고보니

제4부풋

물건
동병상련
교환일기
소심한복수
부부라는말
꽃밭에서
우린운이좋다언제나
그냥나
즐거운인생

제5부가만히바라보는
참외를고르는법
이거다,싶은
주공아파트
해질녘
물음표를붙이려다
너무작은여치
멋진계획
말안해도돼
딴짓의힘
거룩한일상

발문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십분만재워주세요했더니탁,교과서를덮는선생님.교실이조용해지면서숙제를베끼는덕규빼고하나둘잠속에빠져들었다.선생님도교탁에엎드리셨다.옆반애들이와서교실문을여는동시에종이울렸다.국어시간을통째로자버린거다.날아갈것같다.선생님최고예요!아이들이소리질렀다.니네도최고야.기지개를켜면서선생님이나,침은안흘렸지?흐흐흐웃으셨다.우리다같이딴세상에갔었다.시계도책도재워놓고몰래떠났던거다.
―?비밀?전문

이시집에는그간우리가몰랐던사춘기에접어든아이들의날것그대로의생활과생각이생생하게담겨있다.아이들은“우리는다음세대의것을당겨쓰지말자는약속”을다짐하며환경문제를고민하기도하고,미세먼지가떠다니는“잿빛하늘”과“헌옷같은세상을물려주면서”(?우리를상징하는것?)공부나하라고다그치는어른들에게일침을놓기도한다.그런가하면어른들의바람대로살기보다“언제나그냥나로살겠다”(?그냥나?)는당당한모습을보인다.최은숙시인이이토록아이들의일상을생생하게그릴수있었던것은오랜시간아이들과함께‘교환일기’를써온덕분이다.교환일기를통해시인은아이들의일상뿐만아니라가정과마을에서일어난일들까지두루두루꿰며아이들의마음속으로들어갈수있었다.이시집은최은숙시인이아이들과함께써내려갔던교환일기의다른버전인셈이다.

“우리의이야기가우리에게선물이되었으면좋겠습니다.”
서로의울타리가되어주는마을공동체
시집을읽다보면‘함께’라는말의의미를곱씹어보게된다.시인은교과서의지식보다더불어살아가면서함께나누고베푸는마음을가르치는것이더소중하고바람직한교육이라고여긴다.“전국에포물선을그리”며“울릉도무주공주서산”에서보내온“엄마아빠친구들의선물이밥상을점령”(?나물의이동?)하고,수업시간에만든쑥떡을“학교앞솔로몬문방구랑스마일분식,독립상회”(?알고보니?)에돌리는아이들의경쾌한발걸음이들리는풍경을보여주면서시인은더불어살아가는공동체의식이“가장큰공부”(?해질녘?)라는것을일깨운다.그렇게서로의울타리가되어주는온정이넘치는마을에서“작고여린것들의세상/모르고밟는죄저지를까봐”(?너무작은여치?)걱정하는순진무구한아이들과“영원히풋내나는선생”은“콩꼬투리속에서무릎맞대고익어”(?풋?)간다.

올봄에도아이들이쑥뜯으러나올거라고
동네어른들은둑길에제초제를뿌리지않았습니다
쑥뜯는동안자동차가한대도지나가지않은것은
다들뒷길로돌아가셨기때문입니다

공부안하고놀러나온게좋아서
장난치고도망가고야단법석
그래도쑥이모자라지않았던것은
방앗간사장님이뜯어놓았던쑥을
한소쿠리보태주셨기때문이에요

학교앞솔로몬문방구랑스마일분식,독립상회까지
떡을돌리고도전교생이실컷먹을수있었던것은
엄마들이쌀을듬뿍듬뿍퍼주셨기때문이지요

아이들이자라는만큼
선생도자라고
마을은깊어갑니다
―?알고보니?전문

이시집에는수평적인평등한인간관계속에서아이들과선생님이소통하고,그소통의끈이마을로이어져아이들의부모도함께하는작은낙원이그려져있다.시인은“친구들은물론선생님과엄마와아빠,옆집아주머니,아저씨의음성이가까이에서들리는우리마을의이야기”를담아내면서“우리의이야기가우리에게선물이되었으면좋겠습니다.”라고말한다.물질적가치를최고로아는오늘날,우리에게돌아갈곳이있다는것은참으로다행이다.그곳은멀리있지않다.시인은“심지가곧고착한사람들이외딴‘섬’이되지않도록서로다리가되어주”는“우리가그세상”이고“우리가그마을”이라고말한다.아이들이선생님과함께꿈꾸며찾아가는소박하고거짓없는마을,“새순같은햇살”(?첫마을,아침?)이내리비치는평화로운“하느님의작은마을”(?하느님의작은마을?)에서“아이들이자라는만큼/선생도자라고/마을은깊어”(?알고보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