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자르기 : 기념일 앤솔러지
Description
기억하고 있는 기념일 중 하나를 골라 시와 편지로 지나온 시간을 떠올리며 고백하는 기념일 앤솔러지 『케이크 자르기』가 출간되었다. 11명의 시인이 시간을 눌러 쓴 페이지마다, 이미 각인된 누군가의 이름도 적혀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날의 장면도 드리워져 있다. 다 함께 모여 케이크에 초를 꽂고 단란하게 보내는 시간 뒤에는, 언제나 잠깐 암전되는 순간, 불이 꺼진 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희뿌연 시간도 있기에. 어쩌면 반짝이는 축하와 기념 뒤에서 홀로 어둠을 머금으며 자라온 날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마도 끝나버린 이야기, 어쩌면 다시 시작될 이야기……. 손바닥만 한 문고본에 담긴 시와 편지 속에는 언젠가의 우리의 모습이 일렁이고 있다. 생일부터 스승의날, 어버이날, 새해 전날과 12월 31일, 결혼기념일과 같이 매년 찾아오는 기념일부터 미래의 네 스물여섯 번째 생일, 독립, 졸업식, 이별, 그린데이 등 시인들마다 강렬하게 통과했던 기념일까지 다채로운 기억의 조각을 나눈다.

저자

권누리,조해주,김은지,유계영,정다연,정재율,안태운,배수연,김유림,이은규,

저자:권누리
2019년《문학사상》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한여름손잡기』가있다.시와소설을쓴다.

저자:조해주
시집『우리다른이야기하자』,『가벼운선물』이있다.

저자:김은지
2016년《실천문학》신인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책방에서빗소리를들었다』,『고구마와고마워는두글자나같네』,『여름외투』와산문집『동네바이브』가있다.

저자:유계영
2010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온갖것들의낮』,『이제는순수를말할수있을것같다』,『이런얘기는좀어지러운가』,『지금부터는나의입장』과산문집『꼭대기의수줍음』이있다.

저자:정다연
2015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내가내심장을느끼게될지도모르니까』,『서로에게기대서끝까지』,『햇볕에말리면가벼워진다』와산문집『마지막산책이라니』가있다.

저자:정재율
2019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몸과마음을산뜻하게』,『온다는믿음』이있다.

저자:안태운
2014년《문예중앙》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감은눈이내얼굴을』,『산책하는사람에게』가있다.

저자:배수연
2013년《시인수첩》으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조이와의키스』,『가장나다운거짓말』,『쥐와굴』이있다.

저자:김유림
2016년시를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양방향』,『세개이상의모형』,『별세계』와소설집『갱들의어머니』가있다.일인출판사‘말문’을운영한다.

저자:이은규
2008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다정한호칭』,『오래속삭여도좋을이야기』,『무해한복숭아』가있다.

저자:임승유
2011년《문학과사회》로등단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아이를낳았지나갖고는부족할까봐』,『그밖의어떤것』,『나는겨울로왔고너는여름에있었다』가있다.

목차

시작하는글

12월31일/권누리
[시]아키비스트[편지]새에게,

생일/조해주
[시]반려[편지]숙희에게

결혼기념일/김은지
[시]모르는세계[편지]조금다른결혼을하려는E님에게

스승의날/유계영
[시]그림자놀이[편지]그늘과그림자―나의선생님들에게

독립/정다연
[시]여기에오고싶었어요[편지]당신에게

졸업식/정재율
[시]단추나눠가지기[편지]_______에게

미래의네스물여섯번째생일/안태운
[시]하오[편지]미래의네스물여섯생일을기념하며

이별/배수연
[시]이별의날[편지]루다에게

새해전날/김유림
[시]둥근사과한알이일으키는반성은둥근가?[편지]동생에게,아버지께,독자께

그린데이/이은규
[시]그린데이(GreenDay)[편지]가로수길열두번째나무아래서만나요

어버이날/임승유
[시]남겨놓은것[산문]옥산과상추

출판사 서평

시간에각인된이름을손끝으로만져보는일
시와편지로다가서는기념일

누구에게나한번하루쯤,있었을법한날들을기념일로호명하며그날의이야기를시와편지로다시써내려가는기념일앤솔러지『케이크자르기』가출간되었다.시간에각인된순간으로다가서는이번책에는11명의시인이시와편지를통해,지나온기념일에묻혀있던오랜기억과순간을꺼내와지금의우리에게내밀한이야기로들려준다.
한손에감기는작은판형의문고본으로출간된이번책은,주고받음의의미를생각하며작지만빼곡한이야기로구성하였다.개성있는시세계를구축하며독자들에게열렬한지지를받고있는11명의시인(권누리,조해주,김은지,유계영,안태운,김유림,임승유,정다연,정재율,배수연,이은규)이참여해지나온시간을함께돌아보았다.각자시와편지로호명하는기념일의모양도,종류도,담겨있는이야기도모두제각기다.그래서한권의책에담기는의미를더해주기도한다.이번책은케이크의촛불을불면생기는잠깐의암전이나꺼진초의연기와같이남몰래자라나고있던어떤어둠에대해다가서는일일지도모른다.
시와편지는모두자신의기억을거쳐태어난기념일들로부터적혔다.그때의나에게,이제는만날수없는너에게,앞으로의우리에게….덮어쓸수없이돌올한날들을불러와시와편지로다시금이야기하는것은우리모두기억을거쳐가고있는존재들이기때문이다.시인안태운의말처럼“우리는모두기억을거쳐어른이된다”고.이기념일들에기대어우리가무엇이되어가고있는지돌아보는일도유의미할것이다.세상이정해준기념일이기도하고,스스로정하게된기념일일수도있다.중요한것은언제나기쁘고단란한일에만기념일의이름을붙일수있는것은아니라는사실이다.자신의어떤욱신거리는부분일지라도,그시간을통과하면서비로소마주할수있었던오늘을살고있다면,그날을기념일이라고부르는것도어색하지않다.그과정에서아물어가던상처와흉터의자리까지이야기하면서우리는비로소어떤날을기억속에간직할수있게될것이다.
이번기념일앤솔러지『케이크자르기』는시간에각인된이름을만지고,살아갈날들속에서뒤돌아볼수있는오랜날의장면들이담겨있다.이책으로하여금무수한시간속에서희미하게연결되어읽는이모두가케이크를공평하게자르는또하나의기념일을지나는것이다.
부치지못하고오랫동안서랍속에잠들어있던열한명시인들의시와편지를,독자들의우편함에전하고싶다.