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 우리말 어원사전 -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 4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 우리말 어원사전 -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 4

$50.00
Description
3700 낱말로 엮어 새로 쓴 우리말 어원사전
이 책은 30년 이상 우리말 지킴이로 지내며 한국말사전을 새로 쓰는 길을 걷는 최종규가 우리말 뿌리인 말밑을 살피면서 캐고 찾는 이야기를 ‘3700 낱말로 엮어 쓴 우리말 어원사전’입니다.
지은이는 글도 책도 없던 까마득히 오랜 나날에 걸쳐서, 모든 사람이 입에서 입으로 물려주고 물려받은 말씨와 말결과 말빛을 헤아리려면 말밑을 하나하나 짚으면서 느끼고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쓰는 말이 어떻게 태어났고 퍼졌는가를 알려면, 글이 아닌 말을 읽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쓰는 수수하면서 쉽고 사랑스러운 모든 우리말(토박이말)은 흙을 만지고 풀을 돌보고 바다를 품고 숲에 깃든 글을 모르며 말로 살아간 사람들이 지었기에 살림살이를 담은 수수한 사투리(마을말·고을말·고장말)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삶과 살림을 살피면서 말밑을 찾으면 말을 새롭게 짓거나 엮는 얼거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동박새를 곁에 두지 않는다면, 동박새가 왜 동박새란 이름인지 어림조차 못 한다고 말합니다. 동박새가 겨우내 즐기는 꽃이 피는 나무가 ‘동박나무’라고 느껴야 알 수 있다는 거지요. 숱한 낱말책에서 ‘철새’ 뜻풀이가 매우 엉성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여름새도 겨울새도 만날 일이 없고, 새노래와 새살림을 지켜볼 일마저 없기 때문이라는 거지요.
그 말을 어떻게 지었을까 하고 밑바탕을 생각하고 살피다 보면 처음 듣거나 마주하는 말이어도 문득 느낄 만하고, 거듭 생각하는 사이에 뜻이며 쓰임새와 결이 우리한테 스며든다고 말합니다.
사내만 앞세우는 한자말 ‘부모’가 못마땅하다고 ‘모부’처럼 한자말을 바꾸기보다는 우리말 ‘어버이’나 ‘엄마아빠’를 쓰자고 말합니다. 널리 생각을 나누는 자리에서는 서울말(표준말)을 쓰되, 여느 자리에서는 저마다 수수하게 사투리를 주고받으면서 말빛을 가꾸고 말결을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자고 말합니다.
우리가 쓰는 한글에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짓고 가꾼 살림과 사랑이 소리하고 뜻으로 나누어서 나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말밑을 차근차근 짚어 본다면, 우리 삶터에서 흐르는 사람들의 마음과 꿈을 사랑스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

최종규

기획:숲노래
‘밥옷집’을손수짓는살림을즐겁게가꾸면서‘새로운우리말꽃’을기쁘게빚으려고하는,숲을가꾸는마음으로말을가꾸는길을찾으려하고,숲을사랑하는마음으로말을사랑하는마음을널리나누려하는모임이다.

저자:최종규
우리말꽃(국어사전)을쓴다.〈말꽃짓는책숲,숲노래〉라는이름으로시골인전남고흥에서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꾸리고숲살림을짓는다.‘보리국어사전’편집장을맡았고,이오덕어른이쓰고남긴글을갈무리했고,공문서·공공기관누리집을쉬운말로고치는일을했다.《쉬운말이평화》,《마을에서살려낸우리말》,《숲에서살려낸우리말》,《새로쓰는우리말꾸러미사전》,《새로쓰는비슷한말꾸러미사전》,《새로쓰는겹말꾸러미사전》,《곁말,내곁에서꽃으로피는우리말》,《곁책》,《우리말수수께끼동시》,《우리말동시사전》,《시골에서살림짓는즐거움》,《시골에서도서관하는즐거움》,《시골에서책읽는즐거움》,《책숲마실》,《이오덕마음읽기》,《내가사랑한사진책》,《골목빛》,《자전거와함께살기》,《사진책과함께살기》,《모든책은헌책이다》들을썼다.

목차

여는말:삶·살림을읽으며말밑·말뜻을찾기
일러두기

ㄱ첫걸음떼기
ㄴ두걸음잇기
ㄷ새걸음펴기

맺는말:우리는우리말을아직모릅니다만
곁에둔책
찾아보기:ㄱㄴㄷ숨은말살피기
꽃말:꽃으로끝내어씨앗으로삼고픈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글을씨앗(씨)으로여기면서돌보기에‘글씨’입니다.글씨를반듯하게가다듬는뜻을돌아봅니다.글이라는씨앗을종이에얹을적에“밭에씨앗을심듯”고르게다스려야,‘글로담아낸말’을정갈하게풀어낼수있다고여기거든요.(44쪽)

난때나무렵을헤아리면‘난때·난무렵’이라할만합니다.난해를살필적에는‘난해’라할수있어요.난해랑달이랑날을함께짚을적에는‘난해달날’이라하면어울립니다.이른바‘생년월일’을우리말로옮기면‘난해달날’입니다.(52쪽)

새롭게보도록이곳에있기에‘나다’이고,새롭게보도록이곳에있으면서즐겁기에‘날다’라면,“오랫동안많이쓰거나오래도록비·바람·해에바스러져서더쓸만하지않”을적에는‘낡다’예요.(56쪽)

늙은사람이기에‘늙은이·늙네’입니다.‘어른·어르신’은나이가많이든사람보다는‘어진’사람을가리킵니다.철이들어눈이며마음이밝아앞장서서살림을짓는길을갈줄알기에‘어른·어르신’이에요.스스로빛날줄모르면‘낡다·늙다’이고,스스로빛날줄알기에‘어른’이면서‘어질다’고할만해요.(57쪽)

모가없이아우르고모이기에‘도란도란’이야기합니다.‘두런두런’말을섞기도합니다.‘도란도란·두런두런’은‘두레’하고도얽혀요.두레는‘둘레’하고도만나는데,하나가다른하나를만나고사귀고아우르면서크게펴는자리인‘두레’요,하나를두른·둘러싼곳을살핀다고하는‘둘레’이며,두레처럼둘레를아우르는사이인‘동무’입니다.(68쪽)

누구라도스스럼없이‘찾아들’만하기에들입니다.‘들고’나는터전인들이지요.들풀이란,스스럼없이씨앗이퍼지고뿌리를내려서어우러지는푸른숨결입니다.(80쪽)

묶거나엮는몸짓인‘매다’가있고,풀을뽑아서없애는‘매다’가있답니다.두‘매다’는다른말이지만곰곰이보면맞물려요.온통한곳에있도록하는‘매다’가있다면,온통없도록하는‘매다’가있거든요.(87쪽)

우리말은‘낮밤’이아닌‘밤낮’으로이야기를풀어냅니다.뛰고달리고움직이는‘낮’을이루려면먼저몸을고요히내려놓고꿈을그리면서스스로기운을끌어올리는‘밤’부터누리고지어야한다는뜻을낱말하나에담았구나싶습니다.(107쪽)

둘레에서쓰는말을그냥그냥쓰면모든말을그저외우기만해야합니다.(151쪽)

사내만앞세우는한자말‘부모’가못마땅하다면‘모부’처럼한자말을바꾸기보다는우리말‘어버이’나‘엄마아빠’를쓰면됩니다.이러면서우리말이얼마나오래오래‘가시내를아끼고헤아리는삶결’이었는가를생각할노릇입니다.(160쪽)

어른이라면얼(알)이빛나서사랑을속삭일만한그릇이되는사람입니다.아이(어린이)라면얼(알)이빛나는길을어른곁에서지켜보고배우고물려받으면서무럭무럭자라새롭게빛나며사랑을속삭일그릇인사람입니다.(162쪽)

삶·살림·사랑을지으려면‘하다’라는낱말을써야합니다.삶·살림·사랑을누리려면‘있다’라는낱말을써야합니다.삶·살림·사랑을배우려면‘보다’라는낱말을써야하고,삶·살림·사랑을나답게펴려면‘알다’라는낱말을써야합니다.삶·살림·사랑을스스로생각하려면‘가다’라는낱말을써야하지요.(186쪽)

세가지‘키’는틀림없이다른낱말입니다만서로비슷하거나닮기도합니다.자라나는길을바라보면,키높이에따라서둘레를읽는눈썰미도자라게마련입니다.눈썰미가자라면낟알을까부르면서티끌을떨듯‘고르기’나‘갈무리’를하는매무새를쌓겠지요.차근차근고르거나갈무리를한다면‘어느곳’으로나아가야알맞을까를슬기로이어림할만합니다.앞으로길고곧게나아가는실마리를깨닫거나다스리는빛을나타내는‘키’라고할만합니다.(214쪽)

어리거나작을적에‘꼬마’라고합니다.아직익숙하지않거나막내일적에도‘꼬마’라하지요.‘꾀·꾀다·꼬리·끝·꼴·꼴찌’로잇닿는낱말은‘꽃’을거쳐‘꼬마’로뻗습니다.틀림없이어려보이는겉모습이니꼬마일테지만,꾀(생각·셈)를내어큰마음이되곤합니다.참으로작아보이는겉몸이니꼬마일텐데,끝자락에있다고하더라도가만히피어나는꽃처럼곱습니다.(254쪽)

‘나’는오직하나이지만‘너’는숱하게많아요.‘나’하나를빼면우리를둘러싼모든사람이나풀꽃나무이며목숨은모조리‘너’예요.넓지요.널리있지요.넉넉하지요.이러한‘너’가‘나’를둘러싸기에삶을일구고,마을을지으며,사이좋게만나는오늘이됩니다.(258쪽)

좋은말이나나쁜말은따로없습니다.어느말을어느마음이되어쓰느냐에따라,다다르게드러나는삶을낱말하나에얹어서나타내고나눌뿐입니다.(262쪽)

마음에깃든생각을꺼내어서귀로알아듣도록그린소리가말이에요.‘마음·말’은밑뿌리가같아요.그래서마음을제대로담아서소리를그려내는말이된다면,마음이안맞거나막히는일이없어요.마음없이내는소리는그저소리요,마음있이내는소리여야비로소말이랍니다.(350쪽)

무엇을하려면가야합니다.새롭게하고싶으면어느자리에그대로있지않습니다.새로한발을내딛는,‘가는’몸짓이되기에비로소바람이바뀝니다.밖으로움직이기에‘나가다’인데,모든흐름은‘가다’예요.(408쪽)

열매처럼,여름처럼,또여기는길과옆이라는자리처럼,하나가아닌‘다다른하나가숱하게있는’결을가리키는‘여러·여럿’입니다.(430쪽)

얼핏본다면‘곱다·굽다’만있어도될테지만,우리옛사람은한가지말만쓰지않았어요.그때그때느낌하고결을살려서말씨나말끝을살짝바꾸었어요.때로는부드럽게다듬고,때로는억세게추스릅니다.때로는가벼이밝히고,때로는묵직하게얹습니다.(437쪽)

목숨이있는집이‘몸’입니다.우리말에서받침‘ㅁ’은‘아우름·집·묶음’을나타냅니다.목숨이집처럼깃들수있는곳이고,여러모로목숨을움직이는것을아우른곳이몸이에요.(528쪽)

‘하나=하+나’인얼개를눈여겨봐요.하늘처럼크고넓은‘나(한사람·개인)’를가리키기도하는‘하나’입니다.(593쪽)

그저앞자리이기만한처음은아닙니다.‘참·찬찬·천천’이란결을품은말씨인‘처음·첫’이에요.(687쪽)

꾸밈없고스스럼없이빛나는‘착하다’라면,꾸미면서스스로잊거나잃는‘척하다(체하다)’예요.스스로있으면넉넉하면서빛나는‘착하다’일텐데,겉으로만좋게보이려고하면서그만나(스스로)를잊어서껍데기만남는‘척하다(체하다)’입니다.(689쪽)

우리글한글을으레‘소리글(소리를담는글)’로여기는데,우리글한글은‘소리뜻글(소리하고뜻을담는글)’이나‘뜻소리글(뜻하고소리를담는글)’로여길만하다고느낍니다.우리글뿐아니라이웃글(외국문자)도뜻뿐아니라소리를함께담게마련이요,소리에다가뜻을나란히담게마련입니다.왜냐하면모든말소리에는마음소리가흐르고,마음소리를담는말소리를옮긴글씨이기에,글은소리랑뜻을아우를수밖에없습니다.(7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