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왼발 (여섯 작가의 인생 분투기)

나의 왼발 (여섯 작가의 인생 분투기)

$16.80
Description
실의에 빠진 마이너들을 격하게 응원하는
여섯 작가의 인생 분투기!
글 잘 쓰기로 소문났지만, 어딘가 여전히 마이너인 작가들이 모였다.
『나의 왼발』은 김미옥, 하서찬, 김정배, 김승일, 박지음, 강윤미 여섯 작가의 ‘실패’를 테마로 한 에세이다. 실패의 경험과 슬픔을 공유하고 실패 그 너머에 또 다른 삶이 있음을 보여주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박지음의 기획에 다섯 작가가 화답했고 김미옥이 필진을 대표해 책의 진행을 주도했다. 실수를 두려워하고, 성공의 장애가 되는 것은 모두 낭비로 규정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 그것을 배반하고 과거의 오점들에 뜨거운 격려를 보내는 이 책에는 작가들의 사적이면서도 ‘성공적인’ 실패담이 담겼다. 그것들을 보며 때로는 웃고, 때로는 눈물을 흘리며, 불행도 아픔도 우리의 일부인 동시에 우리를 구성하는 과정의 하나임을 깨닫는다.
우리는 우리 모두에게 실패자도 성공자도 아닌, 단지 거기 있어준 고마운 당신일 뿐이다. 독자들에게 작가들이 그렇다면, 작가에게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있어준 덕분에 다른 우리가 삶을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저자

김미옥,하서찬,김정배,김승일,박지음,강윤미

저자:김미옥
작가,서평가이다.저서로『감으로읽고각으로쓴다』와『미오기傳』이있고,『당신의삶이글이될때』를엮었다.현재《중앙일보》,《시로여는세상》,《문학뉴스》등의매체에칼럼을연재하고있다.2024년양성평등문화상,대한민국전자출판대상우수상을수상했고,대한민국을빛낸인물(문화부문),EBS지식e채널의인물로선정되었다.

저자:하서찬
중앙대문예창작과박사졸업.2012,2015신춘문예희곡부문에「소풍」,「초대」당선.2013한국신진극작가로선정되어도쿄에서활동했으며「ピクニック(희곡)」,「빨래는지겨워(동화)」,「최소한의나(공저)」등다양한분야의글쓰기를해왔다.한겨레에서극작수업을진행했으며,현재는대학에서강의를하고있다.

저자:김정배
글마음조각가.포트폴리오독립생활자.오른손으로는글(시인,문학평론가,작사가,공연시나리오작가)을쓰고,왼손으로는그림(오른손잡이지만왼손그림작가)을그리는가장무명한예술가이자작독자.현재원광대학교문예창작학과와음악문화학과대학원에서학생들과다양한실패를궁리하고있다.그림책『사과꽃』과비평집『무너지는성일어서는폐허』를출간했다.

저자:김승일
2007년계간《서정시학》신인상시부문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프로메테우스』,『나는미로와미로의키스』가있다.최근에는시인의꿈을평생간직해온74세의할머니와함께멘토링시집『자꾸자꾸사람이예뻐져』를펴냈다.읽고쓰고강연하면서,각지역의교육·문화·예술공간에서‘시창작’과‘시낭독’을통한‘(학교)폭력예방근절운동’을지속하고있다.

저자:박지음
기획,출간,강연을하고있으며,여행을좋아한다.지은책으로는장편소설『우주로간고래』와소설집『네바강가에서우리는』,『관계의온도』등이있다.

저자:강윤미
제주에서나고자랐다.2005년광주일보와2010년문화일보신춘문예시부문에당선되었으며,광주일보문학상을수상했다.시그림아트북『이상형과이상향』,시그림책『엄마의셔츠』,산문집『우리는마침내같은문장에서만난다』를출간했다.

목차

글쓴이의말단지거기있어주어서고맙다는말5
기획의말너무잘하려고하지않겠습니다9

김미옥|이태원의꿈17
기억속의무쇠칼27
나의왼발36
하서찬|배추를안고온아빠47
정어리통조림공장에간K57
홀로영광71
김정배|내이름은‘Hz’입니다83
오늘처음원고청탁을받았습니다95
Whaledance108
김승일|과학을잃고나는썼네125
범인(凡人)과범인(犯人)138
학교에서학교로,지면(紙面)에서지면(地面)으로151
박지음|바리데기173
우정으로삶이환해지는순간을기대하며183
마이너를위하여195
강윤미|귀신의시209
피아노의숲221
안부231

출판사 서평

“글을쓰면서생각했습니다.인생은성공과실패가아니라그모든순간을겪어내는과정이아닐까하고요.”

겉으로는다들행복하다.인스타그램과카톡프로필에는자신의멋진순간만전시된다.이거대한쇼윈도월드를구경하는사람들은매력적인바깥세상과별특별할것없는자신과의이질감에끙끙거리며앓는다.
언젠가부터영화관람의핵심목표는재미있는영화를고르는것대신재미없는영화를피하는것이되었다.웹소설은‘사이다’가매회등장하지않으면매우높은확률로버림받는다.육아와교육의최우선목표는아이에게실패를경험시키지않는것이되었다.투자,인간관계,심지어외교에서도디리스킹이유행이다.
한국사회에서특별하게성공하지못하면곧실패가되고,곧나쁜것이되었다.연예인도과거에는자수성가한,이른바‘캔디’유형을더쳐주었지만,지금은좋은집안과학벌,티없이자란듯한태도가플러스요인이다.실패는누구도언급하지않으며마치이방인처럼존재하지도않는취급을받고있다.과연온당한일일까.

여기책만이유일한인생의도피처자돌파구였던서평가가있다.남편을정어리통조림으로만들어마땅할상황에서도유머를잃지않는극작가도,오른손으로는시를쓰고왼손으로는그림을그리는무명한시인이자화가이자교수도,학교폭력의뼈저린경험을비폭력의문학으로승화시키는시인도,귀신이라도필요한창작과육아의겸업을‘귀신의시’로옮기는시인도,버림받은기억을책임감으로승화시키는기획자이자소설가도있다.
이여섯명의작가들은자신을‘마이너’라는이름으로묶었다.이들에게는그럴만한이유가있다.이들모두사적인불행을작가적수련의기회로삼았다는공통점이있다.또한지금도현실의장애와맞서싸우는중이다.『나의왼발』은서로에게뿐아니라,이세상의다른마이너들에게보내는응원이며,그들이겪었던아픔과고난에대한격려다.

작가들을대표해서서문을쓴(‘글쓴이의말’)김미옥작가는이야기한다.“세상에는성공담만넘쳐나고실패한이들은자취도없이사라진다.아니사라져야마땅한것만같이취급된다.모임에가도성공한이들의무용담만들려오고실패한친구들은소식조차들리지않는다.성공하려면성공한사람들의이야기를들어야한다고세상이다그친다.사람들은남들의실패가자기옷깃에묻기라도할까봐전전긍긍이다.”하지만그는이글에서,그리고이어지는세편의에세이에서성공과실패의이분법을결연히거부한다.

“‘나의왼발’은내가잘못된선택을할때마다나보다먼저아팠다.
아프다고다나쁜것은아니다.”

저자김미옥은성공과실패이전에삶그자체가있다고말한다.살아낸것만으로도모든존재는특별하다.그리고우리자신의삶의경험에도선악은없다.이책의제목이된에세이「나의왼발」에서말하다시피,‘아프다고다나쁜것은아니다’.그것은사람을‘잘살게까지는못하더라도크게나쁘지는않게’살도록해준다.결핍은오히려삶을배울기회를부여한다.실제로이책에실린모든글들은,모든것을성취하고만살았으면쉬이쓸수없는글들이기도하다.

극작가이자소설가,동화작가인하서찬작가는가족에대한세편의에세이로참여했다.각각사이비종교에빠졌지만,아니어쩌면빠졌기에건강그자체가되어있는아버지,돌아오면통조림이될각오를하고정어리머리를썰러간남편,그리고장례식장에빨간코트를입고찾아온언니가그주인공이다.가난하고답답한삶이지만,아니어쩌면그런삶이기에,또는그저삶이기에.저자는소박한기지,또는웃기려는태도를잃지않는다.저자의그런모습이독자에게도작은위로를건넨다.
시인이자왼손화가(오른손잡이다)인김정배작가는무명작가로서사는삶에대한에세이세편을내놓았다.첫번째편은등단했지만등단하지못한(중앙일간지나유명문예지로등단하지못했다는얘기다),무명작가로데뷔하게된자전적인이야기다.두번째편은무명작가로서독자들을기다리며자신에게원고청탁서를보내게된후일어난일들에대해,세번째편은왼손으로그림을그리며자신의상실과마주하게된이야기를썼다.박지음작가는강연회에서그런인생의실패와극복을이야기하는그의입담을들으며이책을구상했다고이야기한다.
김승일시인은학교폭력의아픈기억을면면이되짚으며시를쓰고,강연을다니며,이책을위한두편의수필을기록했다.혹시비인격적인입시제도가평범한다수의학생들을학교폭력의범인으로만드는것은아닐까.몇십년이지나도그때만떠올리면눈물을흘리는피해자들이학교폭력으로부터치유되는것이가능할까.그런질문들이시와에세이에담겼다.김승일시인의다른한편의기고작은‘수포자’지만별을좋아하는학생이과학자대신시인이되었다는,귀여운내용의이야기다.
강윤미시인의에세이는상실에관한것이다.섬에서타지로나온작가의놓고온것들,또는돌아갈수없는것에대해다루었다.「귀신의시」는바깥세상을멀리하며여린심성으로시를쓰던어린날의시인이육아를거치면서다시멀리떠나오는이야기다.「피아노의숲」은피아노로은유되는시에대한지향이다.「안부」는섬과죽음이라는,이중의이별이낳는그리움에대해말한다.

“당신이이책을읽고봄꽃처럼조금은설레고따뜻해지길바랍니다.
이책은‘우리’가손을맞잡고당신에게전하는다정함입니다.“

이책의기획자인박지음작가는「바리데기」에서버림받을뻔한,또는형제에비하면사실상반쯤버려진딸로서의삶에대해이야기한다.처음에는어머니로부터인정받지못했지만,인정받기위한노력은자신을‘앞으로나아가게했다’.「우정으로삶이환해지기를기대하며」는실패한우정에보내는앨레지다.「마이너를위하여」에서는실패가엮은인연과실패한여행이남긴고마움에대해이야기한다.
박지음작가는‘기획의말’에서이야기한다.“마이너들이실패를딛고‘오늘’을어떻게만들어가고있는가.자신의길을어떻게열어가고있는가.패배감에젖은지금세대에게우리의경험이도움이되지않을까.이런아이디어가반짝였고이책이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