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13.00
Description
〈그것이 알고 싶다〉 자문, 이수정 교수 추천!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죽은 이의 신원, 사소한 습관, 다잉 메시지까지…
뼈에 새겨진 기억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다
미국인 의사 프리저브드 포터는 노예 한 명이 1798년에 세상을 떠나자 그의 유골을 연구용으로 쓰려고 남겨두었다. 훗날 포터의 후손이 유골을 박물관에 기증했고, 박물관에서는 해골에 적힌 대로 표본에 ‘래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로부터 60여 년 뒤인 1999년에 뼈를 분석해보니 래리의 진짜 이름은 ‘포춘’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포춘의 손발 뼈에 남은 흔적은 그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가 인대를 다쳤다는 증거였다. 또한 그는 사고를 당해 익사했다고 기록되어 있었지만 실은 넘어져 경추가 부러진 것이 실제 사인이었다고 밝혀졌다.
이렇듯 뼈를 분석해서 고인이 마지막 순간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사인은 무엇인지 밝히는 것이 법의인류학자가 하는 일이다. 그들은 고고학, 인류학, 법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토대로 단서와 흔적을 찾고 사건의 진상을 밝혀나간다. 조사 결과는 고인의 신원을 밝히는 자료가 되며 법정 증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법의인류학자는 억울하게 잊히는 죽음이 없도록 지금도 사건 현장에서 묵묵히 진상을 밝혀나가고 있다.
책의 제목인 ‘뼈의 방’은 기증받은 유골을 모아둔 법의인류학자의 특별한 공간을 말한다. 뼈의 방에 보관된 수백, 수천 개의 상자 속에는 한 사람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다. 신진 법의인류학자로 주목받는 저자는 뼈 하나하나에 새겨진 이야기들을 이 책에 담았다. 역사 속 미제 사건, 세계적으로 논란거리가 된 사건을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낼 뿐만 아니라 이름조차 잃어버리고 쓸쓸히 잊힌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들려준다.
이 책은 단지 뼈에 얽힌 사건의 전말을 서술한 기록이 아니다. 저자는 뼈를 통해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고인이 미처 들려주지 못한 이야기에 주목한다. 그리고 뼈는 단순한 물질이 아니라 한때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던 사람이었음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한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치열한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죽음과 삶 그리고 인간의 소중한 권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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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옌첸

저자:리옌첸(李衍?)
현장을뛰어다니며유골과시체를마주하고그들의신원을찾는일에앞장서는신진법의인류학자다.미국오리건대학교에서철학을공부하고홍콩중문대학교에서인류학석사학위를받은뒤마이애미시체안치소와관련기관에서인턴업무를했다.방치되어이름조차알수없는유골들의목소리를듣고자영국레스터대학교에서법의인류학과법의고고학을전공했다.그기간동안동티모르경찰의법의인류학자로일하면서독립운동과정에서학살당한무연고시체의잔해를수습했다.그외에도폴란드,미국,키프로스,파푸아뉴기니등에서유해발굴을비롯여러법의학연구프로젝트를수행했다.
홍콩의온라인뉴스플랫폼인《스탠드뉴스》에정기적으로법의학및법의인류학과관련된글을기고했으며,2017년에는페이스북페이지〈TheBoneRoom(存骨房)〉을개설하여영어와중국어로세계의법의인류학소식을나누고있다.2019년부터는홍콩RTHKRadio1에서〈법의연구소〉라는프로그램을진행하고있다.

역자:정세경
북경영화대학에서공부한뒤싸이더스픽처스에서근무했다.현재중국어출판기획자및번역가로활동하며심리학,철학,자기계발,소설,교양등다양한분야의책을우리말로옮기고있다.주요역서로는『뇌는당신이왜우울한지알고있다』,『서른이면어른이될줄알았다』,『인민의이름으로』등이있다.

목차

들어가는말|법의인류학자의특별한공간

1부삶과죽음의경계를넘다
1장이름을되찾아야하는이유
2장뼈대신말하는사람
3장흔적을따라가다보면

2부뼈는삶을이야기한다
1장뼈가녹아내린노동자들
2장몸에남는삶의증거들
3장바다에가라앉은사람들
4장눌린뼈,튀어나온뼈

3부죽음이남긴메시지
1장뼈에대한예의
2장사람이사람을먹는다는것
3장과학의이름으로강요당한침묵
4장외롭게세상을떠나지않도록
5장메멘토모리,우리는결국뼈가된다

맺는말|죽음을마주하는법
감사의말
참고자료

출판사 서평

뼈를통해죽음과삶,미래를마주하다

“생명을이해하려면반드시죽음으로거슬러올라가야해.”
-『프랑켄슈타인』,메리셸리

소설『프랑켄슈타인』의작가메리셸리는‘무덤’에대한인식이남들과달랐다.태어난지얼마되지않아어머니를여읜그녀는무덤앞에서어머니가남긴책을읽으며많은시간을보냈다.덕분에무덤은차갑고생명력없는장소가아니라어머니와감정적으로교류하면서지식을쌓아가는특별한공간이되었다.메리셸리에게어머니의부재는그저슬픔으로만남지않았다.죽음을직시하고수용함으로써작가로성장하는원동력을얻었기때문이다.
법의인류학자인저자도마찬가지다.인류학,법의인류학,법의고고학을공부하면서다진탄탄한지식에현장을뛰어다니며쌓은경험이더해지면서죽음과삶을깊이사유하게되었다.저자는억울하게죽음을맞이한사람들의사인을규명하는일,엄정한분석을통해법정에서쓰일증거를확보하는일,고인의마지막순간이어땠는지듣기위해기다리는애타는마음에답하는일이모두법의인류학자의의무이자정의를실현하는길이라고말한다.

법의인류학자가바라본진실

“뼈는우리의마지막이자최고의증인으로,결코거짓말을하지않는다.”작고한법의인류학자클라이드콜린스스노우의말이다.법의인류학자는이미부패하거나완전히뼈만남은유해를분석해서자연사인지사고사인지혹은자살이나타살인지알아낸다.사인이나신원을비롯해생전의사소한습관까지도뼈만남아있다면예리한눈으로판별해낼수있다.
기괴한사망사건과공업화가낳은중금속중독,북서항로탐험대의실종사건,케네디대통령암살,타이타닉호침몰,페루에서발견된외계인미라….저자는법의인류학자의관점으로뼈에얽힌역사속이야기를흥미롭게들려주며고대인들의병리현상,세계각지의장례와유골문화등을살펴본다.그리고사막에흩어진유해와집단무덤에서발견된백골등이름조차밝혀지지않은채로방치된사람들의존재를일깨우며우리가삶과죽음의세계를색다른시각으로통찰하도록이끈다.

뼈너머의사람에주목하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6.25전쟁전사자들의유해를발굴하고신원을확인해서유족에게알려주고있다.5.18광주민주화운동당시행방불명된사람들의유해를찾아신원을밝혀내는작업도이어진다.그외에도세계곳곳에서는테러집단에게죽임을당해집단무덤에묻힌사람들,밀입국을시도하다가사막에서죽은사람들,강제노역을하다가숨진사람들등억울하게잊힌사람들의신원을찾아주기위한노력을지속하고있다.
이처럼“안타깝긴하지만”이라는구실로외면당한희생자들의진실을밝히기위해서는오랜시간과재정이필요하다.그래서누군가는이미죽은사람을찾아무엇하냐고,살아있을지도모르는사람을찾는게우선되어야한다고목소리를높이기도한다.하지만국제적십자위원회의보고에따르면유족에게는실종자의마지막순간을제대로마주하는과정이무척중요하다.그래야만남은생을온전하게살아갈수있기때문이다.
물론,뼈에숨겨진진실을밝혀낸다고해서죽은사람이살아돌아오지는않는다.하지만고인의권리를뒤늦게나마찾아주기위해,기다리는사람들을위해,언젠가는죽음을맞이할우리와후세를위해진실은반드시밝혀져야한다.죽은이들목소리를대신전해주고그들과유족사이에다리를놓아주고자오늘도법의인류학자들은‘뼈의방’을떠나지않고있다.

죽은사람들의권리를지켜야
내권리도지킬수있다

고작수백달러만주면사람의뼈를손쉽게구할수있는나라들이있다.대부분매매가허가되지않은유골들이다.인도에서는종교적?사회적이유로시체를갠지스강같은곳에흘려보내고부패하도록놔두는경우가많은데,어떤사람들은연구용이라는명목을내세우면서시체를몰래훔쳐간다.대중에게해부학지식을알려줄목적으로열리는전시회도시체의출처가불명확하다는주장이제기되면서도덕성논란이이어지고있다.
한인간으로존중받으며살다가존엄하게죽는일은생각보다쉽지않다.과거뿐아니라지금도열악한노동환경,정보격차,성불평등같은문제로소외되는사람들이있다.저자는내몸과내삶의주체성은저절로주어지는것이아니라고강조한다.그러면서이런현실을알리고경각심을불러일으키고자다양한채널을통해목소리를내고있다.또한헛된죽음을맞이하는사람이없도록고군분투한다.불공정한대우나핍박을받았던사람의유골을마주할때마다내가할수있는일은무엇인지,더나은세상을만들기위해무엇을해야할지치열하게고민하면서사람들과의견을나눈다.이것이저자가고인을애도하는방식이며뼈와죽음을통해삶을바라보는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