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반양장)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 (반양장)

$12.00
Description
위기의 시대에 다시 소환되는 이름,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가 필요 없는 사회』는 지금이야말로 아렌트를 읽어야 할 때라고 종용하는 책이다. 계엄령 선포와 탄핵 정국, 가짜뉴스와 혐오의 홍수, 정치적 무력감과 공동체의 붕괴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저자 윤은주는 아렌트의 사상을 경유하여 생각하고 말하는 인간의 회복을 이야기하며, 사라진 공론장의 부활과 시민적 상상력을 촉구한다. 철학적이지만 단단하게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이 책은 우리가 상실한 정치적 용기를 건네줄 것이다.
저자

윤은주

저자:윤은주
숭실대학교철학과에서『그람시의실천철학에서본아렌트의정치적행위개념』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중앙대학교중앙철학연구소연구전담교수로있으며,숭실대학교에출강하고있다.정치적행위주체인인간에관해연구하고있으며,사람들과이야기하는것을좋아해서대중을위한인문학강의도한다.
저서로는『살아가면서꼭읽어야할서양고전』(소울메이트,2015),『한나아렌트의예루살렘아이히만읽기』(세창미디어,2022)가있으며,공저로『교실밖인문학콘서트』(스마트북스,2020),『한국사회와비판적지식인의역할:과연그시효는지났는가?』(씨아이알,2024)외다수가있다.정치적행위에서사회적인것의수용(2015),정치적행위와서발턴의유목적정체성(2017),정치화된혐오표현에대한비판(2022),상상력과이해로소통하기(2024),정치적행위의조건으로서정치적권리와제도적돌봄(2024)등아렌트관련논문이다수있다.

목차

희망을그리다

1.한나아렌트가필요한시대

2.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인간의자리:최상위포식자이자먹잇감으로
인간은무엇인가?
자유의실현으로서정치
정치적인간zonpolitikon으로서시민

3.생각하는나와생각되는내가나누는이야기
정치적인철학으로돌아가는길
소크라테스적사유1:산고끝에얻은아이,지혜
소크라테스적사유2:하나속의둘two-in-one
의견doxa으로만들어진정치철학
동굴에갇힌정치철학
관조적삶vitacontemplativa과활동적삶vitaacitiva

4.사회적인것에서정치적인것으로
살아남으려는인간의활동,노동과작업
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행위
경제적안정,행위의필요조건
정치를넘어선불안한경제
정치와경제의경계에선혁명

5.전체주의의폭력과정치적행위의무능력함
양립할수없는권력과폭력
인간이사라진전체주의라는폭력
예루살렘에서만난보통사람아이히만
악의평범성에관한보고서

출판사 서평

생각하지않는시대,
생각하는인간으로살아남기위하여

위기의시대에다시소환되는이름,한나아렌트.『한나아렌트가필요없는사회』는지금이야말로아렌트를읽어야할때라고종용하는책이다.계엄령선포와탄핵정국,가짜뉴스와혐오의홍수,정치적무력감과공동체의붕괴속에서우리는어떤결정을내려야할까.저자윤은주는아렌트의사상을경유하여생각하고말하는인간의회복을이야기하며,사라진공론장의부활과시민적상상력을촉구한다.철학적이지만단단하게현실에발을딛고있는이책은우리가상실한정치적용기를건네줄것이다.
이책은“정치는누구의몫이어야하는가?”라는질문에거창한이념이나영웅을소환하지않는다.오히려공론장에서말하고,의견을나누고,타인과함께‘사는’삶을회복하려는평범한사람들을주목한다.저자는아렌트의언어를빌려말하지만,아렌트의말에기대지않고자기언어로다시생각한다.덕분에이책은철학해설서가아니라,정치적인간으로서독자자신을성찰하게하는생생한목소리로다가온다.

아렌트를‘지나’
아렌트를다시부르는이유

『한나아렌트가필요없는사회』는자유와사유,정치와행위,공동체와인간됨에대한아렌트의핵심개념들을오늘의언어로새롭게풀어낸다.동시에이책은아렌트의철학을학문적이론으로소비하지않는다.불확실한시대속에서‘나’라는주체가어떻게생각하고말하며살아갈것인지,질문하고사유하는한인간의기록이다.“아렌트가필요없는사회”라는제목은도발적이다.그러나책장을덮는순간,우리는묻게될것이다.지금우리가사는사회에,정말아렌트가필요없는가?
“정치적인간은시민의자격으로말할수있어야한다.”이책이강조하는아렌트의사상은,자유는그냥주어진것이아니라‘말함’과‘행동’속에서실현된다는점이다.우리는더나은시민이되기위해,먼저더좋은이야기의동료가되어야한다.그렇게말하고듣고논쟁하는삶이야말로,전체주의의유혹과디지털침묵의유령에맞서는유일한길이다.이책은그첫걸음을함께내딛자고손을내민다.

책속에서

p.12
2024년12월3일늦은저녁,대통령이비상계엄을선포했다.그이유는국회가입법독재를통해국가의사법·행정시스템을마비시키고자유민주주의체제의전복을기도하고있다는것이다.국회본회의에참석하기위해국회담을넘는의원들,본회의개최를저지하려고국회에난입하는군·경찰들,그리고이들을막기위해몸으로저지선을만든시민들,긴박하게돌아가는여의도에전운이감돌며온갖힘들이부딪쳤다.삐걱거리는불안상황에서,국회본회의참석인원의전원찬성으로‘비상계엄해제요구결의안’이가결되면서,사태는6시간만에일단락되었다.전세계의이목이쏠렸던대통령의비상계엄선언은국민의지지를받지못한어설픈하룻밤의악몽이되었다.

p.34-35
아렌트는『전체주의의기원』에서,정치적으로시작은인간의자유와같다고이야기한다.아렌트에게자유는태어나는모든존재가새로운것을시작하는능력이다.새로움은다른사람에게서보이지않는자신만의것,자유로운무엇이다.탄생과더불어‘나’가세계에등장하고,세계는다양한‘나’로가득찬다.그리고그들의자유로운생각과판단,그리고말함을통해세계가구성되고발전된다.인간의자유는다양성의토대이며,정치는자유를드러내는행위다.따라서자유는생각하고표현하며판단하고실천하는것이며,정치는그것의현실화다.

p.58-59
대화는서로의의견을듣고이해하는과정이며,그과정에서공동체에내가있음을확인한다.공동체의다른사람과비교해서달라야내가있다는것이확인된다.신체적으로다른것도있지만,의견의다름은명확하게다른사람과자신을구분해준다.다른의견은자유로운자기생각에서나온다.특히생각하는나와생각되는나사이의관계가명확할수록자기의견은분명해진다.아렌트는『고르기아스』에등장하는사유의두존재인생각하는나와생각되는나의관계를“하나속의둘two-in-one”이라하고,다른사람과대화하기위해서는생각하는나와생각되는나사이의일치가우선해야한다는소크라테스의말을강조한다.

p.83-84
자유의실현을위해아렌트는노동과작업을사적영역의활동에묶어둔다.공적영역에서개인의이익을취하려는순간행위의정당성은사라진다.공적영역에서공적문제에집중하려면개인적인욕심이없어야한다.노예계급의노동으로다져진경제적안정이없다면폴리스의자유로운정치적삶은불가능했을것이다.이처럼먹고사는문제가삶의기본이되긴하지만,그것이인간을인간답게만드는것은아니다.인간은노동하는인간이기보다언어적인간이며,인간삶의터전은생각하며소통하는행위의관계망이기때문에,인간은공적행위를해야인간다워질수있다.

p.115
권력과폭력은함께나타나지만,우선적인지배요소는권력이다.마오쩌둥은권력이총구로부터나온다고했지만,아렌트는총구로부터결코나올수없는것이권력이라고반박한다.생명을위협하는폭력은가장빠르고효과적으로사람들을복종시키지만,저항의의지가틈새를파고든다.폭력에의한복종은인간을인간답게만들지않는다.폭력은저항을불러오고,다른파괴를준비한다.파괴하는동안폭력은새로운권력을준비한다.그리고새로운권력이시작되는순간,폭력은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