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비 (박문영 소설 | 양장본 Hardcover)

허니비 (박문영 소설 | 양장본 Hardcover)

$13.04
Description
과시적이고 극단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대신
상반된 두 세계의 공존을 보여주는 소설 _김유진(소설가)

인간과 클론이 공존하는 2399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홀로, 또 함께 이루어야 할
‘조화’와 ‘조율’의 세계

은행나무 시리즈 N°14
박문영 신작 장편소설 출간
은행나무 노벨라를 이어 새로운 이름으로 단장한 시리즈N°의 열네 번째 작품은 《사마귀의 나라》로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을, 《지상의 여자들》로 장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소설가 박문영의 신작 《허니비》다. 다양한 과학 분야의 발달은 산업사회 전반의 첨단화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환경파괴, 지구온난화, 이상기후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인간은 오래전부터 지구를 보호하고자 꾸준히 노력해온 한편, 지구를 대체할 새로운 행성에서의 삶을 꿈꾸기도 한다. 박문영은 《허니비》를 통해 이러한 상상을 조금 비틀어 ‘버려진 지구를 재건한 사람들’과 ‘재건된 지구에서 태어난 인간과 클론의 삶’을, 머지않아 도래할 인류의 미래와 책임, 공존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2399년은 인간과 클론이 공존하는 시대. 오염된 땅에서 자연 임신이 어려워진 인간들은 클론 아기를 입양한다. 인간에겐 클론이, 클론에겐 인간이 당연한 존재가 되지만 인간의 역사가 늘 그래왔듯 선의와 배려를 가장한 차별과 폭력이 가면을 쓴 채로 사회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심지어 자연 임신이 가능한 남녀가 출연해 결혼할 상대를 만나 ‘인간 아기’를 낳는 리얼리티 쇼 〈허니비〉가 연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행하기에 이른다. 논란과 화제의 중심에 놓인 〈허니비〉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조율’과 ‘마모루’, 그리고 클론 ‘레아’. 그들은 벌집 모양의 육각형 세트장 안에 발을 들여놓으며 끊임없이 흔들리고 고민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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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문영

소설·만화·일러스트레이션을다룬다.2013년큐빅노트단편소설공모전에「파경」으로입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사마귀의나라』,『지상의여자들』,『주마등임종연구소』등의소설과『그리면서놀자』,『봄꽃도한때』(공저),『천년만년살것같지?』(공저),『3n의세계』등이있다.2015년SF어워드대상,2019년SF어워드우수상을수상했다.SF와페미니즘을연구하는프로젝트그룹‘...

목차

허니비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찍어낸거고,저아기들은만들어진거래.”
모두다른아이들,모두다른사랑
꿀벌들의역사가시작되는곳,허니비

22세기말.지구에서는다른행성으로의도피성이주가비밀리에진행된다.무려몇해에걸쳐벌어진일이었다.그들이지구밖어느행성으로간건지,우주선탑승자격과기준은어떻게되는지,최종결정권자는누구인지에대한의혹이쏟아졌지만책임자들은이미지구를떠난뒤였다.선택받은자들만을싣고떠난마지막우주선의이름은아듀.다시돌아올일은결코없을거라는기만이느껴지는이름.2199년3월4일.버려진사람들은그날의일을‘아듀사태’라이름붙인다.

그들을실은우주선여러대는대기권을뚫고나가보이지않는점이되었다.우주선에실은지식과기술도아득히멀어졌다.눈에보이는쉬운것들은여기남았지만,눈에보이지않는어려운것대부분은우주선에오른자들이쥐고나갔다._본문에서

이후지구에는‘검은새벽의시대’가찾아온다.파괴된생태계와땅.멈추지않는자연재해.사라지지않는전염병…….하지만역설적이게도줄어드는인구수와반비례하며황량했던대지는점차초록빛을되찾는다.이땅을그토록괴롭혀온것이다름아닌인간이라는반증이기도했다.지구는아주느린속도의회복기를갖고,남겨진사람들은지구에속도에맞춰삶의터전을재건한다.하지만그것과는별개로제초제와수은,방사능에절여진땅에서살아가던사람들에게닥친불임과난임은당연한수순이었다.

남은사람들은마스크와방독면과방호복을차례로사용했다.셋모두가필요한시기도있었다.그러나오랜시간이흐르자셋모두가필요하지않게되었다.연명치료를유지하던지구는재활에들어갔다.그모습은목발을짚고오르막길을천천히오르는노인과비슷했다._본문에서

아듀사태로부터200년이흐른2399년.인류는수많은논란을딛고협약을거듭하여복제인간을만들어낸다.거듭된연구덕에인간과클론의차이는이제거의없다시피했고평균수명까지도비슷해진다.한편지구에마련된새로운주거지역은크게세영역으로구획되었다.도심밖빈민가게토,인구10만의통폐합도시메트로,부유층이몰려있는재건특구리부트.리부트사람들은과거스마트폰을연상케하는전자기기‘테트라’를사용하며,다양한정보를접하고영상등을시청할수있다.

사람들은테트라를통해리얼리티쇼〈허니비〉를시청한다.허니비는대한민국민영방송사KO-OK의서바이벌관찰예능.최종커플이된두사람은반드시아이를낳아길러야하고,시청자들은이프로그램을통해태어난아기들의성장과정을온라인으로지켜보며지대한애정을키워나간다.게토중에서도가장폐쇄적인구역인‘제로’에살고있는조화와조율자매는〈허니비〉를보고상반된반응을보인다.한편리부트에사는클론아이‘레아’는조금다른마음으로〈허니비〉를시청한다.인간남녀가출연해인간아이를낳는프로그램에열광하는사람들을볼때마다복잡한마음이든다.그러던어느날,조율은마모루와함께〈허니비〉출연을결심한다.싫어하는마음은여전했지만선택지는없었다.반드시지켜야할사람이있기때문이다.그리고같은시각,레아또한출연을마음먹는데…….

레아는목뒤에베개를하나더대고화면을지켜봤다.그래,이렇게투명하게.차라리대놓고드러내란말이야.쇼는흥미로웠다.처음부터끝까지흉해서였다.레아는테트라의볼륨을두칸더높였다._본문에서

대립과공존이혼재된시대,
이미예견된미래의문제를우리는어떻게풀어갈것인가

『허니비』는인간과클론이공존하는미래사회를그리고있지만,자세히들여다보면지금우리가살아가고있는현대사회와도아주밀접하게연결되어있는소설이다.‘우리는함께살아가는존재’라고이야기하지만실은서로의차이점을은밀하게드러냄으로써보이지않는선을그어버리는사람들.그과정에서소외되는이들은가볍게지워져버리는무관심이라는폭력.파괴를최소화한채자연안에서폐쇄적으로살아가는사람들과고도로문명화된도시에서살아가는사람들의대립과공존.출연진의사생활은철저하게무시한채‘우리는당신의아이를사랑하는시청자로서알권리가있으니’양육과정을투명하게공개할것을요구하는대중의모순성등시대를관통하고있는사회적이슈들이잘녹아있기때문이다.나아가소설속이전세대가지구를재건하는일에힘을쏟았다면,조화와조율,마모루와레아는재건된지구에서의평화적공존에힘을쏟아야하는세대이다.소설이던지는질문에대한답은,어쩌면그들의이름에이미나와있는지도모른다.조화롭게조율할것.그리고끝까지지킬것.이렇듯『허니비』는우리앞에예견된미래의문제들을어떻게풀어나갈것인지에대한논의의장을여는작품이될것이다.

은행나무‘노벨라’가은행나무‘시리즈N°’으로새롭게시작합니다.

2014년론칭해2016년까지총13권을출간하고잠시멈춰있던은행나무노벨라시리즈가새로운명명과지금이시대를대표하는젊은작가들의작품으로다시출간됩니다.배명훈최진영정세랑안보윤황현진윤이형문지혁등3~4백매분량의중편소설시리즈로한국문학에새로운기운을불어넣었던‘은행나무노벨라’.그의미를동력삼아현재한국문학장에서활발하게활동중인젊은작가들의장편소설선‘시리즈N°’으로바통을건네받아이어갑니다.이번신작3종(박문영,장진영,황모과)을비롯해구간리커버(최진영윤이형황현진,이하순차적으로리커버)를동시에출간하며서이제장희원한정현정용준정지돈등각자의개성과상상력이담긴작품들을선보일계획입니다.문학에서발견하는그위태롭고무한한좌표들로한국문학의새로운지도를완성해갈시도를독자여러분께서도함께해주시길부탁드립니다.

추천사

박문영이상상하는미래의지구는난민과고아의세계다.인구의절반이타행성으로도피성이주를감행한뒤200년,버려진지구에남겨진이들의이야기를담은《허니비》는과시적이고극단적인전망을제시하는대신상반된두세계의공존을보여준다.후피향나무와풍란줄기로뒤덮인수렵채집의세계와클론입양을장려하는고도화된문명의세계가인물들을통해자연스럽게뒤섞이는과정을따라가다보면,그것이혼란스럽기보다는삶그자체에가깝게느껴진다.그리고어느순간거대한세계의혼재성이풍경의뒤편으로물러나고,오직인물들의소란스러운마음에귀기울이게되는때가찾아온다.사소하지만사소하지않고,마음이면서마음에만그치지않는그런놀라운마음의순간말이다.
-김유진(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