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반격 (2023 서울국제도서전 특별판, 양장)

서른의 반격 (2023 서울국제도서전 특별판,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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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서 항의해요,
가만있으면 그게 당연한 줄 알아요.
그래도 되는 것처럼 대한다구요!”

88년생 웃픈 서른들의 쩌릿한 등짝 스매싱!
2022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사회구조적 위선과 부당함, 착취 구조의 모순 속에서 현재를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의 ‘반격’을 그린 손원평의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2023년 서울국제도서전 특별판으로 새 옷을 입고 독자를 만난다.

이 작품은 2017년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이자 첫 장편소설《아몬드》로 독자들에게 깊이 각인된 손원평 작가가 발표하는 두 번째 소설로, 부끄러움을 모르고 분노할 줄 모르는 세상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의 특별한 ‘한 방’을 그린다.

대기업 산하 아카데미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서른 살의 김지혜. 평범하지만 질풍노도의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그녀 앞에 어느 날 묘한 기운을 지닌 동갑내기 88년생 규옥이 나타난다. 함께 우쿨렐레 수업을 듣게 된 무명 시나리오 작가 무인과, 밥 먹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남은, 그리고 지혜와 규옥은 이 사회를 구성하는 99프로가 부당한 1프로에게 농락되고 있는 현실에 분개하며 재미있게, 놀이처럼 사회 곳곳에 작은 전복을 꾀하기로 뜻을 모은다.
저자

손원평

저자:손원평
서울에서태어났다.서강대학교에서사회학과철학을공부했고한국영화아카데미영화과에서영화연출을전공했다.2001년제6회《씨네21》영화평론상을받았고,2006년제3회과학기술창작문예공모에서<순간을믿어요>로시나리오시놉시스부문을수상했다.<인간적으로정이안가는인간><너의의미>등다수의단편영화각본을쓰고연출했다.첫장편소설《아몬드》로제10회창비청소년문학상을,두번째장편소설《서른의반격》으로제5회제주4·3평화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1988년생
2.그외침
3.정진씨,내절친
4.최소한의노동자
5.의자들
6.전복,균열혹은놀이
7.불빛을보았네
8.잿더미위에서춤을
9.어떤엄마,어떤아빠
10.첫번째반격
11.정반대의명제들
12.늙은시민
13.자기계발의시대
14.삐
15.도망
16.존재의확인
17.더는아닌로맨스
18.여러분!
19.멀리있는타인들
20.빈챕터
21.정말,진짜,우리

심사평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남얘기같지않은이시대청춘들의이야기
티나지않게,특별하게시작되는‘을’들의반격

『서른의반격』의주인공김지혜는1988년서울올림픽이열린해에태어나2017년올해서른살이된비정규직인턴이다.본래할아버지가작명해준‘추봉’이라는이름을받게될운명이었으나어머니의투쟁으로‘지혜’라는당시로서는세련된이름을얻은역사가있다.그러나그즈음같은반에는유행처럼‘지혜’들이여러명씩있었고,그탓에한때‘김지혜삐(B)’로불리기도했던그녀는평범한삶에익숙해지고자신을속박하는관계들에별대항을하지못한채성장한다.

손꼽히는대기업공채에서떨어진후어떻게든본사정직원이되겠다는꿍꿍이를가지고아카데미에입사한그녀가말단인턴으로서종일하는일이라곤복사하고의자를까는일이전부다.이따금그녀의업무에는김부장이자리를비웠을때팀장을따라들어가면접관흉내를내야하는것도포함돼있다.

그래,다들이런기분이구나.
그자리는팔짱을낄수있는자리였다.다리를꼴수도있고갑자기울린휴대폰에도여유있게,잠시만요,라며전화를받아도되는자리.(…)이자리에앉아있다는건결정권을가졌다는걸의미한다.일정수준의경험과시간을보내고나서야앉을수있는자리.그런데나는머릿수를채우기위해소품처럼앉아있다.내가아니라낡은곰인형이었어도상관없었을거다._31~32쪽

그러던어느날동갑내기신입인턴규옥이나타난다.그는아카데미의인기강사인박교수의단행본원고를다써주고나서알바비도못받았던남자다.지혜는그를한눈에알아본다.임금체불에열정페이를강요당한그가며칠전커피숍에서그교수에게“부끄러움을모르고살면언젠가인생전체가창피해질날이온다”고일갈하며사람들앞에서창피를주던순간옆에서그장면을지켜보았기때문이다.

지혜는규옥과함께아카데미직원에게제공되는공짜강의로우쿨렐레강좌를듣게되면서조금씩가까워지고,수업이끝나고뒤풀이에남은사람들과뜻밖의모임을하게된다.그곳에는다쓴시나리오를헐값에넘기고창작자로서의권리를보호받지못해슬럼프에빠져있는백수작가무인,국회의원이된동업자에게사기를당한후삶의자신감을잃어버린남은아저씨가있다.지혜역시사무실에서아무때나트림하고방귀를뀌는등매너없는김부장에대해토로한다.그러나입바른말한번했다간미운털이박히고,궂은일을맡게되고견딜수없게되고밥줄이끊길수도있다.힘있는자들에게항의해본들아무것도바뀌는건없을거라고자포자기하는그들에게그러나규옥은단호한눈빛으로작지만가치있는전복이필요함을역설한다.

“그렇게생각하는한세상은점점더나빠질걸요?억울함에대해뒷얘기만하지말고뭐라도해야죠.내가말하는전복은그런겁니다.내가세상전체는못바꾸더라도,작은부당함하나에일침을놓을수는있다고믿는것.그런가치의전복이요.”_68쪽

“세상은경직돼있고모두가무기력증에빠져있죠.난반기를들어보고싶어요.치기어리다고욕들어도좋으니적어도반항을해보고싶다고요.역사가말해줬듯급진적인혁명은실패할겁니다.세상은점점팍팍하고딱딱해지고있어서겉으로보이는움직임은통제되거나검열되니까요.난통제나검열이불가능한일들을해보고싶은겁니다.재미있게,놀이처럼말이죠.”_86~87쪽

김부장을응징하기위해꾸민규옥의‘장난편지’가의외의효과를거두자네사람은고무된다.그리고우쿨렐레수업이끝나면약속한듯모여새로운일들을공모하기시작한다.경범죄로보기엔약하고명예훼손이라칭하기엔애매한장난스런반격이매주벌어진다.특별한방식으로티나지않게끈질기게행동하는동안SNS에목격담이올라오고그들의‘반격’을따라하는사람들도생겨난다.

우리는배금주의와세습적행정으로악명높은목사가있는교회에가서그목사가복도를지나칠때목탁을두들기며나무아미타불을외치기도했고,장애인이라고손님을쫓아낸힙한레스토랑에넝마같은옷을입고가신용카드를내밀었다.근로자들에게임금을체불한대형마트에서지점장이나타나기를기다렸다가‘지불하라’라고쓰여있는마스크를뒤집어쓰고춤을추며짧은노래를부른뒤일분만에사라지기도했다.부당한권위를이용해세상을뻣뻣하게만드는사람들이대상들이었으며,그들을곤란하게하고면박을주고불편하게만드는것이우리의목적이었다._129쪽

일방적이고인격모독적이며약자를착취하는권위주의에저항하는퍼포먼스를하면서그들은재미와통쾌함을느낀다.그러던어느날지혜는갑작스런김부장의퇴사와함께정규직제안을받고,작은사건과갈등들이이어지는사이규옥과무인,남은의관계역시새로운국면을맞이하는데…….이시대청춘의끝자락을달리는1988년생들,그리고불가항력적인착취구조에신음하던개인들은과연힘있는기성세대들이만들어놓은판을그대로항복하고흡수될것인가,아니면새로운변화를일으킬주역이될것인가.

한국사회에미만한부당함과위선에일침을놓다
게임처럼경쾌하게그려낸작은체게바라들의전복의한방

『서른의반격』에서작가가설정한1988년은한국사회전반으로도매우의미있는시기이다.권위주의의해체를모토로삼았던‘보통사람’을자칭한군인출신이대통령으로당선되었고,공무원사회에서관료권위주의를청산하자는운동이벌어졌던때이기도하다.이른바‘위로부터의혁명’이진행되었던것이다.그것이성공하지못했기에역설적으로오늘날『서른의반격』에서주변부의개인들이보여주는혁명,반격의의미는더욱크다고할수있다.

이것은독자들의반응에서도확인할수있다.출간전가제본을미리읽어본다양한세대의독자들은“내가딱서른이라그런지진짜너무아프고쓰리고재미있다”“사회성과통찰력있는메시지가잘녹아있는작품”“작은꿈틀거림이나자신을,나아가이사회를조금씩변화시키고있다는사실을보여주는이소설,꽤나흥미진진하다”“사회를변화시킬수있을거란믿음.그들의작은노력들.오늘도열심히사는모든사람들에게뭔가파이팅하며기합넣어주고싶어졌다”며작품에찬사를보냈다.

『서른의반격』은누군가가행동하지않으면바뀔리없는세상을향한‘작은체게바라’들의첫번째반격이다.다소미미할지라도‘나쁜개인’에대한개인의지속적인저항은‘나쁜사회’에대한사회적반성을부른다.우리가지난촛불혁명에서경험했듯게임처럼경쾌하게“놀이를통한균열,균열을통한변화”야말로이사회에서개인이맞닥뜨릴수있는다양한형태의권위주의에맞서는21세기형혁명스타일일지모른다.

한편이소설은2015년3월에초고가완성되었고,지난3월제5회제주43평화문학상수상작발표당시의제목이었던『1988년생』을『서른의반격』으로바꾸어출간한것이다.

작가의말
“나는나와당신들에게묻고싶었다.어떤어른이되고싶으냐고.지금의시간을어떻게기억하고새길것이냐고.반격이먹히지않아도마음속에심지하나쯤은가지고살아야하지않겠느냐고.그런질문과상념이모여이작품이태어난것같다.”

추천사
『서른의반격』은88만원세대인주인공이허위의세상을바꾸려고몸부림치는실존이가상하다.작은체게바라들에게서희망을읽게한다.사회곳곳에서반란을일으키는그들,1프로에게농락당하는세상,변화의주역으로사는주인공들을설정하는작가의시각이미쁘다.문장도밀도가짙고잘읽힌다.사건과주제를형상화시키고도출해내는작가의힘,소설미학이돋보인다.한국사회에미만한진짜를가장한가짜들,약자를악랄한사기술로착취하는구조적모순에저항하는젊은이들이이소설에등장한다.그들의저항은비장하거나영웅적이거나하지않고,게임처럼경쾌하게행해진다.소설의주인공은그러한저항의몸짓들을직접목격하고경험하면서자신의왜소한순종적자아를벗어내고주체적자아를되찾게된다.
-제주4·3평화문학상심사위원한승원(소설가),현기영(소설가),최원식(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