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천재들의 연대기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읽고, 바꾸고, 망가뜨리나)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읽고, 바꾸고, 망가뜨리나)

$23.31
Description
테크업계 천재들의 설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
절대 보지 말아야 할 것들을 목격하고 기록하다

트위터의 머스크,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아마존의 베이조스
선을 넘은 그들은 어디까지 갈 것인가
실리콘밸리 최전선에 있는 목격자
디지털 혁명의 가장 저명한 연대기

이 책은 2016년 12월 10일 트럼프가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 수장들과 기술 정상 회의를 막 가지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25년간 테크 분야 전문 기자로 활약해온 저자는 이 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기업의 대표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에 이 천재들이 집결한다는 것은 그들의 평소 성향과 어긋났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저자가 가장 먼저 전화 건 사람은 까칠하면서도 쉽게 곁을 주는 실력자, 바로 일론 머스크였다. “가면 안 돼요, 일론. 트럼프가 당신을 엿 먹일 거예요.” 그러나 일론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그를 설득할 수 있어요. 나는 그 사람한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까요.” 그동안 일론과 관계를 잘 유지해왔던 저자는 속으로 ‘잘해봐라’면서 전화를 끊었다. 최근 X(트위터)의 거대한 트롤 왕으로 변한 그는 이제 자신을 인간이 아닌 신으로 여기는 듯하다. 그리고 이 기술 정상 회의는 테크 산업의 모든 것이 궤도에서 벗어나는 기점이 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이 책의 서막과 종막을 장식한다. 과거에 그는 무해하고, 재미있고, 명석했다. 이제 그는 “큰 아기 모드로 퇴행하고, 맥락을 거의 상실했으며, 아첨꾼들에게 둘러싸여 가망 없는 사람”이 되었다.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는 출간 후 “디지털 혁명의 가장 저명한 연대기”로 평가받았다. 1990년대 초에서 시작해 테크업계의 이상주의자들이 어떻게 과잉 교배된 푸들로 바뀌어가는지 기자 정신에 입각해 날카롭고도 재치 있게 풀어나간다. 이런 글쓰기는 저자가 혁신의 최전선에서 모든 것을 목격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리콘밸리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 그녀로부터 흘러나오자 업계 사람들은 그녀가 환풍구를 통해 잠입한 게 아닐까 의심할 정도였다. 디지털 혁명의 연대기는 테크 천재들의 연대기이면서 동시에 카라 스위셔의 연대기다. 이 셋은 초창기부터 맞물려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 등장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스페이스X, 아마존 등의 연대기이기도 하다.
저자의 강점은 첫째, 현장 접근성이 뛰어나며 최고의 인물 비평가라는 점이다. 이 책의 토대는 인터뷰로 세워졌다.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속에서 이뤄진 대화는 상대의 땀 한 방울까지 묘사하며 디테일 확보를 가능케 한다. 또한 역학관계 파악에 능한 저자는 인물 묘사에 있어 촌철살인의 문장들을 구사한다. “저커버그는 사악하지도, 악의적이지도, 잔인하지도 않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계속 자신이 부추긴 세력들에 대해 유별나게 순진했다. 그는 자신의 디지털 플랫폼이 가진 힘을 억제할 준비가 한심할 정도로 전혀 돼 있지 않았다. 저커버그는 재수 없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심각했다.”
둘째, 날카로운 비평과 기술에 대한 애정 사이에서 보이는 균형 감각이다. 저자는 “뒤가 아닌 앞에서 칼을 찌른다”라는 평을 들을 만큼 저돌적이지만, 다른 한편 기술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한껏 드러낸다. 그녀는 첫 직장 『워싱턴포스트』에서 성공 가도로 이어지는 정치부 기자를 택하지 않고 기술 분야를 맡았다. 그 이유는 발명하고 혁신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셋째, 지금 인터뷰하는 사람과 생애 마지막 대화라 여기고 그들이 불편해할 질문을 던지는 정공법을 쓴다. 저자는 지금의 모든 일이 나쁜 일이 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글을 쓰는 게 자기 임무라고 여겼다. 이때 진짜 실력가들(예컨대 잡스)은 무대 한복판으로 나와 논쟁을 벌이며 서로의 격차를 조금씩 좁혀간다. 반면 실력 없고 속 좁은 이들(예컨대 저커버그)은 자신이 정의를 대변한다고 생각하며 문제점을 고치지 않는다.
넷째, 뛰어난 스토리텔링 감각이다. 이 책에 나오는 거물들의 활약상은 모두 전기와 후기로 나뉘어 묘사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많은 캐릭터는 점점 악인이 되어가는데, 그 드라마의 재구성 감각이 두드러진다.
이 책의 무대 한켠에는 테크 천재들이 있고, 반대쪽에는 저자가 있다. 독자들은 커튼 뒤에 가려진 사실들을 알게 되고, 긴장감에 전율하며, 미래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테크 발명가들이 너무 자주 영웅으로 그려지는 데 있다. 그들은 이미 상당히 망가져 있으니 현실로 끌어내려 낱낱이 해부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저자

카라스위셔

저자:카라스위셔KaraSwisher(1962~)
미국의언론인.조지타운대학에서문학및저널리즘학사학위를받았고,컬럼비아대학에서저널리즘석사학위를받았다.『워싱턴포스트』에서기자생활을시작해『월스트리트저널』로옮겼다.이곳에서실리콘밸리의기업인들과문화에대한칼럼코너‘붐타운BoomTown’을담당했다.이후『뉴욕타임스』오피니언필진으로활약하면서3대유력언론매체모두에서경력을쌓았다.
스위셔는해석적저널리즘의선구자로,사실을보도할뿐만아니라인물,아이디어,시사점에대한자신의인상을전달하는기사로유명하다.
동료월트모스버그와‘올싱스D’콘퍼런스를만들어빌게이츠,스티브잡스,래리엘리슨,마크저커버그,일론머스크를포함한최고의테크경영인들과인터뷰를진행했다.또한그녀가진행한격주간팟캐스트‘스웨이’에는당시미국하원의장낸시펠로시가첫게스트로출연했다.그외에에어비앤비CEO브라이언체스키,애플CEO팀쿡등이출연했다.
현재복스미디어의‘레코드디코드’,『뉴욕타임스』의‘스웨이’,복스의‘피벗및온위드카라스위셔’와같은쇼를제작하는팟캐스터로활동하고있다.또한대부분의언론인이할수없는방식으로자신의의견을표명하는D:올싱스디지털,‘코드’콘퍼런스가있는레코드,올싱스디지털등다수의저널리즘스타트업을설립했다.
지은책으로『AOL.COM:세계를제패한인터넷기업』『분명여기어딘가에무언가있다』가있다.
『인더스트리스탠더드』등의매체는인터넷분야를다루는가장영향력있는기자로스위셔를꼽았다.

역자:최정민
조선대와한양대공대에서공부했고,미국조지아공대방문연구프로그램에참여했다.기술번역을시작으로다큐멘터리,드라마등영상콘텐츠와책을우리말로옮겼다.지금은도서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지적대화를위한교양인의오페라』『아이비웨이』가있다.

목차


프롤로그_순한양이필요한순한양

1장바빌론은사라졌다
2장골드러시이전
3장캘리포니아여,내가왔노라
4장미래를검색하라
5장몽구스
6장시작의끝
7장신의경지
8장실리우드
9장가장위험한남자
10장우버멘시
11장살아있다는것
12장좋은뼈대
13장나,재수없는인간
14장좋은사람들
15장방향전환
16장살고싶다면나를따르라

출판사 서평

테크거물해부도
저커버그,머스크,게이츠,잡스,베이조스…

이책의주인공은여럿이다.그중에서도마크저커버그,일론머스크,빌게이츠,스티브잡스,제프베이조스,야후의공동창업자제리양,우버의공동창업자트래비스캘러닉이주로스포트라이트를받는다.
강자들의대결인만큼,또굴러들어온돌이박힌돌을빼내는만큼구도는대립각을세우는방식으로전개된다.이게저자의강점이기도하다.가령젊은저커버그와그의우상인잡스가대조된다.2010년저자가꾸린콘퍼런스에서두사람이만났는데,“끊임없이호기심을불러일으키는잡스와달리저커버그는매력이나밀당이거의없었다.그는말을더듬고눈을마주치지않았다.게다가저커버그는시작부터대놓고권력과역사적의의를갈망했다”.저커버그에대해한문장으로요악하자면다음과같다.그는말과진실사이에서말을택했고,속도와완성도사이에서속도를택했으며,규모와안전사이에서규모를택했다.

잡스와게이츠의비교도흥미롭다.오랜앙숙관계였던두사람은저자의매개로2003년대화를나누었다.둘을한자리에앉히는것은만만찮은일이었다.저자의인터뷰후기는다음과같다.“게이츠는예술과과학,창의성과실용성,아름다움과디자인을융합해신의경지에이른잡스의지위에결코도달하지못했다.잡스는실리콘밸리에서쿨가이로통한반면,게이츠는괴짜중의괴짜로통했다.한마디로게이츠는세상에서가장부유한나쁜아이가되는것에일생을바친데비해,잡스는품격있는착한아이라고할수있다.”

저자는나름의기준을만들어테크리더들의점수를매긴다.가장중요한것은무엇보다혁신능력이고,성격은차순위다.잡스는불법주차상습범인데다동료들에게상처를줬으며,때로솔직하지못해성격점수는8점이지만,애플의제품이타의추종을불허했기에혁신점수는10점이다.빌게이츠는성격7점,혁신10점이다.게이츠의초기행보는독과점등몹시우려할만한것이었지만이후재단을세우고기후변화와백신문제등에앞선그는이제존경할만하다.반면일론의성격은무한대로나쁘고,혁신점수역시‘에라모르겠다’이다.그는재미없는밈을트윗하고,대놓고성차별과인종차별을하며,동성애혐오적이고음모론에빠져있어점수를매기는게불가능하다.저커버그는나쁜제품을만들었기때문에혁신점수가좋지않다.저자는“사람들이시시한제품에안주하는건짜증나는일이다”라면서뒤이어“페이스북이떠오른다”라고쓴다.게다가페이스북은윤리적인면에서도너무허술하다.저커버그의변명,과도한피해의식,남에게서훔친아이디어로메타버스를만든행위에대해저자는이렇게일갈한다.“네메타버스개나줘라,마크.개소리집어치워.”

인물해부도를작성하려면기본적으로그들의말을액면그대로믿어서는안된다.저자는“두려움없는위험감수와광적인노력,천재적인프로그래밍에맞먹는자축과자기기만이실리콘밸리정신의일부”라고지적하면서테크천재들의전형적인거짓말을나열한다.

“돈때문이아닙니다.”(돈때문이었다!)
“명성때문이아닙니다.”(명성때문이었다!)
“우리는신분적상징에얽매이지않기때문에복장규정,전용주차공간,멋진사무실이없습니다.”(있었다.그저달랐을뿐.)
“제품에대한게아니라세상을바꾸는일에대한겁니다.”(제품에대한게맞았다.)

디지털혁신으로세상을바꾸길원했던젊은창업자들은경제적횡재로인해점점허술하고부주의한인터넷거물이되어갔다.이들은자신이해를끼치고있다는데이터를내밀어도무시했다.20년간페이스북,유튜브,트위터같은사이트는혐오표현과유독성폐기물같은허위정보를퍼뜨렸다.또한소셜미디어는젊은층의우울증비율을늘렸는데,이것은대체로개발사들이그렇게되도록설계했기때문이다.
그러므로저커버그는“기술의역사에서가장부주의하고위험한남자”다.하지만더불행한사실은그가최악이아니라는것이다.최악은일론머스크다.

일론.저자는그를보면한편의멜로드라마를보는것같다고말한다.등장인물이너무별로인드라마.잡스가살아있었다면2023년버전의머스크를혐오했을것이다.저자는바보짓이쌓이고쌓여어느것하나트위터(X)를더낫게만들지못하는것을보고모든희망을버렸다.“머스크의초기결점은더커졌고,그는자기성격의최악인부분으로굳어졌다.내가테슬라의일론이나스페이스X의일론에게항상동의한건아니지만,트위터의일론은실질적인피해를끼치고좋은일은거의하지않았다.나는머스크가큰문제를해결하는큰아이디어를향해나아가는방식을존경했다.태양전지판과우주로켓,전기차,진정으로놀라운이모든개념에대해마음에안드는점이뭐가있었겠는가?알고보니아주많았다.”

저자는다시저커버그와머스크를비교한다.저커버그가테크업계에서가장해로운사람이었다면,머스크는가장실망스러운사람이었다면서.
소셜미디어업계가세상을망칠때마다리더들은사과와함께‘더잘하겠다’는주장으로대응했지만,저자는이들이“더잘할수없을것이다”라며못박는다.그이유는그들이무능하기때문이다.그리고사실상플랫폼이구축된방식(플랫폼의아키텍처,DNA,기본적인뼈대)으로인해그들은‘더잘하는’것이불가능하다.

저자가실리콘밸리를취재하면서좋아하는것중하나는태평하게실패를딛고나아가는테크기업가들의능력이다.그리고언제나궁극적으로성공하는이들은창의적인사람들이다.전반전에서마이크로소프트가애플을이기고있었음에도애플이게임을계속할수있었던건창의성덕분이었다.무엇보다중요한건실패의잿더미에서다음세대의기업들이등장한다는사실이다.하지만테크업계거물들이전용기와섬에있는사무실을갖추며세상을거리낌없이돌아다니던중이러한부는거물들을뒤틀리게만들었다.그들은자신이실수하더라도천재성에는아무타격이없다고본다.따라서그들은자신의의견에동의하지않으면이를공격으로받아들인다.

이책은싸움의한가지좋은본보기다.저자는테크업계거물들과늘싸워왔고,거기서승리한전적이많다.다른한편이책은테크러브스토리다.저자는자신이“기술을사랑하고,기술로살아숨쉰다”고고백한다.그러면서분열,무규칙,절규,환원주의적특성,분노,시간낭비,폭동에도불구하고테크분야는여전히광활한약속의캔버스로남아있다고말한다.테크업계의평판은2010년이후로계속추락하고있지만,지난25년을돌아보건대AI는점점더나아질거라는희망을버릴수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