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민경탁의 시에는 야만과 전설의 ‘동시성’이 나타난다. 서로 다른 주체 혹은 머나먼 시공간이 한자리에 결집한다. 현실은 잃어버린 원형의 요람이다. 시인은 현실의 표피를 가르고 끝없이 이어지는 미지의 징후를 따라 심상과 이미지를 불러온다. 시 쓰기는 초혼(招魂)의 풍경 혹은 부조리와 성소를 경계 짓는 제의적 행위다. 이제 현상 너머에서 유령처럼 떠도는 근원의 시어들이 소환된다. 시인의 시적 논리 지평에선, 싱클레어의 두 세계(헤세, ‘데미안’)로부터 느끼는 불가항력이나, 뫼르소(카뮈, ‘이방인’) 혹은 시지포스(카뮈, ‘시지포스의 신화’)가 마주한 운명론적 부조리와 같은 맥락이다. 살아있으려면 불가피한 고뇌의 절대성과 은밀한 향수의 잠재력(potential)은 그의 시 세계를 이루는 꼭짓점이다.
달의 아버지 (민경탁 시집 | 양장본 Hardcover)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