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한 캐럴라인 (위니프리드 홀트비 장편소설)

불쌍한 캐럴라인 (위니프리드 홀트비 장편소설)

$17.00
Description
‘혐오든 연민이든 멋대로 하라지!’
우스꽝스러운 할머니가 되더라도 지켜야 할 나다움
여성과 아동, 흑인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 사회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 인정받는 소설가였던 위니프리드 홀트비의 대표작 중 하나. 국내 초역. 개인적인 사랑보다는 사회적인 성공을 꿈꾸는 일흔두 살의 주인공 ‘캐럴라인’을 둘러싼 다양한 주변 인물의 목소리를 담아낸 소설로, 가난한 비혼의 노년 여성을 향한 혐오와 연민의 시선을 가볍게 튕겨내는 작품이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장마다 다른 인물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데, 거의 매 장이 ‘불쌍한 캐럴라인’이라는 말로 끝나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러나 꿋꿋하게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캐럴라인의 모습은 독자들로 하여금 정말로 ‘불쌍한’ 이들이 누구인지 되묻게 만들고 노년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한 꺼풀 벗겨낸다. 한편 《불쌍한 캐럴라인》 출간 이듬해에 신장병의 일종인 브라이트병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음에도 주변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다음 소설 《사우스 라이딩》의 집필에 몰두한 홀트비의 모습은 죽음 직전까지 일을 놓지 않았던 캐럴라인과 겹쳐 보이는데, 그렇게 완성한 작품이 오늘날까지 대중에 사랑받으며 홀트비의 이름을 빛내고 있다는 사실 역시 주목할 만하다.
저자

위니프리드홀트비

WinifredHoltby|1898년영국요크셔주이스트라이딩에서농부인아버지와훗날이스트라이딩최초의여성의원으로선출된어머니아래태어났다.가정교사에게교육받다가1917년에옥스퍼드서머빌칼리지에서입학허가를받았으나,이듬해육군여성지원군에자원해프랑스에파견되어제1차세계대전을경험했다.1919년옥스퍼드로돌아와작가이자페미니스트인비라브리튼을만났고,브리튼이결혼한뒤에도함께살며서로의창작활동을격려했다.공공연히스스로가페미니스트임을밝혔던홀트비는소설가이전에저널리스트로서이름을떨쳤다.《타임앤드타이드》,《맨체스터가디언》등에글을발표했고,페미니스트단체인‘식스포인트그룹’의일원으로여성인권운동을펼쳤다.또국제연맹활동중남아프리카공화국의열악한상황을목격하고흑인노동자의권리를위해목소리를높이기도했다.자신의유산과책을남아프리카공화국의흑인거주구인소웨토에남겼고,이를토대로홀트비의이름을딴기념도서관이개관했다.《불쌍한캐럴라인》(1931)은개인적인사랑보다는사회적인성공을꿈꾸는일흔두살의캐럴라인을중심으로주변인물들의이야기를그려낸소설로,나이많고가난한비혼여성을바라보는편견어린시선을오롯이포착해낸다.《불쌍한캐럴라인》출간이듬해에브라이트병으로시한부선고를받은홀트비는주변에이사실을알리지않고소설《사우스라이딩》의집필에몰두했다.1935년영국런던에서생을마감했고,1년뒤비라브리튼의편집으로출간된《사우스라이딩》(1936)은대중의사랑을받으며영화와드라마등으로제작되었다.

목차

작가노트_009

오프닝코러스_011
제1장배질레지널드앤서니세인트데니스_018
제2장조지프이즌바움_041
제3장엘리너데라루_079
제4장휴앵거스매커피_130
제5장로저에인트리모티머_192
제6장클리프턴로더릭존슨_252
제7장캐럴라인오드리덴턴스미스_301
파이널코러스_369

해설|온화한할머니가될수없다면_389

출판사 서평

무심한당신은알지못했던
기꺼이감내하고기어이꿈꾸는삶

캐럴라인이누구인지묻는다면그의조카는“혼자하숙집에사는데집세는밀리고,우리가준헌옷을입고한번도실현된적이없는일들을하겠다고종종거리며다니고,아무도실어주지않는글을쓰고,저녁밥으로마가린바른빵을먹는인생”을살다간사람이라고답할것이다.또다른조카는더짧게소개할수도있다.“대단한기생충,엄청난멍청이,기막히게지루한분,크나큰고통거리지.”미혼에,가난하고,이렇다할업적도없는일흔두살의캐럴라인은집안에서천덕꾸러기취급을받는다.심지어캐럴라인이죽은뒤에도친척들은그를애도하는대신귀찮은존재하나가사라졌다며안도한다.“일흔넘은여자인생에뭐그리대단한게있겠”느냐면서캐럴라인을조롱하고,캐럴라인의인생전체를납작하게만들어버린다.너무한다는생각이들다가도,캐럴라인이작성했다는유언장의내용을들어보면누구라도이상함을느낄만하다.평생을가난하게,여기저기빚을지며살았으면서수천파운드나되는돈을어떤사람에게얼마씩나눠주겠다고자세히도적어뒀으니말이다.캐럴라인,당신은대체어떤삶을살았던건가요?

조지프는덴턴스미스가크리스천키네마사그자체라는것을알고있었다.회사는그녀의말에서생겨났다.그녀의노동으로존재했다.회사는그녀의이상을향했다.(66쪽)

일흔두살의캐럴라인은어떤삶을살았나.『불쌍한캐럴라인』은곧바로캐럴라인의이야기로들어가는대신캐럴라인의주변인물들,그러니까캐럴라인이온몸을바쳐성공시키고자한영화사‘크리스천키네마사’사람들의이야기를내내펼쳐놓는다.한몫챙기려고,인맥을쌓으려고,필름을팔기위해,불쌍한캐럴라인을돕고싶어서등등회사에모인이유는저마다지만“크리스천키네마사그자체”인캐럴라인을향한시선은고만고만하다.연민혹은혐오.회사에‘한발씩만걸친’사람들은성공가능성이낮은사업에온몸을바쳐일하는캐럴라인을안쓰러워하거나,남들보다더가진것이라고는나이뿐이면서위축되지않고당당한그를혐오스럽게여기거나.거의매장이‘불쌍한캐럴라인’이라는말로끝나는소설의형식적특징은캐럴라인을향한이런시선을잘나타낸다.

개인적인사랑보다강하고더오래지속되는열정이있다는것을아셔야해요.정말있어요.적어도저같은여자들에게는있어요.(331쪽)

소설의마지막장에이르러서야독자는비로소다른사람의목소리를통해서가아닌캐럴라인스스로말하는그의이야기를듣는다.“온갖고통과불편과외로움과실패도지켜야할큰뜻만있다면가치있는것이된다”라며남들의시선에굴하지않고꿋꿋이나아가는캐럴라인의모습은앞서쌓아온가난한노년여성을향한편견을깨부순다.‘실현가능성낮은일에아등바등목매다는가난한할머니’는‘최악의상황에서도최선을기대하는용기를잃지않는멋진할머니’가되고,‘뻔뻔하다싶을정도로당당해서혐오스러운할머니’는‘우스꽝스러워지더라도나다움을잃지않는단단한할머니’로바뀐다.그러나변한것은캐럴라인이아닌그를바라보는시선뿐.위니프리드홀트비는‘불쌍한’캐럴라인을통해편협한시선과짧은수식어로는누군가를온전히설명할수없다는자명한사실을다시금되새기게한다.그러니당신역시나이가많든적든,가난하든아니든,결혼을했든하지않았든규정되고고정되지말고살아가라는찬란한응원은덤이다.

가즈오이시구로와애나번스등이수상한
‘위니프리드홀트비기념상’

위니프리드홀트비는사회주의자이자평화주의자로서『타임앤드타이드』와『맨체스터가디언』을비롯한정기간행물에여러편의글을발표했고,독립노동당에서활동했으며,페미니스트단체‘식스포인트그룹’의일원으로과부,비혼모,아동등을위한인권운동을펼쳤다.또한유엔의전신인국제연맹의연사로서세계각국을방문했는데,이때남아프리카공화국의열악한상황을목격하고는흑인노동조합결성을열렬히주장했다.홀트비는서른일곱살에세상을떠나며자신의유산과책을남아프리카공화국의흑인거주구인소웨토에남겼고,이를토대로비유럽인을위한남아프리카공화국최초의도서관인‘위니프리드홀트비기념도서관’이개관했다.아울러그의문학적업적을기린‘위니프리드홀트비기념상’도제정되었는데,가즈오이시구로와애나번스등이이상을수상했다.홀트비가물질적인것과정신적인것모두를선선히남겼기에“나는항상정신적인것을주는사람이되려고노력하고있어”라고했던캐럴라인의목소리가더설득력있게다가오는것인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