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의 정치사상 (염상섭 소설에 나타난 아시아담론 연구)

횡보의 정치사상 (염상섭 소설에 나타난 아시아담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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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염상섭의 사상세계와 문학세계를 분석하여
그의 ‘횡보’를 새롭게 의미화하다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국민작가 염상섭. 일반적으로 염상섭은 당대 문단에서 ‘민족’과 ‘사회(계급)’ 사이에서 중도적인 태도로 횡보를 일관해온 문학가로 이해되어왔다. 그러나 그간 염상섭이 의미하는 진정한 민족과 사회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은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염상섭은 자유의 신념에 기반한 민주주의의 이상을 제시하고 그것과 현실이 처한 상황에서의 간극을 좁혀가기 위해 구조론적인 파악을 시도했다. 이 점에서 ‘횡보’란 형이상과 형이하의 차원을 종합한 인식론적 사유였다고 할 수 있다.
염상섭은 문학을 방법으로 삼아 근대성의 문제를 탐구해온 비판적 지식인이다. 그는 아메리카니즘, 소비에티즘, 대일본제국주의를 비판하며 그 너머에 놓인 개인주의, 사회주의, 민족공동사회라는 가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또한 문학의 형식을 빌려 근대 이래 탄생과 함께 해체되어버린 원자적 개인들을 유기체적인 국가, 그리고 성숙한 시민사회의 구성원으로 재편하는 정치사상을 구축하고자 했다. 『‘횡보(橫步)’의 정치사상』은 염상섭이 남긴 문학 작품과 다양한 곳에 발표한 저술을 통해 그가 제시한 해방의 목표와 현실에서 해결해 나아가야 할 과제들을 살피고 있다.
문학은 사상의 원천이자 현실 정치의 정신적 형식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중간적 입장으로 비추어졌던 ‘횡보’의 이면에 자리한 염상섭의 체계적인 논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염상섭이 지녔던 ‘횡보’라는 자세를 따라가다 보면 좌우 양 진영과 팽팽한 긴장감을 지니면서도 자신의 방향을 향해 나아갔던 염상섭 걸음이 우리에게 어떤 길을 만들어주었는지 새롭게 파악할 수 있다.

▶ ‘아시아담론’을 키워드로 다시 읽는 염상섭의 여섯 작품
염상섭에게 있어 ‘만세 전’은 폐허의 시간이었다. 이에 만세 이후, 염상섭은 세계대전 이래의 감상적인 휴머니즘을 비판하고 주체적으로 자유의 원칙에 입각하여 민족자결의 정치철학을 구성해나갔다. 저자는 책에서 만세 ‘이후’, 염상섭이 본격적으로 주체적인 역사철학을 만들어 나아가는 과정에 놓인 여섯 편의 소설, 『사랑과 죄』 『이심』 『광분』 『삼대』 『무화과』 『모란꽃 필 때』를 주요한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사랑과 죄』에서 염상섭은 허무주의자는 개체의 원자화를 ‘근대’적 현상으로 비판하면서 단순히 개별적 존재자들을 총화하고자 했던 것에 반해, 여전히 이상을 고수하는 현실주의자는 유기적인 국가공동체의 필요성과 아울러 그것이 민족의 개성으로서 문화를 요소로 하여 구성되는 것임을 제시했다. 『이심』에서는 인격과 국가의 윤리적 동일성을 통해 국가공동체 내에서는 개인의 자유, 세계의 정치적 질서와의 관계에서는 국민의 자유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광분』에서 염상섭은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감을 지닌 일부 중산계층과 민주혁명을 지지하는 일반 민중들을 민족사회해방운동의 역사적 주체로 제시하였다. 또한 『삼대』에서는 서구의 근대적 가치로서 자유, 평등, 민주 등의 관념이 자리 잡기까지는 여러 ‘세대’의 노력이 필요함을 말했다. 『무화과』에서 그러한 세대의 노력은 비록 열매를 맺지 못하였지만, 염상섭은 여전히 진정한 개인주의와 진정한 사회주의의 결합을 추구함으로써 자유주의자로서의 입장을 지켜나갔다. 그리고 『모란꽃 필 때』에서 국민의 문화성을 기반으로 하는 민족적 국가들의 세계 연방질서를 도래해야 할 이상으로 제시한다.

▶ 한국 근대문학을 통해 살피는 동아시아 문제
저자는 염상섭을 비롯한 한국 근대문학을 살피는 작업을 통해 오늘날 여전히 세계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패권적인 서구일원론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시아의 국가들은 근대화 과정에서 구화주의와 국수주의, 식민지와 제국주의 등 다양한 관계로 분화되었다. 한국 또한 서구와 일본의 제국주의에 함께 대항하는 혼재된 특징을 띤다. 서구의 타자인 ‘아시아’ 국가이자 일본의 타자인 식민지 조선이라는 이중의 정체성은 한국을 둘러싼 변화하는 근대의 세계사 구도와 동아시아 내부의 관계를 파악하는 핵심이 된다.
동아시아 문제를 다룸에 있어 한반도는 매우 중요한 장소다. 한국은 동아시아 내지 세계 근현대사의 ‘핵심 현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 이전의 한국 민족사회해방운동 및 그것을 아우르는 문화사상은 주체적인 세계인식을 지니고 있기에 세계사적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이 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국민문학을 중요한 사상적 자원으로 삼아 아시아담론을 구축해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 문학을 바탕으로 아시아 정치적 공동체의 원리를 모색하고, 평등하고도 민주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세계질서의 원리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과 같이 염상섭 문학에 나타난 아시아담론을 살피는 작업은 그와 같은 연구의 한 개별적 사례가 된다.
저자

김은하

저자:김은하
1990년생.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문학을중심으로한학제간연구를통해동아시아사상사및아시아담론을구성하는작업에관심을지니고있다.현재중국길림외국어대학교한국어학과에서전임강사로재직중이다.

목차


제1장‘횡보(橫步)’라는물음
제1절국민작가염상섭과‘횡보’의은유
제2절염상섭과20세기초반의근대동아시아

제2장민족자결론비판과국가·세계의민주질서
제1절문화적민족공동체와유기적국가의결합:『사랑과죄』
제2절자유개체로서의개인과국가의윤리적동일성:『이심』

제3장동아시아해방운동의혁명논리
제1절자본제적제국주의에대한민주적저항:『광분』
제2절민주혁명의계승과민족공동전선의결성:『삼대』

제4장아시아광역공간의역사철학
제1절극동의권력재편과새로운좌우연대:『무화과』
제2절낭만적역사철학과다원문명의연방질서:『모란꽃필때』

제5장정치사상으로서의‘횡보’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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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염상섭의사상세계와문학세계를분석하여
그의‘횡보’를새롭게의미화하다
한국근대문학을대표하는국민작가염상섭.일반적으로염상섭은당대문단에서‘민족’과‘사회(계급)’사이에서중도적인태도로횡보를일관해온문학가로이해되어왔다.그러나그간염상섭이의미하는진정한민족과사회란무엇인지에대한질문은거의제기되지않았다.염상섭은자유의신념에기반한민주주의의이상을제시하고그것과현실이처한상황에서의간극을좁혀가기위해구조론적인파악을시도했다.이점에서‘횡보’란형이상과형이하의차원을종합한인식론적사유였다고할수있다.
염상섭은문학을방법으로삼아근대성의문제를탐구해온비판적지식인이다.그는아메리카니즘,소비에티즘,대일본제국주의를비판하며그너머에놓인개인주의,사회주의,민족공동사회라는가치를염두에두고있었다.또한문학의형식을빌려근대이래탄생과함께해체되어버린원자적개인들을유기체적인국가,그리고성숙한시민사회의구성원으로재편하는정치사상을구축하고자했다.『‘횡보(橫步)’의정치사상』은염상섭이남긴문학작품과다양한곳에발표한저술을통해그가제시한해방의목표와현실에서해결해나아가야할과제들을살피고있다.
문학은사상의원천이자현실정치의정신적형식이기도하다.이책의저자는중간적입장으로비추어졌던‘횡보’의이면에자리한염상섭의체계적인논리를파악하는것이중요하다고말한다.염상섭이지녔던‘횡보’라는자세를따라가다보면좌우양진영과팽팽한긴장감을지니면서도자신의방향을향해나아갔던염상섭걸음이우리에게어떤길을만들어주었는지새롭게파악할수있다.

*‘아시아담론’을키워드로다시읽는염상섭의여섯작품
염상섭에게있어‘만세전’은폐허의시간이었다.이에만세이후,염상섭은세계대전이래의감상적인휴머니즘을비판하고주체적으로자유의원칙에입각하여민족자결의정치철학을구성해나갔다.저자는책에서만세‘이후’,염상섭이본격적으로주체적인역사철학을만들어나아가는과정에놓인여섯편의소설,『사랑과죄』『이심』『광분』『삼대』『무화과』『모란꽃필때』를주요한분석대상으로삼는다.
『사랑과죄』에서염상섭은허무주의자는개체의원자화를‘근대’적현상으로비판하면서단순히개별적존재자들을총화하고자했던것에반해,여전히이상을고수하는현실주의자는유기적인국가공동체의필요성과아울러그것이민족의개성으로서문화를요소로하여구성되는것임을제시했다.『이심』에서는인격과국가의윤리적동일성을통해국가공동체내에서는개인의자유,세계의정치적질서와의관계에서는국민의자유를확보하고자하였다.
『광분』에서염상섭은사회에대한공적책임감을지닌일부중산계층과민주혁명을지지하는일반민중들을민족사회해방운동의역사적주체로제시하였다.또한『삼대』에서는서구의근대적가치로서자유,평등,민주등의관념이자리잡기까지는여러‘세대’의노력이필요함을말했다.『무화과』에서그러한세대의노력은비록열매를맺지못하였지만,염상섭은여전히진정한개인주의와진정한사회주의의결합을추구함으로써자유주의자로서의입장을지켜나갔다.그리고『모란꽃필때』에서국민의문화성을기반으로하는민족적국가들의세계연방질서를도래해야할이상으로제시한다.

*한국근대문학을통해살피는동아시아문제
저자는염상섭을비롯한한국근대문학을살피는작업을통해오늘날여전히세계질서를주도하고있는패권적인서구일원론을타개할수있는대안을찾을수있다고말한다.아시아의국가들은근대화과정에서구화주의와국수주의,식민지와제국주의등다양한관계로분화되었다.한국또한서구와일본의제국주의에함께대항하는혼재된특징을띤다.서구의타자인‘아시아’국가이자일본의타자인식민지조선이라는이중의정체성은한국을둘러싼변화하는근대의세계사구도와동아시아내부의관계를파악하는핵심이된다.
동아시아문제를다룸에있어한반도는매우중요한장소다.한국은동아시아내지세계근현대사의‘핵심현장’이기때문이다.특히전쟁이전의한국민족사회해방운동및그것을아우르는문화사상은주체적인세계인식을지니고있기에세계사적으로도중요한의의를지닌다.이점에서본다면,한국의국민문학을중요한사상적자원으로삼아아시아담론을구축해나갈필요가있다.한국문학을바탕으로아시아정치적공동체의원리를모색하고,평등하고도민주적인관계로이루어진세계질서의원리를제시할수있는것이다.그리고이책과같이염상섭문학에나타난아시아담론을살피는작업은그와같은연구의한개별적사례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