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선집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선집

$25.08
Description
아쿠타가와 류노스케는 ‘일본 근대 단편 소설의 아버지’로 평가받는다. 스물넷의 나이에 나츠메 소세키로부터 <코>가 절찬을 받으며 일약 다이쇼 시대 문단의 총아로 떠오른 뒤 서른다섯에 음독자살로 생을 스스로 마감할 때까지 아쿠타가와는 150편이 넘는 단편을 발표했다. 1922년에는 일본의 대표적인 네 개의 문예지 신년호에 일제히 그의 신작이 실리기도 했다. 아쿠타가와가 선생님이라고 부른 유일한 인물인 나츠메 소세키의 안목과 격려에 부응해 그는 다이쇼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고 전국의 수많은 문학청년의 우상으로 군림하게 된다. 이번에 펴내는 선집은 아쿠타가와가 남긴 작품들 중 43편의 대표작을 엄선해서 연대순으로 배치해 그의 문학 세계의 변천 과정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일본 고전 설화에서 제재를 취해 보편적이면서 현대적인 인간 에고이즘의 내면으로 재해석한 작품들, 에도 시대 그리스도교 박해를 다룬 기리시탄 작품들, 일상 속에서의 짧은 스케치들, 일본의 근대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 악화로 자살을 염두에 두고서 자신의 삶을 무자비하게 조롱하고 야유하는 말년의 자전적인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이야기꾼으로서의 아쿠타가와의 창작의 변천 과정과 작가 개인의 내면의 갈등과 불안 속에서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저자

아쿠타가와류노스케

저자:아쿠타가와류노스케
도쿄(東京)에서장남으로태어났다.아버지는축산업을했고생후7개월쯤어머니가정신장애를일으키자어머니의친가인외삼촌부부에게맡겨진다.결국어머니는33세의나이로그가10세때에죽는다.가난하고불우한어린시절을보냈으나,중학생이된아쿠타가와는동급생들과회람잡지≪유성≫을발간했고,다년간성적우수자로제일고등학교문과에무시험입학한다.수재형모범생으로보들레르,스트린드베리,아나톨프랑스,베르그송등을섭렵한다.
고등학교동기인구메마사오,기쿠치간등과함께제3차≪신사조≫를간행하고처녀작<노년>(1914)을발표하면서작가활동을시작한다.대표작으로꼽히는<라쇼몬>(1915)과<코>(1916),<마죽>(1916),<수건>(1916)등을연이어발표하며신진작가로서의지위를확립한다.작품<코>는나쓰메소세키의극찬을받았고,도쿄대학영문과를차석으로졸업한다.이후역사소설로역설적인인생관을나타내려는이지적인작풍을나타내며,작가생활10여년간150여편의작품을남긴다.복잡한가정사정과병약한체질은그의생애에어두운그림자를드리워페미니스틱하고회의적인인생관을갖게된다.결국시대에적응하지못하고회의와초조,불안에휩싸여심한신경쇠약으로‘장래에대한막연한불안’을이유로자살하고만다.문예춘추사의사장이던기쿠치간이죽은친구를기리기위해매년2회,1월과7월수여하는아쿠타가와상을제정했다.

역자:송태욱
연세대학교국문과와같은대학대학원을졸업하고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도쿄외국어대학연구원을지냈으며,현재대학에서강의하며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지은책으로『르네상스인김승옥』(공저)이있고,옮긴책으로『환상의빛』『눈의황홀』『잘라라,기도하는그손을』『살아야하는이유』『사명과영혼의경계』『금수』『밀라노,안개의풍경』『말의정의』나쓰메소세키소설전집등이있다.

목차

라쇼몬

아버지
참마죽
손수건
담배와악마

게사와모리토
지옥변
거미줄
개화의살인
그리스도교도의죽음
가레노쇼
개화한남편
밀감
늪지
크리스토포루스성인전

요상한노파
마술
무도회
가을
검은옷의성모
난징의그리스도
두자춘
아그니신
호색
덤불속
신들의미소
광차
보은기
오긴
시로
아바바바바
한줌의흙
김장군
다이도지신스케의반생
점귀부
겐카쿠산방
갓파
신기루
톱니바퀴
어느바보의일생

작가연보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아쿠타가와류노스케,일본근대의성취와좌절의상징

“당신작품은무척재미있습니다.차분하고시시덕거리지않으며자연그대로의우스꽝스러움이점잖게드러난점에고상한정취가있습니다.그리고소재가무척새로운것이눈에띕니다.문장이요령을터득하고있으며잘다듬어져있습니다.감탄했습니다.앞으로이런작품을이삼십편쯤써보세요.문단에서견줄이가없는작가가될겁니다.그런데<코>만으로는아마많은사람들의눈에띄지않겠지요.본다고해도다들그냥지나칠겁니다.그런일에개의치말고앞으로쭉쭉나아가세요.대중은안중에두지않는편이몸에좋습니다.”
-나츠메소세키가아쿠타가와류노스케한테쓴편지에서

아쿠타가와류노스케는‘일본근대단편소설의아버지’로평가받는다.스물넷의나이에나츠메소세키로부터<코>가절찬을받으며일약다이쇼시대문단의총아로떠오른뒤서른다섯에음독자살로생을스스로마감할때까지아쿠타가와는150편이넘는단편을발표했다.1922년에는일본의대표적인네개의문예지신년호에일제히그의신작이실리기도했다.아쿠타가와가선생님이라고부른유일한인물인나츠메소세키의안목과격려에부응해그는다이쇼시대를대표하는작가가되었고전국의수많은문학청년의우상으로군림하게된다.이번에펴내는선집은아쿠타가와가남긴작품들중43편의대표작을엄선해서연대순으로배치해그의문학세계의변천과정을독자들이쉽게이해할수있게했다.
일본고전설화에서제재를취해보편적이면서현대적인인간에고이즘의내면으로재해석한작품들,에도시대그리스도교박해를다룬기리시탄작품들,일상속에서의짧은스케치들,일본의근대화를주제로한작품들,육체적,정신적인건강악화로자살을염두에두고서자신의삶을무자비하게조롱하고야유하는말년의자전적인작품들에이르기까지화려한이야기꾼으로서의아쿠타가와의창작의변천과정과작가개인의내면의갈등과불안속에서자살로삶을마감하기까지의과정을일목요연하게확인할수있다.

아쿠타가와의단편들은당대에도비평가들로부터높은평가를받았지만당대에국한되지않고한세기가지난지금까지도문학의고전으로서여전히그빛을잃지않고있다.서양문학의세례를듬뿍받고동양전통문화에도조예가깊었던아쿠타가와는간결하면서도평이하고명쾌한문장으로많은주옥같은작품을남겼다.문학창작이세계성과보편성을지녀야한다고믿었던그는다양한지역과시대와문화를배경으로한작품들을썼고,옛설화와전승을현대적인감각과심리주의적인수법으로재해석했다.근대화에뛰어든일본이맞닥뜨린서양문화와의갈등과문화적인정체성에대한탐구또한아쿠타가와작품의주요주제였다.아쿠타가와는인생의아이러니와인간에대한날카로운통찰로메이지시대의대표작가라할수있는스승인나츠메소세키의뒤를이어다이쇼시대를대표하는작가가되었다.아쿠타가와가호리타츠오,다자이오사무등의후배작가들을비롯해수많은문학청년들에게절대적인우상으로군림할수있었던것은근대에대한치열한문제의식을통해그가시대의불안을가장명확하게인식했기때문이다.그리고그의작품속유명한경구‘인생은보들레르의시한줄만도못하다’에서보이듯예술과현실을별개로놓고예술을통해인생을바라보려했던그의예술지상주의적태도는일상의무게에짓눌려있던젊은이들에게환기구의역할을했다.

아쿠타가와의문학을이해하는데그의자살은단순히호사가들의취미이상으로중요한의미를가진다.그의자살은특히말년의걸작들과밀접한연관이있고그의작품세계전체와사상사적의미를파악하는데도불가결한요소이다.아쿠타가와의자살은단순히한작가의자살이라는사실을넘어관동대지진과함께메이지유신이후근대화에매진했던일본사회에한시대의종언으로느껴질만큼커다란충격을던졌다.아쿠타가와의자살에는크게두가지배경과해석이존재한다.
‘나의어머니는광인이었다.’자살하기9개월전에쓴<점귀부>란자전적인단편의첫문장에서아쿠타가와는자신의정상적이지않았던성장과가족에대해이야기한다.그가한살도되기전에어머니의정신병이발병했고아쿠타가와는이모의손에맡겨져우유를먹고서성장했다.광인의피가자신의몸에흐르고있다는것은아쿠타가와의불안과콤플렉스의가장큰원인이었다.아쿠타가와는광인이된어머니를두려워하면서도어머니한테강한동질감을느꼈다.말년의그를괴롭혔던환각과불안증세는아마도그의어머니로부터물려받은유전적인요소에대한공포가주원인이었을것이다.
아쿠타가와는화려한그의예술속세계와는달리도쿄의서민지역에서태어나자랐다.‘그는너저분한거리에서막과자를먹으며자란소년이었다.’그곳은‘꽃을피운지붕의풀이나웅덩이에비친봄날의구름’처럼‘뭔가애처로운아름다움’을보여주는곳이었다.늘악취를풍기는도랑과연중진창이아닌적이없는길들과그런길주변의목공소,고물상,구멍가게등아름다움과는거리가먼풍경속에서아쿠타가와는성장했다.아쿠타가와는자신의고향을‘사랑보다연민에가까운것’으로느꼈다.
일본교육제도의정점에있던도쿄제국대학출신으로예술과생활의분리를주장하며예술을통해인생을바라보려했던창작의세계속에그의성장과정과에도시대의서민정서가짙게남아있는그의고향은작품속에서철저히배제되었다.가족과자신의성장에대한창작에서의자기기만과자신의실존적배경에대한배신은말년의자전적작품들속에서갑자기전면적으로드러난다.그리고거기에는자신에대한무자비한환멸과조소가주저음을이룬다.자신의출신계급을날카롭게의식했던예민한천재의영혼은예술과생활,근대와전통이교차하는시간속에서균열하며갈가리찢기게된다.그리고치명적인자기파멸의길로치닫게된다.작가로서의명성도나날이나락으로치닫는아쿠타가와의육체적,정신적건강을받쳐주지못했다.결국그는몇번의자살시도끝에치사량의수면제를먹고서른다섯의젊은나이에자살한다.

아쿠타가와가남긴자살의이유인‘장래에대한막연한불안’은근대화에매진한일본사회가한계를드러내며다이쇼데모크라시가무기력하게끝나고파시즘으로서서히치닫기시작하는시기와겹친다.이후의역사의전개과정을지켜보면서많은사람들은아쿠타가와의자살의이유를시대에대한예언으로받아들이게된다.아쿠타가와의단편들은문학적텍스트로서의재미와흥미못지않게비서구세계의한지식인이서양의근대문명과전통문화속에서어떻게그것에대응하고균열되었는지를보여주는하나의사례로서귀중한가치가있다.그의작품들을연대순으로읽어나감으로써위태롭게유지되던조화가급격한붕괴로이어지는어떤흐름을독자들은흐릿하게나마느낄수있을것이다.그리고아쿠타가와가우리의근대문학에끼친영향을짐작해볼수도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